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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식당 상호 : 여자만 2) 전화 : 02-723-1238 3) 주소 : 서울 종로구 인사동14길 13 (관훈동 88-1) 4) 주요 음식 : 꼬막, 보리굴비, 홍어 등 중심의 한정식 및 기타 남도 음식 |
2. 맛본 음식 : 특정식(1인당 25,000원)
3. 맛보기
1) 전체 : 남도음식은 짠 듯하지만, 이 집 음식은 전체적으로 짜지 않아 좋다. 짜지 않으면서 재료의 맛을 잘 살렸다. 재료와 재료를 살려낸 맛에서 충분히 남도 음식맛이 느껴진다. 짜지 않은 것은 탈남도보다 전국화, 세계화를 위한 준비라고 보면 수긍이 된다. 여기는 인사동이다. 맛과 분위기, 식재료 등에서 한식을 보여줘야 한다. 인사동은 고향 그리는 한국사람, 한국 보고픈 외국사람 모두를 품어야 하는 곳이다.
2) 주요음식 : 새꼬막, 보리굴비, 가오리찜, 전 등이 중심이다. 전은 제 맛이 난다. 고추전과 꼬막전은 하나씩만 주는 작은손이 섭섭할 정도의 맛이다. 고추전은 매콤하여 입맛 돋우고, 쫄깃쫄깃 꼬막전은 벌교로 달려가 실컷 먹고 싶을 만큼 회를 동하게 한다. 그러나 본게임은 양념꼬막이다. 통통하고 신선한 꼬막, 국물 간직하도록 잘 삶아진 꼬막에 살짝 양념장을 얹어 진한맛을 중화시키므로 맛의 잔상이 상큼하고 풍부하다. 진한 남도 맛이 감지되는 음식, 서울 인사동에서도 이런 음식 먹을 수 있다. 참꼬막 아니어도 꼬막전문가만 아니라면 누구에게나 맛있는 꼬막이다.
보조음식 : 풀치, 어리굴젓, 비름나물 등등이 곁반찬 중에서도 주역이다. 풀치는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새끼 갈치, 이름하여 풀치다. 칼 모양이라 칼치이니, 풀 모양이라 풀치인가. 아님 풋풋하여 풀치인가. 칼보다 풀이 더 친근하고 부드러운 것은 사실이다.
남도 사람들에게는 이름만큼 친근하고 부드럽게 느껴지는 음식이다. 화려하지 못해 주연이 되지는 못하지만 남도사람에게 ‘집밥’하면 생각나는 편안한 일상음식이다. 보통 졸여서 단맛 나는 조림을 하거나 고추장 넣고 바특하게 끓인 찌개 졸임을 해서 먹는다. 여기서는 조림으로 나왔는데 은분이 그대로 살아 있어, 풀치를 오지게 먹어볼 수 있다. 약간 달콤하고 비린내 없는 칼치냄새가 담겨 남도 사람의 정감을 자극한다. 음식은 문화로도 먹는다는 것을 다시 확인한다.
3) 반찬 특기사항 :
보리굴비는 약간 미끈거리는 맛이다. 부드러운 느낌이 가미되어야 편하게 즐길 수 있는데 약간 딱딱한 데다 미끈거리는 느낌이어서 혀가 맛을 잡아내기 쉽지 않다.
그래도 찻물에 말면 격조 있는 청아한 선비가 된 듯한 느낌을 충분히 가질 수 있다. 본래 조기는 여름생선인데, 보리굴비로 사철 즐길 수 있게 되고 이렇게 멀리서 그 운치도 그 맛도 즐길 수 있게 되었으니 감사할 뿐이다. 더구나 보리굴비를 만들기까지 그 복잡한 공정을 생각하면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어리굴젓은 싱싱하고 간이 적당하다. 진상품이었다는 간월도산이 제일 유명한데 이건 어디 산인지 모르겠다. 젓이라고 하나 그냥 생굴무침인 거 같은 어리굴젓, 원하는 것은 다 있다. 짜지 않고, 싱싱하고, 그런데 간이 속까지 배여 먹기 좋고. 굴은 겨울이 제철이라 더 맛있는 건지, 그래서 양이 섭섭하면 리필도 가능하다.
