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에 국궁학과 개설을 촉구한다.
6천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의 활쏘기에 대하여, 대학교에서 학문으로 연구하는 학과가 없음을 심히 안타까워한다. 대학에 태권도학과도 있고 유도학과 검도학과 체조, 수영, 승마, 육상, 빙상 등 모든 종목과 심지어는 양궁학과까지 있는데 유독 국궁학과가 없음이 이상하지 않은가?
전부 활을 쏘고 활에 대하여 모르는바 없는 무불통지의 궁사들이 세상에 늘렸고 늘렸으되, 대학에서 학문으로 정립되지 못하고 국궁을 체계적으로 가르쳐 줄 국궁학과가 없다는 게 말이 되는가?
한산이 활을 배우고 우리활이 어떻게 쏘아지는지 궁리한지 십수년만에 우리조상님들께서는 撇絶로 쏘았음을 알아내었고, 이 별절撇絶이 射以載道사이재도. 射以觀德사이관덕의 활로 활연관통에 이르는 길임을 알아내었다.
撇絶별절을 알고 나서 우리활을 보는 관점이 바뀌고 우리활판에서 전해 내려오는 수많은 이야기들 중에 잘 못된 점들이 눈에 띄게 되었다.
몇가지 예를 들어보면,
1. 왕거의 사경에서 앞무릎은 과녁과 마주하고 뒷무릎은 가로로 놓는다. 고 하여 발디딤이 고무래 정자로 서는 것을 비정비팔이라고 쓰고 있는데, 이것이 우리 국궁에서 말하는 비정비팔과 어떻게 다른지? 왜 왕거는 고무래 정자를 비정비팔이라 이름 했고 우리는 왕거와 다른 발디딤을 비정비팔이라고 하는지? 학문적으로 정립된 게 없다는 것이다.
《왕거의 사경》
凡射 。 必中席而坐 。 一膝正當垜 。 一膝橫順席 。...
2. 왕거의 사경 지궁심고. 구결에서는
持弓審固訣曰 。持弓審固事須知 。垜在南時面向西 。右手捉弓左當弝 。仍令箭筈兩相齊 。
지궁심고. 구결에 이르기를 “활을 벌려 버티며 정신을 집중하고 자세를 고정시켜야 한다. 과녁이 남쪽에 있으면 얼굴은 서쪽을 향한다. 오른손을 활에 대고 왼손으로 줌통을 쥐지만, 화살 오늬는 여전히 (왼손과)나란히 있게 한다.”고 했는데,
☞ 이것이 과연 맞는 이야기인지 틀린 이야기인지 정확한 잣대가 없는 게 현실이다.
“과녁이 남쪽에 있을 때 얼굴이 서쪽을 향한다.” 이거 완전히 활쏠줄 모르는 인간이 쓴 내용이다. 우리의 전통 정통활쏘기 射以載道사이재도 射以觀德사이관덕의 활쏘기는 발시할때까지 미간과 배꼽이 과녁을 마주 바라보고 있어야 한다. 그리 쏘았을 때 撇絶별절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撇絶별절로 쏜 연유는 道도와 德덕을 완수하기 위해서 우리인체 내부에 흉허복실이 이루어져야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녁이 남쪽에 있으면 얼굴이 남쪽을 향해 있어야 바른 활쏘기이다.
과녁이 남쪽에 있는데 얼굴이 서쪽을 바라보는 것은 射以觀德사이관덕과 아무 상관없이 발전해온 양궁활쏘기가 된다. 왕거의 설명은 발디딤을 고무래 丁자로 서서 쏘는 지나의 활쏘기라서 우리의 전통 정통활쏘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미간과 배꼽이 정면으로 향한 상태에서 어깨축을 극한으로 회전시켜보면 경추와 척추가 반대로 비틀리면서 몸의 중심축이 바로 서게 된다. 그러나 왕거의 주장대로 시선이 돌아가게 되면 아무런 자극도 없고 운동효과도 없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현재 우리 활터의 활쏘기 속에는 양궁, 일본활 사법팔절에 支那지나의 활까지 온갖 잡탕이 뒤섞여 혼재하므로, 정확한 활쏘기 원형을 알지 못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활을 쏘면서 자기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전통 정통사법에 관한 논의 자체가 산을 넘어 우주로 날아간 상황인 것이다.
