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기도란 자신을 비우는 것이다
본문 | 누가복음 9:23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기도란 '주세요'가 아니라, 자신을 비우고 주님으로 채우는 시간이다. 자신을 비우지 않으면 주님으로 채워질 수 없고, 주님으로 채워지지 않으면 비움도 완성될 수 없다.
그래서 먼저 이 장에서는 자신을 비우는 기도를 살펴보고, 다음 장에서는 주님으로 채우는 기도를 살펴보고자 한다.
잠언 30장 15절에는 거머리에 대한 인상적인 말씀이 기록되어 있다.
“거머리에게는 두 딸이 있어 다오 다오 하느니라.”
거머리는 피를 빨아도 만족하지 않는다. 아무리 빨아도 또 달라고 하며 끝없이 달라붙는다. 성경은 이러한 모습을 끝없는 탐욕의 상징으로 보여 준다.
오늘 우리의 기도도 이와 비슷할 때가 많다.
“문제를 해결해 주세요.”
“건강하게 해 주세요.”
“형통하게 해 주세요.”
물론 하나님께 우리의 필요를 아뢰는 기도는 잘못이 아니다. 예수님께서도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마 6:11)라고 가르치셨다.
그러나 기도가 언제나 ‘주세요’에만 머문다면 우리는 하나님보다 선물을 더 구하는 신앙에 머물기 쉽다.
기도는 내 뜻을 하나님께 관철시키는 시간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옛 사람을 하나님 앞에 내려놓는 시간이다. 교만과 욕심, 분노와 미움, 두려움과 염려를 비울 때 비로소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이는 기도가 시작된다.
1. 자신을 비우는 길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누가복음 9:23)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은 단순히 그분을 믿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제자의 삶은 자기를 부인하는 데서 시작된다. 자기를 부인한다는 것은 더 이상 내가 내 삶의 주인이 아님을 인정하고, 내 생각과 욕망, 고집과 계획을 하나님께 내려놓는 것이다.
자신을 비운다는 것은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거나 무가치하게 여기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과의 교제를 가로막는 죄와 욕심, 옛 사람의 성품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다스림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우리가 비워야 할 것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다. 분노와 미움, 교만과 탐심, 회개하지 않은 죄와 불신앙, 음란한 생각과 습관, 세상의 쾌락과 중독처럼 하나님보다 앞서는 모든 것들이다.
이러한 것들이 마음을 차지하고 있으면 하나님과의 교제는 흐려지고 기도는 힘을 잃게 된다. 그러므로 기도는 내 안에 있는 죄와 욕심을 하나님 앞에 정직하게 내려놓는 시간이다. 하나님은 비워진 마음을 통해 일하시며, 자신을 비운 사람을 주님의 사람으로 빚어 가신다.
첫째, 회개로 자신을 비운다.
회개는 자신을 비우는 가장 첫걸음이다. 회개는 단순히 잘못을 인정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하나님 앞에서 죄를 버리고 옛 사람을 벗어 버리기로 결단하는 것이다.
“너희는 유혹의 욕심을 따라 썩어져 가는 구습을 따르는 옛 사람을 벗어 버리고… 새 사람을 입으라.”
(에베소서 4:22–24)
“이제는 너희가 이 모든 것을 벗어 버리라 곧 분함과 노여움과 악의와 비방과 너희 입의 부끄러운 말이라.”
(골로새서 3:8)
회개는 하나님 앞에서 내 죄를 숨기지 않고 내려놓는 일이다. 분노와 미움, 교만과 탐심, 음란한 생각과 불신앙을 정직하게 인정하고 버릴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용서하시고 새 마음으로 변화시켜 주신다.
그러므로 자신을 비우는 기도는 회개에서 시작된다. 회개는 죄를 인정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삶의 주도권을 다시 내어 드리는 믿음의 결단이다.
둘째, 예수님의 보혈로 마음을 깨끗하게 한다.
회개한 마음은 예수님의 보혈로 깨끗하게 씻음을 받아야 한다. 우리의 힘으로는 죄를 완전히 씻어 낼 수 없지만, 예수님의 보혈은 모든 죄를 깨끗하게 하시고 하나님과의 막힌 관계를 회복시켜 주신다.
“그 아들 예수의 피가 우리를 모든 죄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
(요한일서 1:7)
기도는 예수님의 보혈을 의지하여 죄의 더러움을 씻음 받는 시간이다. 우리는 회개한 죄를 주님의 보혈 앞에 내려놓고 하나님의 용서와 깨끗함을 구해야 한다.
“주님의 보혈로 제 마음을 깨끗하게 씻어 주소서. 모든 죄와 더러움에서 정결하게 하소서.”
예수님의 보혈은 우리를 죄에서 깨끗하게 하실 뿐 아니라 하나님 앞에 담대히 나아갈 수 있는 은혜를 베푸신다. 보혈로 깨끗함을 받은 사람은 정죄에 머물지 않고 감사와 담대함으로 하나님과 교제하게 된다.
셋째, 성령의 불로 죄악된 요소를 태워 달라고 간구한다.
회개하고 예수님의 보혈로 씻음을 받았다면, 이제 성령께서 우리 안에 남아 있는 죄의 뿌리까지 다루어 주시기를 구해야 한다. 인간의 힘으로는 버리지 못하는 죄와 습관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주께서 심판하는 영과 소멸하는 영으로 시온의 딸들의 더러움을 씻기시며…”
(이사야 4:4)
성령은 불처럼 임하셔서 우리 안에 남아 있는 교만과 탐심, 미움과 분노, 음란한 생각과 같은 죄악된 요소를 태워 없애신다. 사람은 겉으로 드러난 행동은 고칠 수 있지만,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죄의 뿌리는 성령께서 역사하셔야만 변화될 수 있다.
