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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에 따른 희생규모는 결국 백신개발과 항바이러스 제제 비축량
“유행 감기로 인하야 창궐되는 악성 감기는 아직도 감퇴되는 모양이 없어서 인천 같은 데는 요사이 날마다 20명의 사망자가 생기어 날마다 발인 없는 날이 없고, 각 절에는 불시에 대번망(大繁忙)을 이루는데 이 감기에 대한 예방칙은 전혀 없고 다만 감기에 걸리지 않기만 바라는 바이다.”(매일신보, 1918년 11월3일)
“감기가 의주, 신의주, 용암포, 철산, 정주, 박천, 희천, 진남포, 성천군, 중화군, 강동군, 개천군, 통강군, 강서군 등 평안도 각 군에 전염되어 많은 사망자를 냈다. 포병공장에서도 7000명이 결근하였고, 철도원에서도 7500명이 결근하여 운송에 차질이 생겼다. 공주에서도 1만1800명이 감기에 감염됐고, 목포의 경우는 총인구 4531명 중 580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원산에서는 1만명이 걸렸다.”(매일신보, 1918년 11월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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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에 전멸된 우체국
11월11일 : “독감이 들거든 이렇게 조섭하라. 앓는 이를 딴 방에 거처하게 하고, 다른 사람은 곁에 가지 아니하도록 주의를 할 것이요, 환자가 쓰던 침구와 자리 옷 같은 것은 볕을 쏘여 소독하고. 방도 자주 쓸어 정하게 하고, 가끔 공기를 갈고, 볕을 쏘이도록 하여야 하는 것이다. 유행 감기로 인하여 개성은 사망자가 평시의 7배나 되었다.”
11월12일 : “경기도 경무부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경성에서 독감으로 사망한 사람이 268명인데 그중에서 조선 사람이 119명이며 나머지는 일본인이다.”
11월13일 : “지방에서는 유행감기가 아직 여전하다. 진주에서는 도장관 이하 감기투성이며, 평양 인구의 절반 이상이 감기로 고생한다. …평북에도 근 2만명의 환자를 내었고…출정군인이 독감에 고생…진남포 지방에서는 이 감기의 원인은 독일에 있던 감기로 독일이 일종 독와사(毒瓦斯, 독가스)를 발명하여 퍼뜨렸는데, 전쟁지에서 그 감기에 걸린 자가 만주로부터 조선을 거쳐 들어와서 그 사람이 병독을 전파하였다.”
11월14일 : “악성 감기의 창궐로 인하여…지방 우체국 중 국원이 전멸되어 다른 곳에서 응원자를 파견케 하는 곳은 평남 개천군 우리, 충암 아산 우편국, 인천 전화계, 김천우편국으로 거의 전멸이 된 곳은 풍산, 갑산, 박천, 용암포, 공주, 삼수의 각 우편국이다.”
11월16일 : “충청남도 지방은 독감으로 인하여 수확이 극난(極難)한 지경이다. 삼중현(三重縣) 조우정(鳥羽町) 시직약점(矢織藥店)에서는 악성감기가 창궐하여 약이 평일보다 썩 잘 팔리는 기회를 타서 정가 20전의 감기약을 35전에 파는데 이 까닭으로… 직공 약 500여 명이 벌떼같이 일어나서 그 근처에 있는 상점을 음습하였다.”
11월28일 : “충북 각 군과 충남 서산 지방의 유행성 감기는 오히려 맹렬하여 자꾸 창궐되는 바 지금껏 추수도 못하였다.”
12월3일 : “서산 1군에만 8만명의 독감 환자가 있고, 예산·홍성서도 야단이다. 감기로 사망한 사람이 감기가 처음 발생한 때로부터 2000명이나 된다.”
12월4일 : “뉴욕에서 전하기를 남아프리카주에서는 돌림감기로 죽은 사람이 5만명에 달하였다.”
12월27일 : “런던 로이터 특전을 거한 즉 타임스 신문기자가 말하기를 유행성 감기로 3개월간의 사망자 600만인이고, 5년간의 대전쟁에는 2000만인이 사망했으므로 이번 감기가 전쟁보다 다섯 곱절이나 맹렬하다고 했다. 이에 감기에 전염되는 분수로 사년 석 달을 치면 1억800만 명의 사망자를 낼 것이다고 분석했다.”