3. 왕거는 사경에서 각지손을 뗄 때 손바닥이 하늘을 보고 떨어져야 한다고 설명을 하고 있다. 반면, 사예결해에서 우수 수배향서로 각지손을 떼면 손바닥이 땅을 보고 떨어져서 엉덩이에 찰싹 갖다 붙게 되는데, 어떤 것이 옳은 방법이고 어떤 것이 틀린 것인지? 학문적인 검토와 연구된 게 없다는 것이다.
《왕거의 사경》
㔢 。【粗說切 】《說文 》云 。㔢 。折也 。謂當以後手摘弦 。如㔢斷之狀 。
翻手向後 。仰掌向上 。令見掌紋是也 。
‘절’은 《설문》에서는 자르는 것이라고 했다. 【(㔢을) 거칠게 설명하면 切이다.】
깍지손을 시위에서 떼어 내는 모습이 무엇을 자르는 것 같음을 말한다.
손바닥을 뒤집어 뒤로 뻗으면서 하늘을 향하게 해서 손금이 보이게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사예결해》
六. 右手。手背向西。勢成三節。(우수。수배향서。세성삼절。)
각지손 등은 서쪽(안쪽)을 향하며, 당긴 자세는 줌팔, 몸, 각지구미로 세 번 꺽어진 모습이 된다.
引之之時。兩手齊擧。其高無下於耳上。(인지지시。양수제거。기고무하어이상。)
활을 당길 때는 양쪽 손을 가지런히 드는데, 그 높이가 귓바퀴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다.
☞ 만작을 했을 때 각지손 손등이 몸 안쪽을 향하고 그 위치가 귓바퀴(눈꼬리)에 있을 때 발시를 해 보면, 각지손 손바닥이 땅바닥을 보고 떨어져서 우궁의 경우 오른쪽 엉덩이에 찰싹 붙게 되는데, 이것이 인체관절구조나 우리 몸이 힘쓰는 원리에 적합하다. 그래서 왕거의 사경이 틀렸다. 왕거의 사경같이 손바닥이 하늘을 보고 발시가 되면 각지손 죽머리가 붕어죽이 되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활을 쏘면 어깨 회전근개가 파열된다.
아니, 줌손 죽머리는 붕어죽으로 쏘면 안된다고, 활병이라서 반드시 엎혀야 한다고 하면서, 구지 각지손 죽머리는 붕어죽으로 발시해야 할 이유가 있나?
각지손 죽머리도 엎어서 발시하면 안될 이유라도 있으면 모를까? 각지손 죽머리를 붕어죽으로 발시하면 어깨 회전근개가 파열되게 되는데 왜 이것을 비판하고 틀렸다고 증거하지 못하는가? 이런 것도 일종의 활터 사대주의가 아닐까?
經典에서 經경은 하늘의 소리를 성인이 전하는 것이고, 典전은 성인의 말씀을 풀어놓은 것이기 때문에, 왕거의 방식은 틀린 활쏘기인데 구지 射經사경이라고 엉터리에다가 經경자를 붙이는 것은 詐欺사기라고 본다.
4. 사예결해에서 신 흉허복실 좌액활여를 붙여놓았는데, 흉허복실과 좌액활여가 무슨 상관관계인지? 흉허복실을 하려면 반드시 좌액활여를 해야 하는지? 아니면 좌액활여를 하면 흉허복실에 유리한 것인지에 대한 학문적 검토조차 없다는 것이다.
