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hold, a virgin shall conceive-해마다 성탄절이나 부활절이 가까워오면, 누구나 사랑하는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음악 한가지쯤은 떠올릴법하다. 아마도 기독교인이라면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를 손꼽지 않을까. 힘찬 테너의 목소리로 울려 퍼지는 '모든 골짜기는 높아지고 모든 산과 언덕은 낮아지리'에서 이 오라토리오를 마무리짓는 장엄하고 치솟는 듯한 '아멘 코러스'에 이르기까지 '메시아'의 힘찬 화음은 너무도 감동적이어서 씌어진 지 250년도 더 지난 오늘날에도 이 세상 곳곳에서 아름답게 울려 퍼지고 있다. 요시카즈 메라의 맑고 깨끗한 카운터테너의 목소리는 이 중 제1부 '예언과 탄생'에 나오는 레치타티보 세코(비교적 간단한 레치타티보)를 노래한다.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 이름은 임마누엘이라 하리..."=====opening 곡이었습니다.
⊙Thou that tellest good tidings to zion-실제로 '메시아'는 부드럽고 생생한 목소리에 정확한 발성력을 가진 독창자들과 그에 못지 않은 능력을 갖춘 합창단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까다로운 작품이다. "알토의 솔로는 불러도 불러도 너무 보람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선택권이 있다면 차라리 합창단에 끼는 편이 낫겠다." 여러 차례 공연 경력이 있는 캐나다 출신의 알토 모린 로페스터도 이렇게 털어놓았을 정도. 요시카즈 메라는 전체적으로 밝고 평온한 기분이 지배하는 제1부 '예언과 탄생' 중에서 알토의 화사하고 아름다운 아리아 '기쁜 소식을 시온에 전하는 자여'를 노래한다.
⊙Ombra mai fu-헨델의 음악은 바흐에 비해 치밀성과 극적인 구성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그 대신 간결, 명쾌하기로는 누구도 따를 자가 없다. 그 낙천성과 여유가 듣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보이 소프라노에서 카운터테너에 이르기까지 성악가라면 누구나 한번은 불러보게 되는 '그 어디에도 없을 나무 그늘이여'는 헨델의 작풍이 그대로 드러나는 명곡 중의 명곡. 페르시아의 대왕 세르세(크세르크 세스)가 별궁의 뜰을 거닐면서 노래한다. "포근하게 무성한 숲 그늘, 이 숨결과 넋 고이 쉬리라."
⊙Je te veux-에릭 사티(1866∼1925)는 참으로 별난 작곡가였다. 파리 음악원에서 공부했으나 아카데믹한 음악에 반감을 가지고 샹송이나 파퓰러 뮤직도 작곡했는가 하면 '사람의 주목을 끌지않고 가구처럼 그저 거기에 있는 음악'으로서 '가구음악(Musiguq d'ameublement)'을 주장하기도 했다. 요즘 유행하는 '뉴 에이지 음악'의 원조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그래서 그의 음악은 간결하고 단순하다. 그의 작품을 '하얀 음악'이라고 부를 정도니까. '난 네가 필요해'는 사티가 생활비를 벌기 위해 파리의 유명한 문학 까페 '검은 고양이'에서 피아니스트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을 때 쓴 샹송으로 경쾌한 왈츠의 리듬을 탄 파퓰러한 멜로디가 멋진 곡이다.
⊙Amazing grace-'놀라우신 은총'은 한때 방탕한 이교도이자 악독한 아프리카 노예상인이었던 목회자 존 뉴턴이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하나님의 위대한 자비를 찬양한 노래다. 원곡은 영국에서 이민 온 미국의 청교도들 사이에서 불려지던 민요인데, 에드윈 오델로 엑셀이 수집하여 편곡한 곡에 뉴턴이 자신의 찬송시를 덧붙인 것이다. 이 신비스러울 정도로 감동적인 영가는 기쁨에 가득 찬 신앙간증이자 용서를 체험한 자의 가슴뭉클한 고백으로서 세계를 돌고 돌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서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정말 정말 좋았던 기억이 나네요..눈물이 핑 돌만큼 간절하게 불러줬어요..기도하듯 두 손을 꼭 모으고.. 관객들도 박수를 많이 보냈던 곡이었어요.
