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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중심으로 조직된 용병대가 게릴라 캠프를 습격하고 적진에서 외교관들을 구출해내기 위해 남미의 밀림습지대로 급파된다. 일단 임무는 완수한 상태, 그런데 도저히 상상불허의 불가항력을 초월해야만 하는 난공불락의 상황에 봉착하게 된다. 놀랍게도 불현듯 새로 나타난 눈앞의 적은 위장술의 귀재라할 만한 외계생명체, 외관상 갑옷을 입은 로봇처럼 보이는 에일리언은 엄청난 파괴력을 과시하는 무기들을 장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투명보호막을 가동해 식별이 불가능하다.
지구 밖에서 날아든 이 외계포식자는 마치 스포츠를 하듯 용병들을 사냥하기 시작하고 순식간에 이야기전개의 양상은 외계병사 대 지구병사의 대결, 엄밀히 말해 사냥감이 된 인간들의 서바이벌게임으로 돌변해버린다. 그야말로 영화는 “<람보>(Rambo)처럼 시작해 <에일리언>(Alien)처럼 끝난다.” 이것이야말로 바로 천편일률적으로 전개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영감을 줄 효시다. 라고 공표하는 것 같다.
이 무시무시한 생존게임에 투입된 영화음악작곡가는 앨런 실베스트리(Alan Silvestri), 그는 자신의 초창기 주요 액션 영화들 중 하나를 스코어링 했다. 이러한 동일 장르의 특성에 익숙해져 있던 실베스트리에겐 다시금 실력발휘할 또 다른 기회,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 <로맨싱 더 스톤>(Romancing The Stone), <델타 포스>(Delta Force)와 같은 공상과학, 모험, 밀리터리 액션영화를 익히 경험한 그다.
37세의 작곡가 앨런 실베스트리는 <프레데터>의 음악을 작곡함에 있어서 몇가지 기준을 세웠다. 민속적인 토속악기를 광범위하게 이용해 이국적인 야생 밀림을 무대로 전개되는 영화에 지속적인 긴장과 불안감을 주입하는 한편, 역동적인 액션과 신경질적이고 공포스런 위협적 분위기를 잡아줄 관현악협주, 그리고 군악적인 드럼과 트럼펫 독주를 편성해 스코어의 상징적인 사운드를 창출해낸 것.
우수한 유전자를 가진 지구인을 수집하러 온 "프레데터"를 미지의 부족민으로 설정해 토속적인 악기의 위협적인 사운드를 편성하고, "프레데터"에 대적해 싸우는 특공대의 활약과 내적 공포심을 위해서는 힘차면서도 불안감을 조성하는 대위적 관현악작법으로 테마음악을 뽑아냈다고 보면 좋을 것이다.
스코어는 네 개의 주제적 악상으로 시작한다. 두개는 선율적이고, 나머지 두개는 리듬적이다. '메인 타이틀' 표제음악은 프레데터 테마가 음형을 드러내기 전 불길하게 우르릉거리다 먹먹하게 울리는 앰비언스 사운드를 연이어 들려주며 기묘한 분위기를 제공한다.
폭발적으로 융기하는 팡파르가 터져나오고, 낮은 음조의 어두운 금관악기와 폰티첼로 주법의 예리한 현악으로 이어지면서 영화의 제목과 함께 자막이 나오는 연속적인 장면들을 반주한다. 실베스트리는 그 즉시 이어서 두개의 테마를 소개한다. 극중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의 '더치'를 위한 테마다. 1분10초에 6화음으로 반복되는 리듬패턴으로 들리고, 1분31초에 더욱 군악적인 브라스 테마로 처음 감지된다. 그리고 활상하는 현악반주로 이어지면서 웅장하고 영웅적인 극의 주제의식에 관객들이 동화되게 만든다.
프레데터를 위한 테마와 리듬, 더치의 테마와 리듬, 이 네가지 주된 악상은 스코어 전반을 통해서 강조되어 되풀이되면서 상징적인 사운드 기조를 조성해주는 역할을 하지만, 오케스트라에 의한 협화음으로 반주돼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다. 덧붙여 인상적으로 들리는 또 하나의 명징한 주제음악은 트럼펫 독주에 의한 진혼곡조로 전개된다. 프레데터에 의해 살육된 동료의 죽음을 기리는 장면에 쓰인 'He's my friend'와 'Goodbye', 'Mac on watch', 'We're all gonna die'와 같은 지시악절이 그 범례.
프레데터 테마는 4개의 화음이 점강음의 형태로 반복되어 전개된다. 법석을 떠는 원숭이들의 울음과 유사한 울림의 'The chopper'(헬기)부터 각 장면의 지시악절에 광범위하게 걸쳐있다. 지시악절(Cue)로 사용된 이 곡들은 다소의 불쾌감을 주지만, 숨 막힐 듯 답답하고 구속하는 정글의 도처에 산재한 위험과 압박감 그리고 잠복한 프레데터의 위협감을 포착하는 데는 극히 효과적이다.
'Grim discovery'(끔찍한 발견)는 'The Chopper'에 이어 흉악한 포식자를 전조한다. 어느 부족민의 떠도는 영혼처럼 멤도는 악상이 특징, 이는 곧 프레데터 그 자신이다. 스코어가 프레데터 자신을 입고 있는 것처럼 이 곡조는 점점 더 융기하면서 점점 더 증폭되는 괴물의 폭력액션으로 영화를 지배해 들어가기 시작한다. 큐(cue)로서 이야기전개에 맞물려 연속장면들을 강조하는 곡들은 모두 서로 매우 유사하다.
용병 특공소대 최후의 생존자 슈왈츠제네거는 치명적인 적 프레데터와 지혜를 겨루며 필사적으로 대적한다. 그리고 여기에 최종적인 지시악절들이 결정적으로 작렬한다. 'Preparation'(대비), 경이로운 'Predator unmasked'(프레데터 정체를 드러내다) 그리고 'End title'(종영인물자막)과 같은 곡들이 특히 그렇다.
앨런 실베스트리의 상징적인 테마들이 아니었다면, 외계에서 날아든 포식자 프레데터의 이미지를 다시 재생하긴 어려웠을 것이다. 그만큼 '메인 타이틀' 곡에는 확실한 한방, 확 잡아채는 훅이 있다. 그리고 그 훅은 속편 <프레데터 2>(Predator 2)에서도 더욱 광대하게 확장되고 활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