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정말 악! 소리가 났습니다.
오늘은 그렇게 기다리던 백두산 만행 출발일!
인천공항에서 아침 6시 10분에 미팅이 계획되어 있었는데
눈을 뜬 시간이 5시 45분!ㅜㅜㅜㅜ
집에서 공항버스를 타도 40분 걸리는데
택시를 탄다고 해도 잡는 시간과 이동 시간을 고려서 40분은 더 걸릴 듯했습니다.
결국 가족에게 SOS를 요청했습니다.
어제 저녁에 짐은 완벽(?)하게 싸놓았기 때문에
그냥 옷만 걸치고 튀어 나온 시간은 불과 5분 밖에 안걸렸습니다.
그래도 공항까지 미팅시간에 가는 것은 불가능!
서둘러 만행 회장과 이한범에게 조금(?) 늦는다고 연락하고 출발했습니다.
마눌님의 운전 솜씨야 경력으로 봐서 베스트 오브 베스트였지만
아침 운전이라 걱정은 되었습니다.
시속 140km를 넘나들며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6시 20분!
오! 30분만에 주파를 하는 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역시 마눌님은 나의 구세주!ㅎㅎㅎ
가족에게 잘 다녀오겠다는 말을 던지는 둥 마는 둥
미팅장소에 도착하니 이미 다들 와서 기다리고 있었고
다행히 여행사 가이드는 티켓팅하러 자리를 비우고 있었습니다.
늦지 않았느냐고 하니 아직 짐도 붙이기 전이라 괜찮다고 해서
누가 왔는지, 처음보는 가족들에게 인사도 못한 체
안도의 한숨을 쉬고 호흡을 가다듬었습니다.
마눌님께 고맙다는 말과 함께...ㅎㅎㅎㅎㅎㅎ
그렇게 백두산 만행은 스릴넘치는 시작이 되었습니다.ㅎㅎㅎ
이번 백두산 여행의 컨셉은
백두산 천지를 꼭 한번 보는 것이었고
집안이라고 하는 지역에 고구려 광개토대왕 비를 통해서
중국인들의 역사 왜곡 정도를 살펴보는데 나름 중점을 두었습니다.
더불어서 일제 강점기에
우리의 백성들이 이주해서 살았던 간도라는 지역을 한번 밟아 본다는 것도...
아침 8시 5분 비행기를 타고 선양으로 향했습니다.
비행시간 1시간 20분 정도.
유럽 여행시 10~11시간씩 비행하던 때를 생각하면 눈 깜짝할 사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시차는 베이징이 한시간 늦기에 시차적응도 필요 없었습니다.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높은 지역이어서 쌀쌀하거나 춥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비행기에서 나오니 날씨가 후끈합니다.
겉옷으로 점퍼를 입고 오신 분들은 꽤나 당황하셨을 듯.ㅎㅎ
선양!
조선시대에는 심양으로 불리웠으며
일본이 만주에 괴뢰정권을 세운 뒤에는 봉천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심양은 병자호란 이후 소현세자가 여기에 볼모로 붙잡혀와서 생활하던 곳이었으며,
러.일 전쟁 때 러시아 31만, 일본 28만 대군이 여기 봉천회전을 통해서
일본이 러일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던 장소로 유명하지요.
우리에겐 익숙하지만 별로 좋지 않은 역사로 기억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29살의 중국 한족 가이드를 만나 버스로 선양으로 이동하여
공항에서 1시간 정도 이동하여 북릉으로 향합니다.
북릉은 그야말로 릉이지요.
청나라를 세웠던 누루하치가 후금을 세운(1616년) 뒤
그의 아들 홍타이지가 1636년 국호를 대청으로 개칭한 이후
1912년까지 존속했던 역사가 있습니다.
병자호란으로 인해 인조가 남한산성에서 삼배구고두래를 하면서 항복하게 하는
치욕을 보여주었던 청 태종.
그 가슴 아픈 역사를 쓰게 했던 청태종의 무덤에 와봤습니다.
입구에서 인증샷을 하면서 웃고 있지만
아마도 웃는게 웃는 것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앗! 한명이 안보입니다.
아! 저였습니다.ㅎㅎㅎㅎㅎ
아침부터 정신없더니 아직도 헤어나지 못하고 있나 봅니다.ㅎㅎㅎ
날씨가 상당히 더운데 저 먼길을 어떻게 가느냐구요?ㅎ
요런걸 타고 들어갑니다.
