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병상일지(病床日誌) (3)
詩人 신성수(의정부문인협회)
‘코드 블루, 코드 블루’
무의식 상태의 그 환자가 병원 측의 다급한 방송에 잠시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하였다.
‘코드 블루, 코드 블루’
그 소리는 점점 가까이 크게 다가와 병실을 두드리기 시작하였고 그는 갑자기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보이다 알 수 없는 중저음으로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하였다.
그랬다. 어젯밤에도 그는 치료를 거부하다 결국 병실 밖으로 쫓겨나고 말았고 돌아와서는 똑같이 ‘석션’에 강한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그랬다. 양손이 묶이고 하의도 벗겨져 간병사의 도움이 아니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만 매일 들려오는 방송은 듣지 않았으면 하는 듯 보였다. 삶의 마지막 순간이 빨리 오기를 기다리다가도 ‘코드 블루’가 계속되면 살고 싶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이는 것이었다.
그랬다. 그가 흘리는 눈물은 단 하루만이라도 집에 가고 싶다는 간절함이었을 것이었다. 손을 풀어 달라고 제발 그렇게 해 달라고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통곡이었을 것이었다.
그래야 했다. 몸을 일으켜 그를 향해야 했다. 도와 드리겠다고, 공포에서 벗어나게 해 드리겠다고 안심하라고 믿어달라고 말해야 했다.
정말 그래야 했다. 신발을 신겨 드리거나 휠체어를 가져와 병실 밖으로 나가도록 해 드려야 했다.
그러나 결국 그렇게 하지 못했다. 삶과 죽음 사이에서 극한 고통에 시달리는 이웃을 외면하고 나는 이불을 세게 뒤집어쓰고 몸을 힘껏 웅크리고 귀를 막기 시작하였다.
그랬다. 지난 초봄 나는 어느 병실에서 그렇게 야위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