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리처드(Sam Richards) 교수는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Penn State University) 사회학과 교수로
World in Conversation Center for Public Diplomacy의 설립자이다.
세계가 한국에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이유
“BTS를 모르면 앞으로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수 없다.”
“지구상에 한국 같은 나라는 없다.”
“내가 아이가 있다면 한국으로 유학을 보내겠다.”
미국의 대표적인 한류 연구자로 알려진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샘 리처즈(61· Sam Richards) 사회학과 교수가 강의실에서 학생들에게 역설한 말들이다. 그는 펜실베이니아주립대의 스타 교수이다. 그의 강의는 매 학기 700~800명의 학생이 수강을 한다. 미국 대학에서 가장 큰 강의이고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로 생중계된다. 그의 강의 방식은 독특하다. 학생이나 게스트를 불러 하나의 주제를 던지고 질문과 대답을 유도한다. 강의 주제는 다양하다. 인종차별, 동서양 문화의 차이, K팝, 젠더 이슈 등 매번 다르다. 강의라기보다는 마치 토크쇼 같다. 한국의 ‘먹방’을 강의실에서 학생들에게 체험하게도 한다. 2017년, 그의 강의는 TV 쇼로 만들어져 에미상을 수상했다. 그의 강의에서 최근 자주 등장하는 주제 중 하나가 한국과 ‘K컬처’이다. 관련 강의 영상은 한국인들에게도 유명하다.
‘K컬처’ 예찬론자이면서 정작 한국에 온 적이 없던 리처즈 교수가 지난 5월 12일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리처즈 교수를 지난 5월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에 있는 지식 커뮤니티 대학 MKYU(대표 김미경) 캠퍼스에서 만났다. 건국대 초청으로 방문이 이뤄졌는데 그가 한국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 학교, 기업 등에서 강연 요청이 이어지는 바람에 그는 예정보다 훨씬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양쪽 귀에 여러 개의 피어싱을 하고 독특한 목걸이를 하고 나타난 그는 교수라기보다는 예술가 같았다. 그는 자신에 대한 소개를 하면서 “나는 규칙을 싫어한다. 내 멋대로 산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방문 기간 할리우드 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길거리에서 그를 알아보고 ‘팬심’을 고백한 사람들은 의외로 많았다. 마스크를 쓰고 있는데도 그의 강의 영상에서 봤던 목걸이를 하고 있어서 알아봤다면서 인사를 하는 팬도 있었다고 한다. 그는 “한국인들이 겸손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직접 와서 보니 훨씬 더 배려심이 깊고 사람을 존중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회 시스템이 잘 정리돼 있고 신중하다고 느껴졌습니다. 며칠 동안 거리를 다니면서 자동차 클랙션 소리를 두 번밖에 듣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를 다니면서 다양한 문화와 사람을 관찰하는 것이 나의 일인데 아프리카의 부족사회에서나 보았던 순수함을 한국인에게서 느꼈다. 놀라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리처즈 교수는 “한류는 파도가 아니라 ‘쓰나미’가 되고 있습니다. 파도는 부서지지만 쓰나미는 안 보이다가 갑자기 덮칩니다. 그만큼 힘이 있습니다. 미국은 이미 한류 쓰나미가 왔습니다”라면서 한국인에게 전달하고 싶은 중요한 메시지가 있다고 말했다.
메시지의 내용은 “한국이 전 세계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10년 동안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고민한 끝에 최근 기다리던 답을 찾았습니다. 항상 긴장을 풀고 있을 때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곤 하는데 어느 순간 머리를 때린 생각이 ‘한국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물고기들이 한 방향으로 떼를 지어 움직일 때 비전을 가진 한 마리의 물고기만 있어도 방향을 바꿀 수 있다.
그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나라가 한국”이라는 것이 리처즈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그 이유를 4가지로 설명했다.
그를 한국에 알린 결정적 영상은 4년 전 BTS의 세계 접수를 전망한 영상이었다. 그 영상이 세상에 퍼진 계기도 흥미롭다. 그에게 에미상을 안겨준 펜실베이니아 지역 방송국의 ‘TV 강의쇼’는 원래 6부작으로 기획돼 있었다. 그런데 1편만 제작하고 나머지는 학교 측 반대로 만들 수가 없었다. 그 1편으로 에미상을 탄 것이다. 그러자 학생들이 나서 유튜브로 강의를 생중계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2018년 유튜브 채널 ‘SOC 119’를 만들고 강의를 찍기 시작했다.
“수업 첫머리에 10분 정도 짧은 주제로 얘기를 나누는데 그날 BTS의 신곡이 발매 하루 만에 테일러 스위프트의 음원 다운로드 기록을 갈아치웠다는 뉴스가 나왔어요. BTS의 다운로드 숫자를 적어놓고 그날 수업을 시작했는데 영상 담당 학생들이 그 부분을 올리면서 키워드로 BTS를 넣은 거죠. 그 키워드 덕분에 한국에 제가 알려진 것입니다.”
