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부부 전속 코디네이터 김남주
“옷차림도 전략입니다”
색깔있는 셔츠에 정열적인 넥타이, 깔끔하게 빗어넘긴 머리로 부드럽고 세련된 이미지로 다가오게 하는 데 주된 힘을 발휘한 전속 코디네이터 김남주의 김대중 대통령 패션 전략.
1998년3월 여성동아
코디네이터란 직업답게 깔끔하고 세련된 옷차림으로 나타난 김남주씨(28). 참한 인상이었다. 비서실이나 여타
부속실에 소속되지 않고 그냥 개인 코디네이터 자격으로 일하고 있어 딱히 명함은 없다. 그가 김대통령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작년 5월. 대학
졸업 후(경원대 디자인과) 김대통령의 차남 홍업씨가 명예회장으로 있는 프로덕션 ‘키프로’에서 코디네이터로 일한 것이 계기가 됐다. 대선을
준비하면서 홍업씨가 같이 일할 것을 제의했고 김남주씨는 흔쾌히 응했다.
“처음엔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감각이 있으시고 좋아하는 취향도 비슷해 별 어려움은 없었어요.”
슈트정장은 다 고만고만해 변화를 주기 힘들다. 때문에 셔츠와 넥타이에 신경을 많이 썼다. 김대통령이 좋아하는 넥타이는 주로 밝은 색상.
칙칙한 건 별로 반기지 않았다. 간혹 김남주씨가 권한 넥타이가 맘에 안 들어도 언제나 판정승은 김남주씨였다.
“나 이거 싫어 안할래 소리는 안하세요. 그저 ‘이건 좀 별로지 않나?’ 그러세요. 그러면 제가 아닙니다 이번 행사는 이러이러하니까 이게
좋습니다 하면 ‘그래? 니가 전문가니까 한 번 믿어보지 뭐’ 하시죠.”
김대통령은 김남주에게 늘 ‘남주야 이랬니 저랬니’라고 한다. 마치 손녀딸 대하듯.
일산 자택으로 출근하는 시간은 아침 6시30분. 적어도 집에서 새벽 5시엔 나와야 된다. 스케줄에 맞춰 옷을 선택하는 일뿐만 아니라
메이크업과 머리도 직접 손을 본다. 헤어드라이어로 싹싹 빗어넘긴 후 일명 ‘뽀마드’를 살짝 발라 흐트러짐 없는 헤어스타일을 좋아하는 편이라고
했다.
아침에 의상을 챙겼다고 해서 일이 끝나는 건 아니다. 짜여진 일정 외에 돌발적인 일이 생길 수도 있고 혹 식사 도중 음식물이 옷에 묻을
경우를 대비해 여유분의 옷을 준비해 모든 일정이 끝날 때까지 수행원과 함께 따라다녀야 한다. 출근 시간은 있지만 퇴근 시간은 따로 없다. 물론
공휴일도 따로 없다.
그렇다면 월급은 어떨까? 일산 자택에서 매달 현금이 든 월급봉투를 받는다. 정확한 액수는 안 밝히고 그저 여타 회사원과 비슷하다고만 한다.
캐물어보니 대략 2백만원 정도 되는 것 같다.
“대선 때는 하루에 서너 벌은 꼬박 갈아 입으셨어요. 다른 건 몰라도 넥타이는 항상 한보따리씩 들고 다녔죠. 외신기자회견 때는 기자들 수에
맞춰 넥타이를 바꿔 매드렸죠. 각 신문과 잡지마다 똑같은 사진은 좀 그렇잖아요. 기자들에게 서비스 차원으로 그렇게 한 거죠.”
코디네이터 입장에서 볼 때 김대통령은 색상으로는 감색, 스타일로는 노타이 셔츠의 콤비 차림이 가장 보기좋다고 한다. 매사에 무척 세심한
김대통령은 역으로 코디네이터인 김남주씨의 옷차림을 보고 한마디씩 해 긴장(?)하게 된다.
“한번은 단추가 하나만 달리고 배부분이 벌어진 재킷을 입었더니 저를 유심히 보시고 ‘야 이눔아 너 왜 단추를 달다 말았냐’하시는 거예요.
이게 요즘 유행이에요 했더니 ‘그래? 별놈의 유행도 다 있구나. 그러다 배탈나겠다 이눔아’ 하시는 거예요. 하나도 안 춥다고 했더니 ‘그래?
단추 절약차원에서 좋다 뭐’ 하셔서 모두들 배꼽잡고 웃었죠.”
옷에 관한 한 서로를 감시(?)하는 묘한 사이다.
글·최미선 기자 /사진·도형탁 기자
첫댓글 짧은 인터뷰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유머 감각이 어느 정도인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국제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으니까요..손녀같은 비서의 권유를 믿고 따르는 여유에서 얼마나 부드러운 남자인가도 알 수 있고요..혹시 '알부남'을 아시는지...^^그동안 우리는 짝퉁언론의 왜곡 보도에 속아왔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