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횟수 |
학기 |
내용 |
1 |
봄 |
숲 속 자연학교 입학식 및 모니터링 모둠 정하기․자연체험놀이① |
2 |
모니터링이란, 야장은 어떻게 쓰는 걸까요․자연체험놀이② | |
3 |
자연학습장 사진 찍기․자연체험놀이③ | |
4 |
야외 자연체험(월드컵공원) | |
5 |
이름표 꽃아주고 표본 만들기․자연체험놀이④-우리동네 뒷산 탐험 | |
6 |
표본 만든 것 모두 함께 감상․자연체험놀이⑤ | |
7 |
내 입과 코로 만나는 자연․봉숭아물 들이기․자연체험놀이⑥ | |
8 |
꽃이 지고 난 후의 씨앗 관찰하기․자연물 퀴즈 | |
9 |
낱말 맞추기로 주변 자연물 알아보기․주변에서 볼 수 있는 잎 탁본 | |
10 |
숲 속 자연학교 방학식 | |
11 |
가을 |
숲 속 자연학교 개학식․도토리와 놀기 |
12 |
감나무는 어떤 나무일까? | |
13 |
숲 속 무지개를 찾아보자 | |
14 |
숲 속 자연학교 하루 나들이(충남 외암리 민속마을) | |
15 |
우리 동네 은행나무는 어디에? | |
16 |
술 속에 사는 작은 동물이 되어 겨울 먹이 찾아 나서기 | |
17 |
나무야 네 이름은 뭐니? | |
18 |
숲 속 자연학교 가을학기 종업식․모두 모닥불 옆에 모여 쿵짝쿵짝 |
(2) 인천가톨릭환경연대 “월미산지기”
월미산은 1966년 도시자연공원으로 지정된 곳으로 인천을 대표하는 자연 중 하나이며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이 이루어졌던 세계적으로도 많이 알려진 명소입니다. 생김새가 반달의 꼬리와 같이 휘어져 있다하여 붙여진 것이며 원래 섬이었으나 1883년 인천황 개항 이후 매립이 계속되어 지금은 육지화 되었습니다. 숙종 6년(1680년)에는 행궁을 설치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 행궁은 정식행궁에 이르기 위해 국왕이 임시로 묵어 가는 일종의 객사였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월미산은 일제 강점기에는 해수욕장, 수족관, 공설운동장, 야외극장, 호텔, 요정(용궁각) 등의 유흥 오락시설이 있던 유원지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던 곳입니다. 월미산은 1945년 광복이후 미군에 의해 군사기지화 되어 민간인의 출입이 금지되었고 한국전쟁이후 2001년 9월까지 군부대가 주둔하여 시민들에게는 바라만 볼 수 있는 곳이었으나 2001년 10월 13일 56년만에 시민들에게 개방되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월미산은 한국 근현대사의 영욕을 간직한 곳이며 남북 분단에 따른 상처가 깊게 할퀴고 간 섬으로 평가받는 곳입니다. 월미산은 다른 곳과 달리 50여 년간 인위적 간섭을 덜 받았기 때문에 산림이 비교적 잘 보전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구한말 대머리산으로 불릴 정도로 산림 식생의 훼손이 컸고 한국전쟁 때 다시 한번 초토화되었으나, 자연 및 인위적으로 복원된 식생이 인천의 육지부분 중에서는 역사가 길어 보전 가치가 크며 맹꽁이, 수리부엉이 등 보호가치가 있는 동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곳입니다.
