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원의 아내 중전 민씨 왕이 된 태종 이방원은 자신의 권력기반을 확고히 하기 위해 향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공신들을 죽이거나 귀양 보내는 등 왕권강화를 위한 박차를 가하였다. 그 중 가장 잔혹했던 사건이 중전 민씨 가문의 대몰락이었다. 태종의 부인 중전 민씨는 18세에 이방원과 결혼하여 시아버지가 왕이 되는 것에 이어, 타고난 여장부기질로 이방원이 왕이 되는데도 큰 기여를 한 바 있다. 중전 민씨는 민무구, 민무질 두 남동생을 남편의 심복으로 만들고 1,2차 왕자의 난에서는 거사를 성공시키는데 결정적 기여를 하는 등 이방원의 후견인이자 참모로서 큰 역할을 하였다. 중전 민씨는 실패 시 멸문지화를 당할 것을 각오하고 남편의 거사(擧事)에 올인 하였는데, 이것이 제대로 성공하여 남편은 임금이 되었고 자신은 국모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그러나 태종은 왕이 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여러 여자를 찾았고, 이에 대응하는 중전 민씨의 심한 투기로 인해 두 사람의 관계는 싸늘히 식어갔다. 중전 민씨에게 이는 향후 밀어닥칠 엄청난 불행의 시작에 불과한 것이었다. 중전 민씨의 친동생인 민무구, 민무질이 1차로 남편인 태종에 의해 죽고, 그로부터 6년 후 그 아래 동생들인 민무휼, 민무회 형제도 또 다시 남편인 태종에 의해 목숨을 잃게 되었다. 민씨가 중전의 자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태종의 입장에서 볼 때, 장인인 민제는 보수파의 핵심인물로서 따르는 이가 많고 처남인 민무구와 민무질은 군사부분의 실세들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원자가 외가에서 자란 까닭에 외삼촌인 민씨 형제와 매우 가까웠고, 나중에 원자가 세자를 거쳐 보위를 이을 경우 민씨 일가의 힘은 통제 불능일 것으로 생각했다. 태종은 민씨 가문의 발호와 세자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우려해 민무구, 민무질을 작심하고 죽였고, 6년 후에는 그 동생들이 세자를 충동질해 복수할 것을 우려해 또 다시 마누라 가문의 씨를 말려버린 것이다. 중전 민씨는 이방원의 아내로 왕비가 되는 영광을 누렸기는 했으나, 그 대가는 너무나도 혹독하였다.
♣ 제공 : KIMSEM과 함께 역사 다시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