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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쉼터 스크랩 동지 팥죽. 팥죽 할멈 / 이문구.
ysoo 추천 0 조회 82 13.12.13 17:45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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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살 더 먹는다.

 

 

동지는 작은설(亞歲)이다.

 

12월 22일은 동짓날, 누구나 잘 아는 바와 같이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다. 하지로부터 차츰 낮이 짧아지고 밤이 길어지기 시작하여 동짓날에 이르러 극에 도달하고, 다음날부터는 차츰 밤이 짧아지고 낮이 길어지기 시작한다.

 

고대인들은 이날을 태양이 죽음으로부터 부활하는 날로 생각하고 축제를 벌여 태양신에 대한 제사를 올렸다. 중국 주(周)나라에서 동지를 설로 삼은 것도 이 날을 생명력과 광명의 부활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며, 역경의 복괘(復卦)를 11월, 즉 자월(子月)이라 해서 동짓달부터 시작한 것도 동지와 부활이 같은 의미를 지닌 것으로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당(唐)나라의 선명력(宣明曆)도 십일월갑자삭반동지(十一月甲子朔夜半冬至)를 역법(曆法, 새해)의 시작으로 하였다.

 

나라 고려에서도 신라에 이어 당의 선명력을 그대로 썼으며 충선왕(忠宣王) 원년(A.D 1309)에 와서 원나라의 수시력(授時曆)으로 바꿀 때까지 선명력을 사용한 것으로 보아서 충선왕 이전까지는 우리나라에서도 동지로서 설을 지낸 것으로 짐작된다.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동짓날을 '아세(亞歲)'라 했고, 민간에서는 흔히 '작은 설'이라 하였다고 한다. 태양의 부활을 뜻하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어서 설 다음 가는 작은 설의 대접을 받은 것이다. 그 유풍은 오늘날에도 여전해서 '동지를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 또는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말을 하고 있다.

 

 

 

 

 

동지에는 '애동지, 중동지, 노동지'가 있다.

 

12월 22일 동지는 24절기의 하나로 태양을 중심으로 한 양력이다. 태양이 적도 이남 23.5도의 동지선(남회귀선) 즉 황경 270도에 도달하는 시기가 동지이다. 그래서 항상 양력으로 12월 22일이나 23일경에 든다. 한편 이 날은 음력 11월 동짓달이다.

 

동지가 음력으로 동짓달 초승에 들면 애동지, 중순에 들면 중동지, 그믐께 들면 노동지라고 한다. 지역에 따라서 애동지 때 팥죽을 쑤어 먹으면 아이들에게 좋지 않다고 해서 떡을 해먹고, 중동지·노동지에는 팥죽을 쑤어먹는다. 우리 민족의 역법은 순수한 태음력, 태양력도 아닌 태음력과 태양력을 결부시킨 태음태양력이다. 세시풍속도 거기에 따라 형성 전승되고, 의미를 부여하였기에 이런 풍속이 생긴 것이다.

 

동지팥죽은 겨울철의 건강식품이다.

 

동짓날이 되면 어느 가정에서나 팥죽을 쑤어 먹는다. 팥을 삶아 으깨거나 체에 걸러서 그 물에다 단자를 새알만큼씩 만들어서 죽을 쑨다. 이 단자를 "새알심"이라 한다.

 

동지 팥죽을 먼저 사당에 놓아 차례를 지낸 다음, 방·마루·광 같은데 한 그릇씩 떠다 놓으며, 대문이나 벽에다 팥죽을 수저로 뿌리고 난 후에 먹는다.

 

 

 

 

이렇게 하는 것은 팥죽이 액을 막고 잡귀를 없애준다고 여겼다. 동짓날 팥죽 먹는 풍속의 최초 기록은 중국 진나라 종늠의 《형초세시기》에 잘 나타나 있다.

이 기록에 의하면 "공공(共工)씨가 재주없는 아들을 두었는데 그 아들이 동짓날에 죽어 역질 귀신이 되었다. 그 아들이 생전에 팥을 두려워했으므로 동짓날 팥죽을 쑤어 물리치는 것"이라고 했다.

 

붉은 팥은 옛날부터 사악함을 ?는 힘이 있는 것으로 믿었다. 전염병이 유행할 때에 우물에 팥을 넣으면 물이 맑아지고 질병이 없어진다고 하며 사람이 죽으면 팥죽을 쑤어 상가에 보내는 관습이 있는데 이는 상가에서 악귀를 쫓기 위한 것이다. 경상도 지역에서는 동지에 팥죽을 쑤어 솔가지에 적셔 집안 대문을 비롯하여 담벼락이나 마당에까지도 뿌리며 마을 입구에 있는 당나무에도 금줄을 치고 팥죽을 뿌려 마을에 있는 잡귀까지도 쫓아낸다. 동짓날의 팥죽은 시절식(時節食)의 하나이면서 신앙적인 뜻을 지니고 있다.

