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 상산회원 제현
지난
2월20일 도봉산에서 있었던 금년 시산제 겸 제227차 산행일지를 아래와 같이 보내드립니다.
모두
건강하게 지내시고 다음달 산에서 뵙겠습니다; 윤신한 드림
제227차 상산 산행일지
때:
2016년2월
20일
(토) 곳:
도봉산
주능선
맞은편
모두 14명(강병서, 김상희, 김한주, 김호경, 박세훈, 심달섭, 윤용국, 윤한근, 이대용, 이종원, 정태성, 최해관, 추호석, 윤신한)
산행
중에
이런
붓함(붓
상자)
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그것도
5개씩이나!
2월은
시산제가
있는
달.
며칠
전부터
새
집행부에서
보내는
산행안내
메일이
꼬리를
잇는다.
입춘도
지나
봄은
이미
문턱을
넘어섰으니
많은
회원들이
나오리라
기대된다.
집사람이
싸주는
시루떡을
배낭에
넣고
9시가
조금
넘어
도봉산역에
도착했다.
7호선
역사
안으로
들어가니
회장과
총장이
벌써
도착해
있고.
뒤이어
낯익은
얼굴들이
계속
모여들어
인사를
나누느라
바쁘다.
그때
회장이
다가와
나직하게
말했다.
“오늘
사관이야.”
오랜만에
산행에
나온
미안함에
군소리
없이
오늘의
필자가
되기로
했다.
집합시간(09:30)이
다
되었을
무렵
박세훈군이
한
걸음
먼저
출발했고
나도
함께
가기로
했다.
뜻하지
않게
한
동안
투병하던
그가
불굴의
의지로
이겨내고
지금
이
길을
걷고
있으니
대견하다.
계곡
여기저기에
아직
잔설이
있지만
시간의
수레바퀴를
어찌
붙잡아
두랴?
아침
햇살에
얼음은
녹아
내리고
계곡을
메운
물은
한여름을
방불케
한다.
잠시
후
두
사람은
그림
같은
암봉이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자리에
도착했다.
장관이다.
뒤에
오는
김박사도
필경
이
자리에
일행을
불러
세우고
안무를
해가면서
사진을
찍을
게다.
그리고
가끔
그의
목청을
돋우게
하는
세훈이
없으니
마음
놓고(?)
여러
장을
찍을
게다.
그
사진들은
몇
년
후
이
날을
돌아볼
적에
우리들의
주름진
얼굴에 미소를
띄게
할
게다.
나중에
보니
실제로
멋진
사진이
여러
장
찍혔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016D4E56D823A807)
![](https://t1.daumcdn.net/cfile/cafe/2532EC4B56D823DC21)
![](https://t1.daumcdn.net/cfile/cafe/262D7C4C56D8240F18)
![](https://t1.daumcdn.net/cfile/cafe/2328FE4756D8243B07)
성도원으로
꺾어지는
지점
부근에서
일행과
다시
만났다(10:20).
오늘
참석자는
모두
14명(강병서,
김상희,
김한주,
김호경,
박세훈,
심달섭,
윤용국,
윤한근,
이대용,
이종원,
정태성,
최해관,
추호석,
윤신한)이다.
(집에
돌아와
명단을
적다가
한
명이
모자라
한참
찾았는데
알고
보니
내
이름이
빠져
있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4C5E4A56D824760A)
![](https://t1.daumcdn.net/cfile/cafe/267C7C4756D8249E2E)
이제부터
조금씩
길이
가팔라지기
시작한다.
약
30분
뒤
천축사
일주문
아래에
도착했다(10:50).
누군가
가져
온
산청곶감을
나누어
준다.
입안에서
녹아
드는
단맛이
황홀하기까지
하다.
바위
옆에
앉아
빙그레
웃는
병서의
모습이
아미타불의
좌상처럼
편안하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10504F56D824CB2A)
![](https://t1.daumcdn.net/cfile/cafe/2532B94756D824FD02)
![](https://t1.daumcdn.net/cfile/cafe/2605D44F56D8252F35)
산길은
점점
더
험해지고
우리들의
숨소리도
거칠어진다.
마당바위
아래
공터에
도착하여
숨을
고른다(11:10).
힘들어하는
일행의
모습을
살피던
회장이
서둘러
배낭을
열고는
도시락에서
허연
젖이
흐르는
정력제를
일행에게
나눠준다.
