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메인화면에 석규님 관련 글 떴다고 신랑이 전화해주어 보게 된 글입니다.
늘 남의 글을 퍼 오면 왠지 도둑질하는 기분이라 떨립니다. 이리
가져와두 되는지 잘 모르지만 많은 분들이 가져가길래 저두 가져 왔습니다. 그런데 사진은 안나오네요. 석규님에 대해 애정이 많은 분 같아요.
2008년 프로야구 최고의 인기몰이 팀은 단연 롯데 자이언츠 였다. 2000년 삼성 라이온즈와의 준플레이오프 이후 단 한번도
가을 무대에 서보지 못한 이 팀의 21세기 최고의 소원은 우승도 아닌 가을에 야구 한 번 해보는 것이었다.
이 소박한 소원을 풀기 위해 자이언츠의 팬들은 무려 8년을 기다려야만 했다. 야구의 열기에서 단연 첫 손에 꼽을 만한
롯데 구단은 마침내 가을 무대에 관한 추억을 20세기의 빛바랜 사진첩에서 벗어나 21세기에서도 새겨볼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90년대 중,후반(1995~1999년) 한국영화 최고의 흥행배우는? 보기를 주지 않고도 단번에 답을 말한다면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는 상당한 수준의 영화 매니아로 칭송받을만 하다. 그렇다면 좀 더 친절하게 객관식으로 진행하고자 한다.
보기는 아래와 같다.
1번 박중훈 2번 안성기 3번 정우성 4번 최민수 5번 한석규 (가나다 순)
이쯤되서 답을 선택한다면 독자의 기억력이 그래도 어느 정도 살아있고 영화에 대한 관심도 꾸준하다고 인정받을만 하다.
그러나, 만약에 틀린 답을 선택하였다면? 그래도 자신을 너무 자책하지 않아도 좋다. 어느 덧 그의 이름도 많은 영화팬들의 뇌리에서
그 존재의 비중이 가벼워지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아니 존재감이 아예 없어졌을지도 모른다.
일단 정답을 공개하자면 5번 한석규이다. 정말? 하면서 믿지 못하겠다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그의 21세기의 출연작들만
살펴본다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시간 날때 한국영화 연감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그가 얼마나 대단한 흥행의
보증수표였는지를 실감하게 될 것이다. 일단 한석규의 간단한 프로필 부터 살펴보면, (네이버 인물정보 참조)
1. 생년월일 : 1964년 11월 3일
2. 출신학교 : 동국대 연극영화과
3. 데뷔년도 : 1991년 (MBC 20기 공채탤런트 : 감우성, 박철, 차광수 등이 동기) - 1990년 KBS 성우로 방송가에 발을 내딛음
4. 데뷔작 : 1991년 MBC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
5. 주요 수상경력 : 1996년 백상예술대상 신인연기상, 1997년 청룡영화제 남우주연상, 1997년 대종상영화제 남우주연상
1997년 영평상 남자연기상, 1997년 황금촬영상 인기남자배우상, 2000년 대종상 영화제 인기상
1991년 MBC 청춘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으로 데뷔한 그는 1992년 주말연속극 <아들과 딸>, 1993년 미니시리즈 <파일럿>등에서
조연으로 등장하며 인상좋고 매너좋고 목소리 좋은 배우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한다. 조연급 배우에서 일약 주연급
배우로 발돋움한 계기는 1994년 MBC 주말연속극 <서울의 달>에서부터였다. 채시라,최민식 등과 공동주연을 맡은 그는
성공에만 집착하여 주변사람들을 웃기고 울리는 비열한 캐릭터의 양아치 건달 홍식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자신의 연기영역을
한층 확대한다. 숱한 화제와 새로운 스타들을 대거 탄생시킨 이 드라마의 성공을 통해 그는 일약 톱스타로 도약하게 된다.
그리고 이듬해 이진우,이승연 등과 함께 공연한 MBC 미니시리즈 <호텔> 또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승승장구하게 된다.
그러나 <호텔>을 마지막으로 한석규는 브라운관을 떠나 이광훈 감독의 <닥터봉>으로 본격적으로 스크린에 뛰어든다.
