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자 2nd EP ‘의자'
• 음반 소개
백자가 정규 2집 이후 2년 만에 EP '의자'를 들고 돌아왔다. 2009년 소품집 '걸음의 이유' 부터 치자면 그의 다섯 번째 솔로앨범이다. 2012년 첫 번째 EP '담쟁이'에 이은 두 번째 EP다.
그동안 포크에 기반을 둔 블루스, 보사노바, 락 스타일 음악을 펼쳐오던 백자는 이번 음반에서 포크 원형에 천착했다. 그동안 갖춰입었던 옷들도 그다지 많지 않았으나 그것들마저 훌훌 벗고 면 티 하나에 고무줄 반바지 하나면 족하다는 듯 어쿠스틱 기타 하나에 보컬 하나로 소박한 사운드를 버무렸다.
총 6곡을 담은 백자의 두 번째 EP를 하나씩 톺아보자.
이번 음반의 제목이자 타이틀곡인 '의자'는 원초적 포크 사운드의 전형이다. 셰이커 하나만이, 묵묵히 따라가는 그림자처럼 음악을 아우른다. 자신이 버린 의자를 밤늦게 돌아오다 물끄러미 바라보며 누굴 기다렸냐고 묻는다는 내용의 '의자'는 강한 후렴도 없이 쓰리핑거 스타일로 담담하기 그지없다.
자신의 군 생활 26개월을 담았다는 미디엄 템포의 '스물여섯 달', 20대 후반 불안하던 청춘의 시절을 발라드로 담은 '별발 2'는 이번 음반에 담기기까지 20여 년이 걸렸단다. 두 노래 역시 단출한데, 드럼이 없이 아래에서 받쳐주는 베이스 라인을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선우 시인의 시에 흥겨운 리듬으로 곡을 붙인 '사과꽃 당신', 함민복 시인의 시를 읽고 썼다는 해금 연주곡 '눈물은 왜 짠가'는 그가 최근 시에 곡을 입히는 작업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다가오는 겨울에 나온다는 시노래 음반을 설핏 예고하는 듯하다. '사과꽃 당신'에서는 손바닥으로 스네어 드럼을 치면서 낸 사운드가 재미나고 거기에 컨츄리한 하모니카 연주의 결합이 흥겹다. 그리고 '구름' '바람' 등 음반에 연주곡 하나씩을 꾸준히 넣어왔던 그가 이번 음반에서도 연주곡을 넣었는데 이런 작업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지 기대가 된다.
다큐 '불안한 외출' OST '사랑하리라'는 최근 그와 많은 연주를 해오고 있는 신희준(일렉), 송기정(퍼쿠션)의 호흡이 정겹다.
이번 음반이 기존 그의 음반과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은 제작과 디렉터를 그가 맡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번 음반은 숨 엔터테인먼트 제작으로 발매됐다. 그동안 크라우드 펀딩으로 음반제작비를 모아오던 백자로서는 한 계단 올라선 것이 분명하다. 제작비에 대한 압박이 있고 없고는 뮤지션에게 천지차이니까. 또 베이스 기타리스트 이상진이 뮤직 디렉터를 맡았다. 그는 다양한 재즈 퓨전밴드 활동 등을 하면서 여러 음반 제작에도 참여했다. 재즈 뮤지션과 포크 뮤지션의 융합. 이번 음반과 이후 발매된다는 시노래 음반이 기대되는 이유다.