리처즈 교수의 강의 영상은 연 60편이 넘는다. 그는 “모든 강의가 생중계되기 때문에 매번 새로운 주제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의 이력은 독특하다. 그는 분홍색 옷을 입고 인형을 들고 있는 어린 시절 사진을 보여주면서 말했다. “60년 전 아들에게 분홍옷을 입히기는 쉽지 않습니다. 아버지는 공장에서 일하셨는데 책도 많이 읽고 자유로운 영혼이셨습니다. 좋은 자극을 많이 주셨는데 9살 때 돌아가셨어요. 그 후 저한테 좋은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공부를 할 필요도 못 느꼈어요. 받아주는 대학이 딱 한 군데 있었는데 수업을 따라갈 수가 없었어요. 할 수 없이 2년제 대학으로 바꿨습니다. 어느 날처럼 수업을 빠지고 도서관에서 읽은 책 한 권이 제 인생을 바꿨습니다.”
교도소 사람들에 대한 논문이었다. 처음으로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그때부터 공부를 시작해 석사, 박사까지 도전했다. 중남미 연구를 하고 싶어 오지에서 살기도 했다. “그래서 취업은 하겠어?” 주변에서 고개를 저었지만 그는 “어차피 바닥부터 시작했고 내 방식대로 하겠다고 생각했다. 세상에 대해 배우고 싶었기 때문에 다른 것은 어떻게 되든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40년 가까이 전 세계를 다니면서 다른 경험을 하고, 관찰하고,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세상을 비교 분석했다. 여전히 호기심이 그를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이다. 그는 사람들이 서로에 대해 생각을 하게 하고 그것을 통해 세계를 더 작게 만드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출처 : (주간조선)
“인류 대재앙 막을 유일한 국가는 한국” |
그가 작년 6월, 세상을 바꾼 15분에서 밝힌 '한국은 기후 위기를 해결할 실마리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한국은 공동체 중심 사회
한국은 공동체가 잘 돼야 개인도 행복하다는 생각이 뿌리깊게 박혀있는 사회이다. 일반적으로 모든 동아시아 국가들은 서구의 국가들보다 공동체에 대해 훨씬 더 강한 의식이 있다. 하지만 한국은 특별히 공동체를 더욱 강조하는 국가다.
공동체 기반의 도덕적 규범이 있는 사회가 개인의 옳고 그름에 관한 결정을 할 때 그들이 속한 공동체에 훨씬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이끈다. 이는 한국의 문화에 깃들어 있다.
한국의 문화는 수 세기 전의 왕조 시대부터 공동의 규범을 매우 중요시했다. 이는 우리의 기후 위기에도 적용할 수 있다.
개인의 행동이 공동의 이익을 만들거라는 믿음으로 다수의 행동이 하나의 사회적 패턴이 될 때 비로소 해결책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효율적인 교육 시스템
교육에 대한 한국의 진지함은 가히 비할 데가 없다. 이는 한국 내외에서 많이 언급된 사실이다.
한국은 젊은 세대를 교육하기 위한 독특하고 주목할 만한 방식을 갖고 있다. 그는 연구를 통해 보아도 어떤 국가도 자식의 교육을 위해 한마음으로 온가족이 투자하는 것을 본적이 없다고 한다.
한국의 교육 시스템은 효율적이고, 과학, 기술, 공학, 수학 등 실증주의적 원리에 토대를 두고 있다. 이는 기후 파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우리가 계속해서 발전시켜야할 분야이다.
한국의 교육에 있어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한국 교육은 “더 열심히”를 강조한다는 문제가 있으며, 많은 학생들이 그 길을 따른다.
그러나 한국 젊은 세대들에게 기후 위기를 위해 필요한 노력, 희생,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능력은 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본보기가 된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3. 세계적인 문화의 힘
한국 문화의 힘은 막강하다. 세계가 한국에 대해 생각할 때 점차 떠올리는 모습은 현대적이고, 잘 살고, 안전하고, 교육받은 국가라는 점이다. 어느 누구도 한국을 두고 혼란이나 범죄를 떠올리거나 교양이 부족한 국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세계가 어떻게 한국을 받아들이냐는 점이다. 사회학에는 “만약 우리가 어떤 것이 진짜라고 믿는다면, 그것은 결과적으로 실재하는 것이다”라는 격언이 있다.
한국은 기후 위기를 해결하고 싶어하는 전 세계의 사람들에게 가능성의 표지로써 자리잡고 있다. 다른 어떤 국가도 현재 한국이 갖고 있는 영향력을 갖고 있지 않다. 한국은 전 세계에 보여줄 무언가를 갖고 있고, 우리는 그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사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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