<서울의 달>의 이미지를 일정부분 차용한 듯한 모습의 바람둥이 치과의사 캐릭터로 분한 그는 김혜수와 함께 멋진 조화를
이루며 37만의 서울관객을 동원하며 95년 개봉 한국영화 중 최고의 흥행성적을 거두며 본격적인 흥행배우로서 시동을 건다.
그의 프로필을 보면 주요 수상경력이 주로 1996년에서 1997년 사이에 집중되었음을 알 수 있다. 1990년대 중,후반 연기력과 흥행력을
동시에 인정받았던 흥행의 보증수표에서 이제는 전국 관객 100만도 장담할 수 없을만큼 존재감이 떨어진 그의 영화 이력은 20세기
(1990년대)와 21세기(2000년대)에 극명하게 명암이 교차하고 있다. 출연하는 영화들마다 신인감독들과 작업을 해왔는데 현재 충무로의
내노라 하는 감독들 중 강제규,이창동,장운현 등의 감독의 첫 데뷔작은 모두 한석규와 함께 한 영화들이었다. 또한 같이 공연한
여배우들은 이전의 연기력 부재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단숨에 대한민국의 탑 클래스 배우 대열에 들어서게 된다.
전도연,심은하 등이 대표적인 여배우들이다. 또한 인기의 부침에 시달리던 동국대 연영과 선배 최민식의 부활이 가능했던 것도
한석규와 함께 공연한 드라마(서울의 달)와 영화(넘버 3)에 출연하면서부터이다. 자신만 빛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있을 때
더욱 빛나던 그의 가치는 흥행 보증수표를 뛰어넘어 한국영화 전반을 풍요롭게 만들었던 적이 있었다.
이제부터 Before 21세기와 After 21세기의 한석규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고자 한다.
Before 21세기....... << 1990년대 출연작들 >>
1. 닥터봉 (1995년 개봉 감독 : 이광훈, 주연: 한석규, 김혜수, 서울관객기준 376,443명 동원)
홀아비 바람둥이 치과의사 봉준수 역으로 등장한 한석규의 캐릭터는 자신의 출세작 <서울의 달>의 홍식 캐릭터의 코믹 변형 버젼으로
볼 수 있다. 당시에 샤프하고 매너 좋은 이미지로 주로 각인되던 그 였기에 영화 데뷔작의 캐릭터 역시 기존의 자신에게 고정된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택한 캐릭터였다고 볼 수 있다. 부담없이 즐기면서 볼 수 있는 이 영화는 단순한 바람둥이 의사와 노쳐녀
작가의 로맨스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귀여운 꼬마 캐릭터 (최정 - SK 와이번스의 야구선수 이름과 출생년도도 동일하지만 동명이인^^)
가 매개 역할을 하며 따뜻한 가족애를 느끼게 하는 장치를 설정한 것이 영화의 또 다른 흥행요인이었다. 첫 데뷔작을 당해 최고
흥행작으로 일구어낸 그는 본격적으로 스크린에서 활동하게 된다.
2. 은행나무 침대 (1996년 개봉, 감독 : 강제규, 주연 : 한석규,심혜진,신현준,진희경 서울관객기준 452,580명 동원)
본격적으로 흥행배우 한석규로서의 입지를 탄탄하게 다져 준 영화. 한국영화의 CG 효과의 진일보를 가져다 준 영화이기도 하다.
또한 전생과 현생 사이를 넘나드는 환타지적 요소가 가미된 탄탄한 스토리와 주연배우들의 인상적인 연기들은 이전의 한국영화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영상미를 제공하였으며 관객들에게 한국영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져다 주는 계기가 되었다.
강제규 감독은 데뷔작의 큰 성공을 통해 일약 충무로의 주목받는 흥행감독으로 도약하게 된다.
3. 초록물고기 (1997년 개봉, 감독 : 이창동, 주연 : 한석규,심혜진,문성근 서울관객기준 163,655명 동원)
'흥행배우' 한석규로서 뿐만 아니라 '연기 잘하는 배우' 한석규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심어준 영화. 어두운 암흑가의 현실과
부조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도 사람의 훈훈한 정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장면들이 돋보인다. 순수한 열정으로 험한
현실을 헤쳐나가려 하지만 결국 지독히 삭막한 현실 앞에 쓸쓸히 사라져 가는 막동역을 맡은 한석규의 연기는
절정에 달한 모습이었다. 이 영화를 통해 각종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휩쓸게 된다.