프로듀서_유수훈, 이상진
음악 디렉터_이상진
글. 곡. 편곡. 노래_백자 (글 except 5 track)
시_김선우 (5 track 사과꽃 당신)
어쿠스틱 기타, 클래식 기타, 하모니카_백자
일렉 기타_신희준
베이스 기타_이상진(2, 3, 6 track), 이우영(5 track)
퍼커션_서수복(1, 2, 3 track), 송기정(5 track)
드럼_안상훈(4 track)
해금_김용선
보컬 녹음 디렉터_이혜진
녹음_이음 사운드 이정면, 정새롬(1, 2, 3, 4, 6 track), Yena Studio(5 track)
믹싱_이음사운드 이정면, 정새롬(1, 2, 3, 4, 6 track), 참꽃스튜디오 이경수(5track)
마스터링_이음사운드 이정면
일러스트_백자
쟈켓 디자인_김명주
1 의자 백자 글.곡 2:47
2 별발2 백자 글.곡 4:15
3 스물여섯 달 백자 글.곡 3:24
4 사과꽃 당신 김선우 시. 백자 곡 2:35
5 사랑하리라(다큐 ‘불안한 외출 OST) 백자 글.곡 4:03
6 눈물은 왜 짠가(연주곡) 백자 곡 3:02
• 가사
01. 의자 _ 백자 글.곡
누굴 기다리나요
밤도 제법 깊었는데
나를 기다렸나요
헤매이다 돌아온 나
• 털썩 그대에게 안겨
맘껏 앉아 울었다가
끝내 가셔지지 않는 그 사람
그 사람
02. 별발2 _ 백자 글.곡
저 별들이 항상 우리만을 비추는 건 아니라는 것을 안 후로
그때쯤 우리 삶엔 실패도 있다는 걸 알았나 쉽진 않았지만
지칠 때마다 우리 희망을 되씹으면서 그것만을 기대했었지
하지만 때론 그렇지만도 않다는 걸 알았네 언제부터인지
• 그래 이제는 우리 모두가 조금씩은 지치고
때론 체념하면서 또 포기해야 하나 봐 이젠 우리
•• 저 별들이 우릴 비춰주지 않아도
언제나 함께 서로가 함께 간다면
단 한 번의 오직 단 한 번의 웃음을 위하여
아니 단 한 줌의 별발이라도
03. 스물여섯 달 _ 백자 글.곡
아직 기억하고 있는지 눈이 시려오던 모퉁이
파아란 새벽하늘 위로 달려가던 기차소리
아스라히 뻗어가던 그리움의 바다와
끝없이 묻어두었던 뜨거운 청춘의 꿈들
우리 앞에 드리워진 수많은 기대와 두려움
모두 안고 가야만 해 그것이 미어지는 아픔일지라도
그렇게 날들은 흘러가 마침내 오늘까지 왔어
끈적이던 시간 속에 난 무엇을 남겼는지
뒤척이던 많은 밤과 몇편의 시와 노래
무엇보다 소중한 건 너와 나누었던 우정
너의 환한 미소마저 언젠간 잊혀 지겠지만
난 세상을 노래할께 너는 세상을 그리면서 살아가줘
닿을 수 없던 그리움에 모대겼던 밤들
하지만 이젠 끝이야 우리 앞엔
밝은 내일만이 펼쳐질거야 그대여~
04. 사과꽃 당신 _ 김선우 시. 백자 곡
사과나무 속으로 들어갈테야
푸른 사과 속으로
사과씨 속으로
노크
노크
노크
사과꽃 핀
사과나무 아래 달밤
귀기울이면
노크
노크
노크
입구와 출구
시작과 끝이
구두점 없이 서로를 향해
노크
노크
노크
05. 사랑하리라 _ 백자 글.곡
- 다큐 ‘불안한 외출’ OST
나 태어난 곳
사랑이란 아름다운 말을 배운 이곳
처음으로 엄마라는 예쁜 말도 배운 이곳
• 하지만 너무 많은 눈물에 난 지쳐왔던 거야
난 마음껏 사랑하고 싶었던 거야 영원토록
•• 저 찬란한 햇살과 같이
푸른 하늘 위 구름과 같이
저 무성한 들풀과 같이
내가 살아갈 이 땅이여
해 맑게 웃는 아이와 함께
그 아이의 눈빛과 함께
내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내가 살아갈 이 땅이여
사랑하리라
06. 눈물은 왜 짠가 (연주곡)
- 함민복 시인의 '눈물은 왜 짠가'를 읽고
첫댓글 소개가 멋지네요.
좋은 결과 기대 합니당.
그리고 다시 한번 추카요 .
늘 감사드려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