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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수필100년
사파이어문고8 (김경환 수필집)
『텃새, 행복으로 날다』
979-11-92613-49-9 / 223쪽 / 147*210 / 2023-4-30 / 12,000원
■ 책 소개 (유튜브 영상 바로 보기)
한국현대수필 100년 사파이어 문고 8권은 김경환 수필가의 『텃새, 행복으로 날다』이다.
청렴한 교육자와 올바른 스승으로 남기 위해 품었던 초심과 사명감으로 임했던 열정적인 교직 생활 당시의 일화, 노인전문요양원이라는 삶의 막다른 현장에서 바라본 안타깝고 가슴 아픈 노인 문제, 일상의 행복, 여생의 꿈과 계획 등을 4부로 나누어 묶은 자전적 수필 『텃새, 행복으로 날다』.
■ 저자 소개
김경환 수필가
- 경북 상주에서 출생
- 영남대학교 문리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 포항대동중·고등학교 교사 및 교감 명예퇴직(36년 근무)
-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상, 옥조근정훈장
- 포항청소년 상담실 ‘사랑의 집’ 운영
- 포항 생명의 전화 3,000시간 자원봉사
- 현재 노인전문요양원 ‘푸른실버타운’ 원장
- 서강대학교 장기요양 최고위 과정 수료
- 보건대학교 보건의료산업 최고위 과정 수료
- 대구교육대학교 ‘수필과지성’ 아카데미 30기 수료
- 월간 《시사문단》 등단
- 한국시사문단작가협회 회원, 빈여백 동인
■ 목차
책을 내면서
|추천사|아라한 작가의 첫 테이프 끊으시길-장호병
1부 신의성실의 원칙
36년 동안 찾아온 제자들 / E 교감 선생님 / P 교사는 한 마리 텃새 / 그날의 당직근무 / 고마운 나의 자동차 / 퇴임사 / 나를 공격한 괴물 / 믿었던 C군 / 담임 교사를 공부시킨 박종태 군 / 신의성실의 원칙 / 어느 약사의 지혜 /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2부 긴병에 효자 없다지만
B 어르신의 잦은 설사 / D 어르신의 얼룩 / B 은행 지점장의 집밥 / M 어르신의 세 아들 / N 어르신의 치매 / S 어르신의 항변 / Y 여사의 휴대전화 / 고물 장수 아저씨 / 긴병에 효자 없다지만 /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기에는 / 영천댁 어르신과 휴대전화 / 요양원의 점심시간 / 장기요양 평가 A등급 / 요양원의 현지 조사
3부 긁지 않은 복권
C 공인중개사 / Q 편집장의 잘못 / 긁지 않은 복권 / 큰 다리를 놓아준 여인 / 인생을 합창과 함께 / 키다리 아저씨 / 인생의 그림자 / 며느리의 세뱃돈 / 백령도 여행 / 북한산 인수봉 산행 / 빙계계곡에서의 피서 / 세쌍둥이 / 주차타워 / 임금 계약의 어려움
4부 나이테
같은 것을 찾을 수만 있다면 / 기적 같은 삶 / 나는 왜 수필을 쓰는가 / 나는 정말 꼰대인가 / 결산 및 감사보고 / 나에게 찾아온 부도수표 / 글쓰기 / 나이테 / 인생의 숙제 / 어머니의 나무 주걱 / 장모님의 추임새 / 파크골프에 푹 빠지다 / 한상국의 농사
|부록| 등단작품 심사평-「세쌍둥이」 외 1편
■ 출판사 서평
어려운 가정환경에도 공부를 더 하고 싶어서 고학으로 대학을 졸업했다. 교사로 취업, 교감으로 명예퇴직할 때까지 36년간 원칙과 정의를 가르치는 교육자로 봉직했다. 도중에 목욕탕을 인수하여 직업의 귀천을 따지지 않고 신의성실의 원칙으로 일하여 자수성가한 후 사립학교를 인수하여 교육사업까지 하게 된다. 칠순에 이른 지금에도 노인전문요양원을 운영 중인 작가가 파란 많고 힘겨웠던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성실과 열정으로 헤쳐온 ‘잡풀’ 같은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고 “그럼에도 나는 행복하다”라며 소박한 인생의 기쁨과 행복한 자부심을 수필로 고백하고 있다.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며 ‘겸손’을 가르치고, 격려와 사랑, 때로는 엄격한 훈계와 모범으로 바른길로 인도했던 올곧은 스승 상을 보여준 교사 시절의 에피소드가 1부에 실렸다.
P 교사는 지방의 중소 도시의 사립 고등학교 교사였다. 신념이 강하고 품성이 온화한, 절대로 불의와 타협하지 않은 대쪽 같은 교사였다. 학생들에게는 인기가 있고 수업을 잘하는 교사로 알려져 있었다. 간혹 어떤 사람들은 P 교사를 처세술이 좀 부족한 교사라고 말하기도 했다. … P 교사여! 당신은 참으로 올곧은 사람이었소. 다른 교사들은 F 교장에게 무조건 “예, 예.” 하며 순종하며 살았는데, 당신은 아닌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했기 때문에 그런 수모를 당하지 않았소? 여러 가지 면에서 당신은 참 교사였소. 그런 마음가짐으로 교직 생활을 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도 존경과 사랑을 받을 수 있었소. 나도 당신을 존경하오.”(「P 교사는 한 마리 텃새」 중에서)
2부에서는 최근 많은 혼란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사회의 노인부양문제에 관해 묘사한 특별한 소재의 작품들이 실려있다. 진심과 애정으로 노인전문요양원을 운영하는 작가가 바라보는 노년의 병고, 아픔, 외로움, 고통스러운 현실을 다룬 생생한 에피소드가 헐벗고 굶주리며 격변의 세월을 살아온 지금의 어르신 세대에 관한 이해와 함께 효가 사라진 지금 시대에 누구에게나 다가올 노후의 현실에 관한 전반적인 통찰, 올바른 각성까지 생각하게 한다.