월미산이 개방되면 일반인의 출입이 늘어날 것은 불에 보듯 뻔합니다. 그렇다면 적절한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월미산의 보전과 자연 친화적인 탐방을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배경으로 월미산의 생태적인 의미와 역사를 일반인에게 전달하고 월미산을 훼손으로부터 보호할 자원활동가들을 인천 주재의 시민단체인 가톨릭환경연대 주관하에 양성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월미산과 관련해 소정의 전문교육을 이수한 후 월미산지기라는 하나의 소모임을 결성하였고, 매주 1회 이상 정기적인 월미산 모니터링을 통해 자료를 축적하고 있으며 2003년도에는 일반 탐방객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생태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 월미산 자원활동가 양성 프로그램 내용
순 서 |
교육 내용 |
1강 |
월미산 자연안내 활동의 중요성 |
2강 |
자원활동가에 의한 생태계 보전 운동의 의의와 국내사례 |
3강 |
도시공원에서의 생태교육의 중요성 및 국내외 선진 사례에 대하여 |
4강 |
월미공원의 생태계 현황과 관리대책 |
5강 |
생물모니터링 방법과 활용-수목, 조류, 곤충 모니터링 |
6강 |
월미공원에는 어떤 나무들이 살고 있나? -나무를 이용한 생태교육 기법 등 |
7강 |
월미공원에 자생하는 우리 꽃 -우리꽃과 함께 하는 생태교육 기법 |
8강 |
월미공원에 둥지를 틀고 사는 새들 -조류와 함께 하는 생태교육 기법 |
9강 |
월미공원의 곤충 알기 -곤충을 활용한 생태교육 기법 |
10강 |
월미공원의 외래․귀화식물 -귀화, 외래식물의 유래, 현황 |
11강 |
월미공원의 밤하늘 별을 찾아서 -별자리 관찰 방법/ 별자리 찾아보기 |
12강 |
자연안내자 교육 평가 및 자연안내 시연 |
(3) 분당환경시민의 모임 “반딧불이 자연학교”
분당환경시민의 모임은 94년부터 도심내의 생태프로그램으로서의 어린이환경학교를 맹산에서 실시하여 오던 중 96년 10월 송림고등학교가 맹산입주를 계획하면서 이를 반대하는 지역주민운동과 결합하여, 우선적으로 맹산을 널리 알리고, 녹지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마련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후 지속적으로 생태교육프로그램과 보존프로그램(나무심기, 들꽃심기, 등산로 정비)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99년부터는 푸른경기21의 실천사업으로 선정되어 전문가들의 주변환경조사아 이를 토대로 한 장기적인 비젼이 마련됨으로서 맹산은 생물다양성을 확보하고 주변환경을 복원․보전하기 위한 전기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환경운동으로서의 생태교육에 대한 중요성 인식으로 94년부터 1회성으로 시작된 자연학습프로그램이 다양한 형태로 지속되면서 여러 차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았으며, 이를 토대로 프로그램을 체계화하고자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97년 가을 그 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마침내 맹산자연학교라는 이름으로 8주 단위의 정기적인 프로그램이 마련되었으며, 현재까지 계절별 특이성을 갖는 자연생태교육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또한 학습을 위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하여 야외학습장이나 꽃밭조성에도 노력을 기울였으며, 99년부터는 성남시로부터 공공근로 인력을 지원 받아 주변환경을 정비하고, 주변의 폐목과 황토를 이용하여 방문객안내소(Visitor center)를 마련했으며, 기존의 야외학습장도 정비하였습니다.
■ 맹산반딧불이자연학교 4계절 프로그램
봄 |
☞ 숲의 봄 기지개 ☞ 봄에 피는 들꽃 심기 ☞ 모내기 ☞ 몰속에 사는 생물 ☞ 개구리, 도롱뇽 만나기 ☞ 진달래 부침개 만들기 ☞ 맹산의 산새 ☞ 여치집 만들기 ☞ 자연과의 대화 |
여름 |
☞ 나무들의 소리 없는 싸움 ☞ 여름 들꽃 ☞ 벼 관찰 ☞ 물 속에 사는 생물 ☞ 반딧불이를 찾아서 ☞ 맹산의 산새 ☞ 꽃반지, 화관 만들기 ☞ 자연과의 대화 |
가을 |
☞ 참나무와 도토리 ☞ 가을 들꽃과 곤충 ☞ 벼 수확, 떡메 치기 ☞ 물 속에 사는 생물 ☞ 버섯을 찾아서 ☞ 씨앗의 이동 ☞ 곤충들의 겨울준비 ☞ 방아깨비 만들기 ☞ 자연과의 대화 |
겨울 |
☞ 나무들의 겨울나기, 눈 관찰 ☞ 새모이대 설치, 새집 달아주기 ☞ 짚으로 할 수 있는 놀이 ☞ 물 속에 사는 생물 ☞ 논에서 썰매타기 ☞ 맹산의 겨울새 ☞ 겨울엔 곤충들이 어디에 있을까? ☞ 자연과의 대화 |
(4) 서울도시자연공원 산림해설 프로그램
(5) “숲 해설가 협회” 프로그램
(6) 전국 자연휴양림 산림해설 프로그램
(7) 국립공원 자연해설 프로그램
4. 모니터링, 어떻게 할 것인가?
