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거사 방공(龐居士 龐公)

龐居士龐公(경인년 정월초하루 설법)비로사 동당 비구 진허돈여 경인년 첫날에 “공안 방거사의 방공”을 가지고 얘기 하고자 합니다.방거사는 중국 형주 양양 출신( ~808)입니다.이름이 龐蘊이며 어록이 따로이 전할 정도로 선지가 깊은 분인데오늘은 방공이란 화두로 선문염송집 권8 제308칙에서 다루고 있습니다.오늘 화두 공부를 하는 여러분은 선불장에 든 것이며이 인연으로 대분심과 대의정, 대신심을 이루고, 모르는 곳에서 의정이 돈발하길 간절히 바라기에 옛 분들의 화두를 들어 탁마코자 하는 것이니 부디 의심처가 생기시길 간절히 바랍니다.선불장의 유래는 단하 천연(739~824)스님으로부터 시작되는데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 권14 「단하천연전(丹霞天然傳)」에 실려 있는 내용은 유학자인 천연선사는 과거 응시를 위해 장안으로 가던 도중 여관에서 자다가 밝은 빛이 방에 가득 차는 꿈을 꾸게 되고 그 꿈은 공을 깨닫는[解空] 상서로운 조짐이라는 이야기를 해몽가에게 듣고 도중에 우연히 만난 선객(禪客)이 당신은 어디로 가십니까? 라고 묻자 “과거 시험을 보러 갑니다.”라고 대답을 하니 선객이 “과거 시험이 어찌 부처 시험만 하겠습니까?” 라는 말을 하니 천연은 그 말이 궁금하여 다시 “부처 뽑는 시험을 보려면 어디로 가야 합니까?”라고 물으니, “지금 강서(江西)에서 마조도일(馬祖道一: 709~788) 대사가 법을 설하고 있습니다. 그곳이 부처를 뽑는 시험장이니 그곳에 가보도록 하십시오.”라는 말을 듣게 되고 과거 시험을 포기하고 바로 강서로 가게 되었습니다. 방(龐) 거사(?~808) 역시 천연처럼 과거시험을 포기하고 도일의 문하에서 깨달음을 얻은 인물입니다. 중국 거사불교를 대표하는 인물로 손꼽히는 방 거사는 선불장과 관련하여 매우 유명한 게송을 남겼는데 시방에서 대중들이 함께 모여                  十方同聚會저마다 무위의 법을 배우네                     箇箇學無爲이곳은 부처를 뽑는 선불장                     此是選佛場마음이 공(空)해 급제하여 돌아가네           心空及第歸세상 사람들에게 입신양명이 과거 급제라면 도를 닦는 선비에게 급제란공에 들어 옛집으로 돌아감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방거사 방공에【三○八】龐居士因百靈이 問하되 南嶽得力底句를            방거사인백령이 문하되 남악득력저구를【三○八】 방거사에게 백령이묻되 남악에서 득력한 구를還曾擧似人否아 士云亦曾擧似人이로다.환회거사인부아 사운역증거사인이로다.          도리어 일찍이 사람에게 들어 보였습니까? 거사가 이르되 또한 일찍이 사람에게 들어 보였습니다.靈云擧似阿誰오 士自點胷云하되 龐公이로다.영운거사아수오 사자점흉운하되 방공이로다.          백령이 이르되 누구에게 들어 보였습니까? 거사가 스스로 가슴을 가리키며 이르되 방공이로다.靈云하되 直是妙德空生이라도 也讃歎不及이로다.영운하되 직시묘덕공생이라도 야찬탄불급이로다.         백령이 이르되 바로 이 묘덕의 공생 일지라도 또한 찬탄이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士却問하되 阿師得力底句를 還曾擧似人否아사각문하되 아사득력저구를 환회거사인부아         거사가 도리어 묻되 아사가 득력한 구를 도리어 일찍이 사람에게 들어 보였습니까?靈云하되 亦曾擧似人이로다. 士云擧似阿誰오영운하되 역증거사인이로다. 사운 거사아수오        백령이 이르되 또한 일찍이 사람에게 들어 보였습니다. 거사가 이르되 누구에게 들어 보였습니까?靈이 戴笠子便行이어늘 士云善爲道路하라령이 대립자편행이어늘 사운선위도로하라       백령이 삿갓을 이고 편히 가거늘 거사가 이르되 길 조심히 가십시오. 하고靈이 一去更不迴首하니라.령이 일거갱불회수하니라        백령이 한 번 떠나더니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百靈; 唐代僧馬祖道一法嗣 [聯燈會要五五燈會元三]                ●南嶽; 指石頭石頭希遷居住南嶽                ●點胷; 同點胸一手指胸口二自我炫耀的動作高傲自負此指一                   戴 일대  笠 삿갓립 천봉스님의 천봉선문 화두 문답집 004에   방공에 대하여 착어 하시니방거사가 방공이라고 한 뜻이 무엇입니까? 