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융프라우 정상에서
-신재미
봄꽃들이 활짝 핀 정거장에서 산으로 가는 기차를 탔다 기차는 하늘을 향해 달린다 몸은 땅에 눕는 듯 급경사 길을 오르는 기차는 새로운 환상의 세계를 눈앞에 펼쳐 놓았다 얼음 동굴을 지나 정상에 우뚝 서니 하얀 백설 위에 팽귄처럼 서 있는 작은 몸 자연의 위대함에 미물로 작아지는 나를 본다 아, 라는 감탄사 밖에 찾지 못하는데 사계절은 조국의 산하를 닮아 왔구나. 아름다움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라 하더니 지구촌 작은 마을 하늘 아래 첫 동네 광활하고 경이로운 곳 그 이름은 융프라우 융프라우, 이름처럼 신비로운 곳 백설이 서 있는 또 다른 세상 그곳은 봄의 여신이 온갖 꽃을 피우고 정취가 내 고향의 봄 같아 차라리 꿈이라 하리.
높이는 4,158m이다. 베른알프스산맥에 속하는 산으로, 대부분이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북벽(北壁)에는 중생대 쥐라기의 석회암이 노출되어 있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철도역인 융프라우요흐(높이 3,454m)에서 4시간이면 등정할 수 있으나 상당한 숙련이 필요하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아름다우며 북동쪽에는 묀히와 아이거, 남동쪽에는 알레치 빙하, 남쪽에는 알레치호른, 더 멀리에는 몬테로사산이 있다.
융프라우란 ‘처녀’라는 뜻이며, 인터라켄의 아우구스티누스 수녀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하여 명명되었다.
융프라우 철도는 1896∼1912년 건설되었으며, 최대경사도 25°의 아프트식으로, 9.3km를 오르는데 50분이 걸린다. 기점역(基點驛)인 클라이네샤이덱(높이 2,061m)에서 약 2km는 완만한 초원이지만, 나머지 7km는 모두 아이거와 묀히의 산허리를 뚫은 터널이다. 해발고도 2,865m의 아이거반트역(驛)에서는 아이거 북벽의 1,800m 아래쪽에 있는 그린델발트까지 내려다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