위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작은 산 살리기의 첫걸음은 대상을 자세히 아는 것입니다. 대상을 사랑하지 못하면 자세히 알지 못하고, 자세히 알지 못하면 대상을 사랑할 수 없습니다. 자연환경보전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가고 있는 요즈음, 그래서 그런지 모니터링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역에서 자연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방편으로 생태교육을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 우리마을 작은 산 살리기를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이 모니터링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막상 모니터링을 하려고 하면, 막막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왜 해야 하는 건지, 무엇을 해야 하는 건지...... 이곳저곳 여러 소모임 앞에서 모니터링에 대해 이야기해왔던 저 자신조차도 아직 모니터링이란 이런 것이다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충분한 내용이 정리되어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요즘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모니터링이란 무엇인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인가? 어떻게 하면 되는 것인가?
국어사전에는 모니터(Monitor)란 외래어에 대한 정의가 다음과 같이 나옵니다. ①텔레비전의 영상․음성을 송신에 알맞게 조정하는 기술자. ③ 일반인에게 선택되어 방송의 비평․감상을 보고하는 사람. ④ 생산 업체의 의뢰를 받아, 상품을 써 보고 그 결과를 보고하는 사람 등으로 정의되고 있습니다. 모니터링이란 용어가 별도로 정의되어 있지 않지만 이를 근거로 추정해 본다면 모니터링이란 어떤 결과물을 수정․보완하기 위해 상태, 영향, 성과 등을 관찰하고 평가하는 과정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겠습니다.
사실 우리는 모니터링에 대해 그 실체를 논리 정연하게 이야기 할 순 없더라도, 평소 주변에서 흔하게 보고 들어와서 그 의미를 잘 알고 있습니다. 모니터링 하면 가장 먼저 생각 나는 것이 TV 프로그램 모니터 활동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떤 프로그램의 상태, 영향, 내용 등을 나름의 기준으로 평가한 뒤 이를 토대로 좀 더 나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한 일련의 과장을 우리는 TV 프로그램 모니터라 이릅니다. 모니터링이란 이렇듯 우리가 주변에서 보고 들어 흔히 알고 있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그렇더라도 실제 자신이 모니터링을 추진할라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모니터링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특별한 전문성이 필요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접근하기가 막막합니다. 특히 자연환경에 관련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자 할 때는 그 정도가 더욱 심해집니다. 그런데 정말 그런 걸까요?
1) 모니터링은 전문가만 할 수 있는 것인가?
모니터링은 전문가만 할 수 있는 걸까요? TV프로그램 모니터와 같은 일상생활에 관한 모니터라면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자연환경을 대상으로 한 모니터는 어딘지 전문가만이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모니터링은 앞서도 말씀 드렸지만 어떤 대상을 관찰하고 평가하는 과정입니다. 그럼, 관찰은 전문가만이 할 수 있는 일인가요? 평가 역시 전문가만이 할 수 있는 일인가요? 아닙니다. 관찰은 누가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평가 역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물론, 평가의 경우 전문성이 필요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평가가 가치에 관련된 평가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만에 하나 평가라는 부분이 전문성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판단된다면 모니터링을 관찰에만 국한시켜 진행시키면 어떨까요? 이와 관련 의미 있는 사례가 하나 있습니다.
“독일의 어느 조그마한 마을에 아무개라는 꼬마아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평소에 자연에 대한 호기심이 남다른 아이였습니다. 아이가 살고 있는 집 조금 떨어진 곳에 조그마한 웅덩이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이곳을 우연히 방문하게 된 꼬마아이는 그 곳의 매력에 흠뻑 빠지고 말았습니다. 아이는 매일 방과후면 이곳을 정기적으로 들리리라 마음먹었습니다. 첫날 이곳을 찾은 아이는 그냥 있기가 뭐해 자신의 노트에 웅덩이의 이곳저곳을 스케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날 있었던 이상한 현상, 재미난 광경을 노트에 빠짐없이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아이는 식물, 동물, 자연생태계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었기 때문에, 대상의 이름을 알 수 없었고, 행동에 대한 이유도 몰랐습니다. 그렇지만 관찰은 누구 못지 않게 열심히 했고, 그 관찰내용을 자세히 노트에 기록했습니다. 가령 이런 식입니다. “오늘 U. F. O.(이름을 모르는 잠자리) 1마리가 나타났다. 날개에 빨간 줄무늬가 있는 잠자리다. U. F. O.는 웅덩이 주변을 빙빙 돌다 숲으로 사라졌다. 잠시 후 U. F. O 2(좀 전 잠자리와 다른 종류)가 나타났다. 아까보다 더 크다. 날개에 하얀 줄무늬가 있다. 웅덩이에 난 풀 가장자리에 한참 앉아 있다 숲으로 사라졌다”. 이런 식의 관찰과 기록이 1년 동안 지속되었습니다. 관찰이 진행되는 동안 그 동안 몰랐던 동물과 식물이름도 책과 TV, 선생님의 도움으로 자연스럽게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몇 년 후 우연히 이 지역이 도로개발로 인해 사라질 위험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지역주민은 도로개발에 반대하였고, 우연히 꼬마아이가 기록한 관찰 기록장을 통해 도로개발 대상지에 포함되었던 웅덩이가 동․식물의 서식처로서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결국 이 습지 때문에 도로개발은 백지화되었습니다.“
위 사례의 경우 꼬마아이는 평가를 위해 목적․의식적으로 웅덩이를 모니터링 한 것은 아닙니다. 단지 웅덩이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꾸준히 관찰하고 기록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 결과물이 뜻밖에 웅덩이를 지키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모니터링은 과연 전문가만이 할 수 있는 일인가요? 만약, 모니터링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한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이 꼬마아이가 그랬던 것처럼......
