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즈음 들어 풍수와 수맥을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한 관계로 TV예능프로그램에서 조차 유명 연예인이 엘로드를 들고 다니는 장면이 방영되기도 한다. 수맥이 있으면 풍수가 나쁜 집이고 수맥이 없으면 풍수가 좋은 집이라는 콘셉트이다.
물론 풍수는 따뜻한 땅을 찾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수맥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풍수는 눈에 보이는 것을 갖고 판단하지만, 수맥은 눈에 보이지 않는 지하의 물줄기를 찾는 것이기 때문에 접근하는 방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다르다.
수맥의 역사는 서양에서 지하수를 찾는 방법에서 시작되었다. 건조한 지대에서 수원을 개발하기 위한 방법으로 시작하다가 차츰 지하광물을 찾는 방법에도 활용되었다.
수맥이 우리나라에 소개된 것은 구한말 천주교 신부들로부터 비롯되었고 그것을 우리나라 신부들이 배우면서 점차 확산된다. 그러나 차츰 물 찾기라는 본래 기능을 잃고 엉뚱하게 변질되면서 자칭 초능력자들이 출현하게 된다.
다음은 우리나라 수맥전문가들이 주장하는 수맥파의 폐해이다.
수맥은 지하에 좁은 지층을 따라 흐르는 물줄기다. 땅 속으로 스며든 빗물은 일정한 지층을 따라 이동하다가 샘물로 분출되기도 하고 혹은 용출수가 되어 연못을 이루기도 한다.
이때 수맥은 띠처럼 일정한 폭을 형성하며 흐르면서 수직으로 파동을 일으키는데, 이를 수맥파라 한다. 수맥파는 인체에 좋지 못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수맥파 위에 집이나 사무실이 있으면 건강이 나빠지거나 혹은 각종 불리한 일이 일어난다. 건축물의 경우 균열이 발생하고 기계는 고장이 잦으며, 대부분의 동식물도 발육이 부진하게 된다.
수맥은 묘지에도 작용하는데, 묘지에 수맥이 있으면 망자의 체백이 피해를 입고 그로 인해 후손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
구체적으로 수맥파의 영향은 불면증부터 각종 사건 사고, 우환, 질병 등이 따르며, 학생은 학습능력이 떨어지고 임산부는 유산의 위험이 높다고 한다. 그 말을 반대로 하면 수맥이 없는 곳은 숙면하고, 가정이 편안하고, 학생은 공부가 잘되고, 음식점과 회사는 경영이 순조롭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들 주장에 의하면 수맥은 그물처럼 촘촘하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공간이 수맥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집은 물론 좁은 사무실에서도 여러 줄기의 수맥이 사방으로 있기 때문에 수맥이 지나는 곳을 피해서 생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지질학이나 지리학에서는 수맥이라는 용어 자체가 없을 뿐 아니라 수맥파에 대해서도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 다만 지리학에서 땅속에 흐르는 물을 파이프류(pipeflow)라 하여 간략하게 언급할 뿐이다.
Richard John Huggeet著 윤순옥 외譯, “지형학 원리” 시그마프레스, 2013.
다음은 어느 백과사전의 수맥에 대한 정의이다. “수맥이 인체에 영향을 준다는 주장은 대한민국에 널리 퍼져 있는 대표적인 유사과학(사이비과학)이다.” 그러나 서양의 과학이라는 잣대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는 것을 배제할 수는 없다.
여기서 잠깐 필자의 경험을 소개해 보겠다. 오래 전 필자의 집에 수맥전문가 다섯 분을 각각 다른 시기에 모셔와 수맥을 체크해 달라고 부탁한 바 있다. 하지만 다섯 분의 도면은 모두 달랐다. 당시 필자는 진정성을 갖고 정중히 요청하였지만, 전혀 의외의 결과에 혼란을 겪어야 했다. 그런 관계로 필자는 모든 방에 동판을 깔아야만 했다.
이때부터 필자는 수맥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된다.
과연 누가 맞는 것인가?
맞는 도면이 있기는 한 것인가?
맞고 틀림을 검증할 방법은 있는가?
그즈음(2003년) SBS TV에서 흥미로운 프로가 방영되었다.
프로그램은 “도전! 100만 달러, 초능력자를 찾아라”
‘제임스 랜디’라는 미국인 마술사가 자신 앞에서 초능력을 입증하면 100만불을 주겠다는 제안이다. ‘제임스 랜디’ 말에 의하면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초능력을 주장하지만 실제는 모두 트릭에 불과하기 때문에 보이는 것을 모두 믿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유명한 ‘유리겔라’가 염력으로 숟가락을 구부리는 것조차 트릭이라는 것을 밝힌 바 있다.
2003년 3월 그 프로그램에 수맥 전문가 두 명이 출연한다. 그들은 수맥 뿐 아니라 기감으로 어떠한 물건도 찾을 수 있고 묘지 속 남녀를 정확히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시 필자 또한 수맥에 깊이 빠진 상태였기 때문에 관심 깊게 지켜보았다.
