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동화< 7화. 괜찮은 거래> 발제 발제자 오혜선(20210111)
‘괜찮은 거래’는 어리석고 고집만 센 줄 알았던 농부가 정신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3단계로 나누어 보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1. 주인공인 농부는 길을 가다가도 개구리가 내는 작은 소리 하나라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마음이 선량한 사람이지만, 자신의 생각에 갇혀 융통성이 없고 고집이 센 사람이다. 어쩌면 농부는 평소에 대화의 단절 속에 살 다보니 작은 소리에도 반응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 날도 암소를 장에서 팔고 7탈러를 받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아마도 이날의 농부의 임무는 장에서 암소를 판돈을 집에 까지 잘 가지고 가는 것 일게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연못에서 아앗! 아앗!(독일어로 8을 의미) 이라고 울어대는 개구리 울음 소리를 8탈러! 8탈러! 라고 들어서, ‘아니야, 나는 7탈러를 받았어!’ 하고 중얼거리다가 계속 아앗, 아앗 하고 울어대기만 하니, 농부는 갑자기 흥분을 해서 자신이 돈을 꺼내 하나씩 세어 보이기까지 했다. 그래도 개구리가 아랑곳 하지 않고 아앗, 아앗 하고 울어대자 너무 화가 나서 ‘너희들이 세어봐!’ 하고 돈을 연못에 던지고 난 후 개구리들이 돈을 다 세고 난 후 돌려주기를 기다렸지만 날이 저물도록 계속 울기만 하면서 돈은 돌려주지 않았다. 농부는 날이 저물어서 더 이상 기다릴 수 가 없자 개구리들에게 욕설을 퍼붓고는 집으로 돌아 왔다. 미루어 짐작컨대 집에 돌아와서 아내에게 얼마나 잔소리를 들었을 까? 아마도 농부는 본인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 상황에서 어떤 생각을 했을 까?
2. 시간이 흘러 농부는 이번에는 암소를 장에 가서 팔지 않고 집에서 암소를 잡은 후에 고기만 내다 팔면 암소 두 마리를 사고도 가죽은 남을 것이라는 계산을 했다. 아마도 8탈러 사건이 있은 후에 농부는 자기반성을 통해 암소 판돈을 가지고 오다보면 중간에 또 다시 누군가가 끼어 들어 뺏어 갈 수 도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암소고기로 팔고 난후 암소 2마리로 사고 오면 집까지 무사히 가지고 올 수 도 있고 이득이 될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농부는 장에 가다가 고기 냄새를 맡고 웝! 웝! (조금만을 의미)하고 달려드는 한 떼의 개들과 우두머리인 회색빛 사냥개를 만났다. 이번에도 농부는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웝, 웝하고 달려드는 개들에게 자기식 해석으로 ‘ 좋아, 무슨 말인지 알겠어, 조금만 맛보게 해달라는 거지?’ 라고 하면서 웝, 웝하고 짖어대는 사냥개에게 ‘하지만 이걸 너희들에게 주면 난 아주 곤란한 지경에 빠지게 돼.‘ 라고 했다. 여기서 농부는 대화를 해보려고 한다. 처음 보다 많이 발전 한 모습이다. 다음 말에서 농부가 문제해결을 위한 사고의 과정을 겪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좋아, 그렇게 계속 조른다면 이걸 가져도 돼. 왜냐하면 난 너희들을 알고 있고 너희들 주인이 누군지도 알고 있으니까 말이야.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해두어야 겠다. 난 사흘 안에 돈을 받고 싶어. 안 그러면 너희들 아주 혼날 줄 알아! 우리 집으로 그 돈을 가지고 와.’ 이 말은 8탈러 사건을 겪으면서 혼자 생각한 것일 수 도 있겠고, 아내의 잔소리와 다음에 똑 같은 일이 생기면 이렇게 해야 된다는 교육(?)의 결과일 수도 있다.
사흘이 지나도 아무도 그 돈을 안 가지고 오자 ‘남을 믿은 내가 잘못이지.’ 라고 중얼 거린다. 이 말은 첫 번째 농부의 깨달음이자 사회 속으로 한 발짝 들어서게 되고 인과적 사고를 하게 되는 계기이다. 농부는 푸줏간 주인을 찾아가서 돈을 달라고 했지만 빗자루로 얻어맞기만 했다. 농부는 얻어 맞으면서도 ‘좀 참아요! 이 세상에는 아직 정의라는 게 살아 있소!’라고 하면서 왕에게 가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함께 이야기를 들은 왕과 공주는 배꼽을 잡고 웃고 난 후 이번 사건의 경우에 판결을 내릴 수는 없으나 공주를 웃게 했으니 공주를 아내로 삼으라고 했다. 그러나 농부는 정색을 하며 이미 있는 아내도 힘들고 벅차고 집에 가면 아내가 사방 천지에 있는 것 같다고 하면서 거절을 했다. 이 말에 왕은 화를 냈지만 농부는 ‘아, 전하, 전하께서는 소한테서 쇠고기 말고 또 무엇을 바라실 수 있겠습니까요?’ 라는 말을 했다. 이 말은 농부의 정직한 속내를 알 수 있는 말이다. 농부의 바램은 자신의 말을 믿어 달라는 것이고 공정한 판결을 통해 소 값을 받고 가서 아내에게 거짓말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었지 그 일로 인해 생기는 결과에 대한 댓가나 보상은 관심이 없었다.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울림을 주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농부는 어리석기만 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신념과 목소리가 있으며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소신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의 경우 누군가의 가르침을 통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성찰을 할 수 있다면 이 사회에서 정상적으로 자신의 몫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리라.