하고 수자가 물으니“수고로이 잡아내지 아니하고 높고 높아 홀로 존귀하도다.”라고 답하시고다시금 수좌가 알지 못하겠으니 방편으로 가르쳐 주십시오 라고 청하니“몸과 마음이 한결 같으니 툭 틔어 텅 비고 넓고 넓음이로다.”라 답하시고다시 수좌가 청하길 필경에는 어떠합니까? 하니“아이를 안은 금닭이 구름 밖에서 노래 부르고, 잉태한 옥마가 불 속에서 잠들어 있음이로다.”    여기서 방거사의 득력한 구절을 알아봅시다.위의 남악화상은 석두스님을 이르는데 석두화상이 남악에 오래 거하셔서 남악스님이라 불려지고 있습니다.방거사 어록의 첫 번째 석두를 만나서에 나오는 이야기로주제는 ‘일체 존재와 관계없는 사람’입니다.당 정원 년대에 석두화상을 찾아뵙고 묻기를 “일체 존재와 관계없는 사람이라면 그는 어떤 사람입니까?”석두는 손으로 그(방온)의 입을 막았다. 여기서 방거사는 깨달음에 이르렀다 합니다. 여기에서 석두스님이 육조스님에게 사사 하시다가 남악회향선사를 방문하여 문답한 내용을 한번 상기 해보면 좋은 비교가 되니 한번 보겠습니다.“성인들도 사모하지 않고, 스스로의 영혼을 존중하지 않을 때는 어떻게 됩니까,”  丹霞淳이 上堂擧此話至讃歎不及하야                                                단하순이 상당거차화 지찬탄불급하여        단하순(丹霞淳)이 상당하여 차화를 들어 찬탄이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師云하되 若據百靈恁麽問인댄                                                         사운하되 약거백령임마문인댄       스님이 이르되 만약 백령(百靈)의 이러한 물음에 의거할진대大似木童이 敲玉戶하여 引出碧霄齊로다                                             대사목동이 고옥호하여 인출벽소재로다      목동(木童)이 옥호(玉戶)를 두드려 벽소(碧霄)를 인출하여 가지런함과 매우 흡사하다 할 것이며居士恁麽答이 也是帶雨煙中去하야                                                    거사임마답이 야시대우연중거하야      거사의 이러한 답은 또한 이 비(雨)를 가지고 연중(煙中)으로 갔다가披雲山下歸로다                                                                            파운산하귀로다     구름을 헤치고 산하(山下)에 돌아온다 하리라.百靈이 云하되 直是妙德空生이라도                                                   백령이 운하되 직시묘덕공생이라도      백령이 이르되 바로 이 묘덕의 공생일지라도也讃歎居士不及이라하니                                                                야찬탄거사불급이라하니     또한 거사를 찬탄함이 미치지 못할 것이라 하니誠乃金毛는 須共金毛戱오                                                               성급금모는 수공금모희오     참으로(誠) 이에 금모(金毛; 금모사자)가 모름지기 금모와 함께 희롱하며鳳凰還與鳳凰遊로다                                                                     봉황환여봉황유로다    봉황(鳳凰)이 도리어 봉황과 더불어 논다 할 것이다.諸人이 若也於斯明得하면                                                               제인이 약야어기명득하면     제인이 만약에 이에서 명득(明得)한다면方知劫外靈松瑞하여                                                                      방지겁외영송서하여     바야흐로 세월을 이겨낸 소나무의 상서롭고 신령함이여千古迎風任歲寒이어니와                                                                천고영풍임세한이어니와     천고(千古)의 바람이 긴 추위를 가져옴을 알고其或未然인댄 不免重爲宣說이로다                                                    기혹미연인댄 불면중위선설이로다    그 혹 그렇지 못할진대 거듭 선설(宣說)함을 면하지 못한다.