… 그래서 M 어르신 주 보호자에게 “형편도 어렵고 하니 어르신을 집에서 모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하고 말하니, 손사래를 치며 우리 집에는 아버님을 모실 사람도 없고 집으로 모셔 갈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 우리 시설은 집에서 너무 멀어 불편하니 집 가까운 시설로 모셔 가는 게 어떠냐고 물었다. 그때서야 보호자는 밀린 입소비를 내일까지 꼭 내겠다고 했다. … 몇 달 후 M 어르신은 97세의 나이로 생을 마쳤다. 그분의 장례식장을 방문하니 삼 형제가 각기 다른 곳을 보며 영정 앞에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 「M 어르신의 세 아들」 중에서)
요양원은 어르신들의 안전과 편안한 생활을 위하여 건강보험공단의 지침 준수는 물론, 창의적인 노력을 많이 한다. 요양원의 운영 방침은 어르신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모든 초점을 ‘어떻게 하면 어르신이 편안한가?’에 둔다. 모시기가 어려운 어르신들도 많고, ‘나는 입소 비용을 내니 너희는 모든 걸 다 해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말하는 까칠한(?) 보호자도 많다. 서운한 것은 사실이지만 마음에 담아 두지는 않는다. 어차피 정성을 다할 것이니까. (「S 어르신의 항변」 중에서)
희로애락을 오갔던 지난 인생과 지금의 일상에서 나만의 ‘행복’을 찾아내는 작가의 용기와 희망이 담긴 3, 4부의 작품에서는 훌륭한 어르신이 전수하는 소중한 삶의 교훈이 있다. “노방초는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돋아난 풀들로, 사람들과 짐승들이 다니며 마구 밟고 밟히더라도 끈덕지게 돋아난 잡풀을 말한다. 내 인생도 그러했다.”(「나는 왜 수필을 쓰는가」) 같은 끈기, “나는 바른 소리를 잘한다. 그래서 그 바른 소리 때문에 찍힌 적도 있었고, 미움을 받은 적도 있었고, 직장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적도 있었다. 어쩌면 이런 바른 소리를 참지 못하고, 그대로 토해내는 것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큰 흠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는 앞으로도 계속 바른 소리를 할 작정이다.”(「인생의 그림자」)라고 하는 용기,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많은 문제는 공평하지 않은 데서 일어난다. 많은 사람이 데모하고 불평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기 때문이다. 작은 것부터 고쳐 나가야 한다. 처음에는 힘들고 고통스럽더라도 잘못된 관습이나 제도는 고쳐야 한다. 누구나 공평하게 대우받는 세상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물론 우리 후손까지도 공평하고 정의로운 세상에서 살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주차타워」)라며 주장하는 정의로운 마음 등.
『텃새, 행복으로 날다』는 무엇보다 삶의 행복을 이야기한다. 인생은 알고 보면 나날이 기적이라는, ‘감사’와 ‘기도’라는 삶의 행복 원리를 깨달은 작가의 인생 메시지가 바로 그것이다.
나의 첫 번째 기적은 가난한 가정에서 학업을 마친 것이다. … 두 번째 기적은 결혼이었다. 나는 3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평생을 절뚝거리며 쓸쓸하게 살아갈 사람이었다.… 세 번째 기적은 1981년 4월 19일 직장인 ○○고등학교 숙직실에서 연탄가스 중독으로 3일 만에 깨어난 사건이다. … 네 번째 기적은 가난 속에서 힘든 삶을 헤엄쳐 오며 절약으로 모은 돈(5%)과 나머지 95%를 빌려 대중목욕탕을 인수한 일이다. … 다섯 번째 기적은 고등학교에서 근무할 때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발을 씻겨주며 열정적으로 가르친 덕분에, 그 제자들 10명이 35년 동안이나 한 해도 쉬지 않고 나와 내 아내에게 선물을 주며 푸짐한 잔치를 열어 준 것이었다.… 여섯 번째 기적은 결혼 40주년을 맞아 아내와 손잡고 불편한 몸으로 유럽 알프스 3대 미봉을 트레킹한 일이다. … 일곱 번째 기적은 살아오면서 아내의 손을 빌려 여섯 가지 사업을 했는데, 하나도 실패하지 않고 다 성공했다는 것이다. … 나는 이 글을 쓰며 감정에 북받쳐 울고 있다. 이 외에도 수많은 기적이 있다. 생각하니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고, 축복이었다. 기도하는 마음과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고자 한다. 할렐루야! (「기적 같은 삶」 중에서)
“나는 지금 참으로 행복하다. 말할 이야깃거리가 많아서 행복하다. 어떤 글은 감정에 북받쳐 울면서 가슴으로 쓴 글도 있다. 응어리 맺혔던 일들이 글을 쓰면서 치유됨을 느껴서 행복하다. 그저 손으로 쓴 글도 있지만, 성악가가 복식호흡하며 가슴속 깊은 곳에서 소리를 내듯이 내 가슴속에 있는 이야기를 그대로 꺼내 적은 것도 많다.” 작가의 이 말처럼 “응어리진 인생의 깊은 우물에서 길어 올린 글, 맑은 영혼으로 소담스럽게 엮고 풀어낸 이야기”, 가슴으로 쓴 행복론으로 진정 우리도 “행복”한 삶을 다시 꿈꾸어보게 하는 『텃새, 행복으로 날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