‘제임스 랜디’는 각자에게 미션을 주는데, 엘로드로 어떠한 물건도 찾을 수 있다는 수맥전문가에게는 10개의 컵 안에 금 두꺼비가 있는지 없는지 7번 맞추면 초능력자로 인정해 100만불을 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엘로드를 사용한 수맥전문가는 기준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또 한 명의 수맥전문가는 추를 사용하였으며, 미션은 공원묘지에서 묘지 속 망자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를 맞추는 시험이었다. 하지만 그 또한 기준을 넘지 못했다.
여기서 잠깐 수맥을 찾는 방법은 개인마다 다른데, 엘로드(L-Rod), 추, 관룡자, 나뭇가지 등을 사용하기도 하고 혹은 아무런 도구 없이 맨손으로도 가능하다는 사람도 있다. 엘로드를 사용할 때는 두개의 쇠막대가 교차하는 지점, 추를 사용할 때는 추가 움직이는 지점, 나뭇가지는 수평의 상태에서 갑자기 반응하는 지점, 관룡자는 빠르게 회전하는 지점이 수맥이 있는 곳이라는 설명이다.
수맥을 찾는 것은 누구나 수련을 하면 어느 정도까지는 가능하지만, 전문가 수준에 도달하려면 특별한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뛰어난 사람은 수맥 뿐 아니라 온천이나 지하 땅굴을 찾는 것은 물론이고 묘지 사진만 갖고도 수맥의 여부는 물론 땅의 좋고 나쁨을 알 수 있기 때문에 풍수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관계로 2013년에는 북한의 남침용 땅굴이 남양주까지 내려왔다고 해서 굴착기를 동원해 땅을 파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연히 근거 없는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다.
그들이 틀림없는 수맥의 증거라고 말하는 것 중의 하나가 묘지를 이장할 때 보면 관속에 물이 차있거나 혹은 진흙 앙금이 묻어 있는 등 묘지 속 상태가 불량하다는 점이다. 즉 처음 묘를 쓸 당시에는 물이 전혀 없었으나 그 후 수맥의 영향으로 관속에 물이 들고 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는 심각한 오류다. 묘지 속에 물이 차는 것은 거의 대부분 빗물이 스며들기 때문이다. 땅은 한 번 파게 되면 생토와 밀도가 다르기 때문에 빗물이나 나무뿌리 혹은 벌레가 침투하기 쉽게 된다.
묘지 속에 빗물이 스며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생석회를 사용해 땅 다짐을 견고하게 하는 등 빗물의 침투를 최소화하는 작업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요즈음은 장비를 이용해 무성의하게 묘를 조성하기 때문에 10기 중 9기가 물이 스며들거나 나무뿌리가 침투하는 등 묘지 속 상태가 불량한 것이다.
사람들은 이것을 보고 수맥의 틀림없는 증거라 말하지만, 실은 모두 빗물이 스며든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필자 또한 수맥에 심취했던 시기가 있다. 그리고 10년의 부단한 노력 끝에 드디어 수맥은 물론이고 명당의 기운까지 구분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생겼다고 자부하게 된다. 이때는 나 자신이 최고의 풍수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 날 평상시처럼 인근 야산에서 기감 수련을 할 때였다. 당시는 3월 초로 얼었던 땅이 녹아 흙이 질척거리기 때문에 나름으로는 운동화에 진흙을 묻히지 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걷고 있었다.
그 중 낙엽이 있는 곳은 진흙을 묻히지 않겠다고 생각해 밟는 순간, 크게 미끄러지면서 온 몸이 들릴 정도로 엉덩방아를 찧는다. 낙엽 밑은 아직 얼음이 있었던 것이다. 온 몸이 허공에 떠 있다가 땅에 떨어질 때 까지 불과 1초의 찰나였지만, 그 순간 필자는 한 가지 깨닫게 된다.
낙엽 한 장 밑도 모르면서 땅속 깊은 곳을 알 수 있다고 한 것은 지독한 교만이었구나.
크게 넘어진 충격으로 잠시 숨을 고르고는 당시 필자가 지니고 있던 엘로드와 추를 모두 산 아래로 힘껏 던져버린다. 그 후로 필자는 두 번 다시 엘로드를 든 적이 없다.
돌이켜 생각하면 10년 넘도록 헛고생했다는 자책도 했지만, 지금은 그 조차도 통과의례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누군가는 또 이런 말을 할 것이다.
당신은 능력이 부족한 탓이고 나는 당신과 다르다.
그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필자가 모르는 세계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도 다 알지 못하는데, 보이지 않는 것까지 어찌 알 수 있겠는가.
각설하고, 이제부터는 필자가 생각하는 수맥에 대해 피력해 보겠다.
첫째, 가장 먼저 수맥이 있고 없고를 어떠한 방법으로 입증할 수 있는지 해결되어야 한다. 앞에서 말했듯이 동일한 장소에서 5명이 모두 다르다면 누구의 의견을 따라야 하는가. 그들만의 방법이 아닌 보다 객관적인 방법이 제시되어야 한다. 하지만 아직 수맥을 탐지하는 기술은 없다.
