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휴가를 받았습니다.
한가로이 아내와 함께 발길 닿는대로 떠나기로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기억이 사그라지기 전에 여행흔적을 남길까하고 적어봅니다.
제 1 일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평창에 내려 눈구경 실컷하고
정동진에 들러 고현정 소나무 앞에서 사진한장 찍고 오뎅하나 사먹었습니다.
옛날엔 고현정소나무 한그루 였는데 이젠 너무 많이 심어놓아 좀 실망스럽더군요.
소설가 이외수의 괴물이라는 책에 등장하는 산위에 돗단배를 보며 저배의 돗은 언제오르나 궁금하더이다.
동해의 푸른 바다와 힘찬 파도소리는 언제나 가슴이 시원하게합니다.
그래서 선택한 길 동해안 해안 도로를 따라 내리내리 달리며 울진을 지나 영덕에 도착하여 대게로 저녁먹고
포항에 도착하여 호텔잡아 샤워하고 그냥 잤습니다.
제 2 일
포항 영일만에서 아침먹고
호미곳에가서 동쪽끝바다 바라보고
경주에 들러 어마어마 하게큰 무덤들 앞에서 옛날 사람들 참 고생많이 했다고 안쓰러워하고
경주빵사먹고(경주는 벌써 네번째라 가볼곳이 없었음)
양산 통도사에 들러 산채 비빔밥으로 점심먹고
암자까지 둘러보니 절간의 크기와 살림살이가 참 대단하더군요
통도사에서는 다른 사찰과 좀 다른 특이한 점이 있더군요 .대웅전이랑 다른 법당을 보면
부처님이 북쪽에 모셔져 있는것이 맞긴한데 주출입문이 동쪽으로 향해 있어서
측면에서 들어가는 구조로 되어 있더라구요.
(왜 그런 구조인지 아시는 분 댓글 달아줘요 ㅋㅋㅋ)
창원 주남 저수지에 들러서 철새떼 구경하고 마산으로 이동해서
아내의 친구를 만나 맵고 짜고 칼칼한 아구찜에 동동주 한잔하고
통영으로 향하는데 통영입구에 무인텔이 눈에띄어 구경도 할겸 하루밤을 보냈습니다.
아무리 떳떳한 부부사이라도 모텔 들어갈 땐 약간 뻘쭘한데 자판기에 돈 집어넣고
우리끼리 놀아보니 거 괜찮더군요, ㅎㅎㅎ
제 3 일
통영에 도착하여 해안 일주도로를 따라 뱅글뱅글 돌아봅니다.
크고작은 섬들과 섬사이로 무한이도 많은 굴 양식장들이 펼처집니다.
작은 어촌마을에서 할머니,할아버지가 굴을까고 있어 구경삼아 옆에 쭈그리고 앉아 말씀을 건네보고
가격도 물어보니 생굴 5kg에 2만원 이랍니다 글쎄!!!
(굴 좋아하시면 주문해 드세요 5 kg이상이면 택배가능 010-6744-7708 강종식 할아버지)
모닥불에 굴구어서 쐬주한잔하고
생굴을 즉석에서 까서 휘휘 씻어서 한잎먹고 또 한잔하고 쥑이더만요.
실껏먹고 2kg 을 8 천원에 사서 아이스 박스에 담아 얼음채워서 트렁크에 실었습니다.
그래도 통영에 왔으니 굴밥은 먹어야 되기에 물어물어 쾌 유명한 집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거제대교를 넘어 거제도 포로수용소 기념관에 도착하여 휘 둘러 보니 아이들 교육을 위해 한번은
들러 봄직하더군요.
삼성조선소나 대우조선소가 있어서 87년도(군 동기들이랑 휴가 옴)와는 너무나 많은 차이가 있더군요 .
정말 강산이 바뀌었더라구요.
거제비치호텔에 숙소잡고 장어탕으로 저녁을 먹고 잠을 잤습니다.
물론 그냥은 안 잤죠 ㅎㅎㅎㅎ.
제 4 일
아침에 일어나 컵라면 하나 끓여먹고 부지런이 장생포 여객터미널로 갔습니다.
거제 해금강과 외도 해상공원을 둘러보는 유람선이 9시 30분 출발이거든요,
해금강이야 자연이 빗어낸 예술품이라지만
외도는 한 개인이 이루어 놓은 작품이라고는 상상 하기 어려울 정도로 훌륭하더군요
참으로 존경심이 우러나더이다.