일제 강점기 당시 조선을 맹타한 스페인독감은 1919년까지 이어져 매일신보 2월4일자는 “돌림감기는 요사이 다시 동경지방에 창궐하여 상류가정까지 침로(侵路)하여 원총리 대신, 내전외무대신, 고교대장대신 등도 병에 걸리어 치료하는 중이며 이번에는 증세가 더욱 험악하다”고 밝혔다.
고위 정책관료들과 정치인들은 팬데믹의 도래에 대한 WHO의 권고와 해석을 믿지 않거나 그 시기가 아직 10년 이상 남은 것으로 안이하게 보고 있다. 모든 팬데믹 대책은 결국 예산 문제로 귀결된다. 질병관리본부는 팬데믹 대비계획서만으로는, 즉 서류상으로는 만점을 줘도 좋을 만큼 열심이다. 그러나 역시 문제는 돈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현재 항바이러스 제제의 국내 비축량은 인구의 2%인 100만명분에 불과하고, 프리 팬데믹 바이러스 개발은 녹십자의 목암연구소에서 임상에 들어갈 예정이나 국가의 지원은 없는 상태다. 프리 팬데믹 백신은 2003년 이후 발생한 AI 바이러스를 희석시켜 알루미늄염과 같은 항원보강제를 섞은 것으로, 비록 팬데믹 백신은 아니지만 교차면역 작용에 의해 팬데믹 발생시 감염률을 크게 떨어뜨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프리 팬데믹 바이러스는 팬데믹이 발생했을 때 즉각적인 백신 제조(최소 6개월)에도 활용될 수 있다.
국내의 경우 설사 우리 힘으로 백신을 개발한다 해도 인플루엔자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 단 한 곳도 없다. 녹십자와 정부는 전남 화순에 인플루엔자 백신 공장을 세우고 있지만 2009~2010년이 돼야 완공될 예정이다. 팬데믹이 발생할 경우 환자들을 격리할 음압 격리시설 확보도 시급하다. 음압 격리시설은 병실 내부의 공기는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외부 공기만 유입되는 병실. 급성 호흡기 전염병이 발생할 경우 필수적으로 확보해야 할 시설이지만 유명 대학병원 들이 손으로 꼽을 정도만 확보한 상태다. 정부는 38개 병원에 280개 격리병상을 만들고 80개 음압 병실을 만들 계획이지만 예산 부족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상태에서 국내에 팬데믹이 상륙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신동아’는 질병관리본부가 지난해 8월 WHO에 보고한 ‘신종 인플루엔자 대유행 대비 대응 계획’과 팬데믹에 대비해 우리 정부가 확보한 항바이러스 제제와 백신기술 및 생산시설, 격리병실 수준 등을 바탕으로 팬데믹 발생 시나리오를 만들어봤다. 2005년 질병관리본부가 고려대 의대에 의뢰해 만든 ‘시뮬레이션을 통한 신종 전염병 대응전략 개발에 관한 연구’도 참조했다. 당시 고려대 의대는 최상의 방역조치가 취해질 경우 9만2420명이 사망한다고 예상했다. ‘신동아’는 우리 정부의 팬데믹 대비상황이 미국보다 크게 뒤떨어져 있는 점을 고려해 환자 및 사망자 추정치를 정부의 추정치보다 높게 잡았다.
#2008년 3월1일 : 영국의 로이터통신은 “베트남에서 조류를 전혀 접촉하지 않은 사람에게서 AI가 발생했으며, 이 사람과 함께 거주하는 사람이 아닌, 전혀 접촉이 없었던 사람들 사이에 AI가 급속하게 퍼져 나가고 있다”는 소식을 전세계에 긴급 타전했다. 미국, 영국, 일본, 한국 등은 이를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대유행(이하 팬데믹)이 시작된 것으로 판단하고 베트남대사관을 통해 현지 여행객들의 조기 입국을 독촉하는 한편, 베트남 여행 귀국자에 대한 개인별 격리검사에 들어갔다. WHO는 “AI 바이러스가 인체 내에서 변이를 일으켜 인간 대 인간 감염을 효과적으로 일으키는 팬데믹 바이러스가 됐다. 이 바이러스는 1918년 5000만명을 죽인 스페인독감의 피해를 능가하는 파괴력을 가졌다”고 공식 발표한다.