2) 모니터링을 어떻게 할 것인가?
교수나 전문가들이 추진하는 모니터링은 그림 1과 같은 절차를 거쳐 진행됩니다. 무엇 때문에 모니터링을 할 것인지 우선 명확히 해야 하겠죠? 그런 다음 이와 관련된 자료를 다방면으로 수집합니다. 이런 자료를 분석한 후 이를 바탕으로 모니터링 기간은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주기는 어떻게 할 것인지, 무엇을 조사할 것인지, 그 조사된 내용을 어떤 식으로 분석할 것인지 등을 결정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여러 가지 방법의 타당성을 다시 한번 검토한 후 모니터링을 시행합니다. 모니터링이 완료되면 그 결과를 검토한 후 이를 토대로 원래 목표수립 했던 내용에 적합한 관리방안을 제시합니다.
조금 이해하기 어렵나요?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하면 어때요? 우선, 왜 모니터링을 하려고 하는지 생각해봅니다. 우리마을 뒷동산에 최근 나무를 500그루 심었는데 그 나무가 제대로 자라게 될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서라든지, 우리마을 아파트에 심겨진 나무들이 제대로 자라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라든지, 우리마을 뒷산에 버려진 쓰레기 양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알아봐서 쓰레기 문제를 해결해 보기 위해서라든지, 우리마을 뒷산에 어떤 새들이 살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라든지, 집 앞에 달아둔 새집을 어떤 새들이 얼만큰 이용하는지 알아봐서 새집을 더 만들어 달아주는 것이 필요한지의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서라든지......모니터링을 하려는 목적은 정말 무궁무진합니다. 중요한 건 말씀드렸지만 왜 모니터링을 하려고 하는지 그 목표를 명확히 수립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목표가 수립되면 다음에는 직접 관찰대상을 정하고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관찰․기록하면 됩니다. 이때 반드시 이렇게 해야 한다는 정석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본인이 실행하기에 편하고, 쉬운 방법을 고민하여 찾아내면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관찰․기록한 내용을 유심히 분석한 후 원래 목표를 위해 가공하여 사용하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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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표 수 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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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료 수 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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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링 기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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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링 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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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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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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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방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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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링 방법 결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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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의 타당성과 해석의 가능성 검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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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링의 시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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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고찰(관리자료 도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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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방안 제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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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모니터링 절차
이해를 돕기 위해 한가지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서울에는 북한산국립공원이 있습니다. 북한산은 1983년 15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국립공원은 국토내의 대표적인 자연풍경지를 보호하고 보존하면서 국민들이 영속적으로 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현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하여 국가가 공원으로 지정하고 관리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북한산국립공원의 경우 연간 이용객이 400만 명을 넘어서 탐방객에 의한 훼손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산성지구의 경우에는 훼손이 더욱 심각한데 이 중 지역주민에 의한 자연환경 훼손도 심각합니다. 지역주민들은 상행위를 위해 등산객이 다니는 등산로로 차량통행을 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일반 탐방객의 민원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생태보전시민모임이라는 지역의 시민단체는 이 지역의 모든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불법적인 등산로 내 차량통행 문제는 해결해보자는 목표를 수립했습니다. 그런데 차량통행 문제가 있다는 사실만 알뿐이지, 그게 합법적으로 이루어지는지, 차량통행이 어느 정도로 이루어지는지 등에 대한 자료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차량통행 현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였습니다. 등산로 주요 지점에서 차량통행 정도를 정기적으로 관찰하고 노트에 기록하였습니다. 일정 기간이 지나자 관찰․기록된 결과물을 나름대로 정리하고 분석한 결과 합법화된 차량 외에도 불법으로 운영되는 차량이 상당히 많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이런 자료를 정리하여 차량통행 문제 해결을 위한 언론홍보, 캠페인, 신문 고발 등을 활동을 추진하였습니다.