良久云하되 還會麽아                                                                     양구운하되 환회마     양구하고 이르되 도리어 아느냐, 相逢借問當時事하니 宛轉融通未兆前이로다상봉차문당시사하니 완전융통미조전이로다             상봉하여 당시의 일을 빌어 물으니 완전하여 전의 일로 대신하고抱子金雞雲外唱하고 懷胎玉馬火中眠이로다포자금계운외창하고 회태옥마화중면이로다             새끼를 품은 금계 운외에서 노래하고 태를 품은 옥마는 불가운데 잠든다常行不逐人間步하니 明月淸風豈閒然이리오상행불축인간보하니 명월청풍기한연이리오              일상에 인간의 행을 따르지 않으니 명월청풍인들 어찌 간연하리오. 據 의거할거 敲 두드릴고 霄 하늘소 진눈깨비 戱 놀희 閒 뜸한 사이간 간연- 이의를 제기함 智海淸이上堂擧此話云하되 奇哉라 諸禪德아 叢林中에지해청이상당거차화운하되 기재라 제선덕아 총림중에               지해청이 상당하여 차화를 들고 이르되 기재로다 제선덕이여 총림 중에서皆謂百靈和尙이 善向高高峯頂立이나개위백령화상이 선향고고정상림이나              백령화상이 다 이르기를 잘 높디높은 봉정(峯頂)을 향해 섰음이나則脚跟下에 未免聱訛요 能入深深海底行이라하니즉각근하에 미면오와요 능입심심해저행이라하니             곧 각근하에 그릇되어 오를 면치 못하고 능히 깊디깊은 바다 밑을 들어가 다님이라 하니則頂門上에 猶多榼𣜂로다 所以로 對俗子面前하야즉정문상에 유다합삽로다 소이로 대속자면전하여            곧 머리위에 오히려 마른 술통 같음이라 소이로 세속의 사람의 면전을 상대해便直得高輸降欵이로다 若如斯話會댄갱직득고수강관이로다 약여기하회댄           곧 높은 관에서 내림을 얻음이니 만약 이와 같이 말을 안다면不妨於飮光門下에 爲佛法紀綱이요불방어음광문하에 위불법기강이요           저 불조의 문하에서 불법의 기강을 위함에 방해되지 아니하고 列祖堂前에 具死生縱奪이로다열조당전에 구생생종탈이로다            조사의 사당 앞에 생사를 벗어남을 갖춤이요然而要見百靈龐公인댄 卽未在로다연이요견백령방공인댄 즉미재로다            그러나 백령과 방공을 보고자 한다면 곧 미재(未在; 未得)다.何故오 殊不知這兩老漢이 知音相逢하야 彼此非眞非俗이라하고오 수부지저양노한이 지음상봉하여 피차비진비속이라            무슨 연고요 이 두 노한은 지음상봉이니 피차 속도 진도 아님이라傾盖如舊하고 身心이 無自無他라경개여구하고 신심이 주자무타라          잠시 일산을 기울이니 옛과 같고 몸과 마음에 자타가 없어라賛之則不爲有餘오 毁之亦未爲不足 이로다찬지즉불위유여오 훼지역미위부족이로다          그를 찬탄하매 곧 남음이 없고 그를 훼방하여도 또한 부족함이 되지 않음이라. 聱 말듣지아니할오. 訛 그릇될와, 榼 통합 술통. 삽 고삽 마르다. 輸 나를수. 縱늘어질종. 놓아주다. 奪 빼앗을탈傾 기울경. 경개-우연히 보고 친해짐. 공자와 자로의 고사 군자는 눈길만 마주쳐도 도를안다. 雲門杲上堂擧此話云하되 這个話端이 若不是龐公인댄운문고상당거차화운하되 저개화단이 약부시방공인댄           운문고가 상당하여 차화를 들고 이르되 이 화두는 만약 방공이 아니었던들幾乎錯擧似人이로다 雖然如是나 百靈이 輸他龐公一着이로다기호착거사인이로다 수연여시나 백령이 수타방공일착           잘못되게 사람에게 들어 보일뻔함이다. 비록 그러하여 이와 같으나 백령이 저 방공을 한번 침이니何故오 當時에 若不得个破笠하야 遮却髑髏런들하고오 당시에 약부득개파립하야 차각촉루런들          무슨 연고인고 당시에 만약 저 파립으로 촉루를 가려버림을 얻지 못했다면有甚面目하야 見他龐公고유기면목하야 견타방공고           무슨 면목이 있어 저 방공을 보았겠는가.                      錯 어긋날착 髑 해골촉 髏 해골루   착어 하겠습니다.           누가 나에게 방공의 일을 묻는다면           금계가 설산에서 놀고           황면노자는 겁외에 잠든다 하리라.           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