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처장 박승춘)는 26일 저녁 중구 장충동 앰버서더호텔에서 6·25전쟁 당시 임진강과 가평 일대에서 성공적으로 방어작전을 펼쳤던 영연방 4개국(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영국) 참전용사와 그 가족 200여 명을 초청하여 참전에 대한 보은과 감사의 뜻을 전하고, 이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눈부신 성장을 이뤄낸 대한민국을 알리기 위해 ‘UN군 참전용사 재방한 쌩큐만찬 행사’를 가졌다.
▲ 국가보훈처가 26일 저녁 앰버서더호텔에서 가진 영연방 4개국 재방한 만찬행사에서 유엔 참전용사들이 박승춘 보훈처장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konas.net | |
60여 년만에 대한민국을 다시 보게 된 방문단은 22일에 입국하여 서울국립현충원과 전쟁기념관 방문, 가평전투 기념식 참여, 그리고 동료(호주 281명, 캐나다 378명, 뉴질랜드 34명, 영국 885명)들이 잠들어 있는 부산의 UN기념공원 참배와 파주 적성에서 임진강 전투 기념식을 가졌으며, 27일 출국한다.
이번 ‘UN군 참전용사 재방한’ 기간에는 부산 UN기념공원에서 특별한 안장합장 행사도 치러졌다.
내용은 6·25전쟁 중 캐나다軍으로 함께 참전한 허세이 형제로 전투 중 먼저 전사한 형(이병 조셉 월리엄 허세이)을 평생 그리워하던 동생(이병 아치볼트 로이드 허세이)이 작년 6월 생을 마감하면서 형과 함께 묻히고 싶다는 유언을 남김에 따라 딸(낸시 허세이)을 통해 공식 안장행사로 진행돼 60여년 만에 형과 아우가 유골이 되어 함께 만났다.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환영만찬에서 참전용사 모두에게 참전에 대한 감사의 뜻인 담긴 ‘Thank you 액자’와 평화의 사도 메달(Ambassador for Peace Medal)을 증정하고, 특히 헤세이의 유족인 딸 낸시 에게는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위한 그들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드리고, 그들의 기개와 용기‧우애는 한국인의 마음속에 항상 기억될 것”이라며 감사패를 전달했다.
▲ 참전용사에게 참전에 대한 감사의 뜻인 담긴 ‘Thank you 액자’를 증정하는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konas.net | |
또한 박 처장은 환영인사에서 “60년전 피폐했던 대한민국이 G-20과 핵안전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눈부신 성장을 이루고, 도움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발돋음 한 것은 여러분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재방한 행사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참전 용사들에게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더 보여줄 것”을 강조했다.
특히 “허세이 형제의 합동 안장식은 우리 국민들에게 허세이 형제의 희생정신을 전달하는 계기가 되었다”며 이러한 자리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준 캐나다 정부에도 감사의 뜻을 표했다.
박세환 재향군인회장은 “정든 고향을 떠나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피와 땀과 눈물을 아끼지 않고 조국의 이름으로, 자유의 이름으로, 정의의 이름으로, 사랑하는 가족의 이름으로 적과 싸운 결과 세계에서 가장 가난 했던 대한민국이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발전하고 가장 짧은 기간에 자유민주주의를 이룩했다”며 참전용사들의 용맹에 대한 감사와 방문단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축배의 잔을 들었다.
이어 허세이 낸시씨는 답사를 통해 “참전용사 재방한 행사는 참전용사를 위한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참전용사뿐만 아니라 그 유가족들까지 한국에 초청한다는 것만으로 한국전쟁은 ‘잊혀진 전쟁’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한국에 돌아가서 큰아버지의 무덤에 가보는 것이 아버지 평생의 소원이었는데 비록 돌아가신 상태에서 재회는 하셨지만 그간의 정을 나누고 계실 것”이라고 말해 참석자 모두의 마음을 숙연케 했다.
그러면서 이번 한국 방문을 잊을 수 없는 경험으로 만들어 준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 평화의 사도 메달(Ambassador for Peace Medal)을 달아주고 있는 박세환 대한민국재향군인회장.ⓒkonas.net | |
아울러 방문단은 “자유는 결코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6.25 전쟁 당시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모든 것을 잃었고, 그 참상은 끔찍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우리는 여러분들이 오늘날의 한국을 재건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보았다”며 “UN 참전용사들을 잊지 않고 기억해 주어서 감사하다”고 전하면서 “영연방과 한국이 영원한 친구로 남기로 희망한다“고 기원했다.
영연방 4개국은 6.25전쟁에 9만 5천명의 장병들을 파견해 7,500여명이 전사하거나 부상을 당했다. 참전 인원은 호주 8,407명(전사:339, 부상:1,216, 실종:3, 포로:26), 캐나다 26,791명(전사:516, 부상:1,212, 실종:1, 포로:32), 뉴질랜드 3,794명(전사:23, 부상:79, 실종:1), 영국 56,000명(전사:2,674, 부상:179, 실종:977)이다.
▲ 아치볼트 로이드 허세이의 딸 낸시 허세이에게 감사패를 증정하는 박승춘 국가보훈처장.ⓒkonas.net | |
이들은 참전했던 가평전투는 1951년 4월 22일부터 3일간 중공군의 춘계 대공세를 맞아 영연방 제27여단소속 2500여 장병들이 가평과 북면 일대에서 중공군 118사단을 상대로 격전을 치러 1만여 명의 중공군을 사살한 전과를 올린 대표적인 승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또한 가평전투는 1951년 4월 영연방 27여단 소속 영국 미들섹스대대, 호주 왕실 3대대, 캐나다 프린세스 패트리샤 2대대, 뉴질랜드 16포병연대 장병들이 중공군에 맞서 가평천 일대에서 치열한 방어전을 펼쳐 적군의 돌파구 확대를 저지함으로써 아군이 북한강 남쪽에 새로운 방어선을 구축하는데 기여했다.
임진강 전투는 1951년 4월 글로스터 대대를 비롯한 영국군 29여단 예하 부대가 임진강과 한탄강을 건너 서울을 향해 공격하는 중공군 3개 사단에 맞서 결사적인 방어전을 펼쳤으며, 글로스터 대대가 전멸당하는 희생을 감수하면서 우군의 철수와 방어선 재편을 뒷받침함으로써 영국군의 용맹과 책임감을 전 세계에 과시한 전투로 평가 받고 있다.
UN 참전용사 재방한 행사는 1975년부터 시작되어 지난해까지 28,500명이 한국을 다녀간 바 있다.(Konas)
코나스 이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