참 쉽지요잉!ㅎㅎㅎ
홍회장님이 엄선하여 선발된 미인들이십니다.ㅎㅎㅎ
아직까지는 학교 다닐 때 조금 노셨는지 어땠는지는 몰랐습니다.
그냥 순수하시고 예쁘다고만 생각했습니다.ㅎㅎㅎㅎ
우리나라 능에서는 참도라고 불리우는 길인데 참으로 조잡하게 만들어졌습니다.
하기야 이 때만해도 우리가 오랑캐라고 불리우던 족속들이었으니...
청 황제를 상징하는 용이라는데
황제의 릉과 다른 일반 릉의 차이는 저 용의 발가락이 5개이냐 4개이냐 차이랍니다.
오죽 황제가 내세울게 없었으면 용 발가락으로 구분을 했을까 생각됩니다.ㅎ
벌써부터 마나님들의 본성이 들어나는 듯합니다.
중국판 "진실의 입"이니 한번 손을 넣어보시라고 했더니
주저함이 없이 손을 저리 집어 넣습니다.
진실함에 대한 자신감인지 홍타이지에 대한 반감인지 모르겠습니다.ㅎㅎㅎㅎ
마나님들의 표정이 아주 아주 리얼하였습니다.ㅎ
용이 엄청 고통스러워 하는 듯 보이네요.ㅎㅎㅎㅎ
북릉의 전경
지붕의 곡선이나 기와의 색감이 우리와는 차이가 많네요.
청 태종의 무덤입니다.
특이한게 무덤의 봉분에 잔디가 없이 그냥 흙으로 덮여있다는 것이고
봉분 맨 위에는 커다란 나무가 한그루 심어져 있습니다.
뭐 저 나무가 이 생(生)과 천당을 연결하는 사다리의 역할을 한답니다.ㅎㅎ
우리는 묘지 위에 나무가 있으면 좋지 못하다고 하여 베어버리는데....
하기야 우리에게 못된 짓을 했으니 풀이 날리가 없겠지요.ㅎㅎㅎㅎ
북릉의 건물들에 대한 각각의 이름이 있겠지만
우리나라 궁궐의 이름도 다 알지 못하면서
청나라 왕릉의 건물,
그것도 우리에게 못된 짓을 했던 나라의 건물 이름을 알야할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ㅎ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고 쓰여있는 청소릉(淸昭陵)
아마도 홍타이지가 청소하는 능이지 않나 싶습니다.ㅎㅎㅎㅎ
우리 조 총장이
"이런 것은 내가 깔아 뭉게버리겠어!"하는듯 깔고 앉아있습니다.
뭘 남기고 올게 없을까?하여
그냥 오줌만 갈기고 왔습니다.ㅎㅎㅎㅎ
내일 백두산을 조금이라도 일찍 가기위해
선양에서 4시간을 남쪽으로 달려 통화로 이동합니다.
중국의 변방인데 인구 230만의 도시라네요.
통화여서인지 호텔에서 통화(와이파이)는 잘 터졌습니다.ㅎㅎㅎ
도착하자 마자 저녁을 먹습니다.
점심은 꼬리곰탕, 저녁 메뉴는 삼계탕이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잘 안먹는 삼계탕을 중국의 변방에 와서 먹어봅니다.ㅎ
이 때부터 여행의 먹방과 이슬이의 집중적인 공략이 시작됩니다.ㅎㅎㅎ
가이드가 북한의 들쭉술을 내놓네요.
들쭉은 백두산 지역에서 나는 토종 블루베리입니다.
북한산이라 꺼림찍하지만 마셔보니 향은 좋았습니다.
중국의 5성급 호텔이라는데
여기서는 흡연구역이 따로 없고 호텔 내에서도 자유롭게 담배를 피워서
객실 안의 담배 냄새 때문에 첫날 밤을 설쳤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끔찍한데 애연가들은 살판 났습니다.ㅎㅎ
호텔 앞 광장 건물의 모습
호텔에 들어서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는 곳이 있었습니다.
뭘까요?ㅎㅎ
이것!
남자들이란 참.....ㅎㅎㅎㅎㅎㅎㅎ
가볍게 환복을 하고 호텔 뒷편의 고수부지를 걸어봅니다.