극중 '막동이'의 이름을 따서 매년 영화잡지 씨네21과 손을 잡고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을 개최하여 신인작가 발굴에
나설만큼 '막둥이' 캐릭터에 대한 한석규의 애착은 남다르다고 볼 수 있다.
4. 넘버3 (1997년 개봉, 감독 : 송능한, 주연: 한석규,최민식,이미연 서울관객기준 297,617명 동원)
대한민국 영화 사상 가장 다양하고 풍성한 캐릭터들로 넘쳐났던 영화. '쌈마이'들의 세계를 때로는 진솔하게 때로는 과장된
유머를 동원하여 풍자하는 이 영화의 가장 큰 묘미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향연이다. 특히 '불사파' 두목으로 등장한
송강호는 최고의 히트 상품이다. 배꼽쥐게 만드는 그 유명한 조직원들을 데리고 훈화하는 장면은 지금봐도 웃음보가
절로 터지게 한다. 이 외에도 박상면,박광정,안석환 등 다양한 조연들이 극을 탄탄하게 떠받치고 있다.
드라마 '서울의 달' 이후 다시 재결합한 한석규-최민식 콤비는 영화의 중심축으로서 대립되는 캐릭터로 흥미롭게
영화를 전개시킨다. 영화에서 좀처럼 흥행의 단맛을 보지 못하던 최민식은 열혈검사 마동팔로 분하여 특유의
남성미 넘치는 캐릭터를 발산하며 한국영화의 주축배우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서울의 달>의 홍식 캐릭터에
좀 더 남성미와 위트를 가미한 태주 캐릭터를 보면 한석규라는 배우의 '끼'의 영역에 대해 감탄하게 된다.
5. 접속 (1997년 개봉, 감독 : 장윤현, 주연: 한석규, 전도연 서울관객기준 674,933명 동원)
과거의 사랑에 대한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두 남녀가 인터넷 채팅이라는 공간을 통해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 가는 과정을
그린 '접속'은 당시 젊은세대에 급속도로 유행하던 인터넷 채팅을 소재로 하여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전의 편안하고 푸근한 이미지를 넘어 자신의 내면의 아픔을 드러내지 않고 항상 지닌 채 살아가는 어찌보면 냉소적으로도
보일 수 있는 '수현' 캐릭터는 현대 젊은 남성의 자화상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한석규와 함께 공연한 전도연은 만년
조연에서 벗어나 일약 충무로 A급 여배우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6. 8월의 크리스마스 (1998년 개봉, 감독: 허진호, 주연: 한석규, 심은하 서울관객기준 422,930명 동원)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사진사 정원(한석규)과 동네 주차 단속원 다림(심은하) 간의 로맨스를 잔잔하고 소박한 톤으로 그려낸
허진호 감독의 데뷔작. 당시 IMF 구제 금융이라는 커다란 한파 속에 유난히도 통속적인 스토리와 표현으로 무장된 영화,드라마
들이 인기를 얻을 당시, 오히려 절제되고 세련된 표현으로 한국영화 표현방식에 진일보를 가져온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한석규가 출연한 작품 중 데뷔 초기 당시의 포근하고 편안한 이미지가 가장 많이 투영되었다. 함께 공연한 심은하는 '얼굴만
이쁜 여배우'에서 '연기 잘하는 배우'로 한단계 도약하는 전환기를 맞이할 만큼 다림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97년 7월 <넘버3>, 97년 10월 <접속>, 98년 1월 <8월의 크리스마스>에 이르기까지 3개월 간격으로 한석규 필모그래피 중
대표적인 작품들이 연달아 개봉하며 바야흐로 '한석규 전성시대'의 절정을 과시한다.
7. 쉬리 (1999년 개봉, 감독: 강제규, 주연: 한석규,최민식,송강호,김윤진 서울관객기준 2,448,399명 동원)
<8월의 크리스마스> 이후 근 1년여만에 개봉한 영화. 한석규 필모그래피 중 처음으로 신인감독이 아닌 기성감독과 함께
작업한 영화이다. 하지만 강제규 감독은 이미 <은행나무 침대>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강제규 감독은 <은행나무 침대>의
성공 이후 <쉬리>프로젝트에 착수하여 2년여만에 선을 보이게 된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영화이다.
