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데스크 코리아 AutoCAD/LT 사업부 김진희 부장 - 지니의 캐드 사랑
캐드앤 그래픽스에 실린 지니의 인터뷰 입니다.^^

사람을 만나다 보면, 마음의 문이라는 경계가 느껴지지 않는 사람이 있고, 자물쇠로 꼭꼭 잠궈 놓은 사람도 있고, 문을 열면 또 다른 문이 나타나는 사람도 있다. 중요한 건 그 문의 모습도, 개수도 아닌 그 문 너머에 간직되어 있는 그 사람의 이야기와 그 향기 일것이다.
오토데스크 AutoCAD/LT 사업부 김진희 부장은 겹겹이 존재하는 문을 열고 열어 닿을 수 있는 사람이다. 그만큼 섬세하고 신중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그 문 너머에 더할 나위 없이 시원하고 눈부시며, 깊은 바다의 향기를 품고 있는, 하나하나 문이 열릴 때마다 은은히 다가오는 그 향기가 너무나 매력적인 그런 사람이다.(ILOVEAutoCAD 블로그 : http://blog.naver.com/myautocad)
그리고 향기를 느끼다
3은 삶의 규칙 속에서나 어떤 승패를 결정지을 때 사용되는, 미완성의 완성과 같은 느낌의, 불안정의 안정을 주는 그런 숫자다.
기자의 세번째 파워피플 주인공인 김진희 부장은 3이라는 숫자가 주는 느낌 그대로 완성과 안정의 느낌으로 다가왔다.
“아휴, 자랑할 만한 이야기도 없는 사람인데 제가 이런 인터뷰를 해도 될는지 모르겠어요.”겸손함 가득한 그의 얼굴엔 수줍은 미소가 감돈다.
재미있는, 특별한 이야기꺼리가 없다며 조심스레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동안 그의 목소리와 표정은 잔잔하면서도 무언가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힘으로 가득했다.
건축 : 문화를 담고 싶다
고등학교 시절 이과생이었던 김진희 부장은 대학 진학을 앞두고 이공계 학과 중 어느 곳을 선택할 지 고민에 빠졌다.
이공계 안에서 창의적이면서도 동시에 문화를 담아낼 수 있는 학문을 공부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의 선택은 건축학이었다.
하지만 주변의 반응은 응원 보단 걱정과 염려로 가득했다. 여자가 이공계 그리고 건축학을 공부하는 걸 반가워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마음도 조금 위축되 었으리라. 하지만 그 마음은 하나의 계기를 통해 곧 확신과 용기로 바뀌게 된다.
“대학교 입학을 앞두고 중학교 때 지리 선생님을 찾아뵈었어요. 언제나 학생의 입장에서 생각해 주시고,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셨던분이셨죠. 제가 건축학과로 진학하게 되었다고 말씀드리자 너무나 환하게 웃으시며 기뻐하셨어요. 선생님 말씀이 이 세상이 어떻게 변하더라도 농부, 교사, 목수, 성직자 등과 같이 인류가 처음 생겨났을 때부터 있었던 직업들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다며, 건축가도 그러한 직업이라는 것이었죠.”라고 말하는 그의 눈은 꿈 많은 소녀처럼 반짝였다.

