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근무를 마치고 여의도 집회에 다녀왔습니다.
정치적으로도 중요한 날이었고 가지 않으면 나라가 망할 것 같은 위기감도 있었지만...
서울로 올라가는 버스 안에서 문득 '내가 왜 가야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밀린 집안일도 많았고 다음날 새벽미사 전례도 있고 심지어는 내려오는 차표도 구하지 못해
평택까지 전철로 내려오면 안성에 있는 남편이 데리러 오기로 하였습니다.
터미널에 내려서도 사람들이 너무 많아 여의도로 바로가는 9호선은 못타고
7호선으로 보라매역까지 갔다가 갈아타고 샛강역에 내려 국회의사당까지 걸어가야만 했어요...
청주에서부터 여의도까지 4시간 걸려 도착하고 3시간을 꼬박 서서 구호를 외치고
또 2시간 지하철을 타고 12시가 훌쩍 넘어서야 집에 도착했습니다.
바쁘고 몸도 피곤했지만 시간과 에너지를 쏟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마음의 불편함 때문인 것 같습니다.
멀게는 민주화를 위해서 피를 흘렸던 광주에 대한 미안함...
(계엄상황을 화면으로 봐도 이렇게 겁이 나는데 군인들의 총칼 앞에서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ㅠ_ㅜ)
정의를 위하여 악의 축과 대항하기 위해서 뭔가를 하지 않는 것이 제 마음을 더 산란하게 하고 무겁게 합니다,
그리스도인이라서 그런것 같아요...
무슨 재미로 사느냐는 이야기도 듣고 때론 바보같고 손해보는 일을 하곤 하지만
성당에 다니고 예수님을 따르고 싶은 마음이 크다보니 이렇게 살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것 같습니다.
K-집회는 즐거웠습니다~^^
몸풀기로 예전에 학창시절에 했던 국민체조도 하고 콘서트에 온 것 처럼 노래도 불렀습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랑 '광야에서'는 따라 불렀는데
'다시 만난 세계' 그리고 '아파트' 정도는 가사를 외우고 가야겠어요~ㅋ
젊은이들이 정말 많이 와서 야광봉을 흔들며 집회를 즐기는 모습은 참 신선하고 보기 좋았습니다!!
비록 제 몸은 8년전 촛불집회 때보다 골골해졌지만 시위문화는 훨씬 젊어지고 밝아졌습니다.
집회도 재미있게 고생스러움도 즐기며 하는 국민들을 어떻게 이겨요?^^
우리가 결국 승리할 것입니다!!
부디 하루 빨리 평화가 우리에게 찾아오길 기도합니다!!
"나는 너를 파면시키고 그 자리에서 끌어내리리라." (이사 22,19)
첫댓글 마틸다...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