블록버스터 영화 하면 그저 헐리우드 영화에나 해당되는 먼 나라 이야기로만 들렸던 장르였는데, 순수 국산 자본과 기술력으로
헐리우드 대작 못지 않은 화려한 액션씬을 창출하는데 성공하였다. 겉으로 보여지는 액션만으로는 이 영화는 절대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류중원(한석규)과 남파간첩 이명현(김윤진)간의 애절한 러브스토리 라인은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선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고 만다. 최민식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는 영화의 긴장감을 팽팽하게 유지시키면서 관객들을 확실하게
장악한다. 당시 최다 관객기록이었던 <타이타닉>의 서울관객 197만명을 훌쩍 뛰어넘어 무려 250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는 신드롬을 일으킨다. 개봉영화 사상 최초로 전국관객 500만 돌파라는 신기원도 이룩하며 한국형 블록버스터 시대의
서막을 알린 기념비적인 영화이다.
8. 텔미썸딩 (1999년 개봉, 감독: 장윤현, 주연: 한석규, 심은하 서울관객기준 730,000명 동원)
<쉬리>에 이어 기존에 호흡을 맞춘 적이 있던 감독('접속'의 장윤현 감독)과 호흡을 맞춘 영화. 그리고 상대 여배우도 처음으로
두 번째로 같이 공연하게 되는데, 당대 최고 스타로 군림하던 심은하와 다시 콤비를 이룬다. <8월의 크리스마스> 이후 심은하는
영화 <미술관옆 동물원>, 드라마 <청춘의 덫>을 통해 당대 최고의 연기력과 흥행력을 갖춘 여배우로 발돋움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린다. 최고의 전성기에 올라 있는 두 남녀스타와 '접속'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장윤현 감독이 함께 뭉친다는 것만
으로도 큰 화제가 되었다. 흔치 않은 장르인 하드고어 스릴러를 표방한 이 영화는 장르에 걸맞게 엽기적인 장면들도 종종
등장한다. 그러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처럼 의외로 빈약한 스토리 라인으로 인해 평단과 관객에게 그다지
좋은 평을 얻지 못한다. 흥행도 두 사람의 이름값에 비하면 다소 모자란 수치였다. 출연하는 영화마다 승승장구 하던
한석규가 처음으로 주춤한 기색이 보였던 영화였다. 이 작품 이후로 한석규는 3년여의 긴 잠수에 들어간다.
그의 생각보다 길어지는 잠적기 동안 한국영화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그가 떠나 있는 자리에는 송강호라는 새로운
개념의 남자배우가 신성으로 떠오른다. 한석규보다 잘 생기지도 않았고 목소리도 좋지 않지만 그는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소시민적인 캐릭터(반칙왕)로서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가 하면, 근엄하면서도 인간적인 북한군 장교(공동경비구역 JSA)
로서 관객들을 사로 잡는다. 또한 21세기의 시작을 알리는 보신각의 종소리와 더불어 개봉한 이창동 감독의<박하사탕>에서
폭발적인 연기력을 선보인 설경구는 이후 이창동 감독과 다시 손을 잡은 <오아시스>를 통해 연기 지독히 잘하는 배우임을
각인시키고, 강우석 감독의 <공공의 적>에서는 인파이터 복서 같은 열혈형사 강철중 역을 통해 질펀한 연기력을 선보인다.
또한 코미디 장르(광복절 특사)에서도 만만치 않은 연기력을 선보이며 다양한 스펙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로 인정받는다.
한석규의 대학 선배 최민식 역시 <파이란>,<취화선> 등의 작품에 출연하는데, 특히 <파이란>에서 선보인 연기는 지금도
많은 영화팬들 사이에서 거론될 정도의 명품연기였다. 얼굴만 잘 생긴줄 알았던 배우 장동건은 <인정사정 볼 것 없다>를 통해
연기에 눈을 뜨더니 2001년 곽경택 감독의 <친구>를 통해 연기력과 흥행력을 겸비한 특급배우로 거듭나게 된다.
99년 <주유소 습격 사건>을 통해 한국영화 코미디 장르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한 김상진 감독은 이후 <신라의 달밤>,<광복절 특사>
등의 연이은 히트작을 선보인다. 이 두 편의 영화에서 차승원은 코미디 장르의 대표적인 배우로 떠오르게 된다.
