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에서 오신 분.
전남에서 의료기 회사를 운영하는 어느 사장님.
본원에 장비를 납품하는 사장님인데,
며칠동안 전화도, 문자도, 카톡도, 페이스북으로도 연락이 닿지 않아 걱정을 하던 중
수소문 끝에 연결이 된 전화.
약 2주 전 쇄골골절로 인해서 10일간 입원을 했는데,
8자 부목으로 양쪽어깨를 고정하고 있다가,
퇴원 후에 댁에서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는데 침대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고 하신다.
첫날에는 직원 두 명이 양쪽 어깨를 부축해서 겨우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았고,
요 며칠간 계속 치료라는 치료는 다 해봤다고 하시면서 걱정스런 목소리가 전화기를 통해 전해온다.
혹시나 길랑바레 증후군(Guillian-Barre Syndrome)은 아닌가 걱정이 되어서 팔다리 마비증상은 없는지 전화로 물어보니, 그런 증상은 없다고 하신다.
목디스크가 파열된 것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팔이 저리거나 끊어질 듯이 아프지는 않은지 물어보니, 이 또한 그런 증상은 없다고 하신다.
이쯤되면 더 이상 물어보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바로 목근육의 긴장성 통증이다.
“사장님, 진주로 오십시오. 제가 치료를 해보겠습니다”
“교수님이 치료를 해 주신다면, 지금 당장 한번 가 볼랍니다”
특유의 전라도 사투리였다.
“예, 사장님, 진주에 오시면 제가 치료를 해드리겠습니다. 빠르면 오늘 하루만에, 늦어도 토요일, 오늘이 목요일이니깐, 목, 금, 토. 딱 3일 만에 끝을 내어 드리겠습니다”
오전 11시쯤에 통화는 끝났고,
점심이 지나 오후 3시에 본원에 도착했다.
양사장님의 얼굴을 보는 순간 너무도 반가웠다.
그동안 연락이 되지 않아서 혹시나 신상에 무슨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사업이 잘 안되서 연쇄부도가 나서 잠수를 탔던 것은 아닌지 별의별 생각을 다 했던 걱정들이 한꺼번에 씻겨내려가면서 내 마음이 편해지더라.
목이 돌아가지 않아 로봇목이 되어있는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양사장님의 모습이었지만, 더 없이 반가울 수가 없었다.
원장님의 진료가 시작되었다.
엑스레이 촬영을 했다.
예상대로 목은 일자목을 지나 역 C자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고개를 들면 전기가 통하는 찌릿한 통증이 목과 어깨를 지나 등까지 전달되고 있었다.
원장님의 진료가 끝나고 드디어 물리치료실로 넘어왔다.
핫팩, 전기치료, 초음파 이런 기본물리치료는 재껴두고 바로 도수치료를 시작했다.
아주 천천히 최대한 집중을 하면서 치료를 시작했다.
내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혔고, 더러 땀방울이 침대에 떨어져 내렸다.
단단하게 굳어있던 목근육을 손으로 풀어나갔다.
조금만 움직여도 전기가 통하는 듯한 찌릿한 통증 때문에 움찍거리면서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타월로 목을 견인하면서 스트레칭을 했고,
MET 테크닉을 사용해서 목과 어깨근육들을 이완시키는 치료를 했다.
조금씩 목이 좋아진다는 표현을 했다.
나의 손끝에서도 근육이 풀리면서 이완이 되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치료가 되고 있다는 사인이다.
그 다음 엎드려눕혀서 단단하게 경직되어 있는 양쪽 어깨근육을 풀어나갔다.
등척추와 허리척추 주변 근육까지 천천히, 하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하나 하나 실타래를 풀어나가듯이 풀어나갔다.
다리를 잡아 몸통을 돌려가면서 몸의 전체 근육들을 스트레칭했다.
그리고 목을 과감하게 교정을 했다.
등과 허리를 교정을 했다.
마지막으로 침대에 걸터앉힌 다음 목덜미 근육과 양쪽어깨근육을 다시 풀어나갔다.
본인은 오늘 하루만에 치료를 끝내고 퇴근후에 소주한잔 할려고 작정하고 치료를 했지만,
자극이 많으면 근육은 더 손상이 되기 때문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어제의 치료를 마무리했다.
주차장까지 배웅을 하면서 내일 오후에 치료를 받으러 다시 오겠다고 하셨다.
그래, 내일 치료를 끝내고 저녁에 소주나 한잔 하자고 하고는 돌려보냈다.
오늘 금요일 그래서 나는 설레는 아침을 시작하고 있다.
이처럼, 환자분의 상태가 심할수록 나는 치료사로서 도전의식이 생긴다.
대한민국에서 이문환아니면 치료해낼 사람이 없다는 생각으로 반드시 내가 치료해낸다라는 일념으로 치료에 임한다. 그리고 반드시 결과로 보여준다. 그것이 내가 환자치료에 임하는 자세이다............
2016년 10월 14일. 개원 후 1주일의 첫 번째 금요일.........
첫댓글 저도 봄에 도수치료밭고 등결림이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아
올 가을 밭일도 무사이 마쳤습니다
교수님의 전문적인 도수치료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그런에 가을걷이 마치고 나니 허리와 손가락 관절이
많이 불편합니다
내원해서 치료를 받을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