한편 수맥은 고층아파트에서도 감지된다고 한다. 그러면 아파트 땅 밑을 파보면 증명될 것인가?
어느 누구도 검증할 수 없다고 해서 섣불리 말하는 것은 삼가 해야 한다.
둘째, 수맥을 피하는 방법은 수맥선상을 피하면 된다고 한다. 쉬운 방법은 수맥이 있다고 생각되는 지점에 동판을 깔면 수맥을 차단할 수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수맥파를 차단하고 중화시킨다는 달마도, 생기도자기, 히란야 등이 있고 심지어는 부적도 판매된다. 하지만 이것들 모두 검증된 것은 아니며 오히려 심리적 영향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셋째, 수맥파는 수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63빌딩에서도 감지된다고 한다. 이는 63빌딩도 수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말이 된다. 그렇다면 지하부터 최고층까지 수맥의 영향으로 특정 라인은 사건사고가 잦아야 한다. 고층아파트도 마찬가지이므로 특정 동·호는 우환이 빈번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하지만 그에 대한 사례는 전혀 알려진 바 없다.
넷째, 수맥이 땅으로 표출된 것이 샘물이고 우물이다. 우물물이 지하에 있으면 수맥이 되는데, 우물이 있는 집은 대부분 수맥위에 위치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우물이 있는 집은 우환이나 질병이 많아야 한다. 하지만 예전에 집안에 우물이 있거나 펌프가 있는 집은 그 마을에서도 유지에 속하는 부유층이었다.
단적인 예로 경주 재매정은 김유신이 살던 곳이었다. 하지만 김유신은 재매정에 살면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부귀를 누렸으며, 누이동생 또한 김춘추의 왕비가 되어 문무대왕을 낳는다.
순창 구미리에 가면 남원양씨가 600년을 자리한 거북장수마을이 있고 종가 집 옆에는 오래된 우물이 있다. 우물 주변에는 수맥이 있을 것이지만, 마을 사람들은 오히려 우물물로 인해 장수한다고 생각한다.
또 고종황제가 태어난 운현궁 내에는 우물이 네 곳이나 있고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생가에도 우물이 있다. 그리고 이병철 회장의 생가는 안채와 사랑채에 각각 우물이 있으며, 송소고택과 임청각 등에도 집 내부에 우물이 있다.
한편 일본은 땅을 파기만 하면 온천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온천이 널려 있다. 그렇다면 수맥 또한 광범위하게 분포되었을 것인데, 온천마을이 수맥파로 인해 유독 우환이 많다는 말을 들어본 적 없다.
이는 온양이나 수안보 같은 국내의 온천단지도 마찬가지다.
끝으로 필자는 수맥탐사의 본래 기능인 지하수를 찾는 방법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지구 전체가 기후변화로 물 부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적극 활용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시기에 대한민국의 뛰어난 수맥전문가 몇몇이 NGO 단체의 일원으로 아프리카에 가서 물 부족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한다면 크게 국위를 선양할 수 있을 것이다.
덧붙여 말하면 엘로드와 같은 방법이 혼자만의 보조적인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무방하다. 인간은 나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때로는 어딘가에 의존하고 싶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증할 방법이 없다는 맹점을 이용한 무차별적인 수맥파의 폐해에 대해서는 냉정한 평가가 따라야 한다.
단언 코 말하지만 수맥 찾기는 풍수가 아니며, 자신을 과시하려는 퍼포먼스에 지나지 않는다.
첫댓글 교수님, 열공 잘하고 감니다
감사드립니다.
김선생님
오랜만이십니다.
올해는 100년 된 천종삼으로 "심봤다"
하시길 기원합니다.
자료..
감사합니다.~
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물없는 사막이 명혈이 될 수없고 육지는 우리나라의 경우 대개 80M, 120M, 180M, 250M 등 층층의 깊이에 크든 작든 지하 수맥이 흐릅니다. 지하수를 파본 사람은 다 압니다. 여러층의 지하 수맥의 물을 모아서 우물이 되지요. 글 잘 읽었습니다.
수맥풍수전문가 가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수맥은 커리맥 하트만 맥으로 구분 됩니다 정확히 커리맥은 한옥집 문 창살모양으로 되어 있는데 지역에따라 다르지만 중형이상의 수맥파가 지하 대략 약60이하 지역에서 출현되며 나쁜 파로 지자기파 단층파 나쁜 스핀파로 좌회전을 띄니 건축물이나 설계시활용하면 됩니다 보통 가로 세로 30~50m간격으로 구성되어 그장소를 음택 양택시 피하면 됩니다
순창 거북장수마을 물은 치하에서 올라오는 물은 진흥수일거라 생각합니다 에너지를 주는 약수이지요 명당터주변에 나오는 물이지요.
좋은 글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
유튜브를 보니
많은 지관들이 엘로드나 관룡자로 맥을 찿는것을 봄니다,
엘로드나 관룡자에 대해서도 좋은 글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