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칠과 함께한 삶
채 림 작가
온도와 습도에 변화를 주어 옻의 다양한 질감의 표현방식을 찾아 작업하는 작가는
보석 세공 장인들과 협업하여 순은, 황동, 도금, 진주, 자개, 보석 등 여러 귀금속을 재료로 사용하기도 하며,
단순한 결합을 넘어 전통과 현대를 잇는 화폭을 구성하며 그 과정이 작품 속에 담겨진다.
채림 작가는 2000년 보석디자이너로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2014년부터 옻칠 작업에 관심을 가지고 옻칠회화와 주얼리 아트를 결합한 장르를 현대미술로 접근하면서 현대미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전통을 재해석하며 현재까지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그가 관심을 가지게 된 현대미술의 옻칠과의 만남은 ‘새로움’을 추구하는 작가의 도전정신과 맞물리게 되었고 우리의 삶에 녹아있는 전통적인 기법을 활용하여 그 맥을 이어나가고 있다.
온도와 습도에 변화를 주어 옻의 다양한 질감의 표현방식을 찾아 작업을 하는 작가는 보석 세공 장인들과 협업하여 순은, 황동, 도금, 진주, 자개, 보석 등 여러 귀금속을 재료로 사용하기도 하며, 단순한 결합을 넘어 전통과 현대를 잇는 화폭을 구성하며 그 과정이 작품 속에 담겨진다.
삶의 한가운데, 조용한 울림
옻칠은 “피어난다.” 라고 말한다. 처음에는 어두웠던 색상이 점차 밝아지면서 스스로의 빛을 발한다. 채림은 이러한 옻칠의 변화에서 삶의 치유와 회복을 본다. 다양한 색이 복잡하게 얽혀어우러질 것 같지 않지만, 결국에는 저마다의 색을 환하게 드러내면서도 조화롭게 어우러지기 때문이다.
작업은 채림에게 내면과의 만남이 된다. 여행을 하거나, 일상 속에서 봤던 기억 속 풍경들이 작품 안에 자연스럽게 투영되며 옻칠, 한지, 삼베, 자개 등 자연적인 소재가 이런 풍경들을 서정적인 감성으로 자아낸다. 작품은 완성형으로 존재하지만 끊임없이 무의식 속 익숙한 그리움을 불러일으킨다. 친숙한 향수(鄕愁)는 관객에게 말을 건다. 과거로부터 비롯되었을 이 목소리는 삶의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현재 진행형의 조용한 울림이다.
옻의 마티에르에 집중하며 한지와 금박, 은박, 금속가루 등을 사용한 다양한 옻칠기법과 주얼리 오브제들을 옻칠화면에 배치해 '조형적인 회화(Sculptural Painting)'라는 독특한 장르를 선보이는 점이 흥미롭다. 작가는 수년째 아리랑을 노래하듯이라는 뜻의 '아리랑 칸타빌레'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제주도를 시작으로 여수와 남해 풍경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데, 작가의 기억과 감성으로 재해석된 풍경화들은 다양한 색감과 구도로 자유롭게 표현된다. 그래서 구상과 추상, 동양화와 서양화의 경계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다채로운 상상력과 풍성한 메타포를 담고 있는 작품들은 관람객들에게 보편적 공감을 이끌어내 추억의 시공간으로 데려다 줄 것이다.
6월 13일까지 진행하는 학고재 갤러리 전시에서 새롭게 시도한 방식은 전통적인 기법 ‘지태옻칠’의 재해석이다. 지태옻칠은 종이로 만든 오브제 위에 옻칠을 더해 마감하는 전통기법으로 삼베 위에 옻칠과 한지 작업을 덧입히고, 다시 옻칠을 하는 방식으로 화면 가득 한국적인 정서를 선물한다. 한지 특유의 거친 듯 부드러운 질감을 살려 색지 한지를 콜라주하기도 하고, 옻칠 위에 색지 한지를 찢고, 부스러뜨리고, 밀고, 두드리는 방식 등을 취해 채색, 질감, 형태의 자유로움을 구사한다.
옻칠, 한지, 삼베, 자개 등 자연적인 소재를 사용하여 작업한 회화는 서정적인 감성을 자아낸다. 삼베와 한지는 우리네 삶의 전통과 추억을 환기시키는 연상 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래서 파노라마를 이루는 연작들은 독립적이면서도 한 폭의 거대한 서정적 판타지를 경험하게 할 것이다.
주얼리와 장신구 디자이너로 활동했던 채림 작가는 우리의 것을 연구하고 고민해 온 여정을, 옻칠 작업에서 꽃 피우고 있다. 일본 미키모토사, 홍콩 시그니티 디자인 공모전 등에서 수상한 바 있으며, 2015 파리 전통 문화 유산 박람회와 2017, 2018 뉴욕 아트 엑스포에서는 옻칠 작품으로 연이은 수상을 하며 옻칠 작품의 우수성을 알렸다.
옻칠에서 획득한 회화적 자신감과 보석디자이너로서 닦은 기능성을 바탕으로 입체 작품에 도전하며, 세공 기술의 한계를 옻칠로 확장시킨 것처럼, 보석디자인의 장점이자 약점인 장식성을 제어하면서 과거 부조나 판넬에서 창조한 서정적이고 유연한 감성의 입체들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시도가 농익어 자주적 질감과 미적 동기를 찾아갈 때가 되면 채림의 예술은 드디어 하이브리드(hybrid) 미학이라는 현대미술의 다채로운 옷을 입고 재도약 할 것이다.
