bora의 큐슈 간이역 기행 #17. 하야토노 카제 호를 타다 (2)
(요즘 게시물 올릴 때 에러율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사진을 먼저 업로드하고 '수정'버튼을 눌러 편집하니 실패율이 뚝 떨어졌네요...^^ 혹 모르셨던 분들은 제가 쓰는 방법을 써 보시면 아까운 시간을 조금은 줄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산세가 점점 깊어진다.


바깥으로 한국적인 풍경도 나타나고

같이 간 홈페이지 부운영자 와와가 멋진 사진을 담기 위해 전망석에서 웅크리고 있다.
멋진 관광열차를 감상하며 밥도 먹고 시간도 어느 정도 지났다.
그냥 이렇게 요시마츠까지 기차 타고 달리는 열차인가보다 싶은 찰나...
기차가 멈췄다.
역명은 카레이가와(嘉例川) 역이다.

카레이가와(嘉例川)역은 언뜻 보기에도 꽤 오래 돼 보인다. 일단 오래 전 목조양식이고 규모가 큰 걸 보면 50년은 넘은 듯 하고, 나무가 썩은 정도로 봐서는 그보다 훨씬 오래 돼 보인다. 이 역에 대한 정보를 찾다 보니 네이버 '다아ㄹ'님의 블로그에서 약간의 정보를 찾을 수 있었다. 아래에 그 내용 일부를 발췌했다.
이 역은 하야토노카제가 지나는 역들 중 가장 유명하고 오래된역으로 1903년 (메이지36년) 1월15일에 개업한 역사이다. 大??川역과 같이 10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역으로 개업당시의 역사를 그대로 보존한 귀중한 건물이다.
우리나라에 보존된 역사 중 가장 오래된 전라선 춘포역사(1914)보다 11년이나 앞선 것이다. 감개무량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남대문역사나 제물포역사의 원본이 지금도 있었다면 110년 쯤 된 인정받는 근대문화재로 등록되었을테지만....

이제 큐슈 간이역기행이 목적이니 역사를 잘 살펴 보기로 하자. 하야토노카제 호는 열차도 좋았지만 이렇게 간이역에 한 번씩 내려준다는 점이 감동이었다. 한 번 내리면 5-7분 정도 정차하는데, 차장 언니가 늘 따라다니며 몇 분 머무른다고 알려줘서 감사했다. 일본어에 약한 외국인을 위한 배려에 감동x2 T.T;
역 진입로 왼편에 기념비가 서 있다. 이 기념비는 카레이가와 역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으며, 헤이세이 15년이라는 연대도 같이 표시되어 있었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오래 된 시골 간이역을 다니며 기념비를 세우는 행사를 하시는 박해수 시인 같은 분이 계셔서 다행스러운 일이다. 아쉽게도 그 기념비가 역사의 보존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유리궁전으로 변한 경부선 신동역에도 간이역 기념 시비가 들어서는 걸 보면 말이다.

각도를 조금 다르게 해서 찍어본다. 우리나라 기차역과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규모가 좀 더 컸고, 과거의 형태 그대로를 너무도 잘 보존하고 있어서 샘이 날 정도였다. 한국에는 이런 형태를 한 간이역이 없다.

입구에 붙은 역명판.

역 내부는 각종 기념사진과 안내문으로 벽면이 가득하다. 몇 안되는 관광객이지만 부지런히 역사를 살펴보며 얼마 되지 않는 시간을 보낸다.

역무실 내부에는 구형 전등이 인상적이다. 저 멀리 통표폐색기가 보인다.

'히사츠선은 역의 보물창고'라는 제목의 글이다. 다 읽으려면 1시간쯤 걸릴테니 간단히 읽고 사진으로 남겨 온다. 암튼 앞 대목을 대략 읽어 보면 '첩첩산중을 달리는 히사츠선에는, 그리운 기차역이 많다. 낮은 지대에 위치한 역으로는 하야토지역의 카레이가와 역이 좋다.' 뭐 이런 내용으로 적혀 있다. 다른 건 몰라도 '그리운 역'이라는 말이 참 와닿는다. 우리에게도 이런 그리운 역들이 있었다. 하나둘 사라져 간다는 게 이들과 다른 점이다.

나무의 나라 일본... 이렇게 나무가 많으면서도 일제시대 때 그 비싼 금송을 영동지방에서 마구 베어 갔다니!! 그래도 나무로 된 역사를 이렇게 잘 보전하는 건 부러운 일이다.

천정을 봐도 무척 견고하다는 인상을 준다.

카레이가와 역 플랫폼에서 찍은 철길. 1067mm 궤도가 어울리는 곳이다.

우리가 진행할 방향 철길.
얼른 기차에 올라 다음 목적지로 향한다. 하야토노 카제가 이런 열차였구나!! 열차만 멋진 게 아니라 관광코스별로 5분~7분 정도의 시간을 주고 시골 간이역을 관광하는 열차라니... 내가 구상하던 '우리나라 간이역 관광열차'의 좋은 본보기였다.
우리나라 간이역을 이어주는 관광코스에 이런 열차 하나 달린다면 분명 명물이 될 것이다. 듀오백에 특산물 광고방송만 한시간 내내 하는 정선아리랑 열차 말고 -_-;
첫댓글 사진 하나하나가 작품입니다. 저 철길로 걸어나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네요...
카레이가와역의 경우 역 건물을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옛 하야토 마을이 사들인 적도 있으며 지금은 지역 자원봉사자에 의해 정비, 청소가 이루어지고 있는 무인역입니다. JR큐슈 대신에 지역주민들의 노력으로 이렇게 유지되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