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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맛있다!] 자연 요리 연구가 5인이 차리다 온유한 밥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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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 음식 전문가 이미란 씨 자연이 내게로 와 내 몸을 살렸다 화학조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아 자연 재료 그대로가 중심이 되는 밥상이 자연식이다. 그래서인지 자연식을 건강식의 으뜸으로 인정하면서도 심심하고 별맛 없는 음식을 떠올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는 자연식을 음식이 아닌 ‘약’으로 받아들였기에 생긴 오해다. 몸이 아프면 조제한 약을 먹듯이 자연식을 ‘약’이라 생각하고 먹는다면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곧이곧대로 달게 느껴질 리가 없다. 그런데 몸이 스스로 원해 자연식을 ‘약’으로 만든 이가 있다. 자연 요리 전문가로 특히 발효 식품에 정평이 난 이미란 씨다. “2001년에 아프가니스탄으로 전쟁 난민을 도우러 봉사 활동 갔다가 길랑발레 신드롬이라는 희귀병을 얻었어요. 중추신경은 말짱한데 말초신경이 초토된 까닭에 전신이 마비되어 꼼짝달싹할 수 없었지요. 참 고통스러웠던 시기였어요. 그런데 그때 사무치게 먹고 싶은 것이 누런 된장으로 끓인 우거지된장국이었어요. 내 몸에 효소가 필요했던게지요.” 발병 전까지는 대학에서 심리 치료를 가르치던 그이기에 ‘섭생’이 몸은 물론이려니와 정신 건강에까지 끼치는 영향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도 “음식으로 고칠 수 없는 병은 의사도 고칠 수 없다”고 하지 않았던가. ‘음식부터 바꾸자’고 마음먹고 자연 그대로의 재료를 얻기 위해 양평으로 와 텃밭을 가꾸며 된장이며 효소 같은 전통 발효 식품을 담그는 동안 점차 건강을 되찾은 그는 지금 지역 농민과 유기농법으로 지은 작물로 직접 발효 식품을 만들어 온ㆍ오프라인에서 판매도 한다. 암 환자나 유기농 식품을 찾는 사람들에게 인기지만, 자연에 의지해 사는 삶이기에 자연이 주는 만큼만 만들어 나눈다. “전통음식은 만드는 법 자체가 온유해요. 거슬리는 과정이 없지요. 그래서 자연식도 전통 음식을 현대에 맞게 재현하고자 쉼 없이 공부하고 연구합니다. 그중에서도 HB(Healthy Bean) 효소는 10년 이상 연구한 결과로, 오랜 세월을 기다려야 얻을 수 있어요. 흑설탕에 2~3년간 발효시킨 더덕효소, 전통 양조 식초에 넣어 2~3년간 발효시킨 유기농 콩식초, 항아리에서 2~3년간 발효한 재래 된장이 기본 재료로, 이것을 3:2:1의 비율로 섞어 항아리에서 다시 3년 이상 발효시킨 것이지요. 효소 1큰술과 제철 과일을 믹서에 갈아 드레싱으로, 소스로 꾸준히 즐기면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쉬이 따라 할 수 없는 것이기에 제가 만들어 시판도 할 예정이랍니다.” 옛 선비들의 머리를 맑게 해주던 석창포를 말려 국물로 우려 만든 날된장 오이냉국, 시루에 쪄서 말린 장떡은 삼복더위에도 변하지 않는 완전한 저장 식품으로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음식. 장떡채소말이로 손님상에 내도 좋다. HB 효소를 넣은 방울토마토 샐러드.
허브 요리 연구가 박현신 씨 채소 정원에서 자연의 이치를 깨우치다 자연과 더불어 일하는 사람은 깨어 있다. 자연이 깨어 있기 때문이다. 허브 요리 전문가 박현신 씨에게 땀 흘려 직접 기른 채소와 허브를 수확해 먹고 나누는 기쁨을 깨우치게 해준 곳은 ‘채소 정원’이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는 단순한 이치도 여기서 배웠다. 이곳은 그의 텃밭이요, 정원이요, 연구실인 셈. 그러니 자연의 것으로 요리하는 그는 텃밭 일구는 농부이자 채소 가꾸는 정원사이기도 하다. “저는 채소를 ‘가꾼다’고 표현해요. 단순히 길러서 먹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씨앗에서 열매를 맺는 과정이 비할 수 없는 즐거움과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거든요. 게다가 달마다 모습을 바꾸는 채소 덕에 창밖으로 보이는 정원이 멋진 그림 역할도 톡톡히 하죠.” 그의 채소 정원은 최근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원 문화가 발달한 유럽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키친 가든인 셈. 부엌에서 사용하는 식물, 즉 요리에 쓰는 채소나 허브를 키우는 곳으로, 텃밭이긴 하지만 디자인적 요소를 겸비했으니 엄연한 정원이다. “사실 제가 직접 채소와 허브를 키우는 것도 제 마음에 쏙 드는 식재료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서예요. 종류, 빛깔, 크기는 물론이려니와 하다못해 오이 하나도 너무 크기 전에 먹어야 맛있는데, 구입해 먹는 것은 죄다 지나치게 커서 성에 차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채소를 가꾸다 보니 자연스레 특권을 누리게 됐죠. 요리하기 적당한 크기의 채소를 가장 맛있을 때 집 앞에서 얻을 수 있다는 말이에요. 그래서 복잡한 조리 과정 없이도 충분히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어요. 가장 ‘자연’스러운 요리를 만들고 즐길 수 있는 비법이에요.” 땀 흘려 기른 유기농 채소와 과일로 차린 식탁만큼 건강한 것이 있을까. 거기에 약간의 허브만 더하면 늘 먹던 채소라도 변화를 줄 수 있다. 특유의 맛과 향을 가진 자연 음식을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으니 그의 말마따나 참으로 행복한 자연인이다. “직접 수확한 채소는 신선한 맛이 일품이라 평소에도 샐러드로 자주 해 먹는 아침 식사예요. 이맘때 땅의 기운을 그대로 받은 감자와 당근 등 제철 채소 그리고 허브를 중심으로 해서 채소 본연의 맛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요리지요. 듀카dukka는 이집트의 너트와 스파이스를 블렌딩한 것으로, 올리브유를 묻힌 빵에 듀카를 듬뿍 찍어 먹거나 찌거나 구운 채소에 뿌려 샐러드로 즐겨요. 취향에 따라 자신이 좋아하는 스파이스를 배합해서 만들면 됩니다.” 채소 정원에서 바로 가져다 차린 박현신 씨의 아침상. 향기로운 버터 소스로 익힌 제철 채소와 바질 토마토 주스, 천연 발효빵과 듀카만 준비하면 자연의 선물을 풍성하게 즐길 수 있다.