일 : 나만의 길을 만들어라
김진희 부장은 오토데스크 오토캐드 플랫폼 테크놀러지의 애플리케이션 세일즈 엔지니어이면서 동시에 매니지먼트 담당자이다.
국내에서 오토캐드와 오토데스크 기반 기술을 사용하는 고객사를 지원하고,매년 업그레이드되는 제품 개발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전세계 고객의 피드백을 수렴, 전달함으로써 제품의 퀄리티를 높일 수 있도록 하는 것 이 주된 업무라 할 수 있다. 그가 이러한 일을 담당하게 된지도 이달로 써 딱 3년이다. 사실 오토데스크에서 일하기 전까지 그의 이력은 조금 특이하다. 그 는 대학 졸업 이후 10년 가까이 대기업 건설사에서 건축설계사로 활동
했었다. 건축설계 캐드 프로그램으로 오토캐드를 사용하던 그와 오토 데스크의 인연은 그 때부터 시작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건축설계사로 삶을 살아가던 그가 다른 분야에 눈을 뜬 것은 인터넷 환경을 접하게 되면서다. 90년대 중반 접하게 된 인터넷 환경이 그를 새로운 세상으로 초대했다.
김진희 부장은“인터넷을 처음 접했을 때 신기하고 재미있다고만 생각했어요. 시간이 지날 수록 인터넷이 삶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키고 있 다는 걸 느꼈고요. 그러던 중 정말 우연한 기회에 아는 분으로부터 웹사 이트 기획 업무를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게 되었어요.”라며,“ 해왔 던 일과 비슷한 맥락이면서도 다른 재미가 있더라고요.”라고 말했다.
건축설계사에서 웹사이트 기획자로 변신한 그는 이후 유무선 인터 넷 기획 및 설계, 컨텐츠 제작까지 영역을 넓혀갔다. 일을 하면서 좀 더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김진희 부장은 모교의 IT 정보 대학원에서 디지털 비즈니스를 전공,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그러던 중에 오토데스크에서 굉장히 특이한 경력의 인재를 찾고 있다 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아는 후배로부터 오토데스크에서 건축설계 경력이 있으면서 IT 분 야에 대한 이해와 경력이 있는 당시 제 나이의 사람을 찾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어요. 마치 저란 사람의 히스토리를 보고 찾는 것 같았 죠.”라고 말하는 김진희 부장의 얼굴은 여전히 그 때의 일이 신기하다고 말하고 있었지만, 어쩌면 그 자리는 언제나 즐거운 마음으로 성실하게 일하고, 끊임없이 노력해 온 그녀를 위해 준비된 선물은 아니었을까. 겸손함과 열정을 가진 김진희 부장은‘하루 아파서 결근한다면 그
날 오토캐드와 관련된 업무는 대한민국에서 정지된다’는 다소 무거운 그러나 기분 좋은 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있었다.
여행 : 나를 찾아 떠나다
시인 서정주의‘자화상’에서‘나’를 키운 게‘팔할의 바람’이었다면 김진희 부장에겐 바람 대신 여행이 있다고 말하고싶다.
대학교 1학년 때 친구와 단둘이 갑작스레 떠난 제주도 여행을 시작으로 셀 수 없이 많은 곳을 여행한 그는 가장 기억에 남고, 추천하고 싶은 곳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 남서쪽 끝을 이루는 곶(?)의 북서쪽 에 위치한 희망봉을 꼽았다. “인도양과 대서양이 만나는 모습을 본 적 있으세요?”라는 그의 물음에 바다와 바다가 색이 다른 것도 아니고, 경계가 뚜렷한 게 아닌데 만나는 모습이라니, 잠시 어리둥절해 하는 사이 김진희 부장은 조금들뜬 눈빛으로 말을 이어갔다.
그녀는“저도 처음에는‘설마’하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희망봉에 올라서니 정말 바다와 바다가 만나는 게 보였어요. 서로 만나서 합쳐지기 어려운 무언가가 맞닿아 있는 느낌. 정확히 그 느낌을 말로 담아낼 수 없어 안타깝지만, 분명 마음을 가득 채울 만큼 감동적이었어요.”라며,“ 당시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였는데, 정말 이름처럼 희망봉에서 희망과 용기를 얻어 돌아 왔어요.”라고 그 때의 감동을 전했다.
훗날 기회가 된다면 12살 아들과 트럭을 타고 케냐 사파리를 여행하고 싶다고 한다. 그리고 꼭 스페인을 다시 가보고 싶단다. 가장 좋아하는 나라이기도 한 스페인은 사람들이 선하고 활동적이며, 기후도 온화하여 전반적으로 따스한 분위기라며 다음에 가게 된다면 정말 즐겁게 그 곳의 모든 것을 만끽하고 싶다고. 친구들은 그녀를 보고 굉장히 정적이라고 한다지만, 여행을 통해보여지는 그녀의 모습은 누구보다 모험적이고 역동적이다. 여행을 통해 온전히 자신과 하나가 되고, 삶을 살아갈 힘을 얻는다는 김진희 부장은 삶이라는 긴 여행 속에서 다양한 문화와 사람과 자연과 호흡하며 자신을 채워나가고 있다.

책 : 새로운 나를 만나다
성공한 사람들은 독서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김진희 부장 역시 활자중독이라 할 만큼 독서에 대한 애정이 크다. 한 달에 10권씩 읽는것을 목표로 한다는 그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일주일에 2권 이상 책을 읽는다. 그리고 되도록 다양한 분야와 사고가 담긴 책을 두루두루 읽는다고 한다.
“아이에게도 늘 하는 말인데요, 독서도 음식과 같아서 편식을 하면 정신이나 몸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라고 김진희 부 장은 말한다. 책을 읽은 후 사람들의 소화습관은 각기 다를 것이다. 삶 전체를 뒤 흔들 정도로 영향을 받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책을 덮는 순간 한마디 소감으로 끝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김진희 부장은 좀 더 섬세 하게 체화시키는 편이다. 그는“‘향수’라는 책은 출간되자마자 읽었고 굉장히 좋아해요. 책 을 읽고 나서 한 동안 후각이 너무 예민해졌어요. 단지 종이와 글자만 있는 책을 읽은 것임에도 향기로운 냄새며 안 좋은 냄새며 너무 잘 느껴지더라구요.”라며 책은 세상을 새롭게 보고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고 말한다.
꿈 : 즐겁게 일하고, 자유로이 떠나다 현재 맡고 있는 업무도 그렇고 개인적인 관심 분야도 그렇고 그에 게서 디자인은 뗄래야 뗄 수 없는 부분이다. 김진희 부장은“디자인이 경쟁력이라는 말이 통용되는 요즘, 단지 미적, 기능적 차원에서가 아닌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그리고 생태적 역할로서의 디자인이 요구 되고 있어요. 얼마 전 막을 내린 서울 디자인 올림픽만 봐도 그 사실을 알 수 있죠. 오토데스크 내에서도 지속가능한 소프트웨어 개발에 중점 을 두고 있고요. 저 또한 디자인과 환경의 조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부분을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라며, 그녀가 오토캐드를 주제로 운영하 고 있는‘아이러브오토캐드(ILOVEAutoCAD)’블로그에 올려진 환경디자인공모전 당선작을 보여주면서 환경과 디자인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일을‘일’이 아닌 삶의 한 부분이자 즐거움이라 말하는 김진희 부장은 지금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기업과 고객의 비전을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파트너로 성장하고 싶다고. “사람은 아무데도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말고 자기 등뼈에 의지해야 한다.”는 법정스님의 말처럼 누구보다 자기 자신의 의지를 믿고 살아 가고자 한다는 김진희 부장. 그녀의 여행 종착지가 어디인지는 알 수 없지만, 왠지 그 곳에선 바다의 깊은 향기가 날 것만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