#3월8일 : 베트남 곳곳에서 팬데믹 증상을 호소하는 외래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사망자가 속출한다. 이후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각 국가에서 환자가 동시다발로 발생한다. 확인된 사망자만 100명. WHO는 세계 각국에서 개발 중인 프리 팬데믹 백신(미국과 유럽 각국의 투자로 다국적 제약사들이 2003년 이후 베트남에서 검출된 AI 바이러스로 만든 백신)에 대한 임상실험 결과를 승인하고, 이를 일반인에게 접종할 것과 항바이러스 제제를 확진이 아닌 임상 증상만으로도 투여할 것을 권고한다.
사망자 하루 1000명…생필품 사재기
#3월15일 : 동남아와 아프리카, 중국으로 퍼진 팬데믹으로 일주일 사이 세계적으로 1만여 명 사망. 한국에서도 대구와 광주에서 지난 2월 말 베트남과 동남아를 여행한 사람 중 3명이 38℃ 이상의 고열과 인후통, 기침 증상을 호소해 대학병원에 입원한 사실이 언론에 제보된다. 정부는 아직 “팬데믹 바이러스로 확진되지 않았다”며 추측, 과장 보도를 삼갈 것을 언론사에 부탁한다.
#3월17일 : 질병관리본부의 확진이 늦어지는 사이 전국 내과, 이비인후과, 소아과에 독감 증세를 호소하는 환자가 몰려든다. 팬데믹 유사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만 1만여 명. 정부는 각 지역에 AI 검진을 위한 간이 진단키트(오진율 30% 이상)를 보급하지만 그 수가 턱없이 모자란다. 할 수 없이 의사들은 일반 약국에 배치된 타미플루를 임상 증상만으로 처방하기 시작한다. 이로 인해 시중에 나와 있던 타미플루는 하루 만에 동이 난다. | | |
질병관리본부는 고위험군(群)으로 보이는 환자들을 추려 음압시설이 있는 병실에 입원시키는 한편, 바이러스를 차단할 수 있는 ‘NT-35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발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할 것을 당부한다. 슈퍼마켓과 약국에 마스크 사재기 현상이 생기면서 혼란이 일어난다. 바이러스 차단 마스크를 생산하는 M사는 “물량이 동이 나 더 이상 판매하기 어렵다”고 밝힌다. 라면 등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고, 정부는 “확진될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호소하지만 이를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3월20일 : 유사환자 발생 5일 만에 검출된 바이러스가 팬데믹 바이러스임을 확진한 질병관리본부는 드디어 “한국에 팬데믹이 상륙했다”고 선언하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가동되고 국가비상상황 경보의 4단계(최고수준)인 ‘RED(심각)’가 발동된다. 정부 비축 타미플루 100만명분이 각 지역에 인구비례에 따라 지급되고 의사의 임상 판단에 따라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타미플루가 처방된다.
NSC와 중앙사고수습단(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한국에 상륙한 바이러스로 예방 백신을 만들 것을 제약사와 연구소에 지시한다. 제약사와 연구소는 최소 6개월이 걸린다는 견해를 밝힌다. 팬데믹으로 입원한 김모씨와 이모씨 사망. 전 세계적으로 사람의 이동이 제한되고, 국외 여행이 금지된다. 팬데믹 증상으로 입원한 환자가 전국적으로 3000명에 달한다. 중앙사고수습단의 공식 사망자 집계가 시작된다.
치료제, 백신 확보 난장판
#3월28일 : NSC는 각급 학교에 휴교령을 내리는 한편, 집회를 금지한다. 관공서와 각 기업도 자체 판단에 따라 휴업에 들어간다. 팬데믹 증상을 호소하는 외래환자가 하루 10만명씩 1·2차 의료기관에 몰려들면서 감염 고위험군 환자에게만 타미플루를 지급했음에도 항바이러스 제제 부족현상이 곳곳에서 발생한다. 타미플루는 증상 발현 2일 안에 먹어야 효과가 있기 때문에 확진된 환자에게만 주려고 기다렸다가는 약효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타미플루를 처방해도 사망자가 하루 1000여 명씩 발생한다.
#4월5일 : 사망자가 전국적으로 1만명, 외래환자 수가 200만명을 넘어서면서 정부는 미국, 일본, 유럽 각국과 WHO에 항바이러스 제제 추가 지원과 프리 팬데믹 백신의 기술 공급을 요구하지만, 이들은 자국의 상황도 급박하다며 이를 수용할 수 없음을 밝혀온다. 그러던 중 일본이 모든 수출 자동차에 대한 관세철폐를 전제로 프리 팬데믹 백신 기술을 양여키로 한다. 하지만 국내에는 인플루엔자 백신을 만들 수 있는 시설이 없어 백신 완제품을 공급해줄 것을 재차 요구했으나 일본은 이를 거부한다. 정부는 전남 화순에 짓고 있는 인플루엔자 백신 생산시설을 이른 시간 내에 완공할 것을 녹십자에 지시하고, 긴급 재원 200억원을 투입한다.