돔베수육도 좋다. 냄새 없고, 팍팍하지 않고 적당히 윤기 흐르고 쫄깃거린다. 수육은 첫째 식감이 좋아야 맛을 높인다. 같은 수육도 도마(돔베)에 올리니 더 맛나 보인다. 주방의 손맛이 그대로 담겨 있다는 신뢰를 주니 말이다.
4) 순두부찌개는 밍밍하고 맛이 얇아서 좀 서운하다. 비름도 조금 싱겁다. 맛의 염도로는 건강을 위한 저염식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맛을 살리는 데는 간이 가장 중요하다. 고급 재료에 가진 양념을 다 넣어도 간이 맞지 않으면 허망하다. 짜지 않고 맛을 가장 잘 내는 간의 임계점이 있다. 그 임계점 부근에서야 제맛이 난다. 저염도에 목매다가는 제맛을 놓친다. 한식먹는 사람의 팔자라 생각하면, 고염도의 불안을 딛고 맛을 쫓는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4. 맛본 때 : 2018.10.
5. 음식 값 : 특정식 25,000원, 보리굴비정식 30,000원, 양념참꼬막 60,000원, 국산홍어 80,000원 등 남도음식 및 막걸리 등등
6. 맛본 후
과천 남도음식점 토정에 비하면 향토색이 많이 엷은 편이다. 서울, 그중에서도 인사동이 갖는 지역적 특성과 기업화된 규모가 남도지역 냄새를 조금 탈색시킨 것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 덜 부담스러워지니 남도음식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한국사람과 외국사람. 고향 생각하는 남도 사람, 맛있는 남도 음식 먹고 싶어하는 한국 사람을 잡았다. 한국 음식 먹고 싶은 외국 사람도 잡았다. 날마다 오늘 저녁까지도 식당 가득 들어찬 한국 사람과 간간이 섞여 있는 외국 손님들이 다 잡힌 사람들이다.
인사동에서 꾸준하게 이만한 남도음식점을 흥성스럽게 운영하는 것을 평가한다. 이 먼 곳까지 남도 식재료를 공급하고, 복잡한 인사동 동네에서도 밀리지 않고 경영하는 성공 속에서 토속적 분위기에 제맛과 격조를 놓치지 않았다.
사실 한국 음식은 추상적 개념이다. 한식은 밥상에서는 지역 음식으로 존재한다. 경상도 음식은 식재료 부족에다 유교의 근검절약 정신으로 발달이 쉽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맛보다 영양을 쫓게 되었다. 영양으로 먹으면 음식 발달이 어렵다. 독일과 영국이 그런 사례 아닌가. 맛으로 먹어야 맛있는 음식이 나온다. 스페인, 이태리, 프랑스가 바로 그렇다. 음식에서 맛과 영양이 경쟁하면 당연히 맛이 이긴다. 맛으로 발달하다 보면 음식이 예술이 된다. 그러다 보니 전라도 음식이 전국화되고 표준화된 한국음식이 되었다.
전라도 음식에도 편차가 있다. 내륙 음식인 전주 음식과 섬과 갯벌 가득한 남도의 음식은 정취가 다르다. 다 제각각의 색깔로 살아남아 한국음식을 이룬다. 지역 음식이 살아나는 것은 한국음식이 살아나는 것이다. 남도 음식의 서울 입성과 호황을 축하한다. 인사동을 방문한 외국인에게 응대하는 한국음식이 되어 국제음식으로 올라서는 것도 보기 좋다.
그런데 상호 ‘여자만’에 부기된 남도 사람 아닌 감독과 남도음식의 접점은 어디인지 모르겠다. ‘여자만’은 전남 만의 이름이라니 의문이 풀렸지만, 영화 지향과 남도 음식 지향이 어디서 만나는지 찾는 것은 안 풀린 과제로 안았다.
*과천의 가볼만한 남도음식 맛집 <토정> http://cafe.daum.net/koreawonderland/jHes/16
<한국신명나라 http://cafe.daum.net/koreawonderland>
7. 상차림 모습과 분위기
첫댓글 맛있는 음식이 맛있는 글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늘 감사한 마음으로 읽고 있습니다.
'맛있는 글', '맛있는 표현'으로 긍정해주시니 감사합니다. 덕분에 쓰는 것이 적막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