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고 기다리던 여행가 김남희 작가님과의 북토크가 드디어 진행되었습니다.
연초에 미리 계획을 잡아 놓았던 것이지만 작가님이 까미노 순례길을 떠나셨고 스페인 현지에서 코로나에 걸리는 바람에 귀국이 연기되게 되었어요. 이미 몇 개의 강연 스케줄은 연기되었고, 우리는 귀국 여부에 따라 할 수 있을지 없을지를 가늠해야 했던 상황. 그러나 다행히도 상황이 잘 정리되어 괴산 강연은 예정대로 열리게 되었습니다.
지난 몇 달 동안 책방 두 개의 북클럽에서 라틴아메리카 문학을 읽으며 공부하고 있던 터라 이날의 강연이 더욱 기대가 되었는데요, 북클럽 회원 중심의 단촐한 북토크로 예정하고 있었기에 평일 저녁에 시간을 잡았고 이때문에 김남희 작가님을 뵙고 싶어하던 분들이 오실 수 없었던 어려움이 있었네요. 특히 라틴아메리카 공부를 열심히 했던 오전 북클럽 팀이 시골길 야간운전의 어려움과 먼 거리 등으로 참석하지 못해서 제 아쉬움이 컸어요. 시간을 저녁으로 잡은 게 좀 죄송하기도 했고요.
오랜 여행의 피로가 누적된 데다 서울에서 먼 거리를 오신 작가님은 컨디션이 좋지 않은 듯 보여 걱정했지만 강연이 시작되자 금새 에너지가 회복되셔서 원래 예정되었던 라틴아메리카 뿐 아니라 작년에 다녀오셨고 올해 6월에 또다시 가신다는 조지아 트레킹 이야기, 본 강연이 끝난 후엔 부록으로 파키스탄 훈자 여행기까지 들려주셔서 참석한 저희는 진짜 호강했습니다.
갖고오신 사진자료만 3백 여장에 이르러서 정말 지구 한 바퀴 여행 한 번 제대로 한 느낌이었지요.
강연 내내 책방 고양이는 옆에서 강의에 집중하기도 하고, 가끔 졸기도 하고, 때로는 독자들 사이를 돌아다니기도 하는 등 산만함의 극치를 보여주면서도 끝까지 강연에 함께하는 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고양이도 매혹시키는 라틴아메리카!!!
저녁 시간이 늦어서 먼저 가시는 분을 보내고 파키스탄 여행이야기를 듣고, 몇 개의 여행 팁도 얻어 듣고, 그분들까지 모두 가신 후에는 작가님과 북클럽 김현숙 안기홍 님이 끝까지 남아 치맥을 하면서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세계 곳곳을 누비고 다녔지만 괴산은 숲속작은책방 때문에 처음으로 알게 되고 와보게 되었다는 작가님께 여행작가가 서울에 살고 있을 이유가 있는가, 괴산으로 오시라 어찌나 열렬히 괴산 홍보와 영업을 했던지....이러다 내일 괴산에 땅 보고 있는 거 아니냐며 웃었습니다. 농담으로 시작한 이야기였지만 진짜 괴산으로 오시면 참 좋겠다 싶었어요.
밀린 원고 마감에 원래는 강연이 끝난 후 책방을 독차지하고 앉아 걸작을 써보실 계획이었으나 밤늦게까지 이어진 수다 삼매경에 원고 따위는 다 잊어버리고 늦은 취침을 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빵과 커피로 조촐한 식사를 마치고 작가님은 다시 서울로 떠나셨어요. 오래된 친구를 만난 것처럼 훈훈하고 친근했던 시간....그리고 여행에 대해 많은 걸 다시 생각하게 해주었던 강연이었습니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아르헨티나와 브라질, 이과수폭포와 앙헬폭포, 우유니사막과 파타고니아, 갈라파고스, 잉카유적지까지....어쩌면 앞으로도 가보지 못할 이곳들의 수려한 사진을 보며 그 감동을 공유하고 싶어 김남희 작가님 슬라이드 중에 몇 장을 옮겨 와 봅니다.
강연에서 저는 <조지아>라는 나라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왜이렇게 낯선 이름인가 했더니 러시아 지배를 거쳐 소련 연방이던 시절에 <그루지야>라는 이름의 국가였던 걸 알게 되었네요....우리나라 사람은 무비자로 360일을 여행할 수 있다고 하며 러시아어도 쓰이지만 수도 트빌리시에서는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게 가능해서 여행하기에 좋은 나라라고 해요. 와인 주산지이기도 해서 와이너리 투어도 좋다고 합니다.....작년에 이곳을 다녀왔는데 너무 아름답고 좋아서 6월에 팀을 꾸려 다시 한 번 여행에 나선다고 합니다.
코로나로 2년 동안 해외 긴 여행을 못가서 몸이 근질거렸는데 이날 강연으로 완전히 여행욕구에 불이 붙었습니다. 그래도 올해까지는 길을 나설 엄두가 나지 않고, 내년에 과연 어디로 갈까....매일매일 목적지를 바꿔 가며 여행을 떠날 꿈에 부풀어 있습니다. 이 아름다운 지구의 곳곳을 돌아보고 싶어요.
첫댓글 참 좋은 사람들과 함께 참 좋은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