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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사법과 기타 수행법
1.존사법(存思法)
존사란 도교의 고유한 명상법으로서 특별한 상청파를 중심으로 발달하였다. 간단히 설명하면 존사는 명상의 대상을 상징적 형태로 구체화하여 마음속에 그리는 방법이다. 존사법은 도교특유의 관법으로 존상(存想)이라고도 한다. 자신의 의념을 집중하여 무엇인가를 연상하는 것이다. 혹은 자신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내관법(內觀法)의 일종이지만 보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특정지점을 의도적으로 관상하는 것이기도 하다. 상청파의 핵심 수행법으로 자리잡은 존사의 수행법을 가장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정리하여 보여주는 것이 바로 <대동진경(大洞眞經)>이다.
존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상상적 이미지즘(Imagism)이다. 다양한 존사의 과정에 따라서 궁극적 일자(一者)에 대한 존사로 이어진다. 이것은 수일(守一)의 존사법이다. 존사에 있어 그 원형은 수일이라고 한다. 수일은 문자적으로는 일(一)을 지킨다는 의미이지만, 일(一)은 도교에서 심장(深藏)한 뜻을 담고 있다.
<노자>에서도 일(一)은 빈번하게 나오는 단어이다. 최초로 수일의 개념을 사용하는 문헌은 태평도의 <태평경(太平經)>이라고 한다. <태평경> 권18에 수일명법(守一明法)이라든가, 권96에 수일입실지신계(守一入室知神戒)라는 용어가 나온다. 수일이라는 개념은 <노자> 10장에 "혼백을 싣고서 포일(抱一)하여 분리되지 않게 할 수 있는가"라고 하는 것이 있으므로 이 '포일'이 '수일'의 원초적 단어가 아닌가 한다. '수일'이라는 직접적인 표현이 나타나는 초기문헌은 이다.
<장자> 재유편(在宥篇)에 광성자(廣成子)라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그는 "나는 그 하나를 지키고..."에서 '수기일(守其一)'이라는 단어가 나와서 점차 수일로 가는 과정으로 보이기도 한다. 수일법은 명상을 통하여 의념을 집중하는 것으로 그것은 내면의 빛과 관계있다고 한다. <태평경> 수일명법에 구체적으로 그 빛의 언급이 있다고 한다.
신명(神明)이라 할 때의 명(明)이 이 빛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태평교도들은 정실에서 수일법을 실수하였다. 수일은 도교실수법의 중요한 위치에 있었고 수행의 근본으로 여겨졌다. 입실존사(入室存思)에는 오장관(五臟觀)이 행해졌다고 한다. 후한시대의 사람들은 오장(五腸)에 오장신이 머물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오장신은 당시 태평도의 제사에서 받들어지는 신들 가운데에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로 미루어 보면, 태평도의 수일은 오장관을 주로 포함하며 조용한 정실을 택하여 실행한 내면적인 관법이라는 것이 확인된다. 위진남북조 시대에 모산의 상청파에는 양희(楊羲)와 이허(二許) 등의 뛰어난 영매들이 많았다. 영보파(靈寶派)와도 교류가 있었으므로 초자연적인 수련법이 발달했을 것이다. 상청파의 경전 <상청대동진경(上淸大洞眞經)>에 다양한 존사법들이 수록되어 있다고 한다. 이것으로 추정하면, 도교에서 존사법이 본격적으로 발달하고 정리된 것은 상청파에 이르러서이다. 동진시기에 와서 존사와 주(呪) 등의 명상법이 크게 발달하는 배경에는 불교의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하는 학자들도 있다.
본 연구와 관련이 있는 존사의 오장관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우선 오방(五方)의 기(氣)를 존사하는 수행법으로 동방을 향해 마음을 고요히 하고 치아를 두드리기를 9회 한 후 음밀하게 '대제군소어내주(大帝君素語內呪)'를 읊는다..... 마친 뒤에는 입으로 동방청양(東方靑陽)의 정(精)과 청기(靑氣)를 끌어들여 그 기(氣)를 가두고 아홉 번 숨을 내쉰다. 기(氣)를 아홉 번 삼켜서 간부위에 가득 차면 그것이 모여 구신(九信)이 되니 (구신은) 푸른 옷과 모자를 쓰고 있다. 그 형상이 목성(木星)과 같으며 이것이 아래로 간 안에 두루 퍼진다.
