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소확행 하신가요
방송일 2018년 3월 5일(월) ~ 3월 9일(금), 436번
2017년 대단했던 욜로(yolo)의 열기는
2018년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 소확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갓 구워낸 빵을 손으로 찢어서 먹는 것’ 처럼
거창한 목표 대신 찰나의 순간에 집중하며 일상 속에서 작은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매일 행복하진 않지만 행복한 일은 매일매일 있다.
당신은 행복한가?
자기만의 기준으로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으며 사는 사람들을 만나러 간다.
제1부. 결혼 23년 차 새댁입니다
*영상보기->https://www.dailymotion.com/embed/video/k4Haa9190yRSvXqkQXQ
“결혼 23년차 새댁입니다”
경남 거창에 사는 서홍석(52), 이은희(47) 부부는 결혼 23년차.
그런데도 아내 은희씨는 마을 할머니들에게 새댁이라 불린다.
나이 쉰을 앞두고 듣게 된 ‘새댁’ 소리가 처음엔 오글거렸지만
이 나이에 어디 가서 들어보겠는가 싶어 지금은 즐긴다.
3년 전 거창으로 귀촌한 부부.
아내는 꽃차에 빠졌고 남편은 아내의 비서이자 머슴을 자처했다.
꽃이 없는 겨울엔 조릿대로 차를 만드는 아내를 위해
같이 조릿대 채취에 나서고
매일 아궁이에 불을 때며 이틀에 한번은 그 군불에 고구마를 굽는다.
홍석씨의 행복은 아내에게 “고구마 잘 구웠네” 라는 칭찬을 듣는 것.
아내는 하나뿐인 딸이 대학생이 되자 빈 둥지 증후군을 심하게 앓았다.
하지만 시골에 살며 치유했고 이젠 다시 신혼이 된 듯한 생활에 빠졌다.
사랑하면 유치해진다고 밤하늘의 별을 보며 별 따기 놀이(?)를 하고
집에서 2.5km 떨어진 편의점까지 매일 여행을 한다는 부부.
이들이 말하는 행복이란 과연 무엇일까?
결혼 23년 차, 사랑꾼 부부의 신혼일기를 들여다보자.
제2부. 행복을 짓는 중입니다
*영상보기->https://www.dailymotion.com/embed/video/k7wqJaOZSyKSwTqljPV
“한옥이라서 추운 게 아니고 겨울은 원래 추워요”
누구나 꿈꾸지만 아무나 가질 수 없는 한옥.
조훈(53) 김수진(48) 부부는 그저 ‘운이 좋아’ 60년이 넘는 한옥에 산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부터 귀촌을 꿈꿨다는 이들은
연애할 때도 민속촌 데이트를 할 만큼 한옥을 좋아했다는데.
그래서 전혀 연고가 없는 충남 부여에 한옥만 보고 정착했다.
20개월에 걸쳐 직접 집을 보수하고 수리한 부부.
하지만 집수리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편리하게 바꾸기보다 원래의 가치를 살려 복원하는 게 목표.
한옥은 불편한 게 멋이라고.
매일 아침 ‘끼익’ 소리가 나는 대문을 열고 대문 앞과 마당을 쓸 때가
하루 중 가장 행복하다는 남편.
오랫동안 품고 있던 로망이 있는데,
바로 입춘 날, ‘입춘대길 건양다경’ 입춘방을 대문에 붙이는 것.
어린 시절 우연히 TV에서 한 할아버지가 붙이는 모습을 보고
훗날 멋진 대문을 갖게 되면 꼭 붙여보리라 했었단다.
드디어 그의 꿈이 이뤄진다!
운명처럼 만난 한옥 집, 한옥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그들이 택한 소소한 행복들을 만나본다.
제3부. 흔해 빠진, 특별한
*영상보기->http://www.dailymotion.com/embed/video/k1HC8HzyB8WvmMqlLp9
“옛날 생각나면 언제든 오세요”
충남 당진, 연용만(71)씨의 집은 박물관을 방불케 한다.
발 디딜 틈 없이 그의 집을 꽉 채운 건 200여개의 옛 물건들.
옛날 할머니가 혼수로 해왔다는 도자기 요강, 5알 주판,
도시락 통, 풍금 거기다 연자방아까지.
이제는 안 쓰는 것들이라 보잘 것 없다 생각했던 물건들의 인생역전!
고기와 막걸리를 사들고 마을을 찾아다니면서 옛 물건을 모은 지 30년.
그에겐 고물이 아니라 지난 역사이자 현재의 행복을 배가시켜주는 보물이라
돈을 줘도 팔 수 없다는데.
이제는 쓸모없어진 옛 물건들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그의 아날로그 세상으로 들어가 보자.