2000년대 들어 떠오르기 시작한 다양한 유형의 스타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개성있는 장르를 선보이며 한국영화 전체의
파이를 키워나간다. 결국 한석규라는 흥행 보증수표가 없는 동안에도 다양한 스타들이 대거 쏟아지면서 그의 공백기조차
느껴지지 않게 만든 것이다. 다양한 스타들이 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멀티플렉스 극장들이 대거 진출하면서
스크린 수의 증가를 통한 흥행규모 확대, 90년대 후반부터 일기 시작한 영화 투자에 대한 바람들을 거론할 수 있다.
After 21세기..... << 2000년대 출연작들 >>
9. 이중간첩 (2003년 개봉, 감독: 김현정, 주연: 한석규, 고소영 서울 361,580명, 전국 1,025,928명)
한석규의 21세기 첫 출연작. 3년여의 공백을 깨고 컴백작으로 선택한 작품인데 모험보다는 안정을 우선시한 인상이 짙다.
이미 <쉬리>를 통해 남,북 대립을 소재로 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기에 <이중간첩> 캐릭터는 <쉬리>의 이미지를 어느
정도 차용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시대배경도 다르고 극의 전개 스타일도 상이하다.) 그러나 영화는 처음부터 어느
장르로 충실한 것인지를 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 한다. 그리고 긴장감이 상당히 결여되어 모처럼 영화 장면에서
등장하는 총소리에 졸던 관객이 놀라 깨어난 적도 있다. (필자가 실제 극장에서 경험한 사례임)
상대역으로 등장한 고소영은 역대 한석규 출연 영화사상 최악의 파트너로 꼽고 싶을 만큼 마치 국어책 읽는 듯한
연기로 일관하여 실망을 가득 안겨준다.
10. 주홍글씨 (2004년 개봉, 감독: 변혁, 주연: 한석규,이은주 서울 489,254명, 전국 1,437,549명)
자신의 탐욕에 허물어져 가는 이기적인 형사로 등장한 한석규의 모습은 마치 유럽영화에 등장하는 전형적인 형사의
모습이다. 미학을 전공한 변혁 감독의 섬세한 영상연출이 돋보였으나 문제는 임팩트가 떨어지는 스토리 라인이었다.
이은주의 유작이 된 작품이기도 한데, 이은주는 직접 The Corrs의 'Only When I sleep'을 매력적으로 부르며 자신의
배역을 열정적으로 소화해냈다. 개봉 첫 주 흥행 1위에 올랐으나 '용두사미격' 흥행으로 그치고 만다.
11. 그 때 그 사람들 (2005년 개봉, 감독: 임상수, 주연: 한석규, 백윤식 서울 338,025명, 전국 1,083,962명)
10.26 사건을 소재로 하여 당시 10.26 사건 발생 직후에 일어나는 상황들을 픽션으로 꾸민 블랙 코미디 영화이다.
실제 역사적인 사건에 다양한 캐릭터들이 개입하여 일어나는 상황들을 묘사하고 있는데, 다양한 캐릭터들이
한꺼번에 선을 보인다는 점에서는 <넘버3>의 형식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당시 심의 과정에서 오프닝 장면이
통과하지 못해 아예 빈 화면으로 3분 가까이 첫 오프닝을 진행하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구성이나 시도는 참신했으나 다양한 캐릭터들을 십분 살려내지 못하고 겉도는 느낌을 준다.
당시 개봉했던 <말아톤>,<공공의 적2> 등에 밀려 흥행에서도 재미를 보지 못하였다.
12. 미스터 주부퀴즈왕 (2005년 개봉, 감독: 류선동, 주연: 한석규, 신은경 서울 131,179명, 전국 413,157명)
<닥터 봉>의 초심을 찾기 위해 출연한 것처럼 보이는 영화이다. 잃어버린 계돈을 메꾸기 위해 주부퀴즈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남성 전업 주부의 에피소드를 다룬 코미디 영화. 영화 중반까지는 나름대로 쏠쏠한 재미를 안겨다 주지만
작위적으로 꾸며진 듯한 후반부는 영화의 재미를 극적으로 다운시킨다. 비슷한 시기에 손창민이 출연한 SBS
미니시리즈 <불량주부>가 큰 인기를 모은 탓에 상대적으로 식상한 느낌까지 가져다주며 흥행에서 참패를 면치 못한다.
