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김해 여고생 살해 여중생 잔혹성 심각"

[남영광]

법원이 김해 여고생 살해·시신유기 범행에 가담한 여중생들을 '가해자'이자 '피해자'라고 판단했다. 남성들로부터 성매매와 폭력을 강요당했지만 범행수법의 잔혹성을 이유로 이들에게 중형을 내렸다. 

11일 창원지방법원 제4형사부(재판장 차영민 부장판사)는 살인죄와 사체유기죄로 구속기소된 ㄱ(15) 양에게 징역 장기 9년 단기 6년을 선고하고 ㄴ(15)·ㄷ(15) 양에게 징역 장기 8년 단기 6년을 각각 선고했다.

또 이들을 유인해 '조건만남' 등 성매매를 알선하고 사체유기를 방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ㄹ(23)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여중생 3명에 대한 형량은 검찰의 구형(장기 7년 단기 5년)보다 높은 것이다.

이들은 지난 4월 여고생인 피해자(15)를 일주일 동안 감금·폭행해 숨지게 하고, 창녕 한 과수원에 암매장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범행을 주도한 24~25살 남성 3명과 여중생 1명은 대전에서 다른 남성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대전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남성들은 피해자와 여중생들에게 '조건만남' 성매매를 시켰다.

법원은 여중생 3명에 대해 '피해자 사망 후에 범행 발각을 염려해 남성들이 감시하고 성매매를 강요했다는 점'을 인정해 '가해자 겸 피해자'라고 밝혔다. 특히 사회의 책임도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조손가정이나 한 부모 가정 등 비교적 열악한 가정환경에서 성장했고, 중학교 입학 후 또래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에 의해 비행의 길에 접어들게 돼 결국 미성년자 성매매를 업으로 하는 남자 공범들의 무리에까지 합류하게 돼 이 사건 범행에 가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들이 남자 공범 무리에 합류할 때까지 이들을 구제할 어떠한 사회적 교육적 안전장치도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 사건의 참혹한 결과를 오로지 나이 어린 피고인들 탓으로 돌리기 어려운 사정임은 분명하고, 이 같은 이유로 많은 여성·청소년단체에서 선처를 탄원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강요에 의한 폭행뿐만 아니라 여중생들과 피해자만 있을 때도 때리고 범죄수법이 잔혹하다며, 중형을 선고했다. 남성들과 여중생 일부는 피해자에게 소주를 마시게 하고 토한 것을 다시 먹게 했으며, 끓는 물을 붓기도 했다. 또 시신을 묻을 때 휘발유와 시멘트 등으로 훼손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주범 격인 남자 공범들과 일주일 정도 피해자를 감금하면서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가혹행위와 극단적인 폭력을 행사해 피해자를 죽게 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남자 공범들의 가해행위에 가담한 피고인들의 행위는 비록 나이가 어리다고 하나 피해자의 인간으로서 존엄성과 자존감을 짓밟았다"고 밝혔다.

이어 "15세 피해자는 자신의 꿈조차 제대로 펼쳐보지 못한 채 참혹한 고통 속에서 소중한 생명을 잃게 됐고, 소중한 가족을 잃은 피해자 유족들은 큰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받고 평생 슬픔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며 "엄히 처벌해 진정한 반성과 자숙의 시간을 갖게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표세호 기자

[정해동]

보이는 면 뿐만 아니라 보이지않는 뒷면도 개입할 수 있는 정책이나 법이 필요한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접근하기 쉽진 않지만 꾸준한 캠페인과 각종 정책들의 개선으로 조금이나마 어두운면을 밖으로 이끌어 내야 된다 생각합니다.

[손명희(하늘바다맘)]

우리가 알지못하고 있을 뿐이지 수면으로 드러나지 않은 일들은 더욱 더 많습니다.
도움을 요청하고 싶어도 어떻게 해야될지 몰라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고요..
홍보 및 체계적인 사회적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