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의 딸} 읽기 ⑪:
“바리새인과 같은 위선자인 박윤선 목사”???
朴埰同 (2015.03.17.20:26)
{목사의 딸}에서 박혜란 님은 아버지 ‘故 박윤선 목사님’을 두고 ‘이웃사랑을 모르는 분’으로 서술하십니다. 하다못해 ‘이웃사랑으로서 박윤선 목사님 선행’을 두고도 ‘위선’으로 서술하십니다. 다음은 {목사의 딸} 69쪽에서 옮깁니다.
아버지가 귀국하자마자 가장 먼저 하신 일은, 음주운전으로 어머니를 비롯해 수많은 사상자를 낸 미군에게 관대한 처분을 바란다는 탄원서를 제출하는 일이었다. 이것이 아버지 귀국 후 첫 행보였다. 엄마를 잃고 슬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당신의 자식들을 품에 안아주지도 않으셨을뿐더러 따뜻한 위로 한마디 없으셨던 그때, 아버지는 당신이 선행이라 여긴 그 일을 최우선 순위로 삼으셨다.
다음은 ‘{목사의 딸} <에필로그: 순례기를 마치며>’에서 옮깁니다. 즉, 이 책 280쪽~281쪽에서 옮기는 글입니다.
또 도착한 다음 날 신학교에서 경건회 설교를 하고 강의를 시작하셨다. 사람들은 이런 아버지 모습을 극히 존경스러워하며 경건하다 평가했다. 가정과 가족에게는 철저히 무관심한 채 피의자 미군 청년을 생각해 사면청원서를 내셨는데, 하나님의 종이라는 신분에 걸맞은 행동이라고 여기고 과시하기 위함은 아니셨을까?
하나님께서는 살인한 자를 사형에 처하도록 이스라엘 백성에게 명하셨다. 단지 잔인한 하나님이셔서 그러신 것인가? 아니다. 무조건 용서하고 방면하면 죄 없는 시민은 어떻게 보호하며 사회의 질서는 어떻게 유지할 수 있겠는가. 하나님께서는 그 질서를 위해 단호한 행동을 명하신 것이다.
아버지는 어머니를 불러 가신 하나님의 뜻은 받아들이시더라도, 당신의 선한 의지가 많은 사람에게 더 큰 해를 입힐 수 있음을 생각해야 했다. 운전병이 취하도록 술을 마신 행위는 살인의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무거운 죄다. 이는 사회의 정의와 직결된 문제다. 아버지는 시간을 두고 기다리면서 여러 방면으로 고민한 뒤 당신의 의견을 개진하실 수도 있었다.
그런데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셨다. 누구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끔찍한 일인데, 왜 아버지는 그렇게 하셨던 것일까? 고인에 대한 예의를 생각하더라도 아버지의 그런 행동은 이해할 수 없다. 목사의 자식, 그것도 유명세를 탄 목사의 자식은 사람이 아닌가?
이 생각을 하면 60 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화를 참지 못한다. 이런 아버지의 행동을 존경의 까닭으로 내걸고 있는 이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너희를 위해 성읍을 도피성으로 정해 부지 중에 살인한 자가 그리로 피하게 하라. (민 35:11)
도피성 제도를 말씀하시고, 출애굽기 21장 14절에서 “사람이 그의 이웃을 고의로 죽였으면 너는 그를 내 제단에서라도 잡아내려 죽일지니라.”고 하신 하나님께서 사회 질서를 위해 단호한 행동을 명하신 게 또 하나가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자기 아버지나 어머니를 치는 자는 반드시 죽일지니라. (출 21:15)
자기 아버지나 어머니를 저주하는 자는 반드시 죽일지니라. (출 21:17)
1948년 여순반란 때 두 아들을 잃으신 손양원 목사님…. 故 손양원 목사님께서 가해자들 구명을 위해 탄원하시고 두 아들을 죽인 원수를 양자로 삼으신 일은 우리가 “사랑의 원자폭탄”으로 부를 만큼 세상을 감복하게 하는 선행이었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사랑의 원자폭탄으로서 故 박윤선 목사님 선행’…. “모든 열국 백성이 우리나라에 와서 희생당한 것을 볼 때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 모르겠더라.”라는 ‘이웃사랑의 한 마음’으로 ‘한 길’을 걸었던 아내, ‘故 김애련 사모님 이웃사랑의 마음을 받든 박윤선 목사님 선행’을 두고 박혜란 님은 “이런 아버지의 행동을 존경의 까닭으로 내걸고 있는 이들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십니다. ‘어머니가 자신을 유엔 공동묘지로 자주 데리고 가신 까닭’, ‘그 뜻’이 오직 ‘아버지와 새어머니를 향한 증오’라는 ‘들보’에 눈이 가려 박혜란 님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다음은 {목사의 딸} 60쪽에서 옮깁니다. <{목사의 딸} 읽기 ⑥>에서 옮겼던 글입니다.
몇 날 전 나는 요한이와 유엔 공동묘지에 가 봤다. 세계 깃발이 휘날리고 있더라. 아마 한 삼천 명 이상은 되는 모양이라. 인생은 왔다 가면 그뿐이더라. 그런고로 우리는 예수님 잘 믿어야 되고, 우리 백성은 특별히 죄가 많아 모든 열국 백성이 우리나라에 와서 희생당한 것을 볼 때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 모르겠더라. ㅡ어머니 편지에서 몇 단어는 바꿨으며 철자법과 띄어쓰기를 바로 잡았다. : 지은이 주ㅡ
나는 이 편지를 읽을 때마다 하나님 섭리를 보는 것 같다. 하필 돌아가시기 전날 이 편지를 쓰셨으니···. 편지에는 어머니가 꿈꾸시던 자녀들 미래와 이 나라 미래가 한데 어우러져 있고, 무엇보다 아버지 부탁을 어떻게든 이루고자 하셨던 마음이 절절하다. 요한 오빠와 나를 데리고 유엔 묘지에 자주 가셨던 어머니 뜻을 깨달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