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라고 신비롭고 향토적인 분위기를 그려낸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의 가을이 찾아왔다. 정말 보름달빛 아래 하얗게 쏟아져 내리는 소금밭을 거닐다 제대로 된 메밀막국수 한사발이 간절해진다. 지금이야 부드럽고 매끈한 메밀막국수를 얻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아직도 껍질을 벗기는 것도 고운 가루를 얻는 것도 쉽지가 않다. 막국수는 막 내린 국수로 메밀이 주재료지만 메밀만으로 점성을 확보가 힘들기 때문이다.
모가 난 밀이고 뫼(山)에서 자란다는 메밀은 목맥(木麥), 교맥(蕎麥) 등으로 불렸고 고려시대에는 메밀을 사용해서 국수, 만두 등을 만들었다고 한다. 밀가루가 귀했기 때문이다. 메밀은 가난한 이들을 위한 구황작물(救荒作物)이었다. 조선시대에도 메밀 작황에 대해 "서리가 내리기 전 메밀 수확이 가능하다"고 하면 조정에서도 한숨을 돌렸다고 하니 메밀은 슬픈 음식이었던 것이다.
구수한 메밀막국수는 강원도 산골에서나 먹던 고향의 맛이지만 이제는 ‘양양 메밀막국수’(서울 서초구 방배본동 793-1 02-3482-3738 이수역 4번 출구)에서 그리운 맛을 느낄 수 있다.
겉껍질에 붙어있는 메밀을 통째로 갈아서 사용하기 때문에 투박하지만 메밀 특유의 고소하고 향긋한 향이 정겹다. 양양이 고향인 주인이 직접 가져온 메밀가루를 정성껏 치대서 반죽을 만들고, 뜨거운 물에 끓여서 바로 찬물에 헹구어서 손님상에 내놓기 때문이다. 100% 메밀에는 당뇨성분을 낮게 해주는 성분도 포함되어 있다고 하니 그야말로 소울 푸드인 것이다.
메밀 100%로 내놓는 양양메밀막국수는 양지머리로 우려낸 육수와도 어울리지만 메밀의 향긋한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일본식 자루소바처럼 면을 장국에 찍어 먹어도 별미다. 수육도 한 맛을 더하지만 예약이 필요하다. 강원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자연산 홍합을 국으로 끓여낸 진득한 ‘섭국’도 이집에서만 맛 볼 수 있다.
강원도 산골에서 먹던 구수한 메밀막국수를 맛볼 수 있는 양양메밀막국수.
수육은 예약이 필수다.
강원도 양양에서 공수해온 100% 메밀가루로 주문이 들어오면 고집스럽게 그때그때 반죽을 해서 내놓는다.
알고보니 사장님 고향이 강원도 양양이다~^^
정성껏 치댄 반죽을 바로 면으로 뽑아내기 때문에 100% 메밀면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이다.
100% 메밀면은 끓이는 시간이 정말 중요하다.
펄펄 끊는 물에서 건져낸 면을 찬물로 바로 헹군다.
투박하지만 향긋한 100% 메밀면이 고운 자태를 뽐낸다.
메밀의 향긋한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일본식 자루소바처럼 면을 장국에 찍어 먹어도 별미다.
양지머리로 우려낸 육수로 내놓는 메밀 100% 양양메밀막국수.
개운한 맛을 더해주는 무와 함께 한 맛을 더하는 양념들
강원도 양양이 고향인 사장님과 서울 새댁 안주인~^^
오겹살 수육은 예약이 꼬~옥 필요하다.
강원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자연산 홍합을 국으로 끓여낸 진득한 ‘섭국’도 이집에서만 맛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