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쏘나타GLS 2.4리터/4기통, 6단 자동변속 연비(로컬24/고속도로 35) MSRP 2만395달러
기아 옵티마LX 2.4리터/4기통, 6단 자동변속 연비(로컬24/고속도로 34) MSRP 2만700달러
도요타 캠리LE 2.5리터/4기통, 6단 자동변속 연비(로컬22/고속도로 33) MSRP 2만2700달러
혼다 어코드LX 2.4리터/4기통, 5단 자동변속 연비(로컬23/고속도로 34) MSRP 2만2180달러
닛산 알티마 2.5리터/4기통, 6단 자동변속 연비(로컬23/고속도로 32) MSRP 2만2570달러
UCLA의 교직원인 베가 프랜체스카(33)는 최근 현대 쏘나타를 구입했다. 베벌리힐스에 거주하는 그는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쿠페를 타다 차를 바꿀 시기가 돼 많은 고민을 했다. 인터넷을 통해 2만달러 대 모델을 조사했다. “닛산, 혼다, 도요타, 포드, 현대, 기아 등 정말 많이 봤어요. 물론 가격이 최우선 고려사항이었지만 디자인이나 안전성 등에도 적지 않은 고민을 했죠.” 고민을 거듭하다 일단 가격이 좋은 현대차 매장부터 들러 보기로 하고, 한인타운 인근의 ‘101버몬 현대’를 찾았다.“첫 눈에 디자인이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미국이나 유럽, 일제차에 비해 외관이 오히려 더 뛰어나다는 느낌을 받았죠. 고급스러움에 섹시함까지.” 딜러로부터 키를 받은 베가는 사우전오크스까지 테스트 드라이브를 했다. “실내 공간이 넓고 승차감,연비 또한 마음에 들어 곧바로 계약을 할 수 밖에 없었어요.”
3일 기자와 통화를 한 베가는 요즘 쏘나타 모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자랑을 그치지 않았다. “그동안 현대나 기아같은 한국차에 대해 잘 몰랐는데, 이제는 새 차를 사려는 친척이나 친구들에게도 현대차를 자신있게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차가 미국시장에서 정말 잘 팔리고 있다. 차를 몰고 다니다 보면 시내나 고속도로에서 심심찮게 보게 되는 게 현대·기아차다. 지난해 초부터 현대·기아차에 대한 관심이 몰리는 듯 하더니, 올해부터는 ‘한국차 전성시대’를 열어 가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5월 미국시장에서 사상 첫 10.1%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혼다, 닛산을 제치고 전체 5위에 올랐다. 4위 도요타와도 불과 0.1%포인트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무엇이 미국시장에서 한국차를 이토록 잘 팔리게 했을까?
지난 3일 기자와 통화를 한 베가는 요즘 쏘나타 모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자랑을 그치지 않았다. "그동안 현대나 기아같은 한국차에 대해 잘 몰랐는데 이제는 새 차를 사려는 친척이나 친구들에게도 현대차를 자신있게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이 미국시장에서 한국차를 이토록 잘 팔리게 했을까?
고객 칭찬 릴레이 구매 이어져
매장마다 ‘없어서 못팔 정도’
◆현대차 딜러-"없어서 못 팔 정도"
포드와 현대차 딜러숍를 함께 운영하는 LA한인타운 인근의 '101버몬 포드.현대'. 포드쪽 매장과 달리 현대차를 진열해 놓던 마당은 거의 비어 있었다. 이기광 부사장은 "팔고 싶어도 차가 없어서 못 판다. 현대법인에 차를 달라고 해도 물량이 부족해 줄 수가 없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 부사장 말처럼 현대차 판매법인은 딜러들의 '차를 달라'는 아우성에 곤란할 지경이라고 한다.