각 병원의 타미플루 보유량이 바닥나자 환자들과 그 가족, 의사, 다른 가족 사이에 난투극이 벌어진다. 입원환자는 이미 5만명에 다다랐지만 전국 38개 팬데믹 지정 치료 병원의 격리병상은 280개뿐. 그나마 바이러스의 이동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음압 격리병실은 손으로 꼽을 만큼 적다. 병원의 모든 병상이 팬데믹 입원 환자로 가득 차자 이번에는 의료진의 감염이 확산됐다.
바이러스 전염을 차단할 수 있는 우주복이 지급되지 않으면서 의료진이 환자 치료를 거부하는 사태도 일어난다. 정부는 강제실시권을 발동해 다국적 제약사의 특허권을 무시하고 타미플루 복제품(copy drug)을 만들도록 각 제약사에 긴급 지시하지만 제약사들은 “아무리 빨라도 1년이 걸릴 것”이라고 난색을 표한다.
#4월10일 : 전국적으로 사망자가 2만명을 넘어가고 외래 방문 환자 수는 500만명, 입원 환자는 10만명을 넘어선다. 일반 병원의 폐쇄가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NSC가 강제 개원령을 내리지만 병원들은 이를 거부한다. 대학병원도 더는 입원환자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치료에 나선 의료진의 사망이 잇따르자 의사들은 휴가를 내고 병원에 나오지 않는다.
중앙사고수습단은 군 병원과 군 시설을 비롯한 각급 학교의 강당과 연수원 시설에 간이 침상을 만들고 환자들을 유치하지만 항바이러스 제제와 인공호흡기가 공급되지 않아 의료진은 대증요법만 실시한 채 환자들의 죽음을 방관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거리에서 죽음 맞는 사람들
병원에선 사망자를 처리할 일손조차 구하기 힘들다. 사망자의 화장을 두고 가족과 정부 간에 싸움이 벌어지고, 화장터에도 물밀듯 들어오는 사망자들의 관을 그대로 쌓아두는 비참한 광경이 벌어진다. 거리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긴다. 빈민층이 밀집한 곳에서는 가족 중에 죽은 자를 집 밖에 내다버리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다. | | |
#4월20일 : 사망자 3만명, 입원환자 50만명을 육박하는 가운데 WHO는 프리 팬데믹 백신의 개발에 성공한 미국, 일본, 유럽 국가 등에 백신 제조기술을 다른 국가에도 공개할 것을 요청한다. 하지만 인플루엔자 백신 생산시설이 없는 한국 정부는 WHO에 백신 원액을 공급해줄 것을 요구한다. 이미 백신 기술 개발에 수조원을 지급한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이 문제를 두고 고민에 빠진다. 자국민이 낸 세금으로 개발한 백신을, 그것도 자국에서도 현재 팬데믹이 유행하는 상태에서 외국에 줄 수 있겠냐는 것이다.
#4월30일 : 사망자 수는 열흘 사이 배로 늘어 6만명에 이르고 입원 환자는 20만명에 육박한다. 외래환자는 800만명. 이때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WHO의 압력을 받은 다국적 제약사들이 타미플루와 리렌자 등 항바이러스 제제에 대한 특허권을 포기하고 사후 기술 이전비용 지급을 전제로 약품 생산기술과 원료물질을 공개한다. 국내 제약사들은 원료만 공급되면 이르면 몇 주일 안에 항바이러스 제제의 대량 생산에 들어갈 수 있다고 호언장담한다. 하지만 팬데믹이 일어나기 전부터 원료물질에 대한 독점 공급권을 딴 여러 국가의 방해로 국내 제약사는 항바이러스 제제 생산에 실패한다.
#5월5일 : 팬데믹 관련 기관과 통신, 전기, 상수도 등 국가기간 시설을 제외하고 모든 관공서가 업무를 정지하고 각 기업이 휴업에 들어간 가운데 사망자 수는 질병관리본부가 당초 예상한 수준인 5만4000명을 훌쩍 뛰어넘어 8만명에 육박한다. 외래환자 수는 인구의 25%인 1000만명에 달하고 입원환자는 30만명에 달한다. 환자들은 인구밀집도가 높은 대도시 지역에 집중됐다. 오히려 AI 발생이 많았던 시골 지역에서는 환자의 발생 빈도가 낮다. 팬데믹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시골 지역 주민들은 타 지역 사람들의 왕래를 끊기 위해 자체적으로 순찰대를 조직해 운영한다.
