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아닌 분들이 모두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가 ‘시험 기간에 선생님들은 무엇을 하는가?’이다.
과연 시험 기간에 교사들은 무엇을 하는가?
하루에 보통 2~3과목의 고사를 치른다.
그래서 학생들은 1,2,3교시를 하고 시험지 채점을 한 후 점심을 먹고 하교한다.
내가 학창 시절일 때에는 4과목을 치렀지만, 요즘은 학생들의 시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2~3과목을 치른다.
2과목을 치를 때에는 1교시 시험, 2교시 자율학습, 3교시 시험으로 중간에 공부할 시간을 준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시험을 감독한다.
예를 들면, 1교시는 9시부터 시작인데 교사는 8시 55분에 들어가 미리 시험장을 정리하고 학생들의 시험을 준비한다.
이때, 확인할 사항은 핸드폰 수거 여부, 책상 정리 정돈 상태, 부정행위 금지 안내 등 공정한 시험을 치를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
시험지 및 OMR카드를 미리 나눠주고 인쇄 상태를 확인한다.
이때, 이상이 발견되면 고사본부에 이를 알리고 시험지를 교체한다.
확인 후 이상이 없으면 학생들은 시험지와 OMR카드를 뒤로 덮은 상태에서 눈을 감고 기다린다.
9시 종이 울리면 45분간의 시험을 시작한다.
시험시간은 보통 중학교의 수업 시간과 같다.
시험이 쉽든 어렵든, 평소 수업시수가 많든 적든 동일한 시간의 동일한 평가의 기회를 준다.
여기서 수업 시수는 주당 수업 시수를 의미한다.
과목별로 주당 5시간 배우는 과목도 있고 주당 2시간 배우는 과목도 있기 때문이다.
그 경중에 상관없이 시험시간은 같다.
모든 과목이 중요하고 평등하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
교사들은 시험을 치르는 학생 수에 비례하여 수가 많으면 2인 감독을, 수가 적으면 1인 감독을 한다.
아마 그 수의 기준은 18명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는 1인 감독을 하고 있다.
2인 감독을 예로 들어 설명하자면 정감독은 교실 앞에 위치하여 학생들을 고루 바라보고 있어야 하며 부감독은 교실 뒤에 위치하여 학생들을 고루 바라보고 있어야 한다.
부감독은 도움이 필요한 학생이(질문, OMR 답안지 교체 등) 있다면 이에 응대하여야 하고 그동안 정감독은 모두를 바라보고 있어야 한다.
학생들의 공정한 시험을 위해 두 교사는 학생들이 최대한 편안하게 평소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마음가짐과 행동을 해야 한다.
시험 감독 중 의자에 앉아 있다든가, 핸드폰을 쓴다던가, 책을 읽는다던가, 존다든가, 하면 절대 안 된다.
이는 근무 태만이요 교사로서 자질이 상당히 의심되는 행동이다.
시험 기간이 되면 교사들은 더 긴장한다.
가끔 수능 감독 교사의 잘못된 행태와 관련한 뉴스를 보자면 참으로 안타깝고 개탄스럽다.
교사로서의 책임의 무게를 잘 감당해야 한다.
그렇게 오전 시험이 끝나면 정답지를 학생들에게 바로 나눠주고 채점 시간을 가진다.
수학 같은 경우에는 객관식 정답과 주관식 서술형 문항이 있어 채점 기준을 학생들에게 제공한다.
서술형 문항 같은 경우에는 부분 점수가 있으므로 그 채점 기준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친구들과 비교하며 채점을 마친 후 교실 청소를 한 뒤 점심을 먹고 바로 하교하여 다음의 시험을 준비한다.
담임 교사들은 종례하고 개인적으로 조퇴를 하거나 남아 업무를 본다.
보통, 시험을 치른 교과 교사들은 오후에 남아 서술형 문항을 채점한다.
지금 근무하고 있는 학교는 학생이 많지 않지만, 전에 근무하던 학교는 채점해야 할 학생이 100명이(4반 이상) 넘어 며칠간 오후에 남아 서술형 문항을 채점했던 나날들이 기억난다.
교사에게는 학생 한명 한명이 혼심의 힘을 다해 작성했던 답안지를 공정하게 채점해 줘야 할 의무가 있다.
조금이라도 학생편에 서서 부분 점수라도 더 주기 위해 답안지를 자세하고 세세하게 훑고 또 훑는다.
보통 한 학생이 작성한 답안지를 두 번 이상 검사함 채점한다.
그리고 같은 과 교사와(같은 계열의 교사) 교차로 채점 결과를 다시 확인한다.
공정성과 객관성에 최선을 다하여 학생들이 채점 결과에 일말의 의문도 생기지 않게 한다.
이후 수업시간 개인별로 채점 결과를 알려주고 1:1로 만나 피드백 및 확인의 시간을 갖는다.
이때 또 이상이 발견되면 채점 결과를 수정한다.
그러고도 시간이 남으면 학년별 모임을 갖기도, 평소에는 가지 못한 병원 투어(진료)를 가기도, 은행 업무를 보기도 한다.
나는 이번 1차고사 기간 교사 모임과 병원 투어를 했다.
첫날은 교사들과 환경생태교육 연수를 진행했고, 둘째 날은 목이 아파 이비인후과를 다녀왔으며, 셋째 날은 내과 검진을 했다.
요 며칠 목이 아파 병원에 간다 간다 하면서 못 가고 오후 시간이 빈 시험 기간이 되어서야 밀린 병원을 다녀왔다.
주사를 맞고 약을 타고 다음에 또 오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에 ‘네’라고 답변은 했지만, 또 언제 이렇게 시간이 되어 병원에 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직장인들의 비애라고나 할까?
병원 여는 시간과 일해야 하는 시간이 같으니 어쩌란 말이냐...
남들은 교사들이 시험 기간에 노는 줄 안다.
하지만 교사 나름대로 밀린 업무에, 채점에, 개인적으로 보지 못한 개인 업무를 본다.
겉에서 볼 때는 물 위를 한가로이 떠다니는 예쁜 백조 같지만 물속에서 쉬지 않고 발길질을 해대고 있다.
다들 애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