알고
보니
어부인께서
회장에게
상식(常食)으로
올리는
<마>였다.
즁생을
어엿비
녀기는
측은지심이
장(長)의
한
가지
덕목이라는데,
그가
바로
그랬다.
한
걸음
뒤에
도착한
후미에게도
그
토막의
숫자까지
일일이
헤아려가며
챙겨준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0F614F56D825612D)
11시
40분경
주봉
갈림길에
도착하여
왼쪽
사잇길로
들어섰다.
소로를
따라
올라가니
주능선이
바로
건너다
보이는
단애가
나타났다. 김호경
산행대장이
골라놓은
시산제
자리인데
다행히
잡인들의
흔적이
없고
엊그제
내린
눈이
얇게
덮인
그대로이다.
발
밑이
미끄러울
것
같아서
우리는
마사토(磨沙土)를 긁어 눈 위에
뿌리고 제사상을
차리기 시작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1F144C56D825A628)
이윽고 제수 배설이 끝났다.
조율시이는
물론 주과포혜에 향까지 갖추었으니 여느 양반집 춘제 못지 않다. 집행부의 정성이 엿보인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55E15056D825D628)
12:10 산행대장의
사회로
제가
시작되어
제주(회장)가
무릎을
끓고
잔을
씻어
올린
뒤
다시
술을
부어
상에
올리고
모두
부복한
가운데
태상왕께서
낭랑한
목소리로
축문을
읽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3D1F4F56D8260807)
![](https://t1.daumcdn.net/cfile/cafe/225C164A56D8264302)
지면관계로
전문은
싣지
못하지만, 산신령의
가호에
감사하고
올해에도
산행의
안전을
기원하며
나아가
안분지족(安分知足)의
지혜를
구하고
특히
산행기
쓰는
일을 마다
하는
회원이
제발
없도록
해주시기를
비는
것으로
마무리하였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4F4A5056D8267D31)
축문
읽기가
끝나고
아헌-종헌에
이어
전원이
재배하는
것으로
모든
행사가
끝났다.
이맘때
시산제를
올리려면
날씨가
변덕을
부리기
일쑤인데
오늘은
바람도
없고
택일을
잘
한
것
같다.
게다가
빼어난
경관에
참석인원도
두
자리
수를
넉넉하게
채웠으니
성공적이라
할
만하다.
도봉
주능선을
배경으로
상산회
깃발을
펼쳐
들고
기념사진을
찍는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266B4A56D826B632)
![](https://t1.daumcdn.net/cfile/cafe/2612874956D826E222)
산속의
날씨는
그
앞을
헤아릴
수
없어
우리는
서둘러
짐을
챙겨
들고
내려가
북쪽을
막힌
양지
바른
곳에
자리를
잡았다(12:35).
제사
음식과
각자
싸온
봉물짐을
풀어
놓으니
그야말로
잔치집이다.
우리는
술잔을
높이
들고
시산제를
위해
애쓴
회장단의
노고를
치하하고
우리의
산행이
오래
계속
되기를
함께
축원하였다.
<1부
끝>
(1부에서 계속)
각설하고,
술잔이
두어
번
돌고나자
총장이
일어나더니
“따뜻하게
모시겠다”고
공언했던
대형
바람막이를
꺼냈다.
양끝을
나무에
맨
뒤
그
속에
들어가
둘러
앉으니
그리
아늑할
수가
없다.
밖이
보이지
않고
우리들끼리만
있으니
이게
바로
바로
<오붓함>이리라.
이처럼
산속에서
<붓함>
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그것도
5(오)개씩이나
말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773685056D8271E16)
그때
밖에서
웬
손님들(?)의
말소리가
들려
종원이
나갔다
오더니,
나무
젓가락과
김치
등을
들고
나간다.
그가
돌아오자
이번에는
해관이
헛기침을
하고
나간다.
바람막이가
방음이
되지
않아
밖에서
그가
손님들과
담소하는
들려온다.
그의
호탕한
웃음소리에
종원이
가로되,
‘나는
찍x고,
해관은
딱x’란다.
그러면서
‘태상왕이
오랜만에
활력을
되찾은
것
같다.’며
크게
안도한다.
혹시
불편한
심기가
산녀(山女)들의
시중에
다소
풀렸음인가?
![](https://t1.daumcdn.net/cfile/cafe/2542F63F56D8274F1C)
![](https://t1.daumcdn.net/cfile/cafe/234C4C4156D8277C05)
그렇게
한
시간이
꿈처럼
흘러갔다.