 

즉, 팥죽에는 축귀(逐鬼)하는 기능이 있다고 보았으니, 집안의 여러 곳에 놓는 것은 집안에 있는 악귀를 모조리 쫓아내기 위한 것이고, 사당에 놓는 것은 천신(薦新)의 뜻이 있다.

 

 

 

 

팥죽의 주재료는 참쌀과 팥이다. 찹쌀의 녹말은 아밀로펙틴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아밀로팩틴은 전분을 구성하는 다당류의 일종으로 포도당이 다수 결합한 것이다. 찹쌀로 조리한 음식은 소화가 잘 되어 위장병 환자에게는 아주 좋은 식품이다.

 

팥은 단백질 21%, 탄수화물 55%, 지질 7%, 비타민 B1은 100g당 0.5mg이 함유되어 식용은 물론 약용으로 쓰였다. 약효로는 피부가 붉게 붓고 열이 나고 쑤시고 아픈 병, 젖을 잘 나오게 하며, 설사, 해열, 유종, 각기, 종기, 임질, 산전산후통, 수종, 진통 등을 다스리는데 사용한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이와 같이 조상들은 찹쌀과 팥으로 영양분이 풍부한 겨울철의 건강식품으로 동지팥죽을 쑤어 먹었다.

 

팥죽 만드는 방법은 팥에 약 8,9배의 물을 붓고 팥알이 충분히 퍼지도록 삶은 다음, 체에 걸러서 껍질을 제거하고 가라앉힌다. 가라앉힌 웃물을 떠서 솥에 붓고 쌀을 넣은 다음 중간 불에서 끓이다가 쌀이 거의 퍼졌을 때 가라앉은 팥앙금을 넣고 고루 섞어서 다시 끓인다. 이때 찹쌀가루를 반죽하여 둥글게 새알 모양으로 빚은 새알심을 함께 끓인다. 새알심이 떠오르고 팥죽색이 짙어지고 걸쭉하게 되면 소금으로 간을 하고 식성에 따라 설탕을 넣어 먹기도 한다.

 

동지에는 달력을 서로 선물한다.

 

오늘날 천문연구원에 해당하는 조선의 관상감(觀象監)에서는 동지에 새해의 달력을 만들어 임금에게 바친다. 나라에서는 이 달력에 동문지보(同文之寶)라는 임금의 도장을 찍어 여러 신하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동짓날이 부흥을 뜻하고 이 날부터 태양이 점점 오래 머물게 되어 날이 길어지므로 한 해의 시작으로 보고 새 달력을 만들어 가졌던 것이다. 우리 속담에 '단오 부채, 동지 달력[하선동력(夏扇冬曆)]'이란 말이 있듯이 여름의 시작인 단오에는 더위를 다스리는 부채가 최고의 선물이었고, 새해의 시작 무렵에는 달력이 역시 최고의 선물이다. 오늘날에도 동지를 전후해 새해의 달력과 수첩을 주고받는 풍속은 바로 이러한 연유에서 시작되었다.

 

올해 한번 팥죽을 쑤어 먹자!!!

나쁜 잡귀잡신 다몰아 내고, 조상님도 위하고, 건강식의 간식으로도 적극 활용하며 조상의 슬기를 음미해 보자

 

 

 

 

 

 

 

 

 

 

 

 

 

 

[가슴으로 읽는 동시] 팥죽 할멈

 

 

 

팥죽 할멈 / 이문구 

 

팥죽 할멈은

옥수수를 좋아해

오막살이 텃밭에

옥수수를 심었지.

줄줄이 총총 박힌

찰옥수수 심었지.

 

앞니뿐인 입

앙다물고

누가 불러도

대꾸조차 않았지.

 

이를 악물고 심어야

줄줄이 총총 박힌다고

다 심을 때까지

한눈 한번 안 팔았지.

 

―이문구(1942~2003)

 

 

소설 '관촌수필'로 유명한 이문구 소설가가 쓴 동시이다. 그는 말년에 소설 대신에 동시를 많이 썼다. 그는 즐거운 마음으로 아들과 딸을 키우면서 보고 겪은 일들과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을 떠올리며 동시를 썼다. 그가 써서 남긴 많은 동시들은 아이들을 위한 애틋한 마음의 선물로 남아 지금도 아이들에게 즐겨 읽히고 있다.

 

팥죽 할멈은 평생 농사일만 하다 호미처럼 허리도 굽고 손등도 갈라졌다. 이빨도 빠지고 볼도 푹 꺼진 합죽한 할멈이지만 자신의 일은 최선을 다한다.

누가 불러도 대꾸도 하지 않고 한눈 한번 팔지 않고 옥수수를 심는 팥죽 할멈의 모습이 흐뭇하다. 고통도 슬픔도 이를 악물고 견디며 살아온 할멈, 팥죽 같은 땀을 흘리며 땅을 일구고 살아온 할멈, 그 할멈이 있어 이 땅은 더욱 풍요로워졌을 터이다.

 

/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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