13. 음란서생 (2006년 개봉, 감독: 김대우, 주연: 한석규,이범수,김민정 서울 868,692명, 전국 2,576,022명)
2003년 흥행작 <조선 남녀상열지사 - 스캔들>의 시나리오를 집필한 김대우 작가의 첫 감독 데뷔작.
우연히 접한 난잡한 소설에 빠져들면서 '추월색' 이라는 필명으로 음란소설을 집필하는 사대부 집안 자제이자
당대 최고의 문장가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화려한 색감의 의상과 세트로 시각적인 즐거움을 전해준 영화이다.
사대부가 음란소설에 빠져든다는 독특한 설정이 관객들에게 흥미를 전해주는데 한석규의 21세기 출연작들 중
최고의 흥행성적을 거둔 영화이기도 하다. 하지만 당시 흥행은 <왕의 남자>의 흥행열풍의 후광효과도 상당부분
작용한 것도 있다.
14. 구타유발자들 (2006년 개봉, 감독: 원신연, 주연: 한석규,이문식,오달수 서울 49,795명, 전국 164,606명)
개봉 당시 독일 월드컵이라는 거대 이벤트에 파묻혀 소리 소문없이 간판을 내려야 했던 영화. 그러나 이 영화를
본 매니아들 사이에선 '저주받은 걸작'이라는 칭호와 '구토를 유발하게 하는 역겨운 영화'라는 상반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논란에 상관없이 한석규의 연기만큼은 극찬의 평가가 절대적이다.
포스터의 한석규의 표정을 보면 <넘버3>의 잔혹버전이라는 느낌이 든다...
15.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 (2006년 개봉, 감독: 변승욱, 주연: 한석규, 김지수 서울 76,998명, 전국 216,876명)
<8월의 크리스마스>처럼 잔잔한 방식으로 표현된 영화. 그러나 너무 잔잔하다 못해 존재감도 없이 개봉하여
소리소문 없이 간판을 내리고 말았다.
16. 눈에는 눈 이에는 이 (2008년 개봉, 감독: 안권태,곽경택, 주연: 한석규, 차승원 서울 601,154명, 전국 2,058,764명)
원래는 2008년 4월 30일에 개봉 예정이었으나 미뤄지면서 7월에 선을 보였다. 당시 <추격자>가 워낙에 큰 인기를 모은 탓에
이를 등에 업고 버디영화의 돌풍을 노린 듯 했지만, 여러 사정이 겹치면서 차일피일 개봉이 미루어졌다. 2000년대 승승장구를
달리다가 <국경의 남쪽>이후 다소 주춤하던 차승원과 투톱을 이루면서 관심을 모은 영화이다. 영화 초반부는 미드를 보는
듯한 짜임새 있는 편집으로 속도감과 긴박감을 전하지만 후반부 접어들면서 느슨해지는 긴장감과 매끄럽지 못한 스토리등은
영화에 대한 좋은 평을 주저하게 만든다. 한석규,차승원 그리고 곽경택 감독의 지명도에 걸맞지 않은 흥행성적을 거두었다.
90년대 흥행 보증수표로 군림하던 한석규. 3년여의 공백기를 거친 후 2000년대 들어서는 이전의 포스가 되살아나지 못한 채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90년대 그가 주연했던 영화들은 새로운 미지의 영역을 개척한 작품들이었다.
대한민국 최초의 환타지(은행나무 침대), 비록 성격은 다르지만 조폭 코미디의 효시가 되었던 영화(넘버3), 신파위주의
멜로 타입을 벗어난 잔잔한 멜로(8월의 크리스마스), 대한민국 블록버스터의 영역을 개척한 영화(쉬리) 등,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신선한 느낌의 영화들이 선을 보이며 관객들의 눈높이를 높여 준 것이다.
최근의 그의 영화들을 보면 어디선가 많이 보아왔던 캐릭터나 내용을 답습하고 있다는 느낌이 먼저 앞서게 된다.