13:50 우리는
자리를
걷고
일어섰다.
거북샘을
거쳐
도봉동으로
내려오니
15:30이
막
지났다.
대여섯
명은
대용-용국의
진지한
대화를
들으며
먼저
내려왔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본진이
보이질
않는다.
한참
후에
회장을
위시한
일행이
도착했고
왜
이리
늦었느냐고
물었더니
회장이 대답하여 가로되,
'날씨가
이리
좋은데
어찌
마시지
않을
수
있느냐'고
되묻는다.
이십여
년
산에
들더니
드디어
모두들 신선이
되어간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632C4056D827B014)
![](https://t1.daumcdn.net/cfile/cafe/212CFF4156D827DE1A)
시장
안에
있는
한우전문
식당에서
신발
끈을
풀었다.
세훈이
해마다
11월이면
생일
턱을
내었는데
작년에는
못
했다면서
오늘
<마돈나>를
자청했다.
그
집의
명물인
한우고기를
주문하여
맛있는
점심을
했다.
일이
있어서
먼저
출발한
3명(해관,
한주,
호석)이
없어서
술이
줄지
않을까
하고
걱정하던
세훈이
맞은
편의
대용을
바라보며
그가
있으니
걱정을
덜었다고
했다.
그는
아까
산에서
술이
고팠던지
잔을
채우라고
옆의 친구에게 채근을
했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17753D56D8280604)
![](https://t1.daumcdn.net/cfile/cafe/235FCC4256D8283509)
![](https://t1.daumcdn.net/cfile/cafe/2446D33D56D8288B3B)
![](https://t1.daumcdn.net/cfile/cafe/2261F83F56D828B70E)
한
시간쯤
지나
아랫배가
따뜻해
올
무렵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세훈이
마지막으로
돈(밥값)을
치르고
나왔다(마돈나).
하늘은
흐렸지만
이제
낮이
많이
길어졌다.
봉술을
연마하러
떠나는
호경
등
몇몇과
작별하고
일행은 전철역으로
향했다.
참으로 즐거운
하루였다.
<끝>
** 사진: 김호경,
** 글/편집:윤신한
시산제
축문
단기 4349년 丙申年 정월 열사흘 저희 商山會 회원들이 이곳 도봉산에 올라 산신령님께 祭를
올리나이다.
금년은 저희들이 商山이라
이름 짓고 1997년
4월부터 매달
산을 찾기 시작한 이래 이십년에 접어드는 뜻 깊은 해입니다. 그 동안 風雨와 雪寒
등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도 거르지 않고 반드시
제 날짜에
산행을 계속하여 왔습니다. 서울 근교를 중심으로 때로는 지방의 여러 산과 해외의 고산도 다녀왔습니다.
저희들이 이 모든 산행을 즐겁고 안전하게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언제나 저희를 어여삐 여기시고 보살펴 주신 산신령님의
가호 덕분이옵니다. 올해에도 저희들의 산행을 인도하시고 보살펴
주시옵소서.
흐르는 세월 따라 저희들은 어느 새 耳順을 훌쩍 넘기고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欲不踰矩)의
경지를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런 만큼 이제는
굳이 고봉준령을 탐하지 않고 눈 앞에 펼쳐지는 풍광과 百花草木의 아름다움을 완상하며 유유자적하는 산행에 만족하고자 하오니 부디 저희들에게
지족소욕(知足少慾)의
지혜를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또한
비옵나니 저희들이 산행 중에 이 아름다운 자연과 다른 등산객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이끌어 주시옵소서.
끝으로 이 모임의 중책을 맡아 애쓰는 회장, 총무,
산행대장과 함께 상산회의 역사를 쓰는 일일사관과 역사를 찍는 사진작가, 글과 사진을 조화시켜 작품을 만드는
산행기 편집인 그리고 역사를 길이 보존하는 인터넷 카페 지킴이 등 모두의 희생과 봉사를 가상히 여겨 주시옵소서. 더불어
모든 회원이 일일사관 위촉을 즐겨 받도록 긍정의 숨결을 불어넣어 주시옵소서. 오늘 이 자리에 나오지 못한 회원들에게도
산신령님의 지극하신 보살핌이 미치게 하시옵소서
준비한
제수가 비록 조촐하오나 같이 올리는 한 잔 술과 함께 흠향하소서.
단기 4349년 丙申年 정월 열사흘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제27회 상산회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