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가톨릭
90%가 불교 신자인 나라
미얀마라면 좀 낯설지 모릅니다. 그러나 ‘버마’, ‘아웅산 수치 여사’라고 하면 ‘아!’ 하실 분이 많을 듯합니다. 미얀마는 1989년 이전에는 버마라고 불렀는데 군사정권이 버마족 외에 다른 소수민족도 아우른다는 차원에서 국호를 미얀마로 바꾸었습니다. 그러나 민주화운동을 하는 이들은 군사정권이 붙인 미얀마라는 이름을 거부하고 아직도 버마라고 부릅니다.
미얀마는 인도차이나 반도의 국가들 가운데 국토가 가장 넓습니다. 면적이 약 67만 7,000평방킬로미터, 길이는 동서로 936킬로미터, 남북으로는 2,051킬로미터에 이릅니다. 북쪽과 동서쪽이 거대한 말발굽 모양의 언덕과 계곡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나머지 대부분은 농경지역으로, 미얀마의 젖줄이라고 할 에야와디 강과 친드윈 강이 흐르는 비옥한 땅에 인구가 밀집되어 있습니다.
미얀마는 135개의 소수 종족이 모여 이룬 다종족 국가입니다. 전체 추정인구는 약 6,400만 명인데, 대표적 종족으로는 인구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버마족, 그리고 카친족, 카인족, 친족, 몬족, 라킨족, 샨족 등이 있습니다.
주요 종교는 소승불교가 89.2%를 차지하고, 그리스도교 5%, 이슬람교 3.8%, 힌두교 0.5%, 정령신앙 1.2%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5%의 그리스도교 가운데 30%가 천주교라 전체 인구의 1% 정도가 천주교 신자인 셈입니다.
방문하는 데에도 2-5일이 걸리는 넓은 관할 지역
미얀마의 최대 도시는 양곤인데 양곤은 도심, 교외지역, 위성도시와 미개발 지역의 마을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양곤에서는 생활수준이 다른 여러 종족들이 섞여 살고 있어 서로 다른 민족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미얀마 전역은 7개의 주와 7개의 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양곤 대교구는 양곤 구 전체와 바고 구 일부, 에야와디 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미얀마의 천주교 신자 70여 만 명 가운데 13%인 8만 2천 명 정도가 양곤 대교구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350개 마을에 42개의 본당이 있습니다.
미얀마에는 양곤을 비롯한 3개의 대교구를 포함하여 16개의 교구가 있으며, 18명의 주교가 활동하고 있고, 은퇴 주교 5명이 있습니다. 2012년 통계에 따르면 천주교 신자는 696,107명, 교구 신부와 수도회 신부는 882명, 수도회 수사와 수녀는 1,631명, 그리고 선교사는 2,638명으로 집계됩니다.
대부분의 교구들이 광활한 지역을 관할하고 있는데, 거의 다 넓은 밀림지대인 관계로 도시지역을 제외한 곳은 교통수단이 빈약하며 전화, 인터넷 등은 일부 도시지역을 제외하고는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관할구역이 넓다 보니 시골본당의 신부들은 마을을 찾아가는 데 2일에서 길게는 5일이 걸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교구들에서는 마을에서 신앙심 깊은 사람을 뽑아 선교사로 양성하여 신자들 교육을 책임지게 하고 있습니다.
천주교 선교역사
그리스도교는 1500년경에 소개되었습니다. 소규모지만 복음선교는 16세기부터 시작되었고 정상적인 교회 조직이 설립된 1850년대까지 그 성과는 보잘것없었습니다. 교계는 1954년 비오 12세 교황에 의해 설정되었습니다.
미얀마는 1961년에 불교를 국교로 선포하였지만, 현재 공식적으로 비종교적입니다. 1965년 정부는 교회 학교와 병원을 국유화하였고 미얀마 정부가 선교사들의 활동 재개를 금하면서 1945년 이후 처음부터 진출한 모든 외국인 선교사는 정부의 새로운 활동을 허가받지 못할 경우 미얀마에서 떠나야 했습니다. 이들 선교사들은 다시 돌아왔지만 최근까지도 교회 발전은 부분적으로만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양곤 대교구는 2003년부터 현재까지 찰스 보 대주교가 교구장으로 사목하고 있습니다. 2007년 찰스 보 대주교의 요청에 따라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파안 교구를 신설하고, 양곤 대교구 보좌주교였던 소민티드 유스티노 주교를 2009년 교구장으로 임명했습니다.
북부 카친 지역 분쟁
이미 잘 알려진 대로 미얀마 북부 카친 지역의 분쟁이 재개되어 매우 안타깝습니다. 분리 독립과 자치 확대를 요구하는 카친독립군(KIA)은 정부군과 오랫동안 내전을 벌여오다가 지난 1994년 평화협정을 맺고 20년 가까이 중앙정부로부터 분리되어 자치를 누려왔는데, 최근에 다시 내전이 발생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님이 지난 춘계 정기총회에서 미얀마의 미트치나 교구장 다우 탕 주교님에게서 받은 메시지를 전달하며,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기도하며 신자들에게도 알려줄 것을 부탁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교회의 신자들이 남북한의 평화를 위해서도 기도하시면서, 미얀마 카친 지역의 분쟁 종식을 위해서도 한마음으로 기도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양곤 한인 공동체
미얀마 국민들은 교육에 대한 열망이 매우 높지만, 대부분 너무나 가난하여 학교에 갈 수 있는 여건이 못 됩니다. 그래서 가장 시급한 것이 교육시설과 시골 학생들을 위해 숙식을 제공하는 기숙사 등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정부에서 해야 할 일이지만, 이런 일들을 대부분 현지 성당의 신부님이나 수도회에서 하고 있습니다.
양곤의 한인 공동체는 양곤 현지에 있는 성 아우구스티노 성당을 빌려서 미사를 드리고 있는데, 인천교구에서 파견되신 이성만 시몬 신부님과 53세대, 97명의 신자들이 주님 안에서 한마음이 되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양곤 한인 공동체는 미얀마인들을 위해 5곳을 선정하여 정기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미얀마어린이돕기후원회(담당 : 제정원 신부)에서도 6곳을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끊임없이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지만, 여력이 부족하여 도움을 다 주지 못해 마음이 아픕니다.
한국에서 파견된 허정민 바실리오 신부님(작은형제회)이 열정적으로 현지인 선교활동을 하고 있고, 성빈센트드뽈자비의수녀회, 위로의성모수녀회, 성골롬반외방선교수녀회, 성도미니코선교수녀회 등 4개 수도회 소속 수녀님들이 활동하고 있고, 예수회도 나와있습니다.
미얀마는 불교국가로서 그 기본 바탕에 깔려있는 것은 소승불교(89.2%)입니다. 미얀마인들의 종교심은 대단합니다. 가난해도 꼬박꼬박 시주를 합니다. 열악한 공장에서 일하는 가난한 노동자들도 봉급을 타면 금종이라도 사서 꼭 불전에 바칩니다. 이런 모습은 우리도 배워야 할 듯합니다. 한국교회 신자들이 정성어린 기도와 봉헌으로 아시아의 가난한 나라 교회들을 많이 도와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정동진 베드로 - 미얀마 양곤한인성당 교우회장. 어려운 여건 속에서 자료를 보내주어 이를 바탕으로 편집부에서 정리하였다.
[경향잡지, 2013년 5월호, 정동진 베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