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 프로그램에서 최고의 요리 고수가 등장했다. 원양어선에서 조리장을 했던
송병곤씨(60살/입산 4년)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집안이 아주 가난해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했다. 어릴 때부터 남의 집에 머슴살이를 했고 중국집 배달원 등 안해본 것이 없을 정도이다.
그는 중매로 지금의 부인을 만나 결혼을 하고 아들을 얻었다. 여전히 가난했지만 그는 그 누구보다
행복했다. 그러던 어느날 비극은 순식간에 찾아왔다. 그가 매캐한 냄새때문에 일어나보니 머리가
많이 아팠다. 바로 연탄가스가 스며든 것이다. 일단 가족들을 깨워 생사를 확인해 보니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그런데 어린 아들이 자꾸 우는 것이었다. 너무 계속해서 울어 집근처
병원에 데리고 가니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듣게 됐다. 연탄가스로 인해 언어와 인지 발달 능력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졸지에 아들은 지체장애 1급 장애인이 돼 버린 것이다. 그와 그의 아내는
너무 낙심했다. 몇일을 멍한 가운데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는 일어나야했다. 장애인이 된 아들을 어떻게 해서라도 잘 보살펴기 위해 그는 다시
일터로 나갔다. 그러던 중 원양어선에서 조리 보조원을 뽑는다는 소식을 듣고 그 길로 나섰다.
한번 출항하면 일년정도는 배에서 생활해야하는 힘든 일이었지만 그는 이를 악물고 일했다. 배가
심하게 흔들려 기름에 데인적이 한두번이 아니였고 멀미를 달고 살았지만 그는 견디어야했다.
장애인 아들을 먹여 살려야했기 때문이다. 그는 보수를 더 받기 위해 밤에 잠을 줄이면서 공부를
해 조리장 자격증을 획득했다. 보수도 상당히 많아졌다. 그러던 중 어느날 배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났다. 용접사고로 lpg통이 터져 동료들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그는 주방에 있어
다행히 화를 면했지만 그 사고이후 그는 심한 공황장애를 겪게 됐다. 결국 배를 타지 못하고 집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 버스도 지하철도 탈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의 아내는 그에게 산에
들어갈 것을 권유했고 그는 할 수 없이 배낭하나 매고 산으로 들어갔다.
장애인 아들은 어느새 이십살이 넘어 버렸다. 그런데 성인이 돼 힘은 아주 세졌지만 정신 나이는 아직 4~5살에 머물고 있어 시도 때도 없이 엄마를 괴롭히는 것이었다. 그와 그의 아내는 아들을 복지원에 보낼 수밖에 없었다. 집에서 아이를 아버지가 봐줘야하는 데 아버지도 정신상황이 좋지 않으니 그렇게 할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는 산에 들어와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기력도 회복하고 삶의 희망도 생겼다. 그의 부인은
복지사 자격증을 획득하고 장애인들을 돌보며 살아가고 있다. 이번에 자연인을 찾아간 이승윤은
자연인의 요리솜씨에 감탄을 금하지 못했다. 지금껏 수많은 자연인을 만나 봤지만 송병곤씨처럼
제대로 된 요리를 하는 경우를 처음 보기 때문이다. 정통 요리사 출신이니만큼 그가 만들어주는
요리는 단순한 재료를 가지고도 맛을 제대로 내는 정말 요리의 달인이었다. 재료는 산에서 나오는
일반적인 종류지만 그의 탁월한 요리실력이 가미되니 최고의 음식으로 변하였다.
특히 자연인은 가지냉국, 호박꽃만두 등 건강하고 맛있는 요리들을 선보여 온라인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다.특히 호박꽃을 이용한 호박꽃 만두는 경탄을 자아냈다. 기발한 아이디어에 맛도
그만이었다는 것이 이승윤의 말이다. 배 위에서 오래 생활하다 보니 다른 선원들을 위해
요리까지 담당해야 했고, 그 결과 만만치 않은 요리 실력을 보유한 그는 화려한 칼질과 양념
솜씨로 훌륭한 음식들을 선보였다. 해당 영상은 페이스북에서만 30만여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5000여 개의 좋아요 및 공유를 유도했다.
나무 하나, 바위 하나를 옮기려 해도 맨몸으로 해야 하고, 텃밭 하나를 일구려 해도 돌 고르는
작업부터 손수 진행해야 하는 자급자족의 삶. 자연인 삶의 모습은 도시에서 나고 자란 20대
시청자들에게는 신기하면서도 경이롭게 느껴지는 부분들이다. 송병곤 자연인은 맨손으로
장수말벌을 잡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을 더욱 놀라게 했다. 이승윤도 “쏘이자마자 기절해서
응급실에 실려간 적이 있다”고 말할 정도로 장수말벌은 말벌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독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송병곤 자연인의 집 앞에 장수말벌이 집을 짓고 살게
된 것. 따라서 그는 간단한 보호 장비만 착용하고 장수말벌을 그물채로 잡아 통 속에 넣었다.
그는 인생의 행복은 돈이아니라 행복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리고 마음이 편한 것이 제일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땀 흘리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땀을 흘리며 얻는 소중함이 그 무엇보다 귀하다는 것도 산중생활에서 터득했다.
그는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이곳 산중 거처를 좀 더 다듬어서 그의 부인과 항상 아픈
손가락인 그의 장애인 아들을 데려다 같이 살고 싶은 것이 희망의 전부이다.그는 장애인 아들이
와서 다치지 않게끔 위험한 요소들을 하나 하나 제거해 나가고 있다. 소박한 희망이 꼭 이뤄지기를
바라본다. 송병곤씨의 이야기는 2017년 8월 16일 방송됐다.
@@@자연인의 팁@@@
◆어죽...냄비에 물을 끓이고 된장을 넣는다. 이 된장은 비릿내를 잡아 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고기를 넣는다. 다 끓으면 가시를 걷어낸다. 채에서 갈아주면 고기는 아래로 떨어지고 생선 뼈만
남는다. 그리고 쌀을 넣고 푹 끓인다. 그다음 방아잎을 넣는데 이 방아잎이 또 한번 비릿내를
잡아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국수를 조금 넣어 쌂으면 자연인 표 어죽이 완성된다.
◆호박꽃 만두...집 주변에 심어둔 호박의 꽃을 딴다. 그리고 각종 야채를 잘게 쓸고 전분을
조금 넣고 참기름을 섞는다. 이렇게 만두속이 완성된다. 호박꽃이 만두피역할을 한다. 조심스럽게
호박꽃에 만두속을 넣고 호박꽃 옆에 달린 줄로 만두속을 단단히 잡아맨다. 그리고 냄비에
쩌주면 된다. 미리 만든 간장소스에 찍어 먹는다. 이승윤씨가 천상의 음식이라고 엄지척한
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