《사예결해》
二. 身。胸虗腹實。左腋豁如。(신。흉허복실。좌액활여。) 몸은 (목을 길게 빼서 흉곽을 들어올려)가슴을 비우고 (두 다리에 힘을 단단히 줘서)배에 힘을 주며, (줌손을 높이 들어)왼쪽 겨드랑이를 크게 벌린다.
이러니 대한궁도협회에서 엉거주춤 항아리 이듯이 거궁 궁도교본을 만들고 온 세상이 엉터리 활을 쏘고 있는 것이다.
정사론이 세상에 나와서 거지고고원원 거궁을 하라고 세상에 알린지 13년이 넘었고 사예결해가 나온지도 6년이 넘었건만 아직도 항아리 이듯이 엉거주춤 거궁하고 활을 쏘면서 그것이 틀렸는지 맞는지 구분도 못하고 학문적으로 정립된 게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정사론》
5장, 凡具射擧弓之法專無求力於兩臂而擧高者骨之所期節之所求也
무릇 온전한 활쏘기에서 거궁하는 법은 오로지 양팔의 힘을 쓰지 않고 높이 드는 것인데, (그렇게 해서) 뼈가 만나는 바 그 관절마디로 자연스럽게 들어 올리는 것이다
6장. 持彎放射之法前肱後肱者擧之高高遠遠以戴憑虛於頭上之所圓因以盡務盡聲而以附御彀於肩麽之所方則前推後壓主擧專執,
활을 만작하여 방사하는 법은 앞팔과 뒷팔을 높고 높게 들며, 머리 위로 멀고멀게 이어서, 머리 위에 그려지는 원의 허공에 의지하는 것이다. 이것으로 힘써 진력하여 가르침이 다하도록 하되, 활을 벌릴 때 의지하는 바는 (양쪽)어깨 끝 모서리 부위(肩麽之所方)인즉, 앞은 밀고 뒤는 (접힌 필꿈치에 더욱더)압력을 가하되(前推後壓), 앞 팔 드는 것을 주장으로 삼고(主擧), 뒷손은 마음껏 잡아끄는 것이다(專執)
한산이 공부한 바로는 정사론의 前肱後肱者 擧之高高遠遠전굉후굉자 거지고고원원 거궁과 사예결해의 左腋豁如좌액활여가 맞고, 대한궁도협회 궁도교본에서 설명하는 항아리 이듯 거궁이 틀렸다.
장담하건데 하늘이 두 쪽이 나더라도 高高遠遠고고원원 거궁과 左腋豁如좌액활여가 맞다. 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학문적으로 증명하고 바른 활쏘기를 대학교에서 가르쳐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 대학교에는 활쏘기 학과가 없다. 심지어는 활쏘기 과목 자체가 없는 것이다.
6천년을 넘게 활을 쏘아 道도와 德덕을 완수하는 삶을 살았던 조상님들의 찬란한 정신문화에 대한 몰이해 몰상식이 아니라면, 이제는 대학에 우리의 전통 정통궁술 射以載道사이재도 射以觀德사이관덕의 활쏘기에 대한 학문적 탐구와 함께 바른 활쏘기를 가르치는 국궁학과가 생겨야 마땅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다.
첫댓글 좋은 말씀이고, 활쏘기에 진심인 활량이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희망사항이겠지요.
일부 대학엔 골프학과 바둑학과도 있으니 국궁(전통활쏘기) 학과도 당연히 있을 만하지요. 실제로 깊이 들어가면 공부할 것도 많구요..
(낚시나 등산은 잘 모르겠네요..ㅎㅎ)
하지만 아시다시피 현재 우리나라의 국궁 인구가 박박 긁어봐야 채 3만이 안 되는 걸로 알고 있고, 다른 스포츠나 기예 종목과 달리 국궁은 우리 대학에서 아직 특기생 제도도 없는 마당에, '학과'를 바라는 일은 나무 위에서 물고기 찾는 격이라 봅니다.