사찰 음식 전문가 박상혜 씨 천연 조미료로 도시에서 자연식을 즐기다 “어릴 때 몸이 약해 절에서 몇 년간 산 적이 있어요. 밥상이 고기 한 점 없는 풀밭인데도 늘 입맛을 다시게 해주었어요. 사찰 음식은 무엇보다 먹을수록 심신을 맑고 깨끗하게 정화해주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스님들 따라 나물 캐러 다니며 요리하는 법을 어깨너머로 배웠지요. 사찰 음식이라 하면 밥에 나물 몇 가지만 먹는 줄 아는 이도 허다하지만, 고기만 없을 뿐 궁중 음식과 다를 바 없어요.” 자연요리연구소 소장 박상혜 씨는 사찰 음식 전문가다. 그는 사찰 음식이 바로 자연 음식이고, 자연 음식이야말로 몸속 공해를 깨끗이 정화해 건강하게 해준다고 강조한다. 본디 수행하는 사람을 위한 음식이니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음식은 배만 채우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정신도 채운다고 하지 않던가. “스님들은 쌀뜨물조차 함부로 버리지 않아요. 쌀 한 톨의 무게는 농부의 무게라고 하잖아요. 농부의 땀과 정성으로 자라고 여기에 비와 바람과 햇살… 자연이 그 속에 녹아 있으니까요. 그래서 ‘자연’을 오롯이 음식에 담는 것이 사찰 음식의 정신이라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 조미료도 천연 재료로 죄다 만들어 써요.” 지금까지 개발한 천연 조미료만 해도 50여 가지나 된다. 조선간장에 매실을 넣어 잡내를 제거한 후 청주를 붓고 끓여 매실과 조선간장의 향을 중화시킨 맛간장도 직접 만들어 쓰고, 빛깔 고운 흑색강청을 설탕 대신 사용한다. 그뿐인가. 맛과 향이 덜한 포도씨유에 갖가지 마른 채소를 넣어 뒷맛이 깔끔한 맛기름도 만들고, 녹차소금과 버섯마늘소금 등 식재료에 따라 제맛을 살려줄 소금도 다양하게 구비해놓는다. 양파 껍질 하나도 버리는 법이 없다. 깨끗이 씻어 벗긴 뒤 말려두었다가 모아서 가루를 낸다. 이렇게 말린 양파 껍질은 밀가루에 살짝 섞으면 잡내를 없애주고, 라면에 넣으면 기름기 제거에 도움이 된다. “천연 조미료 만드는 게 일상이에요. 어떤 이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려고 손질해놓은 재료를 구하러 마트에 간다는데, 저는 투박하나마 자연 그대로인 식재료를 구하러 재래시장에서 장을 봐요. 재래시장에서 제철 식재료를 사다 먹는 것이 마트에서 깨끗하게 손질해놓은 유기농 채소를 구입해 먹는 것보다 자연식에 가깝다고 생각하거든요. 텃밭 한 뼘 없어도 자연식을 실천할 수 있는 길이지요. 바로 도시에서 즐기는 자연식 생활법이랍니다.” “음식은 깨끗해야 합니다. 거짓을 더해서는 안 되지요. 모양새에만 치중하면 욕심이 생기면서 자연으로 돌아가기 어려워집니다. 그 대신 내실을 채워야지요. 천연 조미료가 그 시작인데, 그중에서도 기본은 핸드메이드 맛간장이에요. 짜기만 한 시골의 조선간장과 달리 달콤한 맛이 특징입니다. 흑색강청은 고기에 잘 어울리는 조미료로, 우엉・연근・무말랭이 등 채소 조림에 넣으면 흑설탕 양을 줄이면서 색을 곱게 낼 수 있어요. 차로도 즐길 수 있답니다.” 핸드메이드 맛간장과 천연 색소 캐러멜 흑색강청. 맛간장으로 만든 닭봉조림은 밥반찬은 물론 아이 간식으로도 좋고, 추석 손님상에 내도 손색없다. 그리고 흑색강청으로 만든 무말랭이장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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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너무 좋습니다.....매일 이런밥상 받고 살면 좋겠습니다.....ㅎㅎ
콜레스톨과의 전쟁에 필히 참여시켜야할 음식들이네요..^^
요즘 효소 식품이 대센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