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군 대병면 성리 대밭골에서 태어나 평생을 학문연구에 매진하다가 작고한 설암 권옥현(權玉鉉) 선생의 생애와 학문에 관한 책이 출간되었다.
설암선생은 한국 유림의 거목으로 칭송받아온 복야공파 감정공계 35세 추연(秋淵) 권용현 선생의 적전(嫡傳)으로 1999년 88세의 일기로 별세한 후, 문인들과 후학들이 선생의 학문과 업적을 기리고자 결성한 모암계(慕嵒契)가 중심이 되어 출간을 하게 되었다.
또한 설암선생은 청장(靑壯)시절에 서세동점(西勢東漸)의 도도(滔滔)한 신조(新潮)가 밀려오는 시기에도 많은 사람들이 기구취신(棄舊就新)하는데도 선세(先世)로부터 계승(繼承)되어온 유업(儒業)을 지켜 고유(固有)의 학문을 성취하였다.
설암공의 별세 후, 그의 문집 18권 6책이 발간되기도 했었는데 당시 설암문집은 한문(漢文)이어서 후세들이 읽고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지만 금번에 출간한 『설암선생의 생애와 학문』은 모암계의 2007년 계회(契會)부터 이어져 온 설암선생의 문집 중에서 학문(學問)과 문학(文學)에 관한 내용을 발췌하여 발표한 것을 책으로 묶은 것으로써, 가능한 읽기 쉽게 한글로 번역되어 있기 때문에 선생의 축적된 내면을 더욱 깊게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편 모암계(慕嵒契) 정유년 연례총회가 지난 4일 부산 금정구 남산동 소재 금남서당(金南書堂) 정원에서 열렸다. 모암계는 문인 후학들이 그 호를 따서 결성한 유계(儒契) 이름이며, 금남서당은 고인이 만년에 후학을 훈도(薰陶)하다 고종(考終)한 고택이다.
이번 총회에는 모암계 계장 단국대 허호구(許鎬九) 교수를 비롯하여, 대구 이갑규(李甲圭), 거창 신소범(愼昭範), 합천 권석호(權錫鎬), 부산 이병혁(李炳赫) 전 부산대 교수, 권영호(權英鎬) 안동권씨 부산 종친회장 등 전국의 여러 계원들과 가족, 친지들이 100여명 참석하였다.
총회는 정영만(鄭永萬) 유사의 사회로 개회되어 상읍례(相揖禮), 묵념, 회장인사, 경과 및 결산보고, 감사보고, 강론(講論), 기타 토의 순으로 진행되었으며, 강론은 부산해강고(海江高) 박도균 선생의 설암선생 시선(詩選)으로 속원유편(續遠遊篇), 진군여경 학우에게 주다(贈秦君汝敬學愚) 등 5편을 낭독하였다. 이어 설암선생의 질서인 중암(仲菴) 유효수(柳孝秀)의 설암선생에 대한 일화와 시선(詩仙) 이태백의 춘야연도이원서(春夜宴桃李園序)를 큰소리로 암송하여 참석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그리고 새로 발간한 한글판 《설암선생의 생애와 학문》의 편집을 맡았던 설암선생 4남 권해조(權海兆)로부터 설명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임원개선에서 경성대학교 정경주(鄭景柱) 교수가 새 계장(契長), 동래예술고 박영진(朴永鎭) 교사가 총무, 한시작가 김종대(金鍾大)와 해강고 박도균(朴燾均) 교사가 감사로 선출되었다.
가족을 대표하여 장자 권사영(權四榮. (주)세일사 회장)은 “바쁜 휴일에도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앞으로도 모암계가 영구히 지속 발전되고 설암선생의 영향이 민멸(泯滅)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인사말을 끝으로 공식 행사를 마쳤다. /차성민 기자
♠ 설암선생의 4남 권해조 장군(현 삼산초등학교 총동문회장)
- 2017.6.7, 합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