왕은 자신의 말을 거역하는 농부에게 화가 났지만 다른 동화에서 봐왔던 왕하고는 다른 면모를 보여 3일 뒤에 오면 500탈러를 주겠다고 하면서 돌려보냈다.
3. 여기서는 500탈러를 받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돈을 조금 떼어 달라는 말에 200탈러를 왕에게서 받으라고 한 보초병과, 남은 300탈러를 잔돈으로 바꿔 준다며 질 낮은 은화를 줘서 이득을 취한 유대인, 그리고 이를 판단하는 왕이 나온다. 사흘 뒤에 왕을 찾아간 농부는 자신은 보초병과 잔돈으로 거슬러 받는 다는 조건으로 유대인에게 다 주기로 해서 왕에게 받을 돈은 없다고 했다. 왕은 돈을 달라고 찾아온 보초병과 유대인에게 돈 대신 곤장을 맞게 했다. 여기서도 잘못에 대한 벌인 곤장을 참고 맞는 보초병과 난리를 치는 유대인의 모습은 스스로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자신은 고액을 잔돈으로 바꾼 죄 밖에 없다며 부당하다는 부끄러운 외침이었으리라~!!
이 줄거리를 따라 가다보면 농부는 어리석다기보다는 소한테서는 쇠고기 말고 바랄 게 없다는 말을 되새겨 보게 하는 소신있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보초병과 유대인도 자신의 돈이 아니라고 여겨 돈의 임자인 왕에게 보낸 것일 수 도 있고.....
이번에 왕은 화가 다 풀려서 농부에게 보물창고로 가서 원하는 만큼의 돈을 가져가라고 했다. 농부는 임금이 돈을 줘도 얼마를 줬는지 알 수가 없으니 자신이 얼마를 받았는지 알 수 가 없다며 엉터리 왕이 자기를 속였다고 궁시렁댔다. 이 소리를 들은 유대인은 임금에게 달려가서 농부가 한 이야기를 다 일러 바쳤고 화가 난 임금은 다시 농부를 불러 들였다. 농부는 바로 들어가지 않고 새 외투를 장만해 입고 예를 갖춰서 찾아뵙겠다는 말을 했다. 유대인은 급한 마음에 자신이 가장 아끼는 옷이라고 하면서 농부에게 빌려주고 왕에게 데리고 갔다. 왕은 화가나서 농부가 한 말을 꾸짖자 농부는 침착한 어조로 ‘~(생략), 유대인들은 항상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생략)~, 지급 제가 입고 있는 외투도 자기 것이라고 주장할걸요.’ 이 말을 듣고 왕은 ‘저 유대인은 확실히 사람을 속이는 자로군. 왕인 나와 농부를.’ 이렇게 말하면서 유대인에게는 곤장 맛을 보게 하고 농부에게는 다시 적절한 보상을 내렸다. 농부는 새외투를 걸치고 주머니 속에는 돈을 잔뜩 넣은 채 집으로 돌아오면서 중얼거렸다. ‘이번에는 괜찮은 거래를 한 셈이 로군 !’
곤장을 맞는 것으로 끝이 났지만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어느 시장 바닥에서인가 어리석어 보이는 농부를 만나려고 어슬렁거리는 유대인은 있을 것이다. 농부는 삶의 과정에서 나를 극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거듭 태어나는 데 그때마다 농부를 도와주는 왕은 심판자로서 농부의 말을 끝까지 다 들어 주면서 판결은 해 줄 수 없으나 농부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믿어줬고, 균형을 잃지 않고 정의가 살아 있음을 보여 줬다. 농부는 왕에게 자신의 말을 하는 과정을 통해 분명히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을 테고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기르게 되었으리라. 세상을 살아가면서 필요 한 것은 서로의 말에 귀 기울이고 들어주면서 공감해 주고 믿어 주는 것이 사람의 울분도 갈아 앉게 해주고 거듭나게 해주는 길 인 것을.... 그게 어렵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