말라기 선지자는 하나님을 은을 연단하는 자에 비유한다(말 3:2–3). 은이 불 속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듯, 성령께서는 우리 안에 남아 있는 죄의 찌꺼기를 태워 정결하게 하신다.
그러므로 기도할 때마다 이렇게 간구해야 한다.
“성령님, 제 마음을 살펴 주십시오. 제 안에 남아 있는 교만과 탐심, 미움과 분노, 죄의 뿌리를 불처럼 태워 없애 주소서.”
성령의 역사가 임할 때 우리의 마음은 더욱 정결해지고, 하나님께서 쓰시는 거룩한 그릇으로 변화되어 간다.
넷째, 고난을 통해 자신을 비운다.
고난은 단순한 시련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낮추시고 자신을 비우도록 이끄시는 훈련이다. 사람은 평안할 때보다 고난 가운데서 자신의 연약함을 더 깊이 깨닫게 된다.
사도 바울은 육체의 가시를 통해 자신의 약함을 깨닫고, 하나님의 은혜만 의지하는 삶을 배우게 되었다.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고린도후서 12:9)
요셉 또한 억울한 고난을 통해 원망과 혈기를 비우고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믿음을 배웠다. 하나님은 고난을 통해 요셉을 낮추시고 더 큰 사명을 맡길 그릇으로 준비시키셨다.
고난은 우리 안에 남아 있는 교만과 욕심, 자기 의지와 세상을 향한 집착을 내려놓게 하며, 하나님만 의지하도록 이끈다.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지만, 하나님은 그 시간을 통해 우리를 더욱 깨끗한 그릇으로 빚어 가신다.
그러므로 고난을 만났을 때 원망하기보다 하나님께서 내 안에서 무엇을 비우기 원하시는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 고난은 우리를 버리시는 시간이 아니라, 더 귀하게 쓰시기 위해 빚어 가시는 하나님의 손길이다.
2. 자신을 비운 삶의 열매
첫째, 하나님과의 교제가 깊어진다.
자신을 비운 사람은 하나님과의 교제가 더욱 깊어진다. 죄와 욕심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가로막지만, 회개하고 자신을 비울 때 하나님 앞에 담대히 나아갈 수 있게 된다.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그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
(요한일서 1:9)
기도는 하나님과의 살아 있는 교제이다. 마음을 비울수록 하나님의 음성에 더욱 민감해지고,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며 주님과 더욱 친밀하게 동행하게 된다.
기도의 깊이는 기도의 시간이 아니라 비움의 깊이에 달려 있다. 자신을 비울수록 하나님으로 더욱 가까이 나아가게 되고, 하나님과의 교제도 더욱 깊어진다.
둘째, 죄를 이기는 능력이 나타난다.
자신을 비운 사람은 죄와 타협하기보다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게 된다.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할수록 성령의 도우심을 구하게 되고, 죄를 이길 힘도 하나님께로부터 공급받는다.
“너희는 하나님께 복종할지어다 마귀를 대적하라 그리하면 너희를 피하리라.”
(야고보서 4:7)
죄를 이기는 힘은 자신의 의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자신을 내어 드리는 데서 시작된다. 자신을 비울수록 죄는 약해지고, 성령의 다스림은 더욱 강해진다.
죄를 이기는 삶은 한순간에 완성되지 않는다. 그러나 날마다 자신을 비우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사람은 점점 죄를 멀리하고 거룩한 삶으로 나아가게 된다.
셋째,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사람이 된다.
자신을 비운 사람은 자기 뜻보다 하나님의 뜻을 먼저 구하게 된다. 이전에는 자신의 계획과 욕심이 기도의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구하는 사람으로 변화된다.
“내 뜻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
(누가복음 22:42)
예수님께서는 십자가를 앞두고도 자신의 뜻보다 아버지의 뜻을 선택하셨다. 참된 기도는 내 뜻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것이다.
자신을 비울수록 삶의 기준도 달라진다. 무엇을 선택하든 먼저 하나님의 뜻을 구하게 되고, 순종하는 삶을 기쁨으로 살아가게 된다. 이것이 자기를 부인하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열매이다.
넷째, 하나님께 귀하게 쓰임 받게 된다.
하나님은 자신으로 가득 찬 사람이 아니라, 자신을 비우고 하나님께 순종하는 사람을 사용하신다.
“누구든지 이런 것에서 자기를 깨끗하게 하면 귀히 쓰는 그릇이 되어 거룩하고 주인의 쓰심에 합당하며 모든 선한 일에 준비함이 되리라.”
(디모데후서 2:21)
모세는 광야에서 자신을 비운 후 이스라엘을 이끄는 지도자로 쓰임 받았고, 바울은 자신의 자랑을 내려놓은 후 복음의 사도로 귀하게 쓰임 받았다. 하나님은 오늘도 자신을 비우는 사람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신다.
기도는 단순히 하나님께 무엇을 달라고 구하는 시간이 아니다. 기도는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비우고, 하나님의 다스림을 받아들이는 시간이다. 회개로 자신을 비우고, 예수님의 보혈로 마음을 씻으며, 성령의 역사에 자신을 맡기고,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을 신뢰할 때 우리의 삶은 점점 하나님을 닮아 간다.
비움은 기도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자신을 비운 사람만이 주님으로 충만하게 채워질 수 있다. 그러므로 참된 기도는 자신을 비우는 데서 시작하여, 주님으로 채워질 때 비로소 온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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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설: 주야로기도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