처음 모니터링 목표를 수립하였고, 모니터링을 추진하였으며 이의 결과를 토대로 다양한 의견제시 등의 활동을 추진하였습니다. 바로 이것이 모니터링 추진 일반 과정입니다.
3) 모니터링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모니터링은 달리 보면 관찰일기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꼼꼼하게 대상을 관찰하고 이를 기록해 두는 일기, 그리고 일기의 내용을 적절하게 활용해 대상을 변화시키는 것이 모니터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이해한다면 모니터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대상에 대한, 우리 주위에 대한, 자연환경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바로 대상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깊을 때 모니터링이 의미를 가질 수가 있습니다.
더불어 모니터링은 지속적이고 꾸준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다만, 이때의 ‘지속적이고 꾸준히’는 상대적임을 밝혀 둘 필요가 있습니다. 모니터링은 장시간의 시간이 필요한 경우도 있고,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느 경우라도 모니터링은 그 주어진 기간 안에서 지속적이고 꾸준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모니터링은 우리가 지키고자 하는 우리 주위의 자연을 보전하는 큰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대상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토대로 관찰하고 기록하지 않으면 대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고, 그렇게 된다면 대상을 보전하고 지킨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모니터링은 우리마을 자연보호를 위한 그 첫출발입니다.
※ 모니터링 사례
■ 양서류 모니터링
양서류는 물과 뭍 생활을 모두 하는 생물이고, 성체가 되면 피부호흡을 하기 때문에 물, 대기, 토양 등 외부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양서류의 급격한 감소와 멸종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 원인은 다각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바 서식지의 파괴, 이상기온으로 인한 기생충 발생, 오존층 파괴로 인한 자외선의 증가, 대기오염으로 인한 피해 등이 거론되고 있다. 개구리 찾기 기술은 언제나 양서류 연구의 기초가 돼왔는데, 특히 지난 20년 간 개구리 수가 세계 전역에서 우려스러울 정도로 줄어들자 더욱 중요해졌다. 개구리 개체군과 종들의 건강 상태를 감시하고 특정 종의 격감 원인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개구리 찾기는 많은 인력과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이를 전문가만으로 충당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이런 현실적인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제안된 것이 비전문가가 참여하는 양서류 모니터링이었다. 소정의 교육(On-line 또는 Off-line을 통한 교육)을 받은 일반시민은 지역을 중심으로 주기적인 개구리 모니터링을 실시하며 모니터링 결과는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광역차원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게 된다. 이를 토대로 전국차원의 개구리 서식 현황을 파악하고 보전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Key word: 감시, 파악, 수단, 비전문가, 모니터링
■ 가중나무 모니터링
도시지역에는 귀화식물이 번창한다. 귀화식물은 외국에서 다양한 경로를 통해 들어온 식물로 야생에서 토착화된 식물을 말한다. 토끼풀, 서양등골나물, 미국개기장, 미국쑥부쟁이 등이 대표적인 귀화식물이다. 도시화가 진행된 지역은 자연상태의 지역보다 인위적인 교란이 심하며 이의 영향으로 자생식물이 점점 사라지고 그 자리를 귀화식물이 차지하게 된다. 이런 특성 때문에 귀화식물은 도시화의 지표식물로 인식되고 있다. 독일에서는 가중나무의 개체수 및 분포를 통해 도시화의 정도를 간접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장기적인 가중나무 분포 변화 및 개체수 변화 모니터링을 통해 도시화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Key word: 변화, 지표, 모니터링
■ 북한산 북한산성계곡, 원도봉계곡 수서곤충, 양서류 모니터링
북한산성계곡의 경우 여름철 탐방객의 무분별한 이용과 계곡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는 상가로 인해 계곡생태계가 많이 훼손되고 있다. 계곡생태계의 변화 모니터링을 통해 탐방객과 상가에 의한 계곡훼손의 정도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계곡생태계의 여러 가지 환경 인자 중 수질 및 주변 자연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수서 곤충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하였다. 이를 통해 계곡 관리방안을 제시하였고, 탐방객 이용 행태 변화 캠페인의 근거자료로 활용하였다.
