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건강해 보이십니다. 특별한 비결이 있으신지요 ?
⇒ 선인들이 말씀하시기를 소식(小食)하고 많이 걷는 것이 좋다고 들었습니다. 실천하려고 평소 소식하지요. 적게 먹고 많이 활동합니다. 운동을 좋아하지만 시간에 쫓기다 보니 운동을 못하고 활동을 많이 합니다. 마음을 비우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 더 좋습니다. 담배는 피지 않고 술자리에 끼면 체질적으로 잘 받지 않아 분위기에 맞게 한 두잔씩 합니다.
-요즘근황은?
⇒ 39년 동안 봉직한 교직생활의 유종의 미를 거두어야 하지요. 남은 100일지만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전북대학교 일반대학원 중어중문학과를 이수했지만 논문 발표를 못했습니다. 이번 학기에 발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평생교육차원에서 전북노인복지원 연구원에서 주관하는 성산효대학원 대학교 교수님들이 강의하는 효지도사 자격을 따기 위해 강의를 받고 있습니다. 효(孝)는 칭찬운동과 관련이 많지요. 효는 HYO(효)입니다. H는 Harmony, Y는 Young, O는 old 입니다. 청소년들과 노인이 하모니를 이루라는 의미입니다. 교직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희망을 전달하는 전도사가 되려고 합니다.
-정년퇴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직을 떠나는 소감 부탁드립니다.
⇒ 껄껄껄이라는 말을 선배님들로부터 들었습니다.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기위해서 현직에 근무할 때 좀 더 잘할껄, 좀더 참을껄, 좀더 베풀껄, 좀더 재미있게 할껄이라는 말이지요. 퇴직을 앞두다 보니 학생들을 좀더 이해하고, 눈높이에 맞는 교육을 하지 못한 점이 아쉽고,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다 보니 선생님들에게 섭섭한 일들도 많았고, 이제는 교육전문가가 되신 학부형님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못한 점이 안타깝습니다. 글로벌시대에 지역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육성하지 못한 점도 애석하게 생각합니다. 부족하지만 2008년부터 3년 6개월 동안 교장으로서 일반계 고등학교의 조화로운 목표인 학력신장과 인성지도를 기하는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동안 교직생활을 하면서 많은 분들과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분들을 소개한다면
⇒ 1975년부터 교직에 몸담아 봉직하면서 만났던 인연들이 소중한 분들입니다. 교육계뿐만 아니라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특정한 어느 사람을 지칭하기보다 모든 사람들이 저에게는 멘토였습니다. 학식도 부족하고 성품도 원만하지 못한 사람이 대과없이 소임을 하도록 격려해 주시고 버팀목이 되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평소 교복을 입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등 제자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었는데, 퇴직 후 삶에도 많은 기대가 됩니다. 개인적인 바램이나 활동 계획이 있다면.
⇒ 눈높이 교육을 위해 교복을 입었습니다. 학생과의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들과의 친밀감이나 이해의 폭이 넓어져야만 하고요. 저는 교복을 입고 등교하는 학생들을 교문에서 맞이합니다. 옷맵시를 바르게 해주고, 때로는 어깨를 두드리면서 용기를 줍니다. 사랑의 마음을 미소로 전하기도 합니다. 학교설명회나 입학식에서도 학부형을 대상으로 교복 차림을 합니다. 어느 신입생 학부형이 이색적이고 학생들과 소통을 잘하는 교장선생님이라면서 사진을 찍어서 교복 입은 멋진 교장선생님이라고 이메일로 보내주셨습니다. 그 뒤로 교복 입은 교장선생님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학생들 반응도 대단 했습니다. 명찰도 ‘시태봉’ 이라고 붙이고 다닙니다. 이름도 알려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학생들의 명찰은 인권 때문에 한자로 새겨서 한자교육을 시키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제가 학생들로부터 조금 인기가 있습니다. 간결하지만 촌철의 훈화를 주로 한다고 하더군요.
저는 중국 문화에 관심이 많습니다. 지난해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봉사하기위해 한국어교원양성과정을 수료했습니다. 기회가 되면 앞으로 한중문화교류와 경제교류에 민간외교관이 되겠습니다.
-지난 2010년 1월 중국에 있는 리누어파라이고마 태양열 회사 썬원밍 회장 딸 신설뢰씨, 교장선생님의 아들 시호근씨간 국제결혼을 하는 등 남다른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에피소드가 있다면.
⇒ 저는 교직생활을 하면서 서예공부를 하다 보니 중국어가 필요했습니다. 서양문화관이 급속하게 퍼져있지만 동양문화와 서양문화가 공존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못 다한 중국어 공부를 아들에게 권했지요. 아들이 잘 따라주어서 8년 동안 중국에서 생활하고 있으면서 중국인 며느리를 맞게 되었습니다. 인륜대사가 결혼인데 문화가 다른 사람들이 결혼하는 것은 쉽지 않했지요. 사돈인 썬원밍님은 중국 산동성에 있는 리누어파라이고마 태양열회사 회장입니다. 나름대로 중국에서 잘 나가는 회사이고 부족함이 없는 딸이 결혼한다고 하니 반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딸의 인격을 존중하고 제가 초청하지도 않했는데 직접 한국을 방문하여 저희 가정이 교육 가정이라는 것을 보고 허락을 했습니다. 며느리 할아버지께서는 아들이 인사차 방문을 하였더니 한국말을 하고 있었답니다. 사연인즉 6.25 전쟁 때 한국전에 참전을 해서 인사말 정도는 배웠다고 합니다.