이 부사장은 "성능 좋고 디자인도 예쁘게 나온 데다 실내공간 넓고 연비 또한 빼어난 데 고객들이 외면할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며 현대차의 인기 비결을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또 "손님들이 현대차 좋아 진 것에 대해 더 잘 안다"며 "예전에는 구입 전에 이런 저런 불만을 먼저 말하면서 가격흥정을 하는 게 다반사였는 데 이제는 가격에 대한 것은 물론 그 어떤 불만도 들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어떤 타인종 손님은 도요타 렉서스를 몰고 왔다가 쏘나타를 타 보고는 '렉서스 보다 좋다'는 말도 했다고 귀뜸했다.
ABS등 기본사양 손님 배려 효과
1~2년새 중고차 가격도 껑충
◆기아차 딜러 -"고객 배려도 뛰어나"
세리토스 기아의 제이슨 김씨는 업계 경력 15년이 넘는 베테랑이다. 김씨는 요즘처럼 바쁘게 차를 팔아 본 적이 없다고 한다. 김씨는 "기아 딜러들은 물론이고 현대차 매장도 재고 물량이 없어서 못 판다고 하는 말이 하나도 과장된 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성능이나 디자인이 좋아진 것도 있지만 고객을 생각하는 작은 배려도 기아 매장으로 손님을 유혹하는 비결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미국차나 일제차의 경우는 블루투스(Bluetooth.근거리 무선통신)나 ABS(Anti-lock break system.잠김방지제동장치) 등을 옵션사양으로 별도 판매하는 데 비해 동급의 기아차는 왠만한 것들은 기본사양으로 장착하고 있다"며 "고객 입장에서는 가격이 엇비슷하면 운전 편리성을 높인 차를 사는 건 당연하다"고 자랑했다.
김씨는 또 "컨수머리포트 등 차량 정보 인테넷사이트의 기아차에 대한 좋은 평가와 고객의 호의적인 댓글들도 차의 인기를 높이는 중요한 배경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컨수머리포트와 에드먼즈닷컴 트루카닷컴 등은 최근 '현대.기아차들의 안전도나 연비 효율성 차량 핸들링 등에서 높은 등급의 평가를 쏟아 내고 있다.
◆중고차 브로커 -"한국차 인기 우리도 실감"
중고차 브로커들은 당연히 중고차 판매를 우선하지만 주요 딜러숍들과 관계를 맺고 해당 신차 판매를 중계하기도 한다. 하나로 자동차의 대니 윤 사장은 "올해 들어 정말 현대.기아차를 찾는 손님이 늘어 난 것을 실감하게 된다"고 밝혔다.
◆일시적 현상?-도요타 리콜과 일본 대지진
현대·기아차의 인기몰이에 대한 또 다른 평가도 있다. 2010년 불거진 도요타의 대규모 리콜사태와 지난 3월 발생한 일본 도호쿠 지역 대지진 여파의 반사이득을 한국차가 보고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지난 3월의 지진과 쓰나미로 일본차들은 부품조달 부족사태를 맞았고, 급기야 생산라인 자체를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일본차에 대한 신뢰도 추락과 공급 부족이 고객들로 하여금 대체재로써 한국차로 관심을 돌리게 했다는 것이다. 물론 그런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기아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다른 해석을 내 놓았다. "미국시장에서 경쟁하는 차라면 성능면에서 어느 정도 비슷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워낙 기술 발달이 빠르기 때문에 예전처럼 성능이 떨어지는 차를 출시했다가는 버틸 수가 없다. 결국 디자인 싸움이 관건인데, 요즘의 현대나 기아차를 보면 외관상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며 한국차의 인기몰이는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아쉬움-소형차만 잘 나가
현대 쏘나타, 엘란트라, 기아 옵티마, 쏘렌토, 쏘울. 잘 팔린다는 한국차들의 현 주소는 아직 여기까지다. 개솔린 값 폭등으로 연비 좋은 소형차 인기가 높아지면서 마침 고객의 입 맛에 딱 맞는 한국차들이 덩달아 세 몰이를 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이들 중·소형차들은 전문가들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런 높아진 브랜드 이미지를 대형·고급 차량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 현대가 제네시스에 이어 올해부터 에쿠스를 판매하고 있지만 아직은 인지도가 높지 않다. 또 갈 수록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친환경 하이브리드카나 전기차 개발과 마케팅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