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동전선생>
각종 전에 막걸리를 먹는 집이다. 집에서 해먹자면 번거로운 전이 각종 추억의 옷과 집밥의 정취를 제대로 갖추고 품위있는 안주가 되어 술자리를 편하게 만들어 준다. 비오는 날 아니어도 충분히 매료된다.
1. 식당 얼개
1) 상호 : 교동전선생
2) 주소 : 경기 군포시 산본로 323 동산상가 산본동 1142-10 동산빌딩 206호
3) 전화 : 031-393-1700
4) 주요 음식 : 김치전 파전 등 각종 전, 막걸리
2. 맛본음식 : 모듬전 22,000원, 파전 15,000원, 막걸리 6,000원
맛본 날 2019.5.15.점심
3. 맛보기
모듬전은 각종 전이 마치 장날 난전을 벌여놓은 것같은 모양새다. 아니 푸짐한 잔칫상의 주역인것 같기도 하다. 전이 있어야 잔칫상은 완성되는데 각종 전이 푸짐하고 화려하게 등장하여 잔칫상을 장식한다.
더 놀라운 건 푸짐한 전들이 각각 기대 이상의 맛을 담고 있다는 거다. 짜지 않으면서도 제맛을 담아 술안주로는 그만이다.
모듬전 접시가 잔칫상 교잣상같다. 열가지가 되는 전이 신선도와 제맛을 갖추고 등장한다. 먹지 않고 보기만 해도 배부르고 흥성스럽다. 막걸리 욕구가 저절로 인다.
소시지가 막 나왔던 시절에는 최고의 도시락반찬이었다. 거기다 소시지전이면 특히 그러하였다. 거기다 동그랑땡을 더하니 갑자기 추억으로 끌려간다. 호박전, 고추전, 명태전, 모두 고전적인 잔칫상, 명절상 메뉴들이다. 조금은 화려한 집밥의 이동이다. 하지만 단품 메뉴로는 뭔가 부족한 듯한가. 식당 메뉴로는 격상하지 못했던, 그 전들이 이제야 대접을 받으며 화려한 향연을 벌이는 거 같다.
파전은 굴 등 해물이 흡족하게 들어가 있다. 반죽도 쫄깃거린다. 잔파가 푸지게 들어가 정통 해물파전 맛을 낸다.
막걸리는 부산 금정산성막걸리를 주문했다. 막걸리 맛 분별은 쉽지 않지만 달고 신맛이 감지되어 즐겨 찾고 싶은 맛은 아니다. 막걸리는 이 집 생산이 아니다. 다음에는 다른 막걸리와 전의 조화를 즐겨볼까 싶다. 팔도막걸리를 다 먹어볼 수 있으니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밑반찬으로 등장하는 싱건지와 양파절임이다. 전의 느끼한 맛을 잡아준다. 모두 짜지 않고 상큼해서 전에 곁들이는 데 부담이 없다.
모두 낯익은 전이다. 호박전, 동그랑땡, 각종야채전, 외국인들도 전은 좋아한다. 막걸리 없이도 그 자체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전, 튀기지 않고, 굽지 않은 전, 기름을 두르고 부쳐낸 전은 다른나라에서 찾아보기 쉽지 않다.
그래서인가, 교포 아이들이 반찬으로 동그랑땡을 가져가면 반아이들이 부러워한다는 건. 우리 음식이 집에서만 먹어야 할 것같은, 아니면 반찬가게 정도에서나 있어야 할 거 같은 전이 이렇게 자립해서 식당의 주 메뉴가 되니 낯설기도 하다.
해물전, 파전을 넘어 집반찬, 잔치음식 전이 주연으로 등장하니, 아, 이 좋은 메뉴가 식당에서는 왜 이제서야 대접을 받지? 오히려 의아하다. 외국인들마저 좋아하는 전은 음식한류의 주연감으로 손색이 없는데, 조연으로 너무 홀대한 것은 아닌지 새삼스레 반성이 된다.
잔치나 명절 때나 먹던 전, 명절 때는 부치다가 냄새에 질려서 여자들은 오히려 잘 못먹던 전이 식당 주인공이 되니 남녀 구분없이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집밥이 식당밥이 되면서 많은 음식이 새로운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전을 불러낸 전선생, 이름도 좋은 전선생의 발상에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