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메아리희야
♣ 듣기 좋고 부르기 좋아야 한다
듣기가 좋으면 다른 사람의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다. '아' '미' '해' '리' '나' '라' '알' '올' '실' '솜' 등이 듣기 좋은 글자. 이들 글자를 활용하면 이름의 음향 감각이 살아난다.
♣ 이름에 뜻을 부여한다
보통 한자로 이름을 지을 때는 뜻을 생각하지만, 한글로 지을 때는 그냥 예쁜 이름만을 선호하거나 성을 너무 의식해서 짓는다. '자기의 뜻을 세상에 휘날리는 사람이 되라' 는 '휘람'이 같은 이름이 뜻을 부여해 지은 좋은 경우다.
♣ 별명이 될 수 있는 이름은 삼가라
실례로 '여왕'이라는 이름(성은 여, 이름이 왕)을 가진 여자아이가 있었는데, 아이들이 "네가 무슨 여왕이야, 얼굴도 못생긴 것이…" 하면서 많이 놀렸다고 한다.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아이는 처음에는 학교에 가기 싫어하다가 나중에는 자폐증까지 걸렸다고 한다.
♣ 특정음과 결합되지 않게 지어야 한다
한글이름을 지을 때는 특히 성을 잘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성이 '백'이고 이름이 '이은'이면 '백이은'이 돼야 하는데, '배기은'으로 발음된다.
♣ 너무 아기 이름이어도 안 된다
초롱이, 아름이, 별님이 같은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 부르면 어색하다. 당장만 생각해서 너무 아기 이름처럼 짓지 말아야 한다.
♣ 너무 흔해도 안좋다
한글이름의 최대 약점이 바로 동명이인이 많다는 것. '보람' '슬기' '하나' 등이 그 예. 이런 이름은 누구나 쉽게 생각해 낼 수 있는 이름이다. 사라져 가는 우리의 고유말에서 찾는 것도 좋은 방법. '다솜(사랑함)' '미리(용)' '열음(열매)'등이 그 예다.
♣ 낱말을 잘 활용한다
좋은 낱말을 잘 다듬어 이름처럼 사용하자. 낱말을 활용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동사나 형용사에 접사를 붙이거나 복합어를 만든다. '고와' '봄내' '힘차' 등이 그 예.
♣ 형제의 경우 이어짓기를 한다
자녀들 이름을 조화롭게 이어짓는 것도 좋은 방법. 첫 아이 이름이 중요하다. 글자의 운을 따라 짓는다면 '구슬-이슬' 식으로 지을 수 있고, 뜻을 살려 짓는다면 '잎새-줄기-열매' '참-아름-다운-우리-나라' 식으로 짓는 것이 그 예다.
♣ 많은 뜻을 줄여 담는 이름
"예쁘고 슬기롭다"는 뜻의 '예슬', '넓은 세상'을 줄여 '한뉘'라는 이름을 붙여 주는 것처럼 많은 뜻이 담긴 문장을 앞 글자만 따서 줄여 이름으로 만든다.
* 여기에 하나만 보탤게요. (얄라)
♣ 한 자나 두 자 이름에서 벗어납시다
'방 실' 또는 '강 버들'... 다 좋은 이름이지만, 앞으로는 되도록 길게 지읍시다. "이 아리따", "박 아름나라", "김 하얀언더기"... 이렇게 말입니다.
ㅇ 전통 한자 항렬을 넣어 한말글 이름을 짓는 법도 있습니다.
"한말글 이름에서 '돌림자(항렬)' 문제는 어떻게 하나?"
돌림자는 한자 이름에서 집안의 항렬을 나타내지요. 한말글이름에서도 돌림자를 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방법은 좀 다릅니다.
음악가 금난새 씨 집안은 형제자매가 모두 한말글이름인데 'ㄴ'자 돌림입니다. '난새-내리-누리-노상'처럼요. 그리고 그 아래 세대는 'ㄷ'자를 돌림자로 쓴다고 합니다. 그러면 또 그 아래 세대는 'ㄹ'자를 돌림자로 쓰겠지요.
또 '알뜰'-'살뜰' 자매처럼 '뜰'을 돌림자로 쓴 경우, '우람'-'보람' 형제처럼 "람'을 돌림자로 쓴 경우, '아름나라'-'새미나라'-'보미나라'처럼 '나라'를 돌림자로 쓴 경우, '참'-'아름'-'다운'처럼 돌림자는 없지만, 누가 봐도 한 형제임을 금방 알 수 있도록 짓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처럼 한말글이름에는 돌림자를 쓰는 방법이 아주 다양하답니다.
그리고 남자만큼은 반드시 집안 항렬을 나타내는 돌림자를 써야 한다고 어른들이 주장하시는 경우에는 이렇게 짓는 방법이 있습니다.
성이 '이'씨이고 돌림자가 '준'인 경우에는, 그 돌림자가 가운데 있든 마지막에 있든 간에 관계없이, 일단 돌림자 '준'을 가운데에 놓고, 그 뒤에다가 한말글이름을 보태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면 '이 준 마로' 또는 '이 준 보라미'라고 말입니다. 여기서 '마로(높다는 뜻)'와 '보라미(보람이 있는 여자아이란 뜻)'가 우리 토박이말이지요. '이'는 성(*한자로 된)이 되고, '준'은 밭이름(돌림자, * 한자로 된 항렬이라도 출생신고서에는 한글로 적어야만 접수됩니다.)이 되고, '마로'는 집이름(*한말글)이 되는 것입니다. 집에서 부를 때는 "마로야!" 해야지, "준마로야!" 하면 안 됩니다. 물론 친구들이 "준아!"하고 부를 수도 있지요. 이런 식으로 이름을 짓는 것을 '절충식 한말글 이름'이라 하며, 이미 자식들의 이름을 이렇게 지은 분들이 여럿 계십니다. 다소 완고한 집안의 아드님 이름은 이렇게 지을 수도 있음을 일러 드립니다.
<글쓴이> 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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