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님이 질문을 할 때마다 이기동 교수님의 중용강의를 듣는 날이라
한 번 여쭈어 보았습니다
도는 우주와 지구와 사람을 만든거죠?
그 뜻을 홍익인간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지 우주와 지구와 사람을 만든 것이 도니까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할까 했더니
역시 답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이지
굳이 뜻을 생각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을 답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란 결론입니다
노자 선의 대답도 그와 마찬가지입니다
굳이 뜻을 묻는다면 항여선인(恒與善人 노자 79장)이니까
선한 뜻 착한 뜻이라고 할까요
아래 글을 참고하십시요
道는 스스로 그러함에 순응(順應)
자연(自然)은 무어라고 생각하느냐
계곡(溪谷)이나 강(江)이 있는 산과 들이 자연인가
서양(西洋)에는 자연이란 단어조차 없다가
18세기에 이르러서야 성질 또는 속성(nature)을 나타내는 말을
확장하여 산천(山川)이란 의미로 사용하였다고
이것을 루소가 에밀이란 책에서
「자연으로 돌아가자」고 외쳤는데 이 말은
복잡하고 황폐한 도시의 문명에서 벗어나
순진하고 소박한 자연상태로 돌아가
타고난 인간의 본성(本性)을 회복하여 살자는 뜻이다
인류 역사이래 가장 먼저 자연이란 말을
사용한 사람이 노자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는데
사서삼경(四書三經)을 어디를 보더라도
자연이란 말이 얻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처음 들었을 것이다
설마 그럴까 하는 사람은 찾아 봐라 있는가
이 말이 뜻하는 바는 문자 그대로
스스로 그러하다는 의미를 담고있는데
이것은 다른 것으로부터 원인(原因)을 입어서
현재 그렇게 된 존재인 타연(他然)이 아니라
‘짝도 없이 홀로 있어(25)’ 스스로 있는 것으로서
다른 것에 의하여 고쳐지거나 바뀔 수가 없는
‘항상 변함이 없는 것(25)’이다
오늘날 우리가 자연이라고 하는 것은
인간이 인위적(人爲的)으로 만들어서 존재하는
일체의 구조물(構造物)이나 생산물(生産物)이
아닌 것을 이르는 말로
스스로 나서 저절로 번성하는 자연물(自然物)을 말하며
이런 의미로서는 인간도 자연의 일부(一部)이다
따라서 어느 책에 쓰여진 대로
「인간이 만물을 밑에 두고 다스리게 했다」고 하면서
인간은 힘있는 자가 전쟁과 약탈을 통해
서양세계는 문명을 만들어 나갔고
자연을 이용할 수 있는 대상으로만 여겨
인간의 이익만을 추구한 세계는 끝내 자연환경을 파괴시켜
인간과 자연이 공멸(共滅)하게 될 위기를 맞게 되었다
노자께서 ‘사람은 땅에 따르고 하늘에 따르며(25)’
자연에 순응하여 자연스러운 삶을 좇아 살고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지금 가진 것으로 족한 줄 알고 산다면
‘만족할 줄 아는 삶은 항상 넉넉함을 줄 것(46)’이다
이러한 삶의 태도는 ‘도를 따르는 것(25)’이니
도는 자연을 따라 살아가는 것이라
다른 것에 원인을 두고 의존해 있지 않고
‘도는 스스로 그러한 것에 따를 뿐이다(25)’
따라서 우리는 이제라도 자연을 똑같은 생명체로서
함께 살아가게 될 지구를 어머니의 넓고 깊은 마음을 가지고
서로 사랑하여 자연을 본래대로 회복시켜
인간과 자연이 공존(共存)할 수 있는 세계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