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궁>
경상도 시골에서 이런 좋은 음식을 만나다니 어젯밤 꿈을 잘꾼 덕분일까. 귀한 식재료, 향토적인 식재료, 정갈한 음식, 새로운 음식, 향기로운 음식, 조화로운 음식, 이렇게 여러가지를 구비한 식당을 만나다니, 고수의 출현이 반갑다. 놀랄만한 향토 음식들의 출현, 여행객을 즐겁게, 한국을 살 만하게 만든다.
1. 식당대강
상호 : 동궁
주소 : 경북 봉화군 춘양면 의양로2길 13-1
전화 : 054-672-2702
주요음식 : 엄나무밥, 송이밥 등
2. 먹은날 : 2024.8.13.저녁
먹은음식 : 송이돌솥밥 20,000원, 엄나무돌솥밥 13,000원
3. 맛보기
대한민국은 어디에나 가볼만하다는 것을 다시 확인한다. 어디에나 향토음식이 있고, 어디나 볼 만한 곳이 있다. 이곳은 송이의 고장이다. 9월 말에서 10월 초까지 송이축제를 한다. 특별한 냉동법 덕에 사철 이처럼 제철같은 송이음식을 만난다. 송이의 향은 1년 내 코긑을 감돌 듯하다.
상차림도 나무랄 데가 없다. 송이와 엄나무순을 보조하는 여러 나물이 탐스럽게 함께 상에 오른다. 이 상이 나물밥상임을 주연과 조연이 알려준다. 영양의 균형을 확실하게 맞추려 가자미도 오른다. 내륙이지만 싱싱한 가자미가 외려 더 입맛을 돋군다.
밥상 중심의 부추전은, 아니 정구지전은 귀족처럼 밥상을 화려하게 하며 좌우 균형을 맞추면서 밥상의 품격을 높인다. 엄나무는 장아찌로도 나와 주연임을 확실히 보여준다.
엄나무돌솥밥은 엄나무의 쌉쏘롬한 맛과 향을 강하게 뿜으며 본고장 맛이라는 것을 일깨운다. 당뇨에도 효능이 있다는 엄나무, 갖가지 요리가 가능한 엄나무순은 재료도 요리도 산나물, 식약동원의 한국적인 음식의 특질을 고루 갖추고 있다. 진한 향이 차진 돌솥밥과 원재료 맛을 잘 살리는 양념장과 결합하여 최고의 맛과 분위기를 내서 우선 입이 즐겁다.
엄나무돌솥밥. 엄나무순이 돌솥 가득이다. 육중한 두껑을 열자마자 퍼지는 향이 입맛을 돋군다.
산나물을 이렇게 다양하게 많이 먹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다른 나라는 산나물이 없어서, 맛이 없어서 , 먹을 줄을 몰라서 못 먹는다. 우리는 독이 있다는 식재료도 데쳐서 물에 담다서 독을 빼고 먹는다.
엄나무순은 강원개두릅으로 불리며 23년에 강릉의 특산물로 '임산물 지리적 표시'된 산나물이다. 여기서는 봉화산을 사용한다.
엄나무순과 송이를 달여 만든 비빔장. 장맛이 밥맛을 최고로 높인다. 들깨를 넣었, 싶었는데 둘을 달인 장이라고. 바특한 장이 진득한 느낌을 그대로 향과 함께 비빔밥에서도 살아 있다. 대단한 맛이다.
송이밥. 이런 밥을 먹는다는 것은 호사임이 분명하다. 차진 밥알이 놓치지 않은 송이의 향기가 마지막 한 술까지 향기를 향수하게 한다. 저절로 건강과 품격을 높이는 밥상이다.
송이밥 눌은밥. 눌은밥에도 숭늉에도 담긴 진한 송이향. 왜 송이가 비싼지 한 모금 송이 숭늉만으로도 알 만하다. 숭늉은 송이차에 다름 아니다. 송이차는 마시지 말라는 사장님의 말씀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지만, 그렇다면 이렇게 숭늉으로 마셔야 될 듯하다.
부추전. 아마 조선부추인 듯. 부추향이 강하고 두껍지 않은 부추잎이 부드럽게 감긴다.
깻잎무침
송이장아찌
숙지, 무나물, 콩나물. 각기 제맛을 가지고 정갈하게 나와 있다. 간이 잘 맞고 진하지 않은 양념 덕에 재료 맛이 제대로 느껴진다.
고추조림. 매콤하지만 부드러운 맛이 입맛을 돋군다.
가지무침
된장찌개. 김치를 넣어 칼칼한 맛을 더했다.
엄나무순 비빔밥을 먹고 나서 다시 여러 식재료로 나물 비빔밥을 만들어 다른 풍미도 즐긴다. 비빔장이 어떤 비빔밥도 맛있게 한다.
4. 먹은 후
1) 억지춘양시장
이 식당이 있는 골목 분위기다. 송이버섯 판매상이 많이 있다. 매우 활성화된 장이다. 4,9일 문을 연다. 내일을 가볼 수 있을 것이다.
2) 춘양마을 구경
유일한 숙소 춘양목호스텔 부근의 마을이다. 멀리 보이는 산의 울창한 소나무 숲이 보인다.
4) 주민문화교육센터
농악을 비롯한 다양한 강좌가 이루어진다.
4)춘양목마을 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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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봉화 송이돌솥밥이 유명해서 여러 번 봉화읍에 갔다 온 적은 있는데 춘양면에 가서는 이 식당을 몰라서 그냥 다른 곳에 들렀다 왔습니다. 잘 소개해 주셔서 봉화 춘양 가게 되면 꼭 들러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