그리고 동쪽뿐만 아니라 이와 동일하게 오방(五方)에 대해서 기술되어 있다. 이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 <표 11>과 같다.
특히 입으로 각각의 방향의 정(精)과 기(氣)를 끌어들여 그 기를 가두고, 해당 장기에 존사를 하여 치유하는 독특한 수행법을 사용하고 있다. 위의 표에서 알 수 있듯이 오방에 대한 존사는 오기,오행, 오색, 오장 등 다섯의 개념을 기초한 것으로 음양오행의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육자결과 관련한 신체적 수련방법이 <대동진경(大洞眞經)> 제 1권의 <송경옥결(誦經玉訣)>중에 일월존사(日月存思)와 24성존사(二十四星存思)를 수행하는 내용이 나온다. 이 두 존사에서 사용하는 토식법(吐息法)은 글자의 발음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월존사(日月存思)에 사용되는 토식(吐息)은 육자결 중에서 '희(嘻')자를 사용하며(...用嘻字吐息), 24성존사에 사용되는 토식은 '호(呼)'자를 사용한다(...用呼字吐息). 이 두 글자는 모두 발음상 숨을 내쉬기 편리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 두 글자를 이용해 토식이 보다 잘 이루어지도록 하고자 의도를 드러내는 것으로 이해해도 좋을 것이다.
이상과 같이 도교의 특유한 관법인 존사는 내관법의 일종이며 아울러 특정지점을 의도적으로 관상하는 관상법을 쓰기도 한다. 입실존사로 오장관이 행해졌으며 입으로 정(精)과 기(氣)를 끌어들여 존사하여 치유하는 방법은 오늘날에도 사용되고 있다. 육자결과 관련하여 일월존사와 24성존사 수행법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육자결과 동일한 방법으로 글자의 발음을 이용하지만 두 글자에 한정하여 토식법을 사용하였다.
2.제례의식
도교의 제례(祭禮)는 그것을 대표하는 용어로 재초(齋醮)라고도 불린다. 재초가 제례의 일종이지만 그것의 대명사이기도 한 것이다. 그것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재난을 피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이 행해졌다. 예를 들어 음양5행설에 의해 그 사람의 나이를 계산한 뒤 그것을 신에 대한 상주문(上奏文) 형식으로 써서 상표(上表)할 때의 의식을 모방해 갖가지 공물을 바치고 향을 피우면서 상주문을 읽고 천신에게 재난을 면하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이것을 상장(上章)이라 하는데 상장은 밤중에 별이 빛나는 아래에서 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공물은 술, 마른 고기, 보리로 만든 병(餠), 폐물 등이고 기도드리는 신은 천황(天皇), 태일(太一), 오성(五星)을 비롯한 많은 별이다. 이러한 상장은 그 의례형식 때문에 초(醮)라고 부른다. 이상이 <수서(隨書)> 경적지(經籍誌)의 설명인데 적어도 수대까지는 각종 재(齋)나 초(醮) 등의 의례가 상당히 제도화되어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재나 초의 의식과 의례는 그 형식이 서로 닮았기 때문에 뒤에는 재초라고 묶어서 부르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5대부터 시작하여 송에 이르러 대성된다.
당대(唐代) 도교의 관제적 재(齋)에는 다음 일곱 가지가 있다.
①금록대재(金籙大齋): 음양을 조화하고 재해(災害)를 없애며, 제왕(帝王)의 행복을 구한다.
②황록재(黃籙齋): 두루 모든 조상을 구한다.
③명진재(明眞齋): 도사 자신의 조상을 구한다.
④삼원재(三元齋): 1월15일에 천관(天官), 7월15일에 지관(地官), 10월15일에 수관(水官)을 제사지내고 자기 죄를 참회한다. 이 날들은 상원(上元), 중원(中元), 하원(下元)이라고 하기 때문에 삼원재라고 부른다.
⑤팔절재(八節齋): 입춘 이하 여덟 절기에 모든 성인과 존신(尊神)을 제사지내며 양생(養生)을 닦고, 선(仙)을 구한다.
