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년을 살아오면서 이번 고성대회만큼 힘들었던적이 있었을까? 고통의 수치로 데이터화하기엔 무리가 있겠지만 짧은시간 집약적으로 몸에 무리를 줬는데 그것이 고통이었지만 최고의 환희로 바뀌는 첫 경험.
풀코스를 완주했을때와는 완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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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메달을 받기위해 그리 뛰었던것인가?
이 쇠붙이를 받는건 큰 의미가 없었다.
지난 6개월동안 열심히 준비했고, 이전엔 포기했어야할 상황임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한 내가 기특하고 믿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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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분주히 아빠의 역활을 하고 도착한 고성에서 발견한 내 이름.
십여년동안 다녀왔던 수영대회에서의 그 떨림과 긴장감은 1도 안생기고 기대와 흥분이 그 자리를 채웠다. 신기했다. 언제나 대회에선 그 긴장감에 녹초가 되곤 했는데... 어째서일까? 생각해보다 얻은 결론은 6개월간 몸과 마음의 준비가 있었던것이라 생각했다.
90km 라이딩을 완수했을때 악몽과도 작별했던... ㅎㅎㅎ 그런 나름의 마음고생과 준비로 대회장에서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겨던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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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출장을 가도, 대회를 가도 언제나 커피를 챙긴다.
내가 좋아해서이기도 하지만 함께 마시는 사람들과 커피 하나로 금새 친해지기때문에... 작은 수고로 많은것을 얻는다. 다들 맛있게 마셔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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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바리 싸들고간 산새봄샘꿈 커피
특별히 대회전 새로 볶아서 가보긴 또 처음일세 ㅋㅋ 그때 마신 커피는 “말라위 피베리” 입니다. 기억해주세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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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번호 968.
이제 진짜 그동안 기다려왔던 대회를 치르나보다.
설램설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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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간 2분.
지난 서울 동마이후 가장 오랜시간 운동한 시간이다. 3분만 빨랐어도 5시간대네... 라고 하지만 이런 생각 1도 없다. 이 6시간 2분 내 모든 힘과 인내력을 다 쏟았으니 그것만으로 120%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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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의 훈장.
968. 오늘 수영장가서도 사람들이 모두 이 번호보고 ‘우와~~’ 한다.
이제사 완주한 기쁨을 만끽한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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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님께서 찍어주신 인생샷.
이때만해도 이후 경험할 고통을 몰랐...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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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_ 목표가 생겼다.
수영 훈련을 손 놓은지 2년정도 됐다.(매일 하는 수영은 피로푸는 용도)
적당히 해도 재미로분들 “산새는 수영 잘하니까... “ 이런말에 만족하며 살았었다.
고성에서 수영하면서 쪼금더 땡길 수 있었는데 분명히 조절했다. 500정도 남았을때 “힘든 사이클 해야하니...” 하면서 쏟아내지 못했다.
그렇게 생각할 여유없이 돌려도 시원찮을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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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_ 제일 힘들어하는 종목이지만 햅번님 조언처럼 어느새 편해진 나 자신을 발견했다. 평속이 28km. 이 평속이 전체 기록중에서 제일 마음에 든다. ㅎ
추월~~ 이 얘기를 얼마나 많이 들었던지... ㅋㅋ
네네~~ 이러면서 내 페이스대로 탔다.
덕분에 평속도 1달전에는 상상도 할수없던 28km.내년에는 내가 꼭 “추월~~” 하며 사이클 탈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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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_ 어찌보면 걱정을 안했던 종목에서 발목이 잡혔다. 사이클에서 새 클릿슈즈가 느낌이 달라서인지 발가락에 힘을 줬더니 런할때 영향을 주다니...
4키로 지점에서 바늘로 콕 찌르는 듯한 통증으로 7키로 지점에서부터 따끔거리고 12키로 지점에서는 발바닥에서 불이났다.
내딛을때마다 그 고통. 포기해야 하나... 하다 문득 “지금 포기해도 물집때문에 아플것이다. 물론 계속 달려도 여전히 아플것이다. 그럼 포기안하고 완주하자” (나 쫌 멋있는듯 ㅋ)
이렇게 생각을 바꾸니 따끔 거림과 더불어 약간 물컹거리는 느낌이 젤 같다고나 해야하나... 하여튼 생각하나로 고통을 피해갈 수는 없었지만 확연히 느낌은 달랐다.
3랩. 이건 정말 힘든 구간이었다. 기획자의 의도로 읽혀졌다. 더 힘들도록... ㅋㅋㅋ(나쁜시키들)
마지막 다 돌고 돌아올때는 뒤도 돌아보기 싫을정도였다. ㅋㅋ
가민 시계를 보며 1키로정도 더 남았겠거니 하며 바꿈터 한바퀴 더 돌리겠군... 하는 순간 피니시구간 ㅋㅋㅋ 와 그 기분 최고였다. 달리기 절반을 짤라먹는것 같은 홀가분함이랄까? ㅋㅋㅋ
달리기 준비를 게을리했던 6개월을 반성한다.
풀코스 2번 완주가 약이 아니라 독이 됐다.
정기적으로 훈련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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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종을 1도 모르던 저를 이곳 재미로에 입문시켜준 햅번님과 반갑게 맞아주시고, 가르쳐주시고, 격려해주신 모든 재미로분들 고맙습니다.
수고하신 운영진 여러분들과 홀로 자봉하신 제우스님. 고맙습니다. 꾸벅!!!
이번 고성대회를 시작으로 더 열심히 준비해서 계속해서 기록과 기량을 끌어올리는 산새봄샘꿈 되겠습니다. 다짐다짐!!!
ㅋㅋ
우와 물집 후기 넘나 감동적이에요!
지금은 감동이지만... 저땐 DG는줄 알았어요 ㅋㅋㅋ
준비철저 ㅋㅋ
열심히 준비하시고 고생하셨으니 저런 호기록이 따라와주네요 축하드립니다.
다음엔 6언더 가능하실겁니다.ㅎ
네 다음에는 꼭 6시간 언더 해보고 싶어요. 일단 경주 올림픽부터 처리하구요 ㅋㅋㅋ
정성스런 후기에 저도 옛날 생각이 나네요 . 삼종이 꽤나 피곤한 종목입니다. 이것저것 챙겨야 할 것도 많고 그런만큼 또 뿌듯함도 있지요. 오랫동안 자주보면서 절대 다치지 말고 즐깁시다. !!
네... 에이스님!!!
어찌하면 그리 잘할 수 있는지 심히 궁금합니당. ㅋㅋ
저도 열심히 잔챠타서 꼭 따라 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