원도봉계곡의 경우 99년 여름장마로 인해 계곡주변 상가가 큰 피해를 입었다. 이를 계기로 집단시설지구의 이전사업이 이루어졌고, 현재는 원래의 계곡 모습을 복원하기 위한 사업이 진행중이다. 계곡복원에 의한 계곡생태계의 바람직한 변화상을 추적해내고, 이를 토대로 바람직한 계곡관리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Key word: 복원, 변화상, 근거자료, 관리방안, 모니터링
■ 여의도샛강생태공원 모니터링
여의도샛강생태공원은 도심내에 복원한 생태지역으로서 앞으로 수변저습지 생태공원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생물종의 구성과 변화상을 과학적인 방법에 의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여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방안을 마련하여야 한다. 생태공원은 복원의 성격이 강한 공원이다. 복원이란 예전에 존재했을 자연으로의 복원을 의미한다. 자연생태계는 너무 복잡하고, 예측불가능하기 때문에 원래 생태공원의 조성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조성 후 장기적인 모니터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Key word: 복원, 관리방안, 모니터링
■ 길동자연생태공원 모니터링
생태공원은 크게 두 가지 기능을 한다. 하나는 생물서식처 복원 기능, 다른 하나는 자연학습공간으로서의 기능이다. 생물서식처 복원 기능을 위해서는 주기적이고 장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함은 여의도샛강생태공원의 예와 같다. 자연학습공간으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로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길동자연생태공원의 경우 매주 화요일 자연학습 교실 운영을 목적으로 한 자연환경 모니터링이 있고 이를 토대로 매주 토요일 자연학습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모니터링은 다양한 교육교재 개발의 기본자료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Key word: 자연학습, 교육교재, 정기적 모니터링
■ 양재천 학여울구간 모니터링
도시하천의 직강화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한 방편으로 90년대 들어 자연형하천공법이 개발되었다. 수직화된 하천변을 굴곡화하고, 수변생태계를 복원하여 수질오염을 방지하고, 친수공간으로 조성하는 기법이다.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로 자연형 하천공법이 적용된 구간으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공법의 적용 가능성을 점검하고, 타당한 공법 개발의 기초자료를 하였다.
*Key word: 공법 점검, 공법 개발, 기초자료, 모니터링
■ 육아 모니터링
어느 날 나의 성장과정이 고스란히 기록된 앨범을 보게 되었다. 나의 출생에서부터 초등학교 입학하기까지의 기록이 사진과 더불어 따뜻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나의 키, 몸무게의 변화도 꼼꼼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어머니는 어떤 마음으로 이런 힘들고 고단한 작업을 하게 되었을까? 자식에 대한 사랑, 자식이 건강하게 튼튼하게 자라 주었으면 하는 바램, 그런 바램으로 하루 하루 빠짐없이 체크하고 기록한 정성의 기록......이것도 일종의 모니터링이라고 할 수 있을까?
*Key word: 꼼꼼하게. 정성의 기록, 모니터링
■ 풀과의 교감
제가 안동교도소에서 7년을 있었는데요. 거기서 교도소장한테 특별히 허락을 받아가지고 운동장 한구석에 제 화단을 하나 만들었어요. 그래서 거기서 야초화단을 만들었어요. 그거 유지하는 데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왜냐하면 교도소라는 데는 일절 풀이 자라지 못하게 하는 데입니다. 왜냐하면 풀이 이렇게 자라면 재소자들이 풀 속에 숨어서 탈옥을 할 수 있다. 그래서 풀이 보이는 족족 다 뽑아버립니다. 구내 청소를 하는 재소자 집단이 있어서, 그 사람들은 매일같이 빗자루나 삽을 들고 다니면서 풀 뽑는 게 일이에요. 이런 가운데에서 제가 야초화단을 가꾸었으니 처음에는 이 사람들이 아니 왜 풀을 화단에서 심어놨어 하고 다 뽑아버리는 거예요. 그래서 한동안은 계속 이 친구들하고, 야 이건 내가 키우는 거니까 제발 뽑지 마라 하고 아주 말다툼도 많이 하고 그랬어요. 나중에 제가 워낙 열심히 풀을 가꾸고 기르고 하니깐 이 친구들이 이해를 해서 제 화단에는 손을 안 대게 됐어요. 옛날 감옥에서 보낸 편지를 들춰보니까 제가 거기서 가꾼 풀들에 관한 기록이 남아 있어서, 풀이름을 한번 적어봤어요. 여러분들 한번 재미 삼아서 들어보세요.