⑥도탄재(塗炭齋): 두루 모든 급한 재난을 구한다.
⑦자연재(自然齋): 두루 모든 중생의 복을 기도한다.
위의 재 중 네 번째인 삼원재는 명백히 후한말에 출현한 오두미도(五斗米道)의 의식을 계승한 것 이다. 이미 그 의식이 민간에 깊게 침투하여 의례에 반영된 것이며, 오두미도 즉 신출정일명위지도(新出正一明威之道)가 실행한 삼관에 대한 참회의식이 발전한 것으로 알 수 있다. 민간신앙으로는 다양한 존신을 받드는 것들이 전해지고 있었는데, 대표적인 것들을 꼽으면, 원시천존(元始天尊)을 중심으로 한 제신(諸神)에 대한 신앙이 보급되고 있었고, 토지신(土地神)과 후토신(后土神)에 대한 신앙이 일반화되고 있었으며, 삼시(三尸)에 대한 믿음도 상당히 유포되고 있었다.
성황신(城隍神)에 대한 신앙은 관(官)이 주도하였고 민간에서는 그다지 활발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도교의식은 점차 발전하여 후대에 이르면 더욱 다양해진다. 오늘날 그 의식들에 초제(醮祭), 보도(普度) 등이 있는데,. 초제 혹은 초의(醮儀) 중에서 세 번째 의식이 과의(科儀)이다. 이 과의 가운데 어떤 의식을 하나 인용해 보기로 한다. 이것은 본 논문과도 중요한 관련이 있다. 먼저 과의의 성격이 무엇인지를 알아본다.
우선 과의는 각 의식에서 만들어지는 특정한 소문(疏文)을 특정한 신들에게 보내기 위해 행해지는 의식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불러내어져 사자(使者)의 역할을 하게 될 신들도 정할 필요가 있으며, 의식의 효과적인 진행을 시자(侍者) 노릇을 하는 신들에게 바른 복장을 할 것과 다른 명령을 내릴 때 필요한 수인(手印)과 주문(呪文)도 알 필요가 있다. 그러나 보다 비교(秘敎)적인 관점에서 보면 과의란 도와 합일에 이르는 명상의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어느 과의(科儀)의 진행의 일면을 살펴보기로 한다.
우선 숙계에서 도사는 영보오부(靈寶五符)를 사용하여 오행을 지배하는 오제(五帝)와 관계를 맺는다. 이 의 식에서 고공도사(高功道士)는 간장으로부터 동쪽에 해당하는 색인 청색의 기가 피어오르고 그 기 가운데에 동방의 제(帝)인 복희(伏羲)가 9만의 병사를 거느리고 있는 것을 명상한다. 동천(東天), 세성(歲星), 동악(東嶽), 동해(東海)의 신들도 여기에 있는 것을 명상한다. 아울러 동방에 해당하는 영보오부가 태워지면 고공도사의 명상에 따라 영보의 영(靈)의 부분은 하늘로 올라가고 보(寶)의 부분은 목의 기와 동방의 신들과 함께 간장에 심어지게 된다. 이때에 또 도사의 상징적인 동작에 따라 동방의 영보진문(靈寶眞文)이 동악을 대표하는 미산(米山)에 매장된다. 다음으로는 남방의 적기(赤氣) 가운데서 남방의 제(帝) 신농(神農)과 3만 명의 병사를 명상하고 같은 방법으로 심장에 화기(火氣)가 심어지게 한다. 이렇게 고공도사는 각각 백, 흑, 황색의 기 가운데서 서제(西帝) 소호(少皞)와 7만 명의 병사, 북제(北帝) 전욱(顓頊)과 5만 명의 병사, 중앙의 황제(黃帝)와 10만 명의 병사를 명상하고, 금(金)의 기가 폐에, 수(水)의 기가 신장에, 토(土)의 기가 비장에 각각 심어지게 한다. 다음으로 삼조의 의식서는 오행의 기가 삼청을 통해 정련되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삼청은 내단설(內丹說)에서는 삼보(三寶)라고 불리며 성태(聖胎)를 육성하는 소재가 되는 정, 기, 신에 각각 대응한다. 동방의 목과 남방의 화는 하도(河圖)의 안쪽의 수에 나타나 있는 바와 같이 각각 숫자 삼과 이로 상징된다. 조조(早朝)의 명상에서 도사는 동방의 청기와 남방의 적기, 즉 목과 화의 정(精)을 복부에 있다고 하는 황정(黃庭)에서 결합시켜 원시천존(元始天尊)으로 신격화된 청색의 원기를 만든다. 오조(午朝)의 명상에서는 다섯이란 숫자로 상징화된 중앙의 토가 황정에서 황기로 정련된다. 이것이 영보천존으로 신격화된 신이다. 마지막으로 만조(晩朝)에서는 각각 넷과 하나로 상징되는 금의 백기와 수의 흑기가 결합되어 백기가 되는데 이것이 도덕천존(道德天尊)의 정(精)이다.