심지어 전통문화대학이란 국립 특성화 대학마저도 겨우 교양으로 1학기짜리 국궁 수업 하나만 개설되어 있고, 거기서 가르치는 분도 (책은 내셨지만) 우리의 진짜 전통 사법이나 각궁 같은 것에는 전문적 식견과 경험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궁 인구의 저변이 지금보다 훨씬 넓어지고, 전통 사법에 관한 활꾼들의 인식이 획기적으로 바뀌며, 국궁을 전문적으로 배우면 그래도 어느 정도는 호구지책을 마련할 수 있어야 대학에서 학과도 생길 조건이 되겠지요. 아직은 갈 길이 한참 멀다고 말할 수밖에 없겠네요..^^;
혹시 국궁이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이라도 된다면 그 길이 좀더 빨리 앞당겨질까요?? ㅎㅎ
예전에 들은 얘기인데, 국궁을 잘 배우던 중학생이 갑자기 양궁으로 말을 갈아탔는데요.. 이유가 양궁은 배워서 올림픽 대표로 나갈 수가 있는데 국궁은 열심히 배워봐야 진로를 정할 때 쓸모가 없어서라고 했다더군요.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궁학과라는 것은 그야말로 언강생심이 아닐지요.
앞으로 우리 국궁 활꾼들의 커다란 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하늘서기 그리 생각할거 같으면 평생가도 국궁수업 하나 못 만들 것입니다.
차리리 국궁대학을 하나 만들까요?
요새보니 망하는 대학도 많던데, 하나 인수해서 말입니다.^^
잘 못 된것 알았으면 고쳐야죠. 그저 바라만 보고 있으면 그게 사람이 할 짓입니까?
턱밑살대 게발각지가 전통궁술이 아닌것을 알은 다음에야 바른 활쏘기를 찾아 길을 떠나고 결국은 알아 내었듯이 말입니다.
국궁수업도 안되고 국궁학과는 더더욱 어려우면, 차라리 국궁대학을 하나 만드는 게 좀 더 쉬울것 같네요.
@한산 사람들이 알고서도 그저 바라만 보고 있는 것이 아니구요..
일단, 아직은 필요성을 느끼는(우리 활쏘기가 잘못된 것을 안) 사람들이 너무 적다는 게 문제고,
국궁수업이나 대학을 만드는 것도 다 조건과 단계가 있다는 말씀이지요^^
국궁만 가르치는 대학 설립은 너무 먼 이야기고, (국궁을 포함한) 전통 무예를 가르치는 전문 학교 정도는 정부나, 뜻과 재력 있는 사람이 나서면 당장도 가능하리라 봅니다만.. 과연 나설 만한 사람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네요. 거기 졸업생들도 뭔가 진로가 열려야 하니 말이죠.
결국 제 생각은, 아직 그 때는 멀었다.. 입니다. 더 많은 우리의 공력(준비)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하늘서기 남가일몽으로 끝날지라도 꿈은 야무지게 꾸어야지요.
꿈마저 못꾼다면 그게 사람이 할 짓입니까?
아무도 꿈꾸지 않으니 내가 펌프질을 하는 것입니다.^^
☆꿈은 이루어 진다.☆
하늘서기님 글의 초점은 꿈을 야무지게 꾸지 말라는 것도, 알고도 시도하지 않고 바라만 보라는 것이 아니지요. 대학의 국궁학과 같은 것을 언급하기는 아직 여러 선결조건(단계)이 많아서 시기상조로 보이며 우리의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 정도로 읽힙니다.
한산님 댓글을 자칫 오해하면, 지금 나와 같은 그런 꿈을 꾸고 함께 촉구하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다... 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겠네요. 말씀을 너무 극단적으로 하시는 경향이 또 나타난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적어도 대학 체육과 등에 몸담고 있으면서 국궁을 하시는 몇몇 교수님들은 이미 전부터 대학에 국궁 수업이나 전공 (또는 학과까지?)을 개설하려는 시도들을 해 온 것으로 압니다. 한산님만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리란 뜻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