“나한테는 이게 보석이지”
충남 아산의 작은 시골마을에는 집에 보석을 쌓는 남자, 이상용(52)씨가 있다.
그런데 그 보석이란 것이 흔하디흔한(?) ‘돌멩이’!
남들은 차고 버릴 것이라지만 그에게는
최고의 보물이고 값비싼 보석보다도 귀하다.
돌을 주울 때가 최고의 행복한 순간.
공사장에 갈 때가 ‘백화점에 쇼핑하러’ 가는 것이다.
돌을 나르다보니 3년에 한 번씩 차를 바꾼다는 상용씨.
그의 집은 마당은 물론 주방부터 거실까지 돌에 점령당했다.
수 십 개가 넘는 돌탑은 그 수를 세다 까먹을 정도.
마이산, 설악산을 닮은 돌탑은 물론 만리장성을 닮은 돌담도 있다.
돌탑을 쌓은 지 어언 9년째.
겨울엔 일도 하지 않고 매일 돌을 주워와 돌탑을 쌓는다는 상용씨.
어떤 사연이 숨어 있는 걸까?
제4부. 좋은데 이유가 있나요
*영상보기->https://www.dailymotion.com/embed/video/k43kWyRoFiM8WNqmmR3
“제가 좋아하니까요 별 이유 없이 그냥 좋습니다“
경남 거제, 바다의 인어들 속에 유일한 청일점 김수일(46)씨.
우연히 TV에서 해녀들을 보고
해녀가 사라져가는 게 안타까워 해남의 길을 가기로 결정했다.
어릴 때부터 물이 좋아 수영을 즐겨했지만
물에 뛰어들어 잠수를 하는 건 또 다른 문제.
물속에 뛰어들라치면 겁부터 나고 숨도 1분밖에 참지 못해
아직 깊은 잠수는 못하지만 그는 남은 인생을 바다에 걸었다.
요즘 선배 해녀에게 물질을 배우고 있는데
겨울 바다의 혹독한 추위를 경험하고 나니 머릿속이 하얘진다.
그래도 잡아온 해산물을 동료들과 나누며 그날 물질에 대한 회포를 풀 때면
행복하다는 수일씨.
남들은 좀처럼 가지 않는 길이지만 행복하다는
그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 보자.
“아주 작은 게 모여서 행복이 이뤄지는 거 같아요“
경상도에서 태어나 경상도에서 쭉 살아온 정윤하(42)씨는
1년 전 전북 순창으로 귀촌을 택했다.
그리고 처음 맞는 겨울. 순창엔 눈이 참 많이 내렸다.
아이처럼 순수하고 맑은 그녀는 내리는 눈이 마냥 예쁘고
길가에 쌓인 눈을 치우는 일도 즐겁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 위를 밟았을 때 나는 뽀드득 소리,
눈 위에 새겨진 고양이들의 발자국마저 좋다는 윤하씨.
계속된 한파에 수도가 얼어 물이 안 나오자
눈을 녹여 계란을 삶는데... 그런 불편한 상황도 오히려 재미있고 행복하다.
연일 계속된 폭설로 ‘엘사’가 찾아온 그녀의 겨울왕국.
그녀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만나본다.
제5부. 우리 왕국으로 놀러 오세요
*영상보기->https://www.dailymotion.com/embed/video/k36PZTB4iNSf5vqn1bm
“좋아하면 아무 생각 없어요“
동화 속에나 나올법한 통나무집.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고도 남을 넓은 잔디마당,
옛 감성을 자극하는 작두펌프,
고산 사막에서 자라는 선인장들로 가득한 식물원, 그리고 사슴 농장.
경남 함안, 이광수(65) 정경숙(61) 부부의 집이다.
좋아하는 건 마음가는대로 꼭 해야 하는 남편 광수씨가
원하는 것들로 채운 그들의 왕국.
생명이 있는 동식물이 커가는 과정을 보는 게 좋아
나무가 많은 산골 아래, 나무로 집을 만들고 식물을 키웠다.
어렸을 때부터 나무를 갖고 놀다보니 뚝딱뚝딱 만드는 취미도 생겼는데
그의 첫 작품은 20년 전, 3년에 걸쳐 만든 통나무집.
그의 머릿속에서 나온 독특한 아이디어들이
창문부터 시작해 집안 곳곳 숨어있지만
처음 만든 거라 부족한 게 많단다.
하지만 톱밥이 날릴 때 눈이 온다며 좋아하던
아이들과의 추억은 무엇과도 바꾸지 못할 소중한 자산이다.
나무만 보면 표정부터 달라지는 광수씨는 곳곳이 나무라
스트레스라는 단어를 모르고 산다는데 그의 행복한 모습은
아내와 아들에게도 전염이 되었다.
특별한 왕국에 사는 이 가족의 행복을 만나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