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우 (2024.06:29.10:08)
제 <칼빈주의 새끼 유생들에게>를 어느 페친께서 공유하셨는데 그 아래에 저를 겨냥하여 “예의 없는 양아치”, “사자 명예훼손하는 자”, “인민재판하는 빨갱이” 운운하는 댓글을 붙인 아주 “예의 바른” 양반분이 계시더군요. 그 글을 읽으신 분들이 계실 것 같아 이곳에 정중히 경어체로 예의 바르게 답을 드립니다.
결자해지(結者解之)라고, 논쟁의 발화점(發火點)이 저이기 때문에 부득이 주어 없는 글을 몇 자 적습니다.
(1) 정말 용기 있게 나서야 할 때는 가만히 숨어 있다가 뜬금없이 나서서 “바른 생활 어린이” 흉내를 내는 사람들, 어디에나 꼭 있습니다.
(2) 누군가가 뼈 빠지게 쓴 글을 읽고 글의 핵심과는 상관없이 말투를 트집 잡아 “예의 없는 양아치” 운운하는 것도 “예의 바른” 행동은 못됩니다.
(3) 글을 쓰면서 평어체를 쓸 것인지, 경어체를 쓸 것인지는 글쓴이가 결정합니다. 그것은 글쓴이들에게 주어지는 절대 권한입니다. 평어체로 쓴 책을 사서 읽으면서 저자에게 “예의가 있네 없네” 하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4) 직설법인지, 비유법인지, 과장법인지, 풍자인지, 표현의 여러 기법을 헷갈리는 사람들은 책이나 글을 읽을 자격이 없습니다. (이 말도 혹시 예의 없는 명예훼손입니까?)
(5) 따님이 책으로 펴낸 내용을 잠시 인용한 것이 명예훼손이라면, 베드로의 배신을 기록한 마태복음 본문을 인용하면 그것도 명예훼손이 될 것입니다. 베드로의 배신 본문인 마태복음 26장을 설교한 목사들 이제 큰일 났습니다. 사울(바울)이 교회를 핍박한 본문(사도행전)을 설교한 목사들도 잠 못 자게 생겼습니다.
(6) 남이 힘들게 쓴 글을 한마디로 “저질의 글”이라 잘라 말하는 그 자세는 얼마나 예의 바른 행동인지 몹시 궁금합니다. 지금 이렇게 경어체로 깍듯하게 글을 쓰니까 이제는 제가 솔찬히 예의 바른 사람으로 보입니까?
(7) “빨갱이들”, “인민재판” 식의 글이라고 단칼에 제 글을 깎아내린 것도 솔직히 심각한 명예훼손이 될 텐데 그 점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8) 😎 대한민국 공수특전단 장교 출신이 빨갱이라면 그러면 다른 사람들은 도대체 무엇입니까? 누렁이입니까, 흰둥이입니까? 자기하고 의견이 조금만 다르면 “빨갱이, 종북”으로 모는 한심한 태도는 과연 얼마나 예의 바른 행동입니까?
(9) ‘여성 안수’라는 목적을 위해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파렴치한 사람은 결코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밝혀 둡니다. 빨갱이는 더더욱 아니고, 제가 쓴 글이 인민재판의 판결문도 물론 아님을 강조해 드립니다.
(10) 제 글로 불편하셨다니 유감입니다. 누군가의 마음을 불편하게 할 생각으로 글을 쓴 적은 없는데 제 글쓰기 실력이 많이 부족한 탓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그분의 은혜와 평화 부어주시기를 바랍니다.
모쪼록 강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