대도시에선 더 이상 입원하지 못하게 된 환자들이 가족에게 감염될 것을 두려워해 집으로 가지 못하고 거리에서 죽음을 맞는다. 거리 곳곳에 시체가 쌓여간다. 정부는 위수령을 발동해 시체들을 모두 한 곳에 모아 불태우기로 결정한다. 정부가 환자 발생 집 주변과 아파트를 봉쇄하는 조치를 단행하자 성난 주민들이 관공서를 습격한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한국에 프리 팬데믹 백신 원액을 공급키로 결정한다. 국내 제약사들이 원액을 희석시켜 완제품으로 공급하면서 정부는 한숨을 돌린다. NSC는 한정된 백신 물량을 누구에게 먼저 접종하느냐를 두고 고민에 빠진다.
그 사이 국내 제약사도 프리 팬데믹 백신 개발에 성공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발 빠르게 발매허가를 내준다. 하지만 백신을 대량 생산할 백신 생산 공장이 없어 급한 나머지 우리의 기술을 가지고 다른 나라의 백신 생산시설을 이용하는 해프닝이 벌어진다. 1차 의료기관인 의원급이 모두 문을 닫아 각급 보건소에는 백신을 먼저 맞으려는 사람들로 난장판을 이룬다.
#5월10일 : 사망자 10만명, 입원환자 40만명, 외래환자는 전국민의 30%인 1500만명. 어렵사리 원료물질을 구한 제약사들이 항바이러스 제제를 만들어 공급하고, 팬데믹 백신이 투여되면서 서서히 사망자와 환자 증가세가 꺾이기 시작한다. 경찰력이 한계에 달하면서 도심 곳곳에서 방화와 강도가 발생하고 생필품에 대한 도둑질이 일상화된다. 경찰서도 집단 감염을 우려해 범인들을 가둬둘 장소가 없어 고민에 빠진다.
#5월15일 : 사망자 11만명, 입원환자 45만명, 외래환자 1550만명. 추가 사망자나 환자 발생률은 크게 줄었으나 입원 환자 중에 사망자는 계속 늘어난다. 항바이러스 제제를 충분히 확보하고 백신 개발에 주력했던 선진국들은 이미 환자 추가 발생이 중단됐다.
성난 민심, 정부와 국회 공격
#5월20일 : 이날부터 추가 사망자가 나오지 않고 외래 환자도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다. 총 사망자는 11만5000명. NSC는 아직 경보 단계를 낮출 시기가 아니라고 발표한다.
#5월30일 : WHO는 팬데믹 발생 석 달 만에 1차 전염 종식을 발표하고, 프리 팬데믹 백신의 전국민 조기 접종을 전세계에 권고한다. 또 이른 시간 내에 유행 바이러스로 팬데믹 백신을 만들어 공급할 것을 약속한다. 전세계 사망자 5000만명. NSC는 휴교령과 공무원 휴업령을 철회한다. 환자 치료에 동원됐다
사망한 의료진의 가족들이 보상을 요구하며 연일 시위를 계속한다. 시민단체들은 항바이러스 제제 사전 미확보와 백신 기술 개발의 지연, 백신 생산시설 지원 미흡, 격리병실 조기 미확보 등의 책임을 물어 국무총리와 보건복지부 장관과 재경부 장관, 기획예산처 장관 등 내각 총사퇴를 정부에 요구한다. 또한 관련 예산을 삭감한 국회의원에 대한 대대적인 낙선운동이 벌어진다.
(끝)
참고) 질병의 대세를 볼때 이것은 물 방울 하나 튕긴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이보다 더 긴박한 전염병인 무명악질과 단독 그리고 시두 (천연두 ) 대발의 상황에선 어떨는지 독자의 상상에 맡길 수밖에 없다."시속에 병주고 약준다"는 말이 있듯이 병이 있으면 반드시 치료 방법도 있는 것이 천지의 이치다 다만 그것을 모를 뿐이다. 상제님께서 "천지의 모든 약기운을 태을주에 붙여 놓았느니라" .하시고 창생의 병고를 끌러 주시기위해 인류에게 내려주신 태을주 신약이있음을 사람들은 믿으려 하지 않는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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