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 꽃향유 향기에 이끌려 온 꽃등에
진딧물 잡아주고 꽃가루받이까지 도와줘
한로가 지나면서 장산 해발 500m 고지 습지 옆 꽃향유 꽃밭에 수만 마리의 꽃등에가 날아왔다. 올봄 꽃향유 향기의 기피를 이용해 생태교란식물인 도깨비가지의 성장을 정체시켜보려 50㎡의 꽃향유 꽃밭을 만들어 보았다. 그랬더니 만개한 꽃밭에 벌과 함께 수많은 꽃등에가 찾아왔다. 주변에 찔레나무와 쥐똥나무, 인동초와 노린재나무가 많으니 진딧물을 먹이 삼는 꽃등에 애벌레도 많았을 텐데 그때는 관찰하지 못해 아쉬움 느낀다. 이제 꽃향유밭을 더 넓혀 등산객의 관람지로 또 진딧물퇴치 천적관계 확인과 학습관찰 현장으로 보존해 가려한다.
꿀벌과 꽃등에는 꽃가루받이를 도와주는 대표적인 곤충이다. 꽃등에류는 전세계적으로 약 6,000여 종이 있고 그 중 국내에는 약 140여 종이 있다고 하니 그 종류가 워낙 다양해 정확한 이름이 실린 도감이 아직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가장 흔히 보이는 꽃등에 종류는 수중다리꽃등에, 호리꽃등에, 넓적꽃등에류, 꼬마꽃등에가 있다. 모기 파리류와 더불어 질병의 매개역할을 종종 하기도 한다지만 조팝나무 진딧물과 찔레꽃에 모여든 진딧물에서는 여지없이 꽃등에 애벌레가 수시로 보인다. 꽃에 잘 모이는 방화곤충 꽃등에는 진딧물을 먹기 때문에 농가에서는 진딧물을 잡아주고, 꽃가루받이까지 도와주니 대접받는 유용한 곤충이다. 꽃등에류는 벌과 같은 모양이지만 파리류로 분류되며, 성충 시기에 꽃에 모인다 해서 꽃등에라 이름지어졌다고 한다. 꽃등에류 대부분의 유충은 원통형 또는 방추형인데 다리가 없는 무각형으로 그 은폐적인 색상과 더불어 편평한 몸체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유충시절에는 한 시간에 80여 마리의 진딧물을 처리한다 하니 무당벌레와 더불어 무공해 농약의 연구대상이 될 수 있다. 꽃등에의 진딧물 퇴치정도는 알 수 없으나 무당벌레의 애벌레는 일생동안 약 4,000마리 정도의 진딧물을 먹어 치운다고 한다. 그러니 꽃등에류와 무당벌레는 가히 인간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유익한 곤충으로 분류해야 할 것 같다. 꽃등에류의 특징은 머리가 크고 수컷의 겹눈은 정수리 부위가 맞붙었고 암컷의 겹눈은 떨어져 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도 놀란다.”는 말이 있듯이 독침을 가진 벌을 닮은 꽃등에를 보고 놀라는데 이를 우리는 의태(擬態)라하며 생물들 세계에서 흔히 접하는 사실이다. 이것은 생명체들의 살아남으려는 자기보호 수단이며, 꽃등에류 비상능력도 짝짓기하려는 본능때문이다.
개미꽃등에 속에 속하는 종들이 개미와 관련 있고, 개체수도 많지 않으며, 성충 출현시기가 대부분 한 달 내외이기 때문에 지역 특이성이 강하며 채집하기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꽃등에과에 속하는 종들은 정지비행 하는 경우가 많고, 겹눈의 접합여부에 따라 암수도 구분된다.
유충은 매우 특이하게 생겨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연체동물로 기록된 적이 있을 정도로 이들은 연체동물인 민달팽이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개미와 공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때로는 개미집 이외에 흰개미나 말벌집 등에서도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는 개미집 안에서 주로 개미유충을 잡아먹는 포식성을 가지며, 개미가 만들어 내는 화학물질과 비슷한 물질을 이용하여 개미들의 공격을 피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개미집에서 3령 상태로 겨울을 보낸 유충은 번데기가 되기 위해 개미집의 깊은 곳으로부터 지면으로 나온다고하는데, 이것은 아마도 성충이 되었을 때 개미들의 공격을 피하기 위함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연히 만난 꽃등에를 진딧물퇴치의 천적으로 활용하고, 개미와의 공생 사실을 확인해나가면서, 겨울을 보내는 애벌레의 3령상태를 관찰해낸다면 장산 습지를 중심으로 서식하고 있는 반딧불이와 아기고추잠자리, 개구리와의 공생관계도 쉽게 알아 낼 수 있을 것이다. 두더지와 지렁이도 이곳의 생태계를 구성하는 중요한 먹이사슬인 이상 장산습지보호에 경제곤충인 꽃등에도 새로운 자연자원 가치로서 중요하게 한 몫 할 것으로 보인다. 장산습지 보호해 살아있는 물과 토양, 공기를 보존하여 우리의 건강도 함께 지켜가자는 것이다.
옥숙표 / 장산보전시민네트워크 부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