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한많은 왈츠수업
(2003.6.10)
처음에 아무것도 모르고 왈츠 초급 강좌에 뛰어들었다가 개피 보구.
한 마디로 내 인생에서 가장 비참하고 서글픈 사건중의 으뜸이 아닐 수 없다.
첫날 하루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얼렁뚱땅 참석했다.
선생님의 이론과 이상한 몸동작은 어떻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줄맞춰서 시늉만 했다.
그 이후엔 내 기억엔 완전히 왕따 신세. (누가 왕따를 만들어서 된 게 아니라 내 스스로가 왕따로 행세했다.)
왈츠 스튜디오 대형 에어콘 아래에 기대서서 나 혼자 왈츠 수업이 다 끝날 때까지 지켜보기만해야 했다.
그때 난 무얼 생각했을까?
사실 아무것도 생각나는 게 없다.
근데도 왜 포기 않고 끈질기게 강습 종강 때까지 참석했을까. 지금도 이유를 모르겠고 불가사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비참함, 쪽팔림, 서글픔, 오기...
시간이 지난 지금에야 그때 참석한 숙녀 분들한테 들으니까 자기네들도 그 강습에 참여했다는데 난 누구 누구가 참석했는지조차 하나도 생각이 안 난다.
나 자신에 대한 콤플렉스에 시달리느라 아무 기억이 없었다.
강습에는 참여도 못하면서 왜 그때 내가 결강 않구 끝까지 버텼을까?
난 그 이유를 지금 생각해도 모르겠다.
만약 지금 심정 같으면 그 다음 시간부터 참석 않구 댄스구 뭐고 끝장내 버렸을 텐데.
누가 붙잡아 준 것도 아니구 그 당시엔 붙잡아 줄 사람도 없었구.
남들 하는 것 구경이나 하려구?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지난 시간에 구겨진 자존심과 패배감에 대한 보상을 다음 시간에는 회복할 것 같았다. 못해도 꼭 수업에 참여해서 숙녀 회원님들과 홀딩하구 수업을 따라 가려구 작심했다. 하지만 막상 강습시간에 참여는 했지만 수업이 시작되면 그 용기가 어디론가 연기처럼 사라졌다.
글타구 강습장에 들어갔다가 남들 수업 받는 중에 나 혼자만 빠져나와서 도망갈 수도 없었다. 그런 용기를 낼 수도 그 당시엔 없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 자신과의 갈등으로 일단 강습장엔 참여했다가 수업에는 끼지 못하고 8주를 보냈다.
그렇게 첫 왈츠강습은 개 작살... 완전히 죽 쑤고 패배자의 쓴 맛을 톡톡히 보았다.
왈츠 초급 강습이 끝나고 시간이 갈수록 난 왈츠에 대한 한이 맺혔다.
가슴속에는 무언가 억울함과 회환이 들끓었다.
한 마디로 난 왈츠에 원한이 깊었고 한이 서렸다고 말할 수 있다.
2003. 6. 10
[댓글]
Jay Chang
다시 조 현태님께:- 기초가 중요한 것 이제 체험 하셨읍니다. 앞으로 매 새 스태프에 이와 같은 태도를 견지하시고 매진하시길 바랍니다. 언젠가 계속 반복 연습을 하시면 자신감이 넘처 그 위에 당당하시게 되지요. 이 경지까지 부지런히 연마하시길 바랍니다.
미국에서 장 재성
03.06.10 06:26
cbmp
강변마을님 축하드립니다. 03.06.10 09:27
로라
제일 어려운 계단 오르셨네요... 앞으로 많은 계단이 남아있지만, 자신감으로 나아가신다면 더 좋은 결과가 기다릴 것으로 생각되어 집니다.... 저는 아직 이러한 말할 처지가 아니지만 격려해드리고 싶어 몇자 올립니다.....축하드려요! 03.06.10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