-그동안 전주시민의 장 교육장 수상(2010,5,1), 전북노인연구복지원이 주최한 한마음대회에서 아름다운공무원 대상(교육부문) 수상(2010,11,26)등 교장선생님으로서 왕성한 사회봉사활동을 펼쳐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남다른 활동능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 2002년 월드컵때부터 전주시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나눔과 배려로 작은 손길이지만 남들에게 섬김의 문화를 알아가고 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완산고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고 교직원 모두가 노력하고 있습니다. 학력신장과 인성지도를 잘하라는 격려로 전북노인복지연구원이 주는 아름다운 공무원대상을 받았습니다. 정말로 저에게는 과분한 상입니다. 전주시민의 장(교육부분)을 수상했습니다. 역시 분에 넘친 상입니다. 2007년도 대입수능에서 전라북도 인문계 수석을 했고, 2010년 역시 대입수능에서 전라북도 수석과 차석을 했습니다. 2011학년도에는 전국 대입수능에서 수석의 인재를 배출했습니다.
-건전한 사회 소통을 위해 조언하신다면.
⇒ 교육은 개인의 성장과 사회의 발전을 가져오는 주요한 요소라고 봅니다. 학생과 학부형 선생님들이 소통으로 공감대를 만들어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 학부형님들이 만족하는 학교, 지역사회로부터 신뢰받는 학교로 거듭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학생이든 성장하면 직장인들도 가정에 돌아가면 학부형이기 때문입니다. 역지사지로 생각하는 마음이 무척 중요한 것이지요.
-현대사회에서 요구되는 시대정신은 무엇이라고 생각 하십니까?
⇒ 우리나라는 농경사회에서 산업화 민주화 지식정보화 시대로 반세기만에 많은 변화를 한 번에 모두 이루어 가고 있습니다. 엘빈토풀러 박사는 1980년 ‘제3의 물결’에서 앞으로의 세상이 지식 정보화가 될 것이라고 예언하였는바, 세상의 변화를 물결로 설명했습니다. 1만개가 넘는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로 이해하고 양존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남을 배려하고 섬기는 문화로 서로 존중하는 사회가 되어야합니다. 앞으로는 인간중심 감성의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남을 칭찬하고 겸손, 배려, 감사하는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칭찬하는 사람들에게 당부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학생 교사 학부모가 만족하는 학교 교육은 교육기관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제는 가정교육과 사회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평생교육의 차원에서도 칭사모 회원님들은 자기계발과 연찬으로 칭사모 활성화를 위하여 노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칭사모가 있기에 우리 사회는 더 밝은 사회가 되고 국가 미래가 밝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허물이 있습니다. 아흔 아홉 가지 잘 한다고 해도 하나를 잘 못하여 지적하면 백가지가 잘못한 것으로 낙인이 찍이고, 역으로 나쁜 것이 많고 잘 한 것이 한 가지만 있어도 그것을 찾아서 격려해주고 감싸주고 칭찬해주면 완벽한 사람이 된다고 확신합니다. 다시 한번 당부드리지만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희망의 전도사가 되기를 부탁드립니다.
-인생관이나 철학, 취미, 종교, 주량, 가족관계 등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성실성이지요. 어떤 일을 할 때나 매사에 성실하게 살고 있습니다. 저와 인연을 맺은 사람들은 이름 석자는 기억해주어서 감사드립니다. 강암연묵회 회원으로 서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만, 재주도 없고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교직생활을 하면서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그동안 붓을 놓고 살았습니다. 퇴직 후 못 다한 글씨도 써보고 중국어 공부를 계속하려고 합니다. 운동은 잘 하지는 못하지만 좋아합니다. 어떤 종목이라도 모든 운동은 흉내는 내지요.
허물이 많은 저에게 어떤 제자가 선생님은 다 좋은데 종교를 갖지 않은 것이 아쉽다고 하면서 성경책을 스승의 날 선물로 주어서 받았습니다. 그래도 영접을 못했습니다. 저희 어머님 역시 늘 기도를 해주었습니다. 금년 1월 부족한 사람을 늘 격려해주신 교장선생님께서 목사님과 자리를 마련해주셨습니다. 목사님께서 주신 선물이 이어령 교수님이 쓴 “지성에서 영성으로”라는 책을 받았습니다. 사흘도 되지 않아 책을 읽고 난 후 교회에 나가고 있습니다. 제자가 준 성경책을 이제야 보고 있습니다. 술은 마실려고 노력도 많이 해보았습니다. 체질적으로 잘 받지 않아 분위기에 젖어 한 두 잔 마십니다.
아내 자랑을 하면 삼불출이라고 합니다만 내자는 지금 한들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중입니다. 서울 사람이 촌놈에게 시집을 와서 30년 동안 교육동지로서 늘 저의 멘토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때묻지 않게 키워주신 어머님과 아들 둘이 있습니다. 큰 아이는 현재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고, 둘째는 중국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첫댓글 "껄껄껄" 이라는 표현이 무척 인상적이네요. 따로 베껴두었습니다.
참 스승 시태봉 교장선생님의 정년퇴임을 성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외국인 며느리, 교복입은 교장선생님, 칭사모송년회 때 낭송(?)하신 배꼽잡는 시, 평소의 온화한 인상.......
이미 선생님은 "재미있게 사시고 계실 껄" 입니다.
오랫만에 또 다시 읽어봅니다
그 때 생각하니 감동입니다
늘 열정과 긍정적인 삶으로 살아가시는 시태봉 행정원장님 사랑합니다
오늘도 건강한 날 되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