오후 1시 해물 뚝배기로 점심을 먹고 거제도에서 유명한 몽돌해수욕장에서 몽돌 몇개 주워서
몰래 차에 실고 (원래 반출이 않됨) 여수로 이동했습니다.
여수 돌산대교앞에서 야간사진한장 찍고
새조개 샤브샤브를 찿아 얼마를 뒤지고 헤매어 늦은 저녁을 먹었습니다.
여수 새조개는 이 때가 딱 제철이라 그 맛이 달고 부드러우니 꼭 먹어줘야 합니다.
오늘밤은 모텔을 잡아 잠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제 5 일
아침에 일어나 해장국 먹고
여수 오동도엘 갔습니다.
나야 고 3 때 여고생 데리고 한번 와 본 곳이라 별 볼 것이 없다는 걸 알지만
아내는 처음이니 가보고 싶어해서 같이 왔는데 역시 아내도 실망 합니다.
2 ~ 3월에 동백꽃이 피어야 제법 볼만하지 말입니다.
그나저나 2012년 여수 해양 엑스포가 성공하려면 너무 많은 준비를 서둘러야 될 것 같더군요.
우리나라 사람들 금방 또 기적처럼 해치우니까 잘 되겠지만 너무 서둘다가 졸속으로 하지 않기를.....
순창 경유하여 벌교로 이동합니다.
요때 쯤이 벌교 참꼬막이 유명하거든요,
태백산맥 문학관앞에 꼬막마을이라는 식당에서 꼬막정식을 먹었습니다.
참으로 배터지고 맛나게.......
너무 배불러 운전이 안됨으로 황부자집 앞에서 한숨자고
보성으로 이동하여 대한다원 녹차밭 구경하고 사진찍고 차한잔하고.
화순으로 갑니다.
화순 고인돌 선사 유적지 슬쩍 둘러보고 엄청나게 큰 바위덩어리 옮기느라 고생했을
먼먼 옛날의 옛사람들의 우직함과 지혜에 감탄하고
도곡온천으로 이동
저녁은 간단하게 먹을요량으로 백반을 시켰는데 전라도라 확실이 상차림이 달라 많이도 나옵니다.
호텔잡아 온천욕 실컷하고 놀다 잤습니다.
방안에 천창이 있어 밤하늘이 훤히 보이는 조이텔도 있더만 (특실) 비싸기도하고 가을밤이라면 모를까......
제 6 일
아침에 일어나 온천욕 한번 더 하고
광주로 갑니다.
운이 좋아 친구놈이 자리에 있으면 오랜만에 점심이나 함께 할까하고 연락하니 어서오라 난리입니다.
친구랑 친구부인이랑 넷이 담양 대나무집에 들러서
소고기 육사시미에 술한잔하고 갈비살로 배채우고 누룽지로 마무리하고 헤어지니 아쉬움이 남습니다.
저녁도 먹고 놀다 자고 가라는데 내일 일을 핑게로 헤어지고
담양 죽녹원에 들러 대나무 잎사귀가 바람에 서걱거리는 이야기를 들으며 산책하고
죽세공품들 구경하고 댓잎호떡 사먹고 투호놀이하고
순창으로 올라와 고추장 마을 구경하며 조기장아찌 사자하니 아내는 않먹는다며 나 먹을려면 사라는데
나먹자고 고것이 사지나요 어디....
임실지나 강진지나 전주에 도착하여 중앙시장으로 들어갑니다.
아내가 단팥죽이 무지하게 먹고 싶다는데 들어줘야지요
저야 전주 콩나물국밥이 먹고 싶는데 말입니다.
횐님들도 전주에 가시 거들랑 삼백집에 가서 콩나물국밥 한그릇 꼭 드시고 오세요 아주 맛있답니다.
한식을 좋아하시면 한밭식당이나 한일관에서 백반을 시켜 드시고요.
전주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길은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3시간만에 왔습니다.
이렇게 저의 겨울여행은 계획없이 지 맘대로 느긋하게 끝났습니다.
5박6일동안 옆에서 웃으며 애기하고 떠들어주고
음주시 대리운전해준 아내에게 감사하고
아무탈없이 집에 돌아올 수 있게 보살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횐님 여러분들도 건강하시고 명정 잘 보내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