산부추, 며느라밑씻개, 수까치개, 둥근 매듭풀, 바늘사초, 산국, 구절초, 쑥부쟁이, 사철쑥, 새콩, 괭이밥, 꿀풀, 세잎양지꽃, 쇠뜨기, 조밥나물, 애기똥풀, 석잠풀, 박주가리, 딱지꽃, 황금,제비꽃, 조뱅이, 달맞이꽃, 배초향, 땅빈다. 물봉선, 쇠별꽃......
지금 제가 읽은 게 한 80가지 됩니다. 이것을 심고 기른 것뿐만 아니라, 일일이 그 안에서 식물지를 기록했어요. 여기 잠시 보여드릴까 합니다. 그런데 감옥에서는 자기 글을 써서 가지고 있지를 못합니다. 나갈 때 다 빼앗겨요. 그래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되면 이것을 편지형식으로 기록해서 밖으로 내보냅니다. 저도 그 당시에 감옥에서 생각했던 모든 것들을 다 적어서 누군가한테 편지형식으로 내보냈습니다. 이것이 그때 제가 식물지를 만들면서 기록했던 봉함엽서입니다. 일일이 그림을 다 그려서 이렇게 기록했던 것이죠. 제가 아까 말씀드린 서양의 한 잡초학자는 잡초의 습성, 그 못된 습성들을 전부 다 망라해 가지고 이것이 잡초다 그랬는데, 거기에 대비시켜보기 위해서 제가 썼던 편지 가운에 야초에 관한 글 하나를 읽어보겠습니다. 그 사람의 사고방식과 저의 사고방식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시기 바랍니다. 여기 그림도 그렸는데, 요것이 왕고들빼기 잎입니다. 모두 시커멓게 나왔는데요. 이게 원래는 올 칼라입니다. 제가 그 안에서 그름을 그릴 때는 칼라로 그렸던 건데 원본이 지금 없어요. 조금 긴 것 같지만 한번 들어보십시오.
오늘 드디어 당신에게 야생초의 왕을 소개하오. 이름하여 왕고들빼기. 이름에 ‘왕’자가 붙어서가 아니라 이 풀은 정말 야생초의 왕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소, 야생초의 모든 조건을 탁월하게 갖추고 있는 데다 덩치 또한 크기 때문이오, 먼저 크기를 봅시다. 비슷하게 생긴 고들빼기는 아무리 커야 40cm를 넘지 못하는 데 비해 이놈은 토질만 좋으면 2m까지 큰다오. 이 안에서는 토질도 안좋은 데다 이 사람 저 사람 자꾸 만지는 바람에 기껏 1m 정도밖에 안 크지만 산자락이나 들판에 홀로 자라는 것들은 죽죽 잘 자란다오. 작년에 임하댐에 갔을 때 댐 언저리에 우뚝우뚝 서있는 이놈들을 보니 참으로 반갑데. 어찌나 잘 자랐는지 모두들 2m 안팎이었소.
둘째로, 야생초는 그 모양이 야성적이라야 볼 맛이 나오. 와일드한 맛이야 엉겅퀴나 방가지똥을 따를 것이 없지만, 이놈은 또 다른 야성미를 보여 준다오, 여기 그려진 잎새를 잘 보오. 이것은 실물크기 그대로 그린 것이오. 잎 가장자리가 죽죽 날카롭게 찢어진 게 시원스럽지 않소. 신기한 것은 잎 모양이 기본적으로는 대칭적이지만 한 그루에 달린 수 십장의 잎을 다 살펴보아도 제대로 된 대칭꼴을 찾기는 정말 힘들다는 거요. 그래서 여기 그린 것은 그 중에 가장 대칭꼴이고 얌전하게 생긴 놈을 고른 것이요. 대부분이 그야말로 미친년 찢어진 치마모양으로 제멋대로 생겨 먹었다오. 야성미의 극치라고 할 만하오.