우리나라에서 중국인들 단체 관광객을 유커(遊客)라고 부르고,
그 중에서 개별 관광객을 싼커(散客)라고 부른다는데
이들은 우리를 뭐라고 부를지....
코커(韓客)??ㅎㅎㅎㅎㅎㅎ
박 백패커가 나를 담는 듯한데....
아마도 이 사진인 듯합니다.ㅎㅎㅎ
역시 얼굴은 안보이네요.ㅎㅎㅎ
(출처 : 박재균 핸폰 사진)
이 강의 이름이 혼강이라는데
고구려가 건국했던 졸본 지역을 흐르는 비류수가 이 혼강의 지류랍니다.
이번 여행은 만행 홍회장과 관련있는 부분이 많아서
주최측의 농간이 있지 않나?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였습니다.
선양의 홍타이지는 같은 홍씨이고,
여기 혼강도 홍씨의 지류인 듯하고
앞으로 백두산의 백산수 공장에 들르게 되는데 거기는
백두산에서 품어져 나오는 "용출"수로 만든답니다.ㅎㅎㅎㅎㅎ
표정들이 여유롭고 행복해 보입니다.
그런데 마나님들께서 갑자기 꽃반지를 만들어서 끼고서 보라고 합니다.
꽃반지!
이 연세(?)에 옛날의 추억이 되살아나서인 듯은 아닌 것 같고
아마도 짐꾼(?)들에게 뭔가 시위를 하는 듯합니다.ㅎㅎㅎㅎ
뭐 이정도면 알아챌 듯한데
감정이 목침같은 짐꾼들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멀뚱 멀뚱 딴전을 피웁니다.ㅎㅎㅎ
아! 딴전이 아니라 담배를 피웁니다.
속이 타겠지요.ㅎㅎㅎㅎ
여기는 아예 시선을 회피합니다.ㅎㅎㅎ
이분들은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리며 못 본 척합니다.
다들 집에 가셔서 무탈하시지요?ㅎㅎㅎㅎ
잠시 혼강의 야경을 감상하며 가벼운 산책을 즐겨봅니다.
여기까지 와서도 서울에서 하던 습관을 버리지 못합니다.
아니면 중국사람들에게
"걸을 때는 이렇게 하는거야!"하고 한 수 가르쳐 주는 것일 수도..ㅎㅎㅎㅎ
이렇게 하여 백두산 만행의 첫날을 보냈습니다.
모두들 새벽부터 잠도 못자고 피곤하였을텐데도
밝은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내일의 백두산 천지를 생각하며 꿈나라로 갑니다.
저는 밤새 니코친 냄새와의 전쟁으로 피곤함이 더하여 가고.....ㅎㅎㅎ
To Be Continued........................
첫댓글 TV에서 한편의 여행 프로를 보는듯합니다. 영상은 흐르고 거기에 작가의 멘트가 따라오고 작가의 글 솜씨가 뛰어나서 시청자가 즐거운 그런 프로. 작가는 누구일까요? smart, fun, mysterious, secret?
뭘 그렇게까지나?ㅎ
하지만 좋은 말씀이십니다.ㅎㅎㅎ
북한식당에는 안 가셨지요
가보고 싶나요?ㅎㅎ
참으로 생생한 중계를 보는 듯 합니다. 현장에 간 동기들보다 이 여행기를 읽는 동기들이 더 현장감있게 여행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듯. 주작가님 캄샤합니다.
백두산 갔다 오신 분들이 많을텐데 쓸데없는 사족을 많이 붙이는건 아닌가 조심스럽습니다.ㅎㅎ
쌩유!
주마간산격으로 하루를 바삐보냈는데, 써내려간 글귀를 보니 예리한구석으로 가득찼군요 !
출발부터 지각했는대도 느낌은 아무렇지도 않게 글솜씨가 청산유수로군 !ㅎㅎㅎㅎ
잘 봐주시니 감사!
방장님으로 모시고 또 무거운 배냥과 사진기를 메고다녀 먼저 샤워하고 쉬라니까 꼼짝꼼짝하다 늦게 샤워하더니만 하루여행일정을 정리하느라 ~~
역시 작가는....존경^^
일정 정리?ㅎㅎ 그런거 없었습니다.
기억이 사그라지기 전에 써야 하는데 점점 희미해져 갑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