⊙Yeah lai shang-아마 40대 이상의 가요 애호가라면 이 노래를 모르는 사람이 없지 않을까. 일제 말기 일본이 중국 대륙을 침략했을 때부터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중국 노래다. 중국의 대표적인 작곡가 약남음의 작품으로, 50년대에 송민도가 불러 크게 유행했던 우리 가요 '꿈속의 사랑'도 실은 그의 작품이다. 2차대전 중 활약한 일본계 중국가수 리샹란에서 70년대의 스타 덩뤼진(등려군)에 이르기까지 중국 가수라면 누구나 다투어 취입하는 이 명곡을 이음새없이 매끄럽고 주옥같은 카운터테너의 노래로 듣는다는 것은 아마 짜릿한 체험이 되리라.====이 곡 부를 때 차이나 풍 의상을 입고 나왔답니다. 여전히 굽은 어마어마한 통굽! 아줌마 같았어요...^ ^;;
⊙If I loved you-회전 목마장에서 일하는 낙천적인 성격의 빌리는 아기를 임신한 아내를 위해 한탕하겠다는 결심으로 강도짓을 하다가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죽은 빌리는 천국에 있으면서도 저 세상에 두고 온 아내, 그리고 이제는 세상에 태어나 많이 성장했을 아이를 몹시 그리워하는데...헝가리의 극작가 몰나르의 대표적인 희곡 '릴리옴 Liliom(1909)'을 텍스트로 한 로저스와 해머스타인의 뮤지컬 '카루셀(1945)'에 나오는 뮤지컬 넘버다. 마치 브람스의 가곡같다는 찬사를 받은 품위있고 서정적인 노래로 1956년에 만들어진 영화에서는 고든 맥레와 셜리 존스가 듀오로 불렀다.
⊙White Christmas-일년 중 12월 한달 동안만 들을 수 있는 음악, 캐럴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귓볼을 때리는 매서운 바람과 코트깃을 덮은 하얀 눈을 타고 귓전에 울려 퍼지는 캐럴은 12월만이 주는 색다른 즐거움이리라. 캐럴은 마치 12월의 전령처럼 해마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우리를 찾아오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화이트 크리스마스'만큼 널리 알려지고 세계의 애창곡으로 사랑받고 있는 노래는 드물지 않을까. 소박하고 아름답고 차분하며, 음역도 그리 넓지 않아서 누구나 쉽사리 원어로 부를 수 있는 노래. 눈을 감고 듣고 있노라면 어느 새 송년의 감상에 넞어 물결처럼 일렀거렸던 몸과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고 마치 너그러운 어머니의 품에 안긴듯한 평화로움이 밀려오는 것을 느낀다. 노래의 감동이라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을 두고 일컫는 것이리라.
⊙Princess Mononoke-지금으로부터 수백년 전에 일본 국토는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있고, 숲에는 무수한 신들이 살고 있었다. 그러나 근대화의 과정에서 숲을 파괴하려는 인간들과 필사적으로 숲을 지키려는 신들과의 피할 수 없는 싸움이 시작되는데...1997년 7월 공개되어 일본 만화영화 사상 최대의 화제를 불러 모은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 '원령 공주 Mono
noke Hime'의 주제가.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이웃집 토토로', '천공의 성 라퓨타' 등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 잡아온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작곡가 히사이시 조 콤비의 역작으로, 요시카즈 메라는 사운드 트랙에서 히사이시의 거장다운 악보에 맞춰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신비스럽고 영혼을 부르는 듯한 요시카즈 메라의 주제가는 마치 안개낀 숲과도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팜플렛에 나왔길래 '부르나 보다..'했는데 무대에서는 부를 수 없는 곡이더라구요. 운 좋게도 복도에서 듣게 된 곡인데..정말 멋졌습니다. 나중에 비디오를 사서 보게됐는데 우훗..이 곡 들을라구 기다리다가 목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헤헤..하지만 비디오도 정말 재밌어요. 모노노케 히메도 좋지만 전 개인적으로 토토로가 더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