셋째로, 야생초는 번식력이 좋아야 하오. 이놈은 키가 큰 만큼 꽃도 엄청나게 피우는 편이오. 꽃은 같은 국화과의 구절초나 쑥부쟁이보다는 못하지만 같은 모양의 고들빼기나 씀바귀보다는 훨씬 낫소. 이파리의 와일드함에 비해 꽃은 아주 소박하고 정밀한 느낌을 준다오. 이놈들이 수정을 끝내고 꽃이 다 말라 떨어진 뒤에 벌이는 낙하산 쇼는 정말 볼 만하오. 바람 부는 날이면 운동장 한구석은 왕고들빼기씨를 물고 있는 하얀 솜털들로 더부룩하니까.
봄이 되면 화단 여기저기서 고개를 내미는데 처음에는 그냥 고들빼기나 씀바귀와 잘 구분이 안되오. 다만 뽑아보면 이놈은 꼭 알타리무 같은 동그란 뿌리를 갖고 있거든. 이때는 잎이 아직 갈라지기 전이라 씀바귀와 혼동하기 쉽소. 바로 이 무렵에 뽑아먹는 왕고들빼기가 가장 맛이 좋소. 둥그런 뿌리하고 대 여섯장 달린 잎을 통째로 깨끗이 씻어 고추장에 비벼 먹으면 쌉싸름 한 게 맛이 아주 상쾌하오. 아무튼 이놈의 맹아력은 씀바귀나 고들빼기보단 못하지만 생명력은 대단히 끈질긴 놈이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생장 도중 흰가루잎병에 잘 걸리는 것이오.
내가 이 안에서 확인해볼 수는 없었지만 한 교도관의 말에 의하면 근자에 이 왕고들빼기가 사람들 사이에 정력에 좋다는 소문이 나돌고 나서는 그 값이 엄청나게 뛰고 심지어는 재배하는 자까지 생겼다고 하는데 사실이오? 이 선생님은- 이 선생님은 제 옆방에 계시던 재일교포 선생님입니다- 이 말을 들으시고는 전에는 별로 관심이 없으시다가 올해 들어 틈만 나면 왕고들빼기 많이 해먹자고 채근하시더라고, 나 참! 아무튼 이놈은 맛도 좋으니, 내년에는 씨 받아다 일부러 파종 한번 해 보아야 하겠소. 당신도 짐작하듯이 이 안에서 내가 접할 수 있는 야생초는 아주 한정되어 있소. 이러한 상황에서 내 멋대로 정한 야생초의 왕이니 만일 밖에 나간다면 또 달라질지도 모르겠소. 그러나 적어도 지금까지 내가 본 풀 중에 왕고들빼기만큼 야생초의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풀은 없었소. 끝으로 왕고들빼기의 잎은 ‘녹색’의 모든 것을 보여 주고 있소. 내가 반한 것은 어쩌면 이 현란한 녹색인지도 모르겠소.
이런 내용이었는데요. 여러분은 제가 다양한 풀이름을 댄 것을 보고, 교도소에 풀이 그렇게 많으냐, 이렇게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풀이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다 긁어모아도 기껏해야 10여종, 20종을 넘지 않습니다. 제가 100여종 가까이 기를 수 있었던 것은, 장기수들한테 일년에 한 두차례 일종의 사회적응 훈련으로서 ‘사회참관’이란 게 있습니다. 말하자면 초등학교 시절 소풍 같은 거 비슷한데요. 인근의 절이나 관광지 같은 데 데려가서 나들이를 시켜요. 그렇게 가게 되면 다른 사람들은 절이나 사람들 구경하느라 두리번거리지만, 저는 그냥 땅만 보고 다녔어요. 새로운 풀이 있는가 하구요. 그래가지고 못 보던 풀만 나왔다 하면 뽑아서 다 주머니에 넣었어요. 들어와서 그걸 제 화단에 심어서 키운 게 그렇게 100여종 가까이 되는 것입니다.
황대권(녹색평론 2002년 1-2월호 24-26쪽)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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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보전시민모임․서울특별시녹색서울시민위원회(2002) 마을 주변 작은 산 살리기-2002 활동보고서-. 68쪽.
유정길(2001) 생태적 관점에서 교육을 다시 생각한다. 2001 제4차 화녕교육 국제 심포지엄 “사회환경교육의 현황과 전망” 자료집. 19쪽~24쪽.
지은경(2003) 지역기반 사회환경교육 프로그램 개발 사례 연구 -생태보전시민모임 숲속 자연학교 사례-, 서울대학교 대학원 협동과정 환경교육 전공. 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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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광일 등(1988) 숲과 자연교육, 수문출판사. 2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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