이 과의는 松本浩一이 대만을 여행하면서 도교의식을 취재하여 연구한 것이다. 제례의 식에 관련한 내용은 무수하다. 인간의 소원과 욕구가 무수할진대 부귀영화, 치병, 건강장수, 생환, 출세, 상봉, 과거급제 등등을 비는 내용의 의식들이 그것들이다. 위의 과의는 현대 도교의 의식내용이다. 오장관이 발전한 후대의 형태, 오행사상, 전통의학사상, 존사법, 부적과 주문법, 수인과 결인 등이 종합적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본 논문이 다루는 시간적 범위를 넘어선 것이지만 여기서 시사하는 것은 중요하다.
3.기타 수행법
도교에는 수많은 수행법이 있으며, 그 분류도 다양하여 확정된 것은 없다. 대략적으로 그 이름들을 기술하면, 부주법(符呪法), 벽곡법(辟穀法), 방중술(房中術), 연금술(鍊金術), 복서법(卜筮法), 감여법(堪輿法), 수일법(守一法), 금기법(禁忌法), 내단법(內丹法), 외단법(外丹法), 복기술(服氣術), 동공수련법(動功手練法) 등 실로 다채롭다. 본 논문의 주제와 크게 관련이 없으므로, 이 가운데 몇 가지만 간단히 짚어보기로 한다. 부주법(符呪法)은 부적과 주문에 관한 도교의 법술이다. 마왕퇴 의서에 다음 내용이 보인다.
잡료방의 내용은 비교적 복잡하고 주요 부분은 방중약양(房中藥養)과 약치(藥治)와 피역(避蜮)과 요역(療蜮) 등 의방(醫方)과 금주법(禁呪法)이다. 피역과 요역 의방이란 악귀를 물리칠 수 있는 방(方)과 액막이 법술(法術)을 부리는 법을 일컫는다. 또 잡금방에는 육조금주법(六條禁呪法)이 수록되어 있는데 고대 축유서(祝由書)이다.
이 사실은 중국의 고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적어도 한(漢) 시대에는 악귀를 물리치고 길함을 부르는 이른바, 피재초복(避災招福)을 바라는 주문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더불어 그것을 도형이나 문자로 나타낸 부적도 유행하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 기원은 상고시대의 샤마니즘과 관계가 있다. 무술이 도교에 스민 예이다. 부적 혹은 부록은 신과 인간을 교통시키는 추상적인 기호이다. 주(呪)는 주문으로 역시 신들을 부르는 비밀한 소리이다.
따라서 이러한 전통을 가진 중국인들에게 불교의 진언이나 다라니 등은 쉽게 동화되는 종교적 문화여서 거부감을 가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부주는 후한 말엽 태평도의 난이나 오두미도의 난(亂)에도 이용될 정도로 민간에도 익숙한 것이었다.
마왕퇴 의서에서 보이는 <각곡식기(却穀食氣)>는 단식과 기공을 논한다. 각곡이란 절곡(絶穀), 단곡(斷穀), 벽곡(辟穀)이라고도 칭하며 곡식의 섭취를 끊고 호흡토납을 실행하는 기공양생과 거병(祛病) 방법이다. <각곡식기>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벽곡법의 문헌이다.
<중국밀교 5장신체관 성립에 관한 연구/ 조영대 위덕대학교대학원 불교학과 박사학위 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