2000년대 들어서 출연한 영화들을 분류한다면 <이중간첩>을 보면서 <쉬리>의 소재가 떠오르고, <주홍글씨>를
보면 <텔미썸딩>의 형사 캐릭터와 <서울의 달>의 홍식을 합쳐놓은 듯 보인다.
<그 때 그 사람들>은 <넘버3>의 궁정동 버젼같은 느낌.
<구타 유발자들>은 독특한 시도였지만, <넘버3>에서 봤던 '쌈마이'들의 향연이 연상될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음란서생>은 한석규가 시도하지 않았던 사극의 영역이었기에 21세기 그의 출연작 중 가장 신선함이 강했다.
<미스터 주부퀴즈왕>,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은 <닥터봉>,<8월의 크리스마스>의 성격이 짙게 나온다.
그의 최근작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백성찬은 <주홍글씨>의 이기훈이 백발로 염색해서 다시 재등장한 느낌이다.
2000년대 들어서 그의 캐릭터 재생산력이 다소 고갈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것이다.
90년대 그의 연기영역의 폭을 확대해 준 주요 작품들을 꼽는다면 드라마 <서울의 달>, 영화 <넘버3>, <초록물고기> 등을
꼽을 수 있다. 위의 작품들에서 한석규는 자신의 내재되어 있는 '끼'를 한껏 발산함으로써 기존의 한석규와 차별화된
모습을 선보였다. 드라마 <아들과 딸>,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등을 통해서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편안한 이미지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이처럼 장르를 넘나들며 자신의 기존 이미지를 영화의 틀에 맞게 재생산할 수 있는 배우는 흔치 않다.
90년대 한국영화의 체질 개선 시기에 검증된 보약으로 통하던 한석규. 체질이 왕성해지고 훨씬 눈도 높아진 한국영화계에서
비록 지금은 주춤하고 있지만 그의 약발이 통할 분야는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과연 그 시기가 언제 오게 될 것인가.
가장 열성적인 야구팬을 보유한 롯데 자이언츠가 가을에 야구하기까지 8년이란 세월을 기다려왔다. 그리고 90년대 최고
인기구단이었던 LG 트윈스가 가을에 야구하는 모습을 기다리는 것도 벌써 7년째에 접어든다.
90년대 최고의 흥행 보증수표였던 한석규의 화려한 부활을 과연 어느 정도 기다리게 될지 두고볼 일이다.
터미네이터의 대사처럼 그의 부활을 기다려본다.
"I will be back."
첫댓글 어떤 분이 ...위대한 석규님이란 표현을 했을때 ..뻥(?) 이란 생각 안들었던 이유...나도 90년대에 이분이 신흥종교의 교주님처럼 보였으니까....근데...신나게 달려온것 처럼 보이지만 본인은 초긴장에 어깨가 무거웠겠단 생각 드네요. 넘 대스타가 되어서 ..우리같은 사람들처럼 맘대로 재밌게 놀수두 없구....심심했겠다~~ㅋㅋ...약 쫌 올려드려야지~~~~(죄송 ..농담이었구)...구타.눈눈...그 사람 내부에 ...벌레 한마리가 생겨서 ...또 몬살게 굴면서...달리자 할것 같지요?....그것이 또 얼마나 자신을 갉아먹고 괴롭게하는 벌레인줄 알면서도 말이죠...연기는 사랑하는 여자가 아니고요...당신을 갉아먹고 사는 벌레라구요~~~
.....그래두...그 벌레가 그렇게 사랑스럽수?..ㅍㅍㅍ(내가 암만 사랑한다 해두 쳐다도 안봄서 그래 그 연기인가 뭔가 하는 벌레는 몬잊어 그리워한다 이거지요~~아~~~밉다~~ㅋㅋ...진짜 농담인거 아시지요?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연기 잘하는 배우 한석규씨....오늘도 어제 보다 더 많이 사랑합니다,....
애니악님이 이렇게까지 화끈하고 절절하게 사랑고백을 한 다음에... 대체 누가 석규님, 석규씨~ 이름이나 제대로 불러보고 어떤 말로 제 속에 든 맘을 표현할 수 있겠답니까!!! 어휴~~미워라 애니악님~~~^..^ㅎㅎㅎ
어제 목요일날 학교수업시간에 보았어요.저는 주홍글씨때문에 이렇게.....이렇게......아무튼 정말 연기는 그누구보다..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