옻칠 풍경화 작가로, 회화와 조형물의 장르를 넘나들며 꾸준히 활동하는 작가의 작업이 또 어떻게 변화될지 기대된다.
채 림 | CHAE, RIMM
1986 이화여자대학교 졸업
1989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졸업
2009 국제보석감정사 취득
현 프랑스 조형예술 저작권협회 회원
서울에서 거주 및 작업 중
주요 개인전
2021 옻, 삶의 한가운데, 학고재, 서울 / 춤추는 버드나무, 스페이스 776, 뉴욕
2019 멀리에서, 학고재청담, 서울
2017 숲의 사색, 학고재, 서울 / 숲의 노래, 에이블 파인아트 갤러리, 뉴욕
2016 공명, 갤러리 BDMC, 파리 / 프린스턴 갤러리, 프린스턴, 미국
주요 단체전
2021 화랑미술제, 코엑스, 서울
2020 아트 부산 & 디자인, 벡스코, 부산 / 화랑미술제, 코엑스, 서울
2019 한국국제아트페어, 코엑스, 서울 / 나무, 올곧음 깊음 아름다움, 경운박물관, 서울
2018 스콥 마이애미 아트페어, 마이애미 비치, 미국
아쿠아 아트 페어, 아쿠아호텔, 마이애미 비치, 미국
뉴욕 컨텍스트 아트페어, 뉴욕 / 아트엑스포 뉴욕, 피어 94, 뉴욕
2018 평창올림픽기념전시회 「칠예2인전」, 주일 한국문화원, 도쿄
아트 스테이지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 엑스포 & 컨벤션 센터, 싱가포르
2017 아트 가오슝, 보얼예술특구, 가오슝, 대만
위드아트페어,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서울
한국국제아트페어, 코엑스, 서울
스타트 아트페어, 사치갤러리, 런던 / 아트 제주, 하얏트 리젠시, 제주
아트엑스포 뉴욕, 피어 94, 뉴욕 / 화랑미술제, 코엑스, 서울
살롱 데 앙데팡당, 그랑팔레, 파리
2016 프랑스-독일 박람회, 쿤스트라웁99, 쾰른, 독일
살롱 아트 쇼핑, 카루젤 뒤 루브르, 파리 / 아트3F, 브뤼셀 엑스포, 브뤼셀
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 5th 베이스 갤러리, 런던
2015 살롱 데 앙데팡당, 그랑팔레, 파리
국제문화유산박람회, 카루젤 뒤 루브르, 파리
DK 2015 –코리아 주얼리 디자인, 킨텍스, 고양
한ㆍ중 문화예술제 –영웅 안중근, 하얼빈의 꽃으로 피다, 하얼빈, 중국
2014 살롱 데 앙데팡당, 그랑팔레, 파리 / 필라 코리아 세계우표전시회, 코엑스, 서울
2013 청와대사랑채 주얼리 문화전, 청와대사랑채, 서울 / 세계패션페어, 콘래드, 서울
2012 청와대사랑채 주얼리 문화전, 청와대사랑채, 서울
2011 세계패션대상 –포멀 스타일 갈라, 그랜드하얏트, 서울
2010 G20 영부인을 위한 포멀 스타일 갈라, 그랜드하얏트, 서울
2009 서울 디자인 올림픽 –베스트 오브 베스트 주얼리 디자인, 잠실종합운동장, 서울
한국금속공예 현대작가 100인전, 갤러리 각, 서울
2008 포멀스타일 포럼 (한국포멀협회 주최), 호텔리츠칼튼, 서울
2007 베라 왕 & 로베르또와 주얼리 패션쇼 (까사 & 동아TV 주최), 한국해비타트, 서울
2006~16 한국귀금속보석디자인협회 회원전
수상
2021 금상, 특선, 입선, 제41회 국제현대미술대전, 한국서화협회, 서울
2018 감독상, 아트엑스포 뉴욕, 뉴욕
레오나르도 다 빈치 아트 어워드, 보르게세 팔레스, 피렌체, 이탈리아
2017 솔로 어워드, 아트엑스포 뉴욕, 뉴욕
2016 금상, 굿디자인 어워드, 한국디자인진흥원, 서울
대상, 제15회 국제주얼리디자인공모전, 한국귀금속보석디자인협회, 서울
2015 유진 퐁트네 상, 국제문화유산박람회 –국제앙드로말로협회, 카루젤 뒤 루브르, 파리
주얼리 부문 선정, 굿디자인 어워드, 한국디자인진흥원, 서울
금상 (중소기업청장상), 제14회 국제주얼리디자인공모전,
한국귀금속보석디자인협회, 서울
2014 금상 (중소기업청장상), 제13회 국제주얼리디자인공모전,
한국귀금속보석디자인협회, 서울
2013 입선, 제5회 대한민국 국가상징 디자인 공모전, 행정자치부, 서울
주얼리 부문 선정, 굿디자인 어워드, 한국디자인진흥원, 서울
입선, 제32회 대한민국미술대전 디자인부문, 한국미술협회, 서울
특선, 제9회 국제귀금속장신구대전, 한국주얼리산업연합회, 서울
2005 특별상, 제30회 일본 인터내셔널 펄 디자인 콘테스트, 미키모토, 도쿄
입선, 제30회 일본 인터내셔널 펄 디자인 콘테스트, 미키모토, 도쿄
2001 아시안 패싯 어워드 위너, JDMI 시그니티, 홍콩
동상, 제28회 일본 인터내셔널 펄 디자인 콘테스트, 미키모토, 도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