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수학 교육과정에서 2학기에는 거의 도형을 다룬다.
특히, 직각삼각형은 중학교 수학 시간에 자주 등장하는 아주 중요한 도형이다.
2학년 2학기에는 직각삼각형에서의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3학년 2학기에는 직각삼각형에서의 삼각비를 다룬다.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직각삼각형의 세 변 사이의 길이의 관계를 말한다.
삼각비는 직각삼각형의 세 변 사이의 길이의 비를 말한다.
배우는 내용은 조금 다른 것 같지만 동일한 대상인 직각삼각형을 다루고 있다.
마치, 여러 명의 장님이 코끼리의 다양한 신체의 일부를 만지며 설명하고 있는 것과 같다.
누구는 동그랗고 두꺼운 다리를, 누구는 기다란 코를, 누구는 활짝 펼쳐진 귀를, 만지며 서로 다르게 설명한다.
하지만 모두 동일한 코끼리다.
다만, 장님들만 그것을 모를 뿐.
동일한 직각삼각형을 다양한 관점으로 배운다.
이런 교육과정은 동일한 대상에 대해 다양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누구나 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동일한 사물에 대해서도 다양하게, 다르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열린 관점은 필요하다.
공부를 조금 더 하다 보면 피타고라스의 정리와 삼각비는 3학년 말쯤에 다시 만난다.
만나는 시점을 경험하고 이해하면 더 넓고 깊은 직각삼각형의 세계가 열린다.
그런 다양한 관점이 직각삼각형의 본질을 더 깊숙하게 파고든다.
마치 코끼리를 만지던 장님이 눈을 번쩍 뜬것과 같다.
눈을 뜨면 다른 세계가 열린다..
거대한 진짜 코끼리를 볼 수 있다.
나는 눈을 떴을까?
아직도 장님은 아닐까?
조금 더 나이 든 장님이 어린 장님들을 인도하고 있는 건 아닌지.
반성해 본다.
나도, 우리 학생들도